중세 유럽 세계관 사전 창작자의 작업실 1
이와타 슈젠.히데시마 진 지음, 구수영 옮김 / 제이펍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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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중세를 다크 에이지, 즉 암흑기라고 부른다. 정말 암흑기로 부를마큼 어두웠던 시기가 맞는가에 대한 논란도 있고, 암흑기라고 불리게 된 이유도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종교에 대한 탄압, 역병, 빈곤, 대량학살 같은 인류사적으로 불행한 사건들이 많이 벌어지다보니 암흑기라고 부르는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암흑기는 부정적인 늬앙스지만 반대로 이런 혼란한 시기는 게임이나 영화, 소설 등 창작물을 만들기에 너무 매력적인 소재가 넘처나는 아이러니를 보인다. 십자군 원정, 페스트, 마녀사냥, 바이킹 침략, 기사도 등 영화나 게임의 모티브가 될만한 소재들이 무궁무진한데 정작 이런 몇몇 큰 사건이나 키워드 외에는 천년이 넘는 중세의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이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소설, 게임을 접해도 깊이 있게 그것을 이해하고 소비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중세 유럽 세계관 사전]은 웹툰이나 웹소설, 게임 창작자들이 스토리와 세계관을 구축할 때 참고할 수 있게 당시 중세 유럽 사람들의 생활이나 행동 양식, 문화 유럽의 세계관을 정리해 놓은 세계관 사전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중세 유럽은 웹툰, 소설, 게임 등 여러 콘텐츠의 배경으로 활용되지만 고증에 충실한 중세 유럽의 세계관을 구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판타지라고 해도 실제 중세가 배경이라면 당시의 문화나 사회, 생활 등을 고증에 맞게 정확히 묘사해야 이야기에 생동감이 넘치고, 서사에 설득력을 얻게 되는데 중세에 대해서는 앞서 나열한 몇몇 키워드 외에는 깊게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을 것 같다. 여러 매체에서 많이 접하지만 정확하게 잘 알지 못하는데 이 책은 어려운 역사책을 펼치지 않아도 매력적인 스토리를 구축할 수 있게끔 중세 유럽의 세계 전반에 대해 정리를 해 놓았다.


만약 단순히 중세의 역사에 대해 적어놓았다면 그건 일반적인 역사책에 다름 아닐 것이고 그런 역사서를 읽고 자신이 원하는 창작물의 세계관 구축에 활용하기란 쉽지가 않을 것이다. 역사책을 참고한다면 그걸 꼼곰하게 읽고, 고증을 따져가며 배경지식을 모으는데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것이다. 애초에 그런 것에 대한 노하우가 없다면 그런 작업 자체가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일반적인 역사책과는 다르게 창작자가 참고하기 쉽게 중세의 세계관을 정리해 놓았다. 총 다섯파트로 나누었는데 파트1에서는 권력자들의 생활을 파트2에서는 평범한 서민들의 생활에 대해 소개해놓아서 캐릭터에 대한 기본설정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파트3 중세 유럽 사회의 규칙과 개념, 파트4 중세 유럽의 시설과 주거에서는 간과하기 쉬운 사회 문화와 시설 들에 대해 정리해 놓아서 디테일을 살리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 파트5 중세 유럽을 무대로 이야기를 창작하자에서는 앞에서 설명한 내용들을 가지고 실제로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어가면 좋을지에 대해 알려준다.


