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식당 -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일인칭 6
싱아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냥식당]은 인스타에 연재되는 소위 말하는 인스타툰이다. 인스타툰은 말그대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웹툰을 연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인스타의 특성상 최대 10장까지 사진파일을 올릴수가 있어서 이에 맞게 10장 분량의 짧은 내용으로 독자들의 눈길을 끄는 내용을 담은 숏콘텐츠 형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일반적인 웹툰처럼 복잡한 줄거리나 특별한 이야기 전개보다는 에피소드별로 짧게 감성적인 내용으로 독자에게 다가가는 형식이 많고 이런 류의 인스타툰들은 편안하고 귀여운 그림체와 따뜻한 메세지로 평범함 속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거나 여러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스토리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내용인 것이다.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으로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힐링툰이라고 칭하기도 하는 것 같다.


[냥식당]도 그런 감성적인 힐링툰의 하나이다. MZ세대들이 좋아하는 공감과 힐링, 고양이라는 아이템을 하나의 소재로 하여 만든 고양이 힐링물로 지친 하루의 끝, 고민이나 걱정 그외 각자의 여러 기억과 사연을 안고 집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가장 편안한 실내복으로 갈아입은 후 옷장문을 열고 옷장 속에 숨어있는 냥식당으로 가서 냥이 셰프가 만들어주는 따뜻한 음식을 먹으며 냥식당의 동물들이 들려주는 조언이나 위로의 말에 위안과 깨달음을 얻어서 현실로 돌아온다는 판타지 이야기다. 에피소드와 어울리는 힐링 푸드를 먹으며 셰프와 이런저런 대화를 통해 공감과 위로를 받는다는 것은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의 컨셉을 차용하고 있는 것 같은데 심야식당과는 다르게 냥식당은 꿈속이거나 환상일 수도 있고 그저 대뇌망상일 수도 있는 그야말로 판타지의 세계다. 옷장 속 냥식당에는 세 마리의 동물이 항시 대기 중인데 말티즈와 턱시도 고양이, 뱅갈 고양이로 이는 실제 작가가 키우고 있는 동물들이 모델인 것 같다. 메인 셰프는 턱시도 고양이고, 직원인 뱅갈 고양이는 셰프 보조로 가끔 주방에 서기도 한다. 말티즈는 항상 손님석에서 먹기만 하는데 개팔자가 상팔자다.


집으로 돌아와서 세상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그때부터 펼쳐지는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이라는 아늑함과 안정감, 편안함 속에서 그날 하루 일을 결산하듯 낮에 있었던 일들을 되새기며 그에 대한 반성, 깨달음 혹은 위로나 격려를 받는다. 작가는 냥식당이 어쩌면 나의 꿈속일지도 모른다고 말하는데 말하자면 누구나 나만의 냥식당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옷장 속으로 쑥 들어가서 턱시도 고양이가 만들어주는 힐링 푸드를 먹고 있으면 고양이와 말티즈가 옆에서 조언도 해주고, 격려도 해주면서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준다는 루틴인데 편안한 나의 공간에 들어서자 옷장 밖에는 놓치고 있었던 수많은 진실과 진심을 발견하게 되듯이 그렇게 독자들 개개인들도 매일 자신의 냥식당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일상에서 놓치고 있던 위로와 격려를 스스로 찾길 바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만화의 컷이 많지 않은데 그 많지 않은 컷 안에서 기승전결이 구성되어야 하고 완벽한 해피엔딩까지 이끌어내야 한다. 그렇다보니 스토리텔링은 굉장히 단순하거나 복잡하지 않은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일상에서의 고민이나 걱정이 발생, 냥식당 입장, 조언과 위로, 해피엔딩이라는 빠르고 단순한 전개가 이어지는데 가뜩이나 분량이 적은데 하나의 에피 속에서 이야기를 완벽하게 끝내려고 하니 일단 에피소드가 정말로 현실적으로 큰 어려움이나 말 몇마디로 해결하지 못할 심각한 고민을 다루지는 못한다. 위로나 공감으로 어루만질 수 있는 수준의 작은 고민이나 생각들을 다루고 있고 냥이들의 조언과 일침은 장황한 일장연설이 아니라 가슴을 울리는 그림과 몇 마디 메세지로 전하고 있다.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전한다는 혹은 전해지는 느낌. 이런게 공감이라는 것인가 싶다. 해결하기 힘든 현실적인 어려움이나 고민이 아니라는 점에서 약간 정말로 우리가 일상에서 겪고 있는 고민과 걱정, 근심에 대한 해결책을 얻거나 힐링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비록 가벼운 일이기는 해도 누구나 겪을 수 있을법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가볍지만 폭넓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마냥 따뜻한 말과 위로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과 힐링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마음에 드는 에피는 '꽃을 좋아하는 엄마'였다. 여친을 위해 꽃을 사가던 아들이 길거리에서 엄마와 마주친다. 엄마는 꽃 안좋아하잖아...라고 아들이 엄마한테 말하자 서운한 엄마는 냥식당에 와서 하소연을 한다. 엄마도 이쁜거 좋아하고 꽃 좋아한다. 자신이 아니라 자식을 위해 양보하고, 포기하고, 희생하면서 키워놓았더니 뭐? 엄마는 꽃 안좋아하잖아? 애새끼 키워봤자 아무 소용없다. 대략 이런 느낌으로 서운한 마음을 털어놓는다. 그러자 냥이는 참고 희생하는 엄마보다는 좀 더 좋아하는 거 표현하면서 살아라. 본인을 위하는 게 자신을 위하는 것이라는 조언을 한다. 뭐 여기까지라면 별 큰 감동이 없었을 건데 장면이 바뀌고 아들이 지하철에서 꽃을 보고 즐거워하는 할머니를 보고 엄마를 위해 꽃다발을 사온다. 엄마는 무척이나 즐거워한다. 스스로 깨닫고 엄마에게 꽃다발을 안겨준 아들이라는 장면이 이어지자 괜히 더 찡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저 엄마에게 참지 말라는 조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보는 자식들에게도 자식놈들아 엄마 생각 좀 하라고 묵직한 메세지를 던지는 것 같아서 느끼는 바가 컸다.


