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톨과 조각난 에메랄드 퀸톨TV 오리지널 스토리북 2
소혜 그림, 임정우 글, 퀸톨TV 원작 / 서울문화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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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아이들이 책과 관련하여 즐길 수 있는 것들은 무조건 많아져야 한다. 
책은 유투브, 텔레비전, 인터넷, 게임 등과 같은 다른 강력한 경쟁자들을 혼자만으로는 이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리 재미 있는 이야기도 현란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는 시각 매체에 절대 대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책과 친하게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이 그 어려운 물음에 대한 현실성 있는 답을 준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당연히 이 책의 제작 배경이다. 
'오리지널 스토리북'이라는 문구가 일차적으로 이 이야기 책의 성격을 말해준다. 
유투브의 게임 스토리 채널이 제작한 아이들용 소설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단순히 소설이 아니라, 게임 속에서 이야기를 꾸며 나가는 유투브 채널이 그들의 세계관 속에서 만들어낸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다. 
소설이 먼저 인기를 얻은 후 그것을 바탕으로 2차 창작물이 만들어진 것이 일반적인데, 이 경우는 그 반대에 가깝다. 
이는 마인크래프트와 로블록스라는 자유도가 높은 게임과 유투브라는 진입장벽이 낮은 방송 매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이런 특징들로 인해, 통상적인 소설들과 다른 문법이 적용된다. 
예컨대, 소설의 여러 요소 중 캐릭터가 특히 강조되고, 이야기 구성에 있어 수요 독자들에 대한 상호소통력과 친화도가 아주 높다.
그리고 강력한 영상 매체와 상생하는 관계이다 보니, 아이들이 책에 대한 지루함과 거부감이라는 장애물이 없이, 다가갈 수 있다. 
즉 영원한 과제로 남아 있던, 아이들과 책이 가까워지도록 하는 것이 IT 기술 발전이라는 의외의 조력자를 만난 것이다. 

다음으로, 이야기 자체로도 재미가 있고 구성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즉 앞서 언급한 다른 부수적인 보완 수단이 없이도 온전한 콘텐츠가 된다는 것이다. 
유투브라는 매체 자체가 철저히 수요 독자층의 기호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상호 피드백도 신속하고 정확하다 보니, 
그것을 기반으로 만든 이야기는 모든 측면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독자의 기대감을 충족한다. 
아울러 선풍적인 인기와 자본이 뒷받침되는 순간부터는 그런 장점이 급속도로 극대화된다.  

#서울문화사 #퀸톨과조각난에메랄드 #임정우 #소혜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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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우주로 간 날의 기적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67
샘 어셔 지음, 이상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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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우주는 언제나 어린이들의 이상향이었다. 
점점 똑같아지는 일상, 모든 걸 제약하려는 부모, 슬프거나 화가 나는 일들의 연속 등, 
이런 일련의 흐름 속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다른 세계로 여행할 수 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멋있는 우주선과 우주비행가가 있고, 존재만으로 빛나는 별들이 있으며, 미래의 꿈이라는 희망이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우주에 대한 아이들의 상상력에 추진력을 더해주고, 정제된 단면을 선사해주는 이야기이다. 

가장 큰 강점은 그림의 완성도이다.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그래픽 노블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림의 수준이 높다. 
선의 터치, 색상의 선택, 구도의 설정, 서사와의 결합 등 모든 면에서 조화롭고 디테일이 뛰어나며,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아울러 페이지마다 허투로 된 작화가 하나도 없고, 풍성한 장면 컷과 섬세한 묘사, 매력적인 표현과 연상, 전문가적 손길이 독자를 몰입하게 한다. 
특히 중요한 장면들에 대해서는 두 페이지에 걸친 거대하고 아름다우며 시원시원한 그림들로 그 미적인 효과를 극대화한다. 
검은 배경의 우주를 할아버지와 함께 유람하는 장면, 우주비행사들과 만나 대화하는 장면, 우주정거장에 들어가 그 내부에 압도되는 장면 등,
명장면, 인상적인 그림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다. 
한마디로, 우주라는 아이들의 상상 속 천국을 묘사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이야기 자체도 아주 잘 만들어져 있다. 
마치 한여름 밤의 꿈처럼, 올해 들어 가장 더운 어느날, 주인공 아이와 할아버지는 무료한 현실을 떠나 지붕 위로 올라간 후, 별들과 행성을 바라본다. 
그리고 불현듯 찾아온 생각에, 마치 오래 전부터 계획한 것처럼 짐을 꾸리고, 우주선을 만들어, 별들과 행성을 향해 떠난다. 
그 모험에서 주인공은 우주비행사와 만나 그들을 도와주고, 우주를 여행하며, 깜짝 놀라는 위기를 무사히 극복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기승전결이 우아하게 갖춰진 이 이야기 속에서 독자 아이들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상상과 동경을 채울 수 있다. 
어느 과학 서적보다도 더 값지고 기억에 남을 꿈과 희망의 우주를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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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판소리 - 조선의 오페라로 빠져드는 소리여행 방구석 시리즈 3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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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영화가 없던 시절, 사람들이 이야기를 소비하던 가장 종합적이고 예술적인 방식이 있었다. 
서양에는 오페라, 우리나라에는 판소리가 그것이다. 
그런데, 영화가 등장한 이후, 오페라는 자신만의 고유하고 신성한 영역을 구축한 반면, 
판소리는 점점 그 입지는 물론, 존재의 기억조차 잃어가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판소리라는 이야기 예술이 얼마나 아름답고 재미 있는지를 알려준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기발한 기획이다. 
제목에서부터 편집진들의 기획력은 드러난다. 
'방구석'이라는 친근하고 안락한 단어를 붙여, 집 안에서 많은 취미활동을 하는 최신의 트렌드를 활용하고, 
'조선의 오페라'라는 홍보 문구로 한국적인 문화에 대한 갈증과 수준 높은 예술에 대한 기대감을 모두 충족한다. 
아울러 소리로 떠나는 서사 여행이라는 컨셉 역