세계관은 단순히 캐릭터를 만드는 데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 진행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세 유럽이라는 시대의 사회 구조와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만 한다. 이 책은 중세의 문화, 일상, 주거와 시설, 사회적 규칙 등 당시 사람들의 생활 전반에 대해 정리해 놓아서 이것을 통해 그 시대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사회는 어떻게 구성되고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알 수 있게 되고, 이런 배경지식을 통해 생동감 있는 세계관을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일단 책의 컨셉이 창작자들을 위한 자료집이지만 이 자체로 흥미롭고 내용도 알차서 꼭 창작자가 아니더라도 상식책처럼 가볍고 재미있게 읽으며 잘 알지 못했던 중세에 대해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당시 시대상이 궁금하고 알고 싶은 사람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하나의 주제를 던지고 거기에 대해 기본적인 텍스트로 풀어 쓴 설명과 도식과 일러스트를 활용한 설명이 병행되어 있는데 텍스트로 꼼꼼하게 설명을 해줘서 내용도 알차고, 일러스트로 인해 이해가 쉽고 빠르게 된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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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기 도감 - 웹툰, 웹소설, 게임 시나리오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풍성하게 하는 무기 350가지 창작자의 작업실 2
환상무구연구회 지음, 구수영 옮김 / 제이펍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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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판타지 영화를 보면 현대의 전장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이런저런 무기가 나오는데 그 중에는 꽤나 독특하고 신기하게 생긴 것도 많다. 무기의 종류나 형태에 따라 사용법도 전부 다르고 그래서 그 무기를 이용한 액션 장면 또한 개성있게 변하게 된다. 특히 홍콩 영화 중에 이런 독창적인 무기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가 많은데 십팔반무예나 오둔인술, 혈적자, 오랑팔괘곤 같은 영화를 보면 다양한 무기를 활용한 재미있는 액션을 즐길 수 있다. 또 소설 삼국지연의에서도 무장들마다 사용하는 무기가 다 다른데 여포의 방천화극, 관우의 청룡언월도, 장비의 장팔사모, 전위의 쌍철극, 조조의 의천검과 청강검 같은 무기들은 스토리라인에서도 중요하게 활용되는 아이템으로 게임 등에 등장할 때는 꼭 그 무기를 쥐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며 그 캐릭터에게 개성을 더해준다. 이처럼 매력적인 무기는 캐릭터나 영화에 재미와 개성을 살려주는 중요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 속에서는 무기가 아이템의 필수 요소처럼 사용되면서 소설이나 영화에서보다 훨씬 더 많은 매력적인 무기가 나오며 캐릭터와 시나리오를 풍성하게 해준다.


[세계 무기 도감]은 동서양을 막론한 전세계의 역사 속 350가지 실제 무기들을 총망라해놓고 그 무기들의 배경과 디테일을 정리한 무기 사전이다. 일단 책의 취지는 웹소설이나 웹툰 작가, 게임 시나리오 작가를 위해 캐릭터를 구축할 때 캐릭터의 개성과 이야기의 개연성을 만들어 주기 위한 무기의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는 것인데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않고, 캐릭터와 어울리고,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끌어 갈 수 있는 무기를 이 책에서 골라보게끔 세상의 모든 무기를 모아놨다는 개념이다. 그런데 꼭 창자자가 아니더라도 그 자체로 재미있고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다. 특히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많이 보는 사람이라면 게임이나 영화 속에 나왔던 무기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고, 무기의 배경과 디테일을 알게 됨으로서 그동안은 몰랐던 캐릭터에 대한 디테일을 찾을 수도 있고, 스토리에 대한 이해도 조금은 깊어질 수 있겠다 싶다. 그런데 꼭 이런 이유가 없어도 앞서 말했듯이 그냥 단순히 그 자체만으로도 꽤나 재미있다.


사람 죽이는 무기를 재미있고 흥미롭다고 말한다고 해서 무슨 폭력적인 사람인 것은 아니다. 현실에는 볼 일이 없는 이러한 무기들은 게임이나 소설 속 아이템처럼 구경하는 것에 재미를 느낄 뿐이다. 이 책은 마치 어릴 때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던 OO대백과 스타일로 되어 있는데 이런 식으로 하나의 아이템에 대해 쭉 정리해 놓은 책을 읽는 그 자체가 재미있는 것이다. 책은 도검, 단검, 장병기, 타격 무기, 원거리 무기, 특수 무기의 총 6 챕터로 분류해놓고 분류에 맞게 무기의 일러스트와 재원, 배경 등을 정리해 놓았다. 한쪽 페이지에는 설명이 있고, 다른 쪽 페이지에는 일러스트가 한면을 다 차지하고 있는데 그만큼 무기의 도안과 디자인에 신경을 썼다고 하겠다. 일러스트 그림은 비교적 디테일하게 되어 있는 편이라서 문양이나 음각 같은 것도 세밀하게 묘사가 되어 있다. 모든 무기 일러스트에는 바로 옆에 사이즈를 기재해서 실제 무기의 크기를 가름하게 해놓은 점도 작가나 디자이너에게는 참고가 될 것 같다. 다만 컬러는 아니라서 실제 무기의 느낌을 확실하게 느낄 수 없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해당 무기의 확장형이랄까 변형된 모습은 텍스트로만 설명을 해서 구체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없는 점도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길이, 중량, 시대, 지역에 대한 4가지의 기본적인 정보와 탄생 배경, 사용법, 역사적 맥락에서 무기의 의미와 역할 등의 구체적인 설명이 나오는데 구체적이라고 말하기엔 조금 설명이 짧게 느껴진다. 하긴 이런 구식 무기들은 특별히 사용법에 대해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부분 이외의 설명만으로 놓고 보면 물론 설명이 부족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너무 글이 길지 않아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점이 좋다고도 할 수 있겠다. 한 페이지에 2~3점의 무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꼭 비슷한 종류나 같은 카테고리의 무기별로 정리해 놓지는 않았다. 가령 긴 무기인 장병기 파트를 보면 창류, 도끼류, 봉류 이런 식으로 묶어 놓은 것이 아니라 다 뒤섞여 있는데 가나다순이나 알파벳순도 아니고 무기가 만들어진 연도순이나 국가별로 정리한 것도 아니라 어떤 맥락으로 나열했는지는 모르겠다. 별로 상관은 없지만 어떤 순서로 정리를 한 건지 궁금하긴 하다. 왜 이런 말을 하냐면 기본형의 무기가 있고 거기에서 일부 개량이 되거나 변형되어 나온 파생형 무기가 있는데 가능하면 무기트리에 따라 정리해 놓았으면 무기가 발전하거나 개량되어 가는 과정을 이해하기 쉬웠을 것 같아서 그렇다.