어리고 젊은 친구들이 나오는 에피외에도 앞서 소개한 '꽃을 좋아하는 엄마' 에피처럼 나이 든 장년층이 나오는 에피가 많은 것도 매우 좋았다. 책은 총 3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챕터1 서툴지만 찬란한 날들에서는 젊은 친구들이 미래에 대한 고민이나 일상에서의 고민, 젊은 친구들에게의 응원 같은 내용을 다루고 챕터2 나누며 채워지는 날들에서는 엄마나 가족에 대한 사랑이야기가 챕터3 저물며 차오르는 날들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나이를 먹어가는 것과 추억이 쌓여가는 것에 대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보통 공감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주로 인스타툰을 보는 주독자층의 나이대인 젊은 친구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될텐데 특이하게 부모님 세대와 그 윗세대에 대한 이야기에도 많이 담고 있다는 점이 작가의 사람에 대한 큰 사랑과 관심이 느껴져서 더욱 따뜻하고 다가와서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로가 필요한 날, 친절한 상어 씨를 만나 봐
안드레스 J. 콜메나레스 지음, 최지원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위로가 필요한 날, 친절한 상어 씨를 만나 봐]는 안드레스 J. 콜메나레스의 만화 에세이로 인스타 등에 올린 만화를 책으로 엮어서 출시를 한 것인데 아마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듯 하다. 복잡한 줄거리나 특별한 이야기 전개가 있는 것이 아니고 짧은 에피소드별로 몇 컷의 만화를 그려낸 숏콘텐츠 형식인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형식으로 인스타나 블로그 등에 연재하는 인스타툰 같은게 많이 있고 이를 힐링툰이라고 칭하기도 하는 것 같다. 이런 류의 인스타툰들은 편안하고 귀여운 그림체와 따뜻한 메세지로 평범함 속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거나 여러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스토리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내용인 것이다.


