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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 세계관 사전 ㅣ 창작자의 작업실 1
이와타 슈젠.히데시마 진 지음, 구수영 옮김 / 제이펍 / 2024년 10월
평점 :

흔히 중세를 다크 에이지, 즉 암흑기라고 부른다. 정말 암흑기로 부를마큼 어두웠던 시기가 맞는가에 대한 논란도 있고, 암흑기라고 불리게 된 이유도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종교에 대한 탄압, 역병, 빈곤, 대량학살 같은 인류사적으로 불행한 사건들이 많이 벌어지다보니 암흑기라고 부르는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암흑기는 부정적인 늬앙스지만 반대로 이런 혼란한 시기는 게임이나 영화, 소설 등 창작물을 만들기에 너무 매력적인 소재가 넘처나는 아이러니를 보인다. 십자군 원정, 페스트, 마녀사냥, 바이킹 침략, 기사도 등 영화나 게임의 모티브가 될만한 소재들이 무궁무진한데 정작 이런 몇몇 큰 사건이나 키워드 외에는 천년이 넘는 중세의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이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소설, 게임을 접해도 깊이 있게 그것을 이해하고 소비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중세 유럽 세계관 사전]은 웹툰이나 웹소설, 게임 창작자들이 스토리와 세계관을 구축할 때 참고할 수 있게 당시 중세 유럽 사람들의 생활이나 행동 양식, 문화 유럽의 세계관을 정리해 놓은 세계관 사전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중세 유럽은 웹툰, 소설, 게임 등 여러 콘텐츠의 배경으로 활용되지만 고증에 충실한 중세 유럽의 세계관을 구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판타지라고 해도 실제 중세가 배경이라면 당시의 문화나 사회, 생활 등을 고증에 맞게 정확히 묘사해야 이야기에 생동감이 넘치고, 서사에 설득력을 얻게 되는데 중세에 대해서는 앞서 나열한 몇몇 키워드 외에는 깊게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을 것 같다. 여러 매체에서 많이 접하지만 정확하게 잘 알지 못하는데 이 책은 어려운 역사책을 펼치지 않아도 매력적인 스토리를 구축할 수 있게끔 중세 유럽의 세계 전반에 대해 정리를 해 놓았다.
만약 단순히 중세의 역사에 대해 적어놓았다면 그건 일반적인 역사책에 다름 아닐 것이고 그런 역사서를 읽고 자신이 원하는 창작물의 세계관 구축에 활용하기란 쉽지가 않을 것이다. 역사책을 참고한다면 그걸 꼼곰하게 읽고, 고증을 따져가며 배경지식을 모으는데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것이다. 애초에 그런 것에 대한 노하우가 없다면 그런 작업 자체가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일반적인 역사책과는 다르게 창작자가 참고하기 쉽게 중세의 세계관을 정리해 놓았다. 총 다섯파트로 나누었는데 파트1에서는 권력자들의 생활을 파트2에서는 평범한 서민들의 생활에 대해 소개해놓아서 캐릭터에 대한 기본설정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파트3 중세 유럽 사회의 규칙과 개념, 파트4 중세 유럽의 시설과 주거에서는 간과하기 쉬운 사회 문화와 시설 들에 대해 정리해 놓아서 디테일을 살리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마지막 파트5 중세 유럽을 무대로 이야기를 창작하자에서는 앞에서 설명한 내용들을 가지고 실제로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어가면 좋을지에 대해 알려준다.
세계관은 단순히 캐릭터를 만드는 데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 진행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세 유럽이라는 시대의 사회 구조와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만 한다. 이 책은 중세의 문화, 일상, 주거와 시설, 사회적 규칙 등 당시 사람들의 생활 전반에 대해 정리해 놓아서 이것을 통해 그 시대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사회는 어떻게 구성되고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알 수 있게 되고, 이런 배경지식을 통해 생동감 있는 세계관을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일단 책의 컨셉이 창작자들을 위한 자료집이지만 이 자체로 흥미롭고 내용도 알차서 꼭 창작자가 아니더라도 상식책처럼 가볍고 재미있게 읽으며 잘 알지 못했던 중세에 대해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당시 시대상이 궁금하고 알고 싶은 사람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하나의 주제를 던지고 거기에 대해 기본적인 텍스트로 풀어 쓴 설명과 도식과 일러스트를 활용한 설명이 병행되어 있는데 텍스트로 꼼꼼하게 설명을 해줘서 내용도 알차고, 일러스트로 인해 이해가 쉽고 빠르게 된다는 장점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