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자들의 삶
마테오 B. 비앙키 지음, 김지우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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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자살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양면적이고 복합적인 인생에 있어, 삶만큼 큰 비중으로 우리의 생각 속에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인생이란 명확한 목적이나 의미가 있지 않고, 탄생 그 자체로 주어진 전제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죽음 중에서도 특히 스스로 선택한 죽음과 그로 인해 남겨진 자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1. 남겨진 자들의 고통

연인의 죽음, 그것도 얼마 전 결별을 한 연인의 자살. 
이것이 이 소설의 시작점이다. 
그리고 그것은 '고통'이라는 단어로 압축된다. 
당연히 그 고통은 자살한 자의 것이 아니다. 그 자살로 인해 남겨진 자들의 것이다. 

그러나 저자도 지적했듯이, 지금까지 사회가 만들어놓은 기록, 연구, 예술 등에서 남겨진 자들에게 초점을 맞춘 것은 아주 드물다. 
거의 대부분 자살한 자의 심리, 여건, 고통에 대한 것들뿐이다. 
이 점에서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독특한 시점을 제공한다. 
남겨진 생존자들의 감정과 고뇌와 갈등을 묘사하고, 그것들이 갖는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예컨대, 무방비적인 죄책감, 한없는 고독감, 인생의 허무함, 상황의 잔혹함, 관계적 소외감, 무력함의 비애감 등을 때로는 고백적으로, 때로는 관찰자적으로 전달한다.

남겨진 자에게 예고 없이 찾아온 비극과 슬픔은 소설 중 서술된 '갑자기 터져나오는 울음'과 같다.  

2. 생존자들의 과제

남겨진 자들은 고통뿐만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그 고통을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도 부여받게 된다. 
이 가혹한 형벌에 그들은 어떻게 대처하는가. 
이 점이 본 소설의 나머지 하나의 큰 축이다. 

겪어보지 못한 고통을 받아들이며, 그들은 본능적으로 치유가 필요함을 느낀다. 
그러나 그 무경험이라는 태생적 본질로 인해, 그 해결책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일상에 있어 이리저리 부딪히고, 또 다른 실수들을 저지르고, 주위에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혼자만의 심연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그들은 이렇게 자신이 자초하지 않는 고난이 만들어낸 숙제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그런 방황과 좌절의 반복 끝에 어렴풋이 그 돌파구를 찾아간다. 
그러나 해방구는 논리적이고, 총체적이거나, 부드럽고 매끈하지 않다.
우연적이고, 일시적이며, 유한하고, 한계가 존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가 표현했듯이, 임기응변적이다. 

또한, 이런 과제 극복의 돌파구가 불완전한 것이, 우리의 삶과 너무 닮았다는 것을 독자들은 알아차리게 된다.    


#남겨진자들의삶 #김지우 #문예출판사 #마테오비앙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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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서로에게 상처받을까 - 다툼과 이별하고 소중한 관계를 지키는 부부 대화의 모든 것
한승민 지음 / SISO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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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부부관계를 깨진 그릇에 비유한 후, 그 그릇을 예전과 똑같이 만들 수는 없지만,
서로의 노력과 인내와 헌신로, 새로운 그릇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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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서로에게 상처받을까 - 다툼과 이별하고 소중한 관계를 지키는 부부 대화의 모든 것
한승민 지음 / SISO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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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부부'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함께 연상되는 단어는 무엇인가.
십중팔구 많은 사람들이 '부부싸움'이라는 말을 떠올릴 것이다. 
부부란 그렇게 아이러니한 것이다. 
죽지 못할 만큼 사랑해서 만난 사이가 어떻게 이렇게 되는 것일까. 

이 책은 그 이유와 해결책에 관한 이야기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우리는 서로가 소중하기 때문에 다툰다'라는 것이다. 
이처럼 정확하고 동시에 감성적인 분석이 있을 수 없다. 
이 문장을 음미하는 것만으로도 독자는 큰 수확을 얻어가게 된다.
또한 이와 같이 '사랑'이라는 본질적인 핵심을 짚어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다 보니 좋은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어서 필자는 필연적으로 다투게 되는 부부들을 위한 처방들을 서술하게 되는데, 
그것들 중에 제일 중요한 것은 단연코 '대화'라고 강조한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여부, 상처로부터 치유될 수 있는지 여부 등은 무엇보다 서로 '공감'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데,
그 공감은 대화를 통해서만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대화'와 '공감'은 부부가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최고의 가치로까지 여겨진다.    