구식 무기라고 하면 칼, 창, 도끼 같은 휘두르고 찌르는 단순한 형태의 무기가 먼저 떠오르는데 책에는 어떻게 다루는지 활용 방식이 잘 떠오르지도 않는 특수 무기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게임이나 영화에서 볼 수 있던 특수 무기인데 이런 특수 무기는 일본과 중국제가 많았다. 이런 특수한 몇몇 무기를 제외하면 비슷한 유형의 무기들은 전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런 중에도 각 나라별로 독특한 구조나 형태를 취하고 있어서 그 나라에서 그런 무기의 형태가 나오게 된 배경을 알아보면 꽤 재미있다. 인터넷만 찾아보면 이런 무기들에 대한 정보는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설명도 책에 나온 것보다 더 자세하게 접할 수 있다. 그렇게만 생각하면 굳이 이 책이 필요있나 싶겠지만 이렇게 다양하게 구식 무기를 총망라해서 모아놓은 곳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워서 아카이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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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철학 사전 - 일러스트로 만나는 3천 년 서양 철학 로드맵
다나카 마사토 지음, 사이토 데츠야 엮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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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삶에 대한 의미와 인생에 대한 본질을 알려주고 현실을 살아가며 마주하게 되는 여러 문제에 답을 준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철학을 공부하려는 사람이 많은데 솔직히 말하면 개인적으로는 철학책을 읽어도 인생과 삶에 대한 답을 구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그건 인생의 의미를 알고 싶은 마음보다는 순수하게 지식에 대한 지적 즐거움을 위해 철학을 알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철학이라는 학문은 기본적으로 어렵고 그 내용도 방대해서 공부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3천년의 서양 철학사에 등장하는 중요한 철학자만 해도 4열 종대 앉아번호로 연병장 두바퀴고, 이들의 철학사상과 개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이해하는 것은 철학 입문자에겐 매우어렵게 느껴진다. 이런 점 때문에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해보고 싶어도 쉽게 엄두가 나지도 않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1분 철학 사전]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3천년의 서양 철학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개념서이다.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의 다섯 챕터로 나누어서 각각의 시대를 대표하는 총 72명의 철학자와 이들의 주요 사상과 철학 개념 및 철학 용어들을 핵심만 뽑아 한장에 정리해 놓아서 어렵게 느껴졌던 철학자와 철학 사상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철학자들을 시대별로 분류해놓아서 철학사상의 변화와 흐름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되어졌다. 철학 개념들은 어느 순간 뿅하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철학사의 큰 흐름 속에서 앞선 철학 사상의 영향을 받아 그것을 확장시키거나 그에 반하여 부정하는 것에서 새로운 개념이 생겨나는 것이므로 어떤 하나의 철학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개념이 생겨난 배경과 전후의 개념들 간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것이 철학 사상을 명확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책에서는 철학이 변화해온 연대기별로 철학자와 철학 사상을 정리해 놓아서 해당 철학 사상이 탄생하게 된 인과관계를 이해하는데 용이하다.


