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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난 척하고 싶을 때 써먹기 좋은 잡학상식 2 - 1일 1상식 앤드류의 5분 대백과사전 ㅣ 잘난 척하고 싶을 때 써먹기 좋은 잡학상식 2
앤드류 지음 / 경향BP / 2025년 1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한때 "알쓸신잡" "지대넓얕" 같은 방송이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다방면에 방대한 지식을 사진 사람들의 지식 수다를 포맷으로 하고 있는데 언제 어디서 건 어떤 주제가 나와도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꽤나 근사해 보였다. 지금은 이런 뇌섹 트렌드가 시들해졌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 유효해서 잡학 다식 척척박사에 대한 동경이 있다. 그런데 이런 지식에 대한 요구가 단순히 지식과 정보의 습득을 뜻하는 것에 있는 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에서 써먹을 수 있는 활용 가능한 지식의 축적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공부를 해서 시험을 친다거나 어떤 학문적 성취를 이루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방송에 나온 사람들처럼 언제 어디서건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막힘 없이 술술 지식을 뽐낼 수 있게 되길 바란다는 거다. 여기서 "지식을 뽐낸다"는 건 다른 말로 잘난 척한다가 되는데 이걸 나쁘게만 볼 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소통의 도구로 생각하면 좋겠다. 요컨데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혹은 그만한 잡학상식을 갖추고 싶다는 것.
[잘난 척하고 싶을 때 써먹기 좋은 잡학상식]은 이런 니즈을 충족시켜주는 잡학사전이다. 1편에 이어 이번 2편에서도 알아 두면 스몰토크에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잘난 척하기 좋은 다양한 정보들이 가득 담겨 있다. 미스터리, 황당한 사실, 전쟁, 역사, 성(性), 연애, 술, 음식, 스포츠, 게임, 영화, 음악, 과학, 기술, 동물, 남자의 물건까지 총 10가지 주제의 128가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때로는 하나의 이야기 안에 여러가지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에 실제로 책에서 다루어지는 이야기는 128가지가 훌쩍 넘는다. 한정된 지면 안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다루려고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하나의 이야기의 내용은 적을 수 밖에 없는데 대부분이 대략 한 장 정도로 구성된다. 한 장이라고 해도 사진이나 일러스트를 빼고나면 본문의 내용은 더 줄어드는데 그만큼 핵심적인 내용만 간략하게 요약해서 수록되어 있다고 보면 되겠다.
책의 컨셉 자체가 꼭 몰라도 상관은 없지만 알고 있으면 재미있는 잡학상식을 다루고 있어서 다루어지는 주제들이 학술적이거나 전문적인 것이 아니라 질문을 들으면 궁금해지고 왜 그런지 알고 싶어지는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약간 흥미 본위의 내용이라서 가볍게 접근할 수 있고, 또 앞서 말했듯이 이야기의 분량도 짧아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교육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이 아니라 흥미 위주의 트라비아 같은 정보를 모아놓은 것이지만 뜬금없는 질문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후 황당한 주제를 나름 과학적이고 팩트에 근거해서 답을 찾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여러가지 다양한 지식을 쌓을 수 있어서 재미와 상식을 다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 같다.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고, 알아두면 도움이 될만한 각종 정보도 있고, 전문 지식이나 과학적 정보들도 간략하게 요약하여 핵심을 정리해 놓았고, 평소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그 답이 굉장히 궁금해지는 질문도 있다. 또 그냥 한번 웃고 넘어가거나 아마도 읽고나서 금새 잊어버리게 될지도 모를 그런 잡다한 내용도 있어서 가볍게 읽기 좋다. 그런데 이런 무겁지 않은 주제의 가벼운 소재들이 실제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는 대화 속에 끼워넣기도 좋고, 스몰토크의 주제로 활용하기도 좋기 때문에 알아두면 실제로 대화할 때 꽤나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의 이름이 앤드류라고 나와 있어서 처음엔 외국인인 줄 알았다. 그런데 책을 보면 내용의 상당수가 한국인이라면 다 알만한 내용이거나 한국의 사정을 적용한 이야기들이라서 일부러 현지화를 한 것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이 앤드류라는 작가는 유튜버명인 듯 하다. 어쩐지 한국 사정에 너무 밝다 싶었다. 외국 이름만 보고 외국인이라고 생각하다니. 아마도 하루 5분 소박한 지식을 전달한다는 컨셉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소개한 내용들을 책으로 정리한 것으로 보이는데 방송 자체가 5분 간의 짧은 시간 동안 한가지의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지대넓얕 형식을 추구하고 있어서 이 책 역시 마치 짧은 유튜브 영상을 보듯 가볍게 읽어나가면 되겠다. 10가지 주제 중 평소 대화에서도 많이 언급되는 관심주제인 스포츠, 술과 음식, 게임, 영화, 음악, 성과 연애 파트가 특히 재미있었는데 영화나 음악, 게임 같은 분야는 평소에도 관심을 가지고 이런저런 숏츠도 보고 글도 찾아보면서 잡다한 지식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책에 나오는 내용들은 대부분 모르던 것들이어서 역시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걸 느꼈다.