그리고 그런 대화를 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그 중 기억에 남는 내용은 대화를 잘하는 것이란,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상대를 이해할 수 있고, 그것을 기반으로 감정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대화와 공감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재차 강조한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노력을 상대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아주 흥미롭다. 
쉽게 말해, 자신의 '상대방 이해 노력'을 상대가 알아차리도록 잘 '홍보'해야 한다는 것인데, 
위트 있는 주장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것이 현실에서 얼마나 중요한 지 금새 깨닫게 된다. 

ps
상처 입은 부부관계를 깨진 그릇에 비유한 후, 그 그릇을 예전과 똑같이 만들 수는 없지만, 
서로의 노력과 인내와 헌신로, 새로운 그릇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부부대화 #부부소통 #우리는왜서로에게상처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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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 - 차원이 다른 삶은 AI로 설계된다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25
이경전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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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필자의 입장은 분명하다. 인공지능은 사람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것을 도구의 차원에서 잘 활용할 방법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앞으로 그 도구는 모든 사람이 쓰게 될 것이고, 모두의 인생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즉 인간을 뛰어넘을 수는 없겠지만, 인간에게 혁명적인 영향을 주는 주체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과연 도구의 차원에 머문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벌어질 양상, 그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그 공존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상적인 것은 쉬운 말로 인공지능을 설명한다는 것이다.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어 일상어를 중심으로 신기술을 안내하고, 그 매커니즘을 서술한다.
최대한 풀어쓴 기술적인 내용과 직관적인 비유를 활용한 요점 설명은 독자가 본문의 어려움으로 인해 길을 잃는 경우를 예방한다.  
명칭만 알고 있던 사람들도 그 핵심적 작동원리, 그 파급력에 대해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이라는 변혁 앞에 서게 된 사람들의 생각과 태도에 대해 초점을 맞춘 것도 특징이다. 
그는 급변하는 외부요인에 대해 어떻게 중심을 잡고, 현실에 적응하며, 미래를 계획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이 고민한 대안들도 제시한다. 
예컨대, 2부에서 필자는 인공지능과 차별화되는 인간적 자본을 강화할 것을,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들과 친해질 것을, 인간만의 혹은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어낼 것을 주문한다. 
언뜻 보면, 기존에 이미 나와 있는 담론들이며, 너무 쉬워 보여 모호하고 막연해 보일지 모르나, 인공지능으로 인해 일상이 빠르게 영향을 받는 시점에서 단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주제들을 제시한다. 
 
또한 3부 이후에 필자는 인공지능과 삶의 지혜 및 인생론까지 연계하는 시도도 한다. 
독자는 이 부분을 읽으며 미래의 인공지능의 위력과 위상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것, 첨단기술이 더 이상 일부 사람들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AI는어떻게인생의무기가되는가 #이경전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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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명상록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사토 켄이치 엮음 / 도서출판 더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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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명상이 좋다는 것은 모두가 안다. 
그러나 실천하기는 어렵다. 
역설적이게도 너무 많은 생각이 한꺼번에 떠오르거나 아예 생각할 거리가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당혹감을 느껴본 사람에게 간단한 조언을 하자면, 
단촐한 화두가 하나만 던져져도 눈을 감고 그것에 집중하기 쉽다.
예컨대, '하루의 행복은 무엇인가', '걱정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등등.

그리고 이 책은 그런 소박한 화두를 던져주고, 그에 대한 고대 황제의 안내까지 선사한다. 
 
이 이야기들의 가장 큰 강점은 인간적이라는 것이다. 
로마의 황제, 아우렐리우스는 흡사 성인의 수준만큼 사람들의 추앙을 받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가 하루를 마무리하며, 전장의 천막 속 책상에 홀로 앉아 써내려간 기록은 너무나 친근하다. 
그도 우리와 같은 한 인간이었고, 우리가 겪는 고민, 갈등, 번뇌를 모두 고스란히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도전들을 최선의 방향으로 대처하려고, 때로는 자신을 채찍질하고 때로는 자신을 위안하며 정진해나간다. 

이런 강점 덕분에 독자는 그의 행보만큼 사색마저 황제다운 한 사람의 사유와 성찰을 목격하고 따라갈 수 있다. 
그가 던지는 소재와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비교할 수 있다. 
한 페이지를 넘지 않는 진솔한 문장들을 본 후, 조용히 눈을 감고 명상에 잠길 수 있다. 
그렇게 마음과 정신을 비우고, 책장과 자신의 생각을 넘기다 보면, 그가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우리 역시 때로는 자신을 다잡고, 때로는 자신을 변호하며, 때로는 자신을 이해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ps
초역은 매력이 있다. 통상적으로는 과도한 의역은 사람들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키지만, 역자의 관점과 해석이 녹아 있는 초역은 독자를 자극하는 메시지를 주기도 한다. 
역자가 단순히 말을 옮기는 무색무취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유심히 문장을 바라보고 그 행간의 의미를 발굴하려 했던 사람의 색깔이 가미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초역을 접하는 독자 역시 자신만의 색으로 그 문장을 해석하려는 동기를 이어 받는다. 


#초역명상록 #사토켄이치 #더북 #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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