우선 시대별로 활약한 네임드 철학자들을 쭉 모아놓고 철학자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를 알려주는데, 마치 목차의 느낌처럼 철학자의 출신과 활약한 무대, 철학자를 대표하는 명언과 한줄 해설, 간략한 프로필로 사람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본다. 그런 후에 이들의 철학 사상은 뒤에 따로 정리하였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두개 이상의 철학 개념을 다루고 있는 경우도 있다. 주요 철학 용어와 그 용어의 의미, 어원 등을 간략하게 설명해놓고, 그 철학 개념을 짧게 해설해준다. 물론 개론 수준으로 핵심적인 내용만 요약하여 소개하는 것이라서 철학자와 사상을 깊이있게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반대로 주요 철학자들의 사상과 철학사적인 흐름을 한눈에 톺아볼 수 있고, 그들의 핵심 사상을 한줄 요약하여 개념잡기에는 아주 효과적이라 인문 교양적으로 철학에 입문하기에는 좋아보인다.


철학자 소개 파트도 그렇고, 철학 사상과 개념을 정리해놓은 파트 역시 모드 일러스트가 삽입되어 있다. 이 일러스트는 약간 인포그래픽의 느낌처럼 한눈에 그 사상과 용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설명 형식의 일러스트라서 해설과 함께 그림을 보면 개념 정리가 쉽게 된다. 보통 하나의 철학 개념은 한장 정도로 설명을 다 하는데 한정된 지면에 일러스트까지 있다보니 텍스트로 된 해설은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적절한 일러스트 해설로 인해 내용의 이해는 비교적 쉽게 되는 편이다. 일러스트가 설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반대로 텍스트가 적다보니 책을 읽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적고 시각적 해설로 인해 어렵다는 느낌도 덜 해서 거부감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것도 책의 장점이라고 하겠다.


고대부터 중세, 근세, 근대의 철학자들은 아무리 철학에 문외한이라고 해도 한번쯤 이름을 들어본 대가들이 많은데 현대로 넘어오면 생소한 사람이 더 많다. 그런데 반대로 현대의 철학 개념과 사상, 용어들은 일상적으로도 커뮤니티 등에서 많이 언급되는 익숙한 개념이 많은 것 같다. 그 세부적인 내용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고, 정확히 설명을 하기는 어렵더라도 적어도 다들 들어는 봤을법한 용어들이 많아서 그다지 생소하게 느껴지지도 않고 오히려 정확히 어떤 뜻일지 알고 싶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켜서 즐겁게 책을 읽어나가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철학책들에 비해 이 현대 파트가 많이 다루어지는 점이 좋았는데 앞서도 말했듯이 최근의 문화, 예술,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용되며 텍스트로 읽어낼 수 있는 개념들이라 조금은 학문적으로 느껴지는 고대의 철학 개념들에 비해 더 실용적이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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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 - 공간 디자인으로 동네를 바꾼 일본의 로컬 서점 40곳
건축지식 편집부 지음, 정지영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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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쇄를 찍자'라는 만화가 있다. 일본의 만화잡지를 중심으로 한 출판업계의 모습을 다루고 있는 만화인데 작중 출판사 직원인 코코로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만화가의 만화책을 더 많이 알리고, 많이 팔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고심하다가 책방에 가서 만화책의 위치나 진열방법을 고민하는 장면이 나온다. 어디에 어떤 식으로 진열하고, 어떻게 디스플레이 하는지에 따라 책이 고객에게 어필하게 되는 정도도 달라지고, 매출도 달라진다는 의미. 물론 어느 점포나 눈에 잘 띄는 황금매대, 골든라인이라는 것이 있긴 하지만 보통 책을 사러 갈 때는 원하는 작가나 원하는 도서를 결정해서 딱 그걸 사러 가기 때문에 책방은 특별히 그런 것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로 책장을 둘러보다가 눈에 띄는 책을 사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그런만큼 책방의 디스플레이는 좀 더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해야만 하는 것이다.