친절한 상어 씨는 우정과 사랑, 사람들과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사람을 사귀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인데 이런 일로 어려움을 겪고 마음을 다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상처받고 마음을 다쳐도 다시금 사랑과 우정을 갈구하는데 어쩌면 이런 사람과의 관계는 우리가 살면서 늘 마주치는 영원한 화두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백상아리를 주연으로 하고 그외 오징어, 문어, 고래, 바다거북, 게, 산호, 돌고래 같은 바닷속 생물과 펭귄, 북극곰, 바다사자 같은 여러 동물들을 조연으로 해서 바닷속을 배경으로 사랑과 우정, 관계에 대한 심오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죠스라는 영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물 위에 떠올라 있는 상어의 지느러미만 보면 모두들 두려워하고 도망치게 되는데 이때문에 물속에 감추어진 상어의 스윗하고 친절한 또 다른 이면을 놓치게 된다고 한다.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일텐데 어떤 하나의 면 때문에 그 사람의 속을 알지 못하고 오해하고 관계를 망쳐버리는 일이 많다. 그런 점에서 착안하여 평소 무섭게만 생각하던 상어를 과감하게 주인공으로 해서 다정하고 친절한 모습으로 다른 바닷속 생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가는 일종의 반전스토리를 그려가는 것이다. 아무리 무서운 상어라고 하더라도 이렇게나 귀여운 모습으로 그려놓으면 무서워할래도 무서워할 수는 없겠지만..


각각의 카툰은 바닷속 친구들을 그린 그림과 그들의 짧은 대화나 독백 같은 문구들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특이하게 가장 아래 영어 원문도 함께 병기되어 있다. 아무리 잘 번역했다고 하더라도 번역하는 과정에서 원문이 가진 의미나 미묘한 늬앙스가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영어 원문을 함께 읽으면 작가가 의도했던 어감의 차이나 느낌까지 전부 캐치할 수 있어서 영어 원문을 함께 표기해놓은 것도 상당히 좋았다. 일단 문장 자체가 그리 길지 않아서 영어 원문도 짧고 간략해서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읽을 수 있는 수준이라서 가볍에 읽어보면 좋겠다.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이것으로 영어공부도 될 것 같다.


카툰의 컨셉은 부정적인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거나, 관계 속에서의 오해를 해소하고,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고, 보잘 것 없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아내고,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장점을 찾는다는 식으로 전체적으로는 희망과 사랑, 화해와 소통이란 주제가 이어져 있다. 이렇듯 내용도 잔잔하고 바닷속 친구들은 전부 너무 귀엽고 깜찍하게 그려졌는데다가 이 친구들이 벌이는 행동이나 상황들도 흐뭇한 웃음이 날만큼 귀여운 것들이라 책을 읽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업되고 편안해진다. 크게 막 재미있거나 큰 깨달음을 얻거나 엄청난 위로가 된다기 보다는 편안하고 소소한 미소를 띄게 한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다.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보면 책을 읽으며 소소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바닷속 생물들이 등장하지만 이들의 행동이나 이들이 벌이는 상황은 전부 실제 우리의 일상적인 일들이라서 누군가는 실제로 같은 상황이나 비슷한 경험을 하기도 했을 것이고 그래서 더욱 공감대가 형성될 것 같다. 보통 이런 류의 그림 에세이는 함축적인 이야기가 많다. 사실 그 내용 자체는 별 게 없지만 그걸 읽는 독자가 혼자 머리 속으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자기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하고 메세지를 찾아내게 되는데 그렇다보니 그냥 생각없이 진도를 빼듯이 빠르게 읽어나간다면 재미없는 그저그런 평범한 4컷만화 정도 밖에는 안 되겠지만 속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면서 읽어간다면 잔잔한 재미와 소소한 감동, 작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아무 페이지나 펴서 몇장씩 읽다보면 어느새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존배낭 - 재난에서 나를 지켜주는 대피 & 피난법
우승엽 지음 / 들녘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 겨울은 세계 곳곳에서 혹한과 폭설로 인한 사고가 잇다르고 있다. 한국 역시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전세계를 강타한 폭설과 한파는 마치 재난영화 투모로우를 연상시키며 지구의 위기를 경고하는 것 같다. 폭설에 자동차나 집 안에 고립되어 생명을 잃었다는 뉴스도 전해지는데 미리 이런 재난에 대비를 했더라면 최악의 상황은 면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비단 이러한 자연재해 뿐만이 아니다. 바로 얼마전에는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 영공으로 침범하는 일이 있었고 이에 대통령이라는 자는 확전을 각오한다며 전쟁도 불사한다는 망발을 쏟아내었다. 정권이 바뀌면서 끝없는 북의 도발과 남의 대책없는 강공발언에 한반도에는 전쟁의 기운이 높아져만 가고 있다.