SF영화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에일리언, 프레데터, 터미네이터 세 작품에서 빌 팩스톤은 영화 타이틀의 빌런에게 극중에서 각각 한번씩 죽임을 당한다는데 생각이 전혀 안 난다. 다시 한법 영화를 보며 확인해봐야겠다. 평소에 들어도 좋은 영화음악을 만든 작곡가 9명 중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대니 앨프먼이 빠져서 아쉽다. 몇년전에 출간된 1편에서 죽기 전에 봐야 할 명작 영화 67선 중 반이 소개됐는데 4년이 지나서야 나머지 반의 목록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소개된 영화의 면면을 보면 소위 주류에서 벗어난 장르영화도 많이 있어서 평론가나 블로거들이 늘 추천하는 뻔한 목록이 아닌 점이 좋아보인다. 소개된 영화 중 주류에서 벗어난 장르영화는 다 봤는데 주류영화는 몇편 아직 못 본 것이 있어서 조만간 봐야겠다 싶다. 영화만큼 대화의 소재로 많이 오르내리는 것이 음식일 것이다. 이건 그 음식을 먹으면서 그것과 관련된 잡다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면 잘난척 하기가 딱 좋은데 시리얼이 성욕 감퇴 음식일까, 상추 먹으면 진짜 졸릴까, ‘구인네스’의 비밀 같은 주제들은 알아두면 써먹기 좋을 것 같다. 실제 시리얼이나 상추, 기네스는 자주 먹으니까 멘트를 칠 기회도 자주 찾아올테니 말이다.
전쟁ㆍ역사나 과학ㆍ기술, 사나이 가슴을 울렁이게 하는 화제! 남자의 물건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의외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할 때 써먹을만하다. 이 파트에 나오는 내용들은 실생활에서는 별로 대화의 주제로 올라오지 않지만 온갖 쓸데없는 주제로 격론을 펼치는 커뮤에서는 곧잘 언급되는 주제들이라서 그런 쪽으로 써먹을만 하다. 미스터리나 어색한 분위기를 깰 때 좋은 황당한 이야기, 동물 이야기 같은 주제들은 솔직히 써먹을데는 없겠지만 그냥 그 자체로 재미있으니까 재미를 위해 읽으면 되겠다. 물론 개인적인 대화의 주제의 바운더리가 좁아서 그런 것일뿐 평소 대화할 때 이런 주제에 대해서도 말하는 사람도 있을테니 재미를 위해 읽는다는 건 개인적으로 그랬다는 것이다. 성ㆍ연애 파트는.. 우리가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대충 유재석짤) 싶기도 하지만 또 눈이 가는 주제라서 흥미롭게 읽긴 했지만 역시 알아야 할 필요는 없는 내용인 것이 슬프다. 전체적으로는 가볍고 부담없이 읽기 좋고, 꼭 뭔가 지식을 쌓는다는 감각이 아니라 엉뚱하고 기발한 질문에 대한 호기심을 채운다는 기분으로 읽다보면 이런저런 잡다한 상식을 쌓을 수 있게 될 것 같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여러 잡다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지만 책이라는 매체로 이런 정보를 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