[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은 일본 로컬 독립서점 40곳의 실디자인을 통해 책방 공간 활용의 사례와 공간 디자인의 팁을 알려준다. 사실 그동안은 책 그 자체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책에만 집중했지 책이 진열되고 판매되는 책방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기울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요즘에는 인터넷으로 책을 많이 구입하다보니 서점에 가는 일이 많지 않고, 또 책방에 간다 하더라도 그냥 원하는 책을 사기 위해 대형서점에 가서 필요한 책을 골라 오는 식이라 책방이라고 하면 도서관 같은 장서가 잔뜩 꽂혀 있는 단순히 책을 모아놓은 아카이브의 이미지가 먼저 연상되지 독립서점의 이미지가 떠오르지는 않는다. 물론 독립서점에도 갔었지만 앞서 말했듯이 책 그 자체, 혹은 책을 사는 행위에만 관심을 기울이다보니 책방의 디자인이나 공간이 어땠는지는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독립서점에 가면 책을 둘러보고 구경하는 행동들이 굉장히 편안하고 안락했다는 인상이 있다. 도서관처럼 높이 솟은 책장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책을 찾지 않아도 되고, 저 위에 꽂혀있는 책을 보기 위해 고개를 빼들거나, 가장 아랫단에 꽂혀있는 책을 살펴보기 위해 무릎을 꿇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책을 훑어보고, 마치 편의점에서 과자를 고르듯이 책을 보고 고를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마 이렇게 책방을 둘러보고 책을 구경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게 느껴졌던 것도 어쩌면 그 서점의 공간 배치와 디자인이 책방을 편하게 돌아다니며 책을 구경하기 좋게 할 목적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싶다. 예컨데 가장 좋은 공간배치는 그것을 인식하지도 못할만큼 자연스럽게 해놓는 것일테니까 말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그동안 방문했던 독립서점의 내부가, 서점의 디자인이 궁금해졌다.


책방 구조나 인테리어라고 하면 나같은 초짜는 책장을 어떻게 배치하고, 책을 어떻게 꽂아놓을 것인가 하는 정도만 떠올리는데 책을 보니 조명, 동선, 인테리어, 계산대 등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았다. 일단 책방 그 자체의 공간이 길쭉하거나 넓거나 좁거나 제각각이기 때문에 그런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부터 책장과 매대의 디자인도 주인과 가게 컨셉에 맞게 선택해야 하고 그에 맞게 조명도 각각 다르게 설정하여 완성도를 올릴 수도 있다. 컨셉에 따라 카페를 함께 운영하거나 식물이나 소파를 배치하여 편안하게 서점에서 책을 읽을 수 있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자신만의 개성과 아이디어로 서점을 찾고, 그 공간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것이 독립서점의 장점인 것 같다. 책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공간에 대해 알게 되니 서점의 아름다움이 새롭게 느껴진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는 게 이런 뜻인 것 같다.


확실히 일본은 이런 독창적인 독립서점이 발달해있는 것 같다. 책에 소개된 40곳의 로컬 서점들은 각각의 개성과 컨셉이 잘 살아있어서 비록 사진이지만 서점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재미있고,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꼭 책을 사지 않더라도 서점에 들러서 느긋하게 책을 구경하고 또 책을 읽으면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이나 공예품 전시회, 갤러리를 병행하는 곳도 있어서 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취미를 공유하는 특별한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하는 것도 매우 흥미롭다. 카페를 병행하여 고객층을 넓히려는 시도도 있는데 이런 아이디어로 평소 서점에 들르지 않는 고객까지 불러들인다고 하는데 이런 북카페는 이제 한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컨셉이라서 길가다가 북카페가 보이면 한번 들러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매력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배울 수 있는 재기발랄한 책으로 서점 그 자체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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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방법 일본 여행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방법
허근희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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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풀리고 일본 여행이 재개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일본을 먹여살리기 위해 일본을 향했다. 지난 추석 연휴와 10월 징검다리 연휴 때도 한국 관광객 1순위는 일본이었다고 한다. 엔화도 떨어졌겠다 제주도보다 가심비가 더 높기 때문에 일본에 엄청나게 가는 것 같다. 심지어 인터넷 카페나 커뮤니티를 보면 일년에 몇번씩 가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나처럼 초짜는 일본 여행이라고 하면 동경에 가장 많이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삿포로와 교토, 오키나와에 더 많이 간다고 한다. 처음에는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니 일단은 그냥 동경 같은 가장 유명한 대도시에 가서 유명한 관광명소 위주로 들리게 되지만 점차 다른 여행지를 개발해서 일본의 색다른 모습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 대부분이 다음 선택지를 결정하기 위해서 블로그를 돌아다니며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글을 보면서 단편적인 정보를 모으고 모아서 여행지를 결정하는 수고를 하게 된다.