포항지진으로 인해 한국도 더 이상 지진에서 자유로운 곳이 아니라는 인식이 생겨나고, 노후된 원전을 제대로 관리하지도 않고 계속 사용 중이라 언제 후쿠시마 꼴이 나더라도 이상하지도 않다. 이상기온으로 인한 산불이나 폭설 등 기상이변에 의한 재해도 점점 자주 발생되고 있으며 전쟁의 위협까지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재난과 재해는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이런 재난이나 재해 발생시 집을 나와 급하게 대피를 하더라도 빈손으로는 하루 이상 버티기가 힘들다. 특히 문명이란 틀 속에서만 살아온 현대인들은 아무런 준비없이는 살아남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런 비상시를 대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미리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줄 생존배낭을 꾸리는 것이다. [생존배낭_재난에서 나를 지켜주는 대피 & 피난법]은 나에게 맞는 생존배낭을 꾸리는 법과 대패법을 알려주는 서바이벌 가이드북이다.


책은 총 7장으로 생존배낭에 대한 개요와 구성과 비상식량, 물과 정수법, 비상용품과 보온용품 등 생존배낭 및 생존용품에 대한 설명과 함께 대피장소 대피요령, 대피시 유의사항, 임시 쉘터 만들기 등 재난 발생 시의 대피&피난법에 대해서도 쉽고 상세하게 알려준다. 책은 꽤 두꺼운 편으로 내용이 상당히 충실하다. 실물 사진과 그림 등으로 시각적인 설명이 많고, 장비나 용품 등의 목록도 간결하게 잘 정리해 놓아서 참고하기에 좋다. 앞서 서바이벌 가이드북이라고 책을 소개했는데 이 책은 여러 서바이벌 기술 중에서도 생존배낭이라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좀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쪽으로 관심이 많아서 서바이벌과 생존 관련 책을 좀 봤었는데 대부분의 책에서는 이런 재난이 발생한 상황을 상정하고 거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그야말로 원시적인 야생에서의 생존 매뉴얼들을 알려주는데 솔직히 도시 촌놈들은 그런 책을 봐도 따라하기도 힘든 것들이 많다. 반면 여기서는 재난이 발생한 후 대응하는 기술이 아닌 재난과 재해가 발생하기 전에 재난에서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생존의 첫 단계인 생존배낭 꾸리는 노하우를 알려주고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대비책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현실적이고 효용성이 높다고 하겠다.


우리는 재난이라고 하면 핵전쟁 이후 폐허가 된 아포칼립스 상황을 연상하지만 사실상 현실에서 마주하게 되는 재난이란 안전사고나 지진,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 등으로 재난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안전지대나 쉘터로 몸을 피하게 되거나 구조를 기다리게 되는데 생존배낭은 그 기간동안에 필요한 생존도구이다. 당연히 그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지만 보통 재난과 큰 사고 발생 시 3일 즉 72시간이 골든타임이며 이를 구조시점 한계로 여긴다고 한다. 말하자면 갑작스러운 재난 상황에 처했을 때 72시간이 골든타임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구명조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생존배낭이라는 것. 그래서 생존배낭을 72시간 생존배낭 등으로도 부른다고 한다. 생존배낭은 오래 버티기 위해 무조건 많은 식량과 장비를 때려넣는다고 좋은 게 아니라 작고 가벼워야 한다고 말한다. 장비와 식량 리스트는 되도록 간단하게 만들고 용도가 겹치는 것이나 불필요한 것이 없는지 확인하여 배낭을 꾸려야 한다. 그리고 생존장비를 준비할 때는 장소와 주위 환경, 장비의 특성, 익숙함의 여부 등을 따져서 생존의 목적과 지향점에 맞게 장비를 선택해야 하는데 언뜻 보기에는 중요해 보이지만 자신의 생존배낭에 맞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빼라고 한다.


책에는 상식을 깨는 내용들이 많다. 예컨데 우리는 비상식량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라면을 떠올리는데 라면은 유통기한이 짧고 튀긴 제품이라 금방 산패되어 냄새와 맛이 나빠지며, 요리하기 위해 물과 불이 필요한데다가 부피까지 커서 생존배낭에 들어가는 비상식량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 오히려 국수는 면발이 가늘어서 금방 익기 때문에 간장이나 고추장에 비벼 먹기 좋고, 유통기간이 상당히 길어서 장기 비상 식량으로도 매우 적합하다고 한다. 국수를 비상 식량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의외였다. 작년 11월 경북 봉화의 광산이 무너지며 광부 두 명이 지하에 갖혔다가 9일만에 상당히 건강한 상태로 구조되었다. 이때 두 사람은 믹스커피를 매일 조금씩 먹었다는데 믹스커피는 열량과 칼로리가 높고 휴대도 간편해서 상당히 좋은 비상식량이므로 생존배낭에도 넉넉하게 준비하라고 한다. 디저트 정도로만 생각했던 믹스커피가 훌륭한 비상식량이라니 의외였다.


