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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철학 사전 - 일러스트로 만나는 3천 년 서양 철학 로드맵
다나카 마사토 지음, 사이토 데츠야 엮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0월
평점 :

철학은 삶에 대한 의미와 인생에 대한 본질을 알려주고 현실을 살아가며 마주하게 되는 여러 문제에 답을 준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철학을 공부하려는 사람이 많은데 솔직히 말하면 개인적으로는 철학책을 읽어도 인생과 삶에 대한 답을 구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그건 인생의 의미를 알고 싶은 마음보다는 순수하게 지식에 대한 지적 즐거움을 위해 철학을 알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철학이라는 학문은 기본적으로 어렵고 그 내용도 방대해서 공부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3천년의 서양 철학사에 등장하는 중요한 철학자만 해도 4열 종대 앉아번호로 연병장 두바퀴고, 이들의 철학사상과 개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이해하는 것은 철학 입문자에겐 매우어렵게 느껴진다. 이런 점 때문에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해보고 싶어도 쉽게 엄두가 나지도 않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1분 철학 사전]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3천년의 서양 철학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개념서이다.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의 다섯 챕터로 나누어서 각각의 시대를 대표하는 총 72명의 철학자와 이들의 주요 사상과 철학 개념 및 철학 용어들을 핵심만 뽑아 한장에 정리해 놓아서 어렵게 느껴졌던 철학자와 철학 사상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철학자들을 시대별로 분류해놓아서 철학사상의 변화와 흐름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되어졌다. 철학 개념들은 어느 순간 뿅하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철학사의 큰 흐름 속에서 앞선 철학 사상의 영향을 받아 그것을 확장시키거나 그에 반하여 부정하는 것에서 새로운 개념이 생겨나는 것이므로 어떤 하나의 철학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개념이 생겨난 배경과 전후의 개념들 간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것이 철학 사상을 명확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책에서는 철학이 변화해온 연대기별로 철학자와 철학 사상을 정리해 놓아서 해당 철학 사상이 탄생하게 된 인과관계를 이해하는데 용이하다.
우선 시대별로 활약한 네임드 철학자들을 쭉 모아놓고 철학자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를 알려주는데, 마치 목차의 느낌처럼 철학자의 출신과 활약한 무대, 철학자를 대표하는 명언과 한줄 해설, 간략한 프로필로 사람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본다. 그런 후에 이들의 철학 사상은 뒤에 따로 정리하였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두개 이상의 철학 개념을 다루고 있는 경우도 있다. 주요 철학 용어와 그 용어의 의미, 어원 등을 간략하게 설명해놓고, 그 철학 개념을 짧게 해설해준다. 물론 개론 수준으로 핵심적인 내용만 요약하여 소개하는 것이라서 철학자와 사상을 깊이있게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반대로 주요 철학자들의 사상과 철학사적인 흐름을 한눈에 톺아볼 수 있고, 그들의 핵심 사상을 한줄 요약하여 개념잡기에는 아주 효과적이라 인문 교양적으로 철학에 입문하기에는 좋아보인다.
철학자 소개 파트도 그렇고, 철학 사상과 개념을 정리해놓은 파트 역시 모드 일러스트가 삽입되어 있다. 이 일러스트는 약간 인포그래픽의 느낌처럼 한눈에 그 사상과 용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설명 형식의 일러스트라서 해설과 함께 그림을 보면 개념 정리가 쉽게 된다. 보통 하나의 철학 개념은 한장 정도로 설명을 다 하는데 한정된 지면에 일러스트까지 있다보니 텍스트로 된 해설은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적절한 일러스트 해설로 인해 내용의 이해는 비교적 쉽게 되는 편이다. 일러스트가 설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반대로 텍스트가 적다보니 책을 읽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적고 시각적 해설로 인해 어렵다는 느낌도 덜 해서 거부감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것도 책의 장점이라고 하겠다.
고대부터 중세, 근세, 근대의 철학자들은 아무리 철학에 문외한이라고 해도 한번쯤 이름을 들어본 대가들이 많은데 현대로 넘어오면 생소한 사람이 더 많다. 그런데 반대로 현대의 철학 개념과 사상, 용어들은 일상적으로도 커뮤니티 등에서 많이 언급되는 익숙한 개념이 많은 것 같다. 그 세부적인 내용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고, 정확히 설명을 하기는 어렵더라도 적어도 다들 들어는 봤을법한 용어들이 많아서 그다지 생소하게 느껴지지도 않고 오히려 정확히 어떤 뜻일지 알고 싶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켜서 즐겁게 책을 읽어나가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철학책들에 비해 이 현대 파트가 많이 다루어지는 점이 좋았는데 앞서도 말했듯이 최근의 문화, 예술,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용되며 텍스트로 읽어낼 수 있는 개념들이라 조금은 학문적으로 느껴지는 고대의 철학 개념들에 비해 더 실용적이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