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칵테일의 기술 - 클래식 칵테일과 현대적인 레시피의 조합
파라곤 북스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5년 2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술이 약해서 잘 마시지 못하는 편인데 특히 그 특유의 쓴 맛 때문에 소주에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회식 자리에 가면 맥주 정도만 마시는 편이었다. 그러다가 칵테일을 접하고는 이게 내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했다.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우선 대부분 술의 쓴맛이 느껴지지 않게 맛있게 술을 마실 수 있다는 것에서 가장 큰 매력을 느꼈다. 그리고 평소 많은 양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술을 병째 놓고 마시는 건 굉장히 부담스러운데 칵테일은 가볍게 한잔씩 잔으로 마실 수 있어서 술이 약한 나에겐 잘 맞았다. 또 그날의 기분이나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맛을 고를 수도 있기 때문에 늘 색다른 기분으로 술을 마실 수도 있어서 나처럼 술을 가볍게 한두잔 즐기는 타입의 사람에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술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칵테일도 꼭 한가지 단점이 있는데 이건 다른 소주나 맥주처럼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서 마실 수가 없다는 점이다. 칵테일은 직접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가끔씩 집에서 혼술 생각이 나도 직접 조재해서 마실 수는 없었다. 홈바를 꾸며놓고 직접 몇가지 칵테일을 만들어보는 상상도 하곤 했지만 칵테일을 만드는 기술은 어려울 것처럼 느껴져서 늘 상상에만 머물렀다.
[칵테일의 기술]은 제목 그대로 칵테일을 만드는 기술을 담은 책으로 아마존 음료 및 술 분야 부동의 베스트셀러 1위를 하고 있다고 한다..고 해서 찾아보니 2018년에 출간이 됐고, 분명 아마존 음료&와인 항목에서 베스트셀러로 팔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별점도 4.7점으로 꽤 높은 편이다. 근데 이 책이 그만큼이나 높은 평가를 받을 책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이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취향이나 어떤 것을 기대했는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테니 개인적인 기대감과 의견만으로 책을 딱 잘라 평가하는 건 불합리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건 도서평이라는 것은 개인적인 시각과 잣대로 책을 평가하는 것이니 그런 개인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물론 개인적인 평가와는 별개로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현재까지도 베스트셀러로 많이 팔리고 있고,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을 감안면서 개인의 의견을 참조하면 되겠다.
이 책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믹싱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종류의 칵테일과 혼합음료를 누구라도 따라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필요한 기술을 모두 알려주며 책에 소개된 모든 칵테일에 적용해서 만들 수 있게 해준다는 건데 말하자면 일단 나처럼 칵테일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을 열면 가장 먼서 칵테일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도구와 믹싱 기법을 소개한다. 잔만 해도 종류가 많아서 만들 칵테일에 맞는 것을 잘 보고 선택할 필요가 있겠다. 그런데 도구와 잔의 실제 사진이나 그림이 없이 오직 텍스트로만 설명을 해놓아서 상당히 아쉽다. 초보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이런 기본적인 도구는 실제 사진을 보여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글로만 설명을 해놓았다는 것이 이상하다. 또 믹싱 기법 또한 글로만 설명을 해놓았는데 이건 실제로 칵테일을 제조하는 "기술"에 관련된 부분이라 사진은 물론이고 요즘 유행하는 QR코드 등을 활용해서 동영상을 볼 수 있게 해놓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여긴 그냥 텍스트뿐이다. 물론 구글링을 하면 충분히 찾아볼 수는 있지만 디테일함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다.
베이스가 되는 술에 따라 진 & 보드카, 럼, 위스키 & 브랜디, 버블, 색다른 조합, 무알코올 칵테일의 총 다섯 파트로 구분되어 있다. 진과 보드카를 하나로 묶고 럼, 위스키, 브랜디를 하나로 묶은 이유가 따로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술을 전부 가각 하나의 파트로 만들면 너무 복잡해져서 그냥 대충 묶어놓은 건지는 알 수 없다. 애초에 술을 잘 모르는 사람은 하나의 파트로 묶어놓은 술들이 비슷한건지 어떤지를 모르기 때문에 그냥 그런갑다 하고 넘어갈 수 밖에 없다. 책의 구성은 상당히 단순명료한데 한페이지에 두 가지의 칵테일이 소개되고, 각각 완성된 실제 사진과 재료소개, 레시피가 나와있다. 만드는 과정을 담은 사진이나 다른 추가적인 설명은 없고 간단하게 칵테일을 만드는 레시피가 적혀있을 뿐이다. 사실 칵테일이라는 게 그냥 때려넣고 섞으면 되는 거라서 이렇다 할 특별한 레시피가 필요없다고 하면 할말은 없지만 그래도 나같은 똥손은 텍스트로만 된 레시피는 어렵게 느껴진다.
특이하게 버블이라고 하는 샴페인이나 스파클링 와인 베이스의 칵테일이 소개되는 것이 재미있다. 사실 버블 베이스 칵테일은 많이 접해보지 못했는데 너무 도수가 세지도 않고, 와인파티나 모임을 할 때 시원하고 가볍게 마시기 좋을 것 같아서 이건 상당히 마음에 든다. 샴페인과 스파클링 와인 뿐만 아니라 탄산수를 이용한 무알콜 칵테일도 있어서 여성이나 술이 약한 사람들에게 특히 좋을 것 같고 나처럼 탄산의 시원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어울리는 칵테일로 생파나 홈파티를 할때 샴페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고 남는 것은 칵테일로 만들어서 마시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그리고 무알콜 칵테일도 많이 나와 있는데 칵테일바에 가봐도 이렇게 다양하게 무알콜을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무알콜 칵테일의 종류가 이렇게나 많았다는 것에 놀랐다. 게다가 전부 특색있고, 베이스도 다 달라서 가지고 있는 재료나 기분에 따라 다양하게 만들어서 색다른 맛을 즐겨볼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테킬라 선라이즈와 테킬라 슬래머를 좋아하는데 이건 색다른 조합 파트에 들어가 있었다. 이게 왜 색다른 조합인지는 따로 설명이 없어서 모르겠다. 보통 테킬라 베이스는 따로 하나의 챕터로 빼서 소개하지 않나? 아무튼 이 파트에도 꽤 다양하고 많은 칵테일이 소개되고 있어서 이름은 들어봤지만 아직 마셔보지 못했던 칵테일도 많이 나와 있어서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도수가 강한 것들은 바에 가서도 괜히 시키지 못하고 넘어갔던 게 많았는데 이참에 재료를 사서 하나씩 만들어서 마셔보고 싶다. 도수 말이 나온 김에 각각의 칵테일의 도수는 얼마인지도 기재해줬으면 좋았을 거란 아쉬움이 있다. 넣는 양에 따라 도수는 달라지겠지만 본인이 제시한 표준 레시피의 경우 대략 얼마의 도수인지 알려주면 좀 좋나? 도수 뿐만 아니라 가능하면 칵테일 이름의 뜻이라던지, 유래, 탄생비화 같은 트리비아를 간략하게라도 적어놓았으면 더 읽을 거리가 풍성하고 좋았을텐데 여기서는 그런 거 없이 오직 기술에만 집중하는 것 같다..고 생각을 하려고 해도 그 기술이라는 건 눈으로 봐야 정확하게 알텐데 오직 텍스트로만 적어놓아서 정확히 기술을 배울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이렇게 이 책은 전체적으로 설명이 너무 부족하게 느껴진다. 기술 쪽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불필요한 설명이나 트리비아를 생략했다면 적어도 기술 부분에 더 많은 설명과 주의사항, 팁 같은 것이 나와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