그리고 생존배낭이라고 하면 말그대로 배낭만을 떠올리게 되는데 꼭 배낭 형태에만 국한하지 말고 휴대나 이동이 용이하기만 하면 쇼핑카트나 여행용 캐리어도 상관이 없다고 한다. 사실 새존배낭이란 말을 들었을 때 계속 배낭만을 생각했었는데 그런 고정관념에 빠질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주위의 여러 도구와 장비들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책에는 쇼핑카트나 여행용 캐리어, 휴대용 생존팩, 파우치 및 생존조끼 등 다양한 형태의 생존배낭 꾸리는 법을 설명해놓고 있어서 잘 읽어보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여 준비하면 좋겠다. 챕터6에서는 비상용품과 보온용품에 대한 설명도 품목별로 하나씩 상세히 설명을 해주는데 상당히 다양한 물품을 다루고 있어서 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대피와 관련된 여러가지 정보도 얻을 수 있어서 미리 알아두면 유용할 것 같다. 챕터7 생존하라 파트에서는 서바이벌 생존 노하우 등을 알려주는데 솔직히 책을 본다고 해도 실제로는 따라하기 힘들 수도 있는 것들이지만 그래도 상식적으로 일단 알고는 있으면 아무래도 도움은 될 것 같다.


핵전쟁 이후의 아포칼립스나 무인도에 혼자 표류하게 되어 야생 속에서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기술을 알려주는 서바이벌 생존 법칙 같은 것이 아니라 재난과 대형 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72시간의 골든타임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생존 물품과 비상식량을 준비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현실성이 있고 단순히 알아두면 좋을 정보 같은 것이 아니라 생존에 필수적인 실질적인 준비물들로 위험에 대비한다는 의미이므로 언제 닥칠지 모를 위험에 대비해서 책을 보고 나에게 맞는 생존배낭을 미리 구비해놓고 생존에 필요한 여러 정보들도 상식적으로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책이 상당히 충실하고 알차서 생존배낭에 대한 많은 정보나 다른 많은 생존에 관련된 정보를 얻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할만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재미있어야 영어가 들린다 - 웹소설 오디오북에서 미드, 영화까지: 들리는 영어를 위한 콘텐츠 가이드북
한지웅 지음 / 느리게걷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선 [재미있어야 영어가 들린다]란 책의 제목만 보고 많은 사람들이 책의 정체성에 대해 큰 오해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타이틀만 보면 재미있게 영어 공부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히어링북이거나 웹소설 오디오북에서 미드, 영화 등 여러 콘텐츠의 일부 내용을 수록해놓고 그것을 들어보며 재미있게 영어 공부를 하는 교재 같은 것으로 생각하기 쉬울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히어링북이나 영어 교재가 아니라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가이드북이다. 즉, 수많은 콘텐츠 중 영어 공부를 할 때 어떤 콘텐츠를 선택하면 좋을 것인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실제로 영어 카페 등을 보면 수많은 영화와 미드 중에서 영어 공부에 적합한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보는 사람도 많은데 그에 대한 답을 주는 책인 것이다.