[일본 여행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방법]에서는 일본 여행지 중에서도 일본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다섯 지역을 꼽아서 각각의 매력과 함께 그곳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전해준다. 나처럼 일본 여행이라고 하면 동경이 전부인 줄 아는 사람은 동경 이외의 다른 모습의 일본을 떠올리지 못한다. 어디에 가면 좋을지도 감이 잘 안오는데 이 책에서는 15년 경력의 일본 여행 안내사 출신의 저자가 한국 사람이 많이 찾는 일본의 대표적인 지역인 오키나와, 홋카이도, 오사카·나라·교토, 도쿄, 규슈 다섯 지역에 대해 알려준다. 각 지역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매력과 정서 같은 인상비평과 그 지역이 가진 역사적 배경 같은 깨알정보를 담고 있어서 여행을 더욱 즐겁게 해줄 여행에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또 저자가 각 지역을 여행하면서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도 함께 소개하고 있어서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저자의 경험담을 통해 조금 더 재미있고, 책을 통해 마치 여행하듯 그 지역의 역사와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여행을 가기 전에 어디에 가고,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결정하고 스케쥴을 짤 때는 다른 사람의 블로그의 글을 참고하는 게 일반적일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들도 여행의 전문가는 아니라서 그 사람들 역시 누군가의 글을 보고 여행지를 결정했을 것이다. 즉, 온라인에 나오는 여행지는 천편일률적이고 단편적인 정보만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여행을 하는데 문제는 없겠지만 여행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지식이 있으면 여행지 선택에서부터 계획을 짜는 과정도 즐거워지고 실제 여행지에 가서도 더 즐거운 여행을 즐길 수가 있다. 이 책의 힘은 저자의 오랜 일본 여행의 경험과 일본에 대한 많은 데이터가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점에 있다. 블로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란 의외로 많지가 않다. 물론 어느 특정 여행지에 대해 세부적인 설명이나 정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이 책만큼 다양하고 다각적인 측면에서의 정보를 담고 있는 곳은 좀처럼 많지 않다.


여행지의 위치나 교통, 입장료 같은 단순 정보를 넘어서 그 지역의 환경이나 역사, 배경, 지역적 분위기, 사람들의 특징, 독특한 느낌 같은 이미지나 감상에 가까운 정보를 전해주고 있다. 그래서 그런 이미지와 지역적 특색을 기초로해서 그 지역을 좀 더 잘 즐기기 위해서 추천하는 여행법이나 그 곳을 잘 즐기는 법을 알려준다. 가령 교토는 오래된 전통 가옥들이 붙어 있고, 잘 다듬어진 돌길로 연결된 좁은 골목길을 천천히 둘러보는 것이 좋다거나 홋카이도 여행을 한다면 도야에서 하룻밤 머물면서 눈내리는 밤의 도야 호수를 바라보는 것을 추천한다거나 간사이와 간토의 지역적 특색과 일본인의 성격을 비교해보기를 권한다거나 한국의 단군 신화에 해당하는 일본의 천손강림 신화가 시작된 규슈에서 일본인의 정신적 바탕이 되는 신화와 역사를 탐험한다든지 하는 블로그에서는 보기 힘든 색다른 여행법을 알려준다. 어느것이든 흥미롭고 여행의 로망이 느껴진다. 이런 여행법은 일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 말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이런 여러 내용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이야기를 하는데 한국의 경우와 비교하며 설명을 해서 알기 쉽고 이해가 빠르게 된다. 가령 영남과 호남의 지역감정을 간사이와 간토의 지역감정으로 치환해서 설명하는 식이다. 이렇게 한국에 빗대서 이해하니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바로 이해가 되고, 그것을 통해서 일본에 대해 쉽게 이해하게 되고, 그러한 정보를 앞으로의 여행에 대한 계획에도 반영해서 구체적으로 짤 수 있게 될 것 같다. 꼭 직접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책을 통해 일본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고, 재미있는 지식을 쌓을 수 있어서 평소 일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 하다. 개인적으로 일본어를 꽤 오래 공부했지만 단순히 일어를 공부하고, 일본 영화나 일드를 보는 것만으로 이런 일본에 대한 다양하고 다채로운 지식을 얻지는 못했다. 일본 여행을 위한 정보 가이드로서가 아니라 이 책을 읽는 그 자체가 일본을 알고 즐기게 해주는 하나의 즐거운 여행이 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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