재미있어야 영어가 들린다는 건 어쩌면 누구나 아는 당연한 말이다. 과거에는 뉴스를 보는 것이 듣기 공부에 좋다는 말도 많이 했었다. 아나운서의 정확한 발음과 사회·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어휘와 표현들 폭넓게 배울 수 있고, 문법에 맞는 정확한 말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옛날에는 뉴스로 공부를 하라고 말을 했었지만 반대로 뉴스는 상당히 어렵고 또 지루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뉴스보다는 재미있는 미드로 회화 공부를 한다. 한때 가장 유행했던 회화공부용 미드는 단연 '프렌즈'다. 유창한 영어 실력을 자랑하는 BTS의 RM도 이 프렌즈로 영어 공부를 했다고 할 정도로 아주 유명하고, 영어 교재용 미드의 대표주자이다. 하지만 90년대의 드라마로 너무 오래되다보니 지금 젊은 친구들이 보기엔 약간 괴리감이 느껴질 수도 있을텐데 그래서 자신의 영어 수준이나 취향 등에 따라 자신에게 적당한 콘텐츠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책은 오디오북,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등으로 나누어서 저자가 추천하는 영어 학습용으로 알맞은 콘텐츠들을 소개하고 있다. 각 작품별로 소개하는 콘텐츠의 타이틀과 연도, 러닝 타임 등의 기본적인 개요와 함께 그 콘텐츠의 간략한 내용의 요약이라던지 인상비평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해당 콘텐츠에 대한 소개는 여타의 영상물 가이드북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예컨데 드라마나 영화, 애니의 경우 특별히 해당 콘텐츠가 왜 영어 학습에 적합한지, 학습교재로서 이 영상만의 장점 같은 것에 대한 이유 같은 것은 거의 나오지 않고 그냥 이 영화는 어떻고, 이 드라마는 어떤 겁니다 라는 식의 일반적인 미디어 비평에 다름 아니어서 굳이 왜 이 콘텐츠가 선택되었는지, 왜 이 콘텐츠를 추천하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말하자면 다른 이유없이 정말로 해당 콘텐츠의 재미라는 측면만을 놓고 콘텐츠를 선택한 것처럼 보여진다.


영어 쉐도잉에 적합한 영화나 드라마는 주로 드라마나류를 많이 꼽는다. 액션영화의 경우는 대사가 빨라서 알아듣기 힘들고, SF 영화 같은 경우는 일상에서는 잘 쓰지 않는 표현이나 어휘들이 많기 때문에 일상적인 회화를 배울 수 있는 드라마 장르의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추천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해리 포터나 스타 트렉, 스타워즈 같은 SF영화가 잔뜩 들어가 있다. 영화 파트만 보면 SF물이 과반을 넘는 것 같다. 물론 SF나 장르 영화라고 영어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영어 쉐도잉에 적합한 장르를 드라마라고 하는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왜 그런지 잘 생각해보라.


각 콘텐츠마다 별점으로 난이도를 달아놓았는데 웃기게도 다큐는 전부 난이도가 3.0이고, 애니는 3.5, 드라마와 영화는 4.0~4.5이다. 난이도를 나누라고 하니까 다큐, 애니, 영화 각장르별로 난이도를 나누어 놓고 각각 일관되게 동일한 난이도의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런 식의 구분은 상당히 당황스럽다. 보통은 하나의 장르 내에서 여러 난이도의 콘텐츠를 소개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나? 예컨데 미드 중에서도 난이도에 따라 쉬운 드라마부터 어려운 드라마를 나누어서 소개하고, 영화 역시 난이도가 낮은 영화와 높은 영화를 구분하여 스스로 자신의 수준에 맞게 선택해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 상식 아닌가? 장르별로 난이도가 다 똑같은 것만 소개해놓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식이라면 솔직히 그냥 아무 영화나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 흥행한 영화, 재미있는 영화를 보면 되는 거지 굳이 이 책의 도움을 받을 이유가 없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책은 상당히 무성의하게 보인다. 이런 류의 가이드북이라면 소개하는 콘텐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필수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그 콘텐츠의 포스터나 관련 이미지를 삽입해서 보여주는게 당연하게 여겨지는데 여기는 그런게 일절 없다. 그런 포스터나 이미지를 삽입하면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다 빼버린 것인지 혹은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떻게 콘텐츠 가이드북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음에도 그 콘텐츠를 보여주는 사진 한 장 없단 말인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애초에 재미있는 영상물이나 오디오북으로 재미있게 영어 학습을 하자는 건 굳이 이런 책을 읽지 않더라도 누구나 안다. 누가 재미있는 영화, 재미있는 미드가 뭔지 몰라서 안 보는 줄 아나? 단지 재미만 있는 영화가 아니라 재미도 있으면서 영어 학습에 도움이 되고, 유용한 표현들을 쉽게 배울 수 있는 콘텐츠가 뭔지 모르니 그걸 알려달라는 거지 그저 이 영화가 재미있고 이 드라마가 재미있다는 저자의 개인적 소감과 비평을 알고 싶은 게 아니다. 이런 식의 추천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고, 그다지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재미있어야 영어가 들린다 - 웹소설 오디오북에서 미드, 영화까지: 들리는 영어를 위한 콘텐츠 가이드북
한지웅 지음 / 느리게걷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어 학습을 재미있게 하고 싶을 때 보면 좋을만한 컨텐츠를 알려주는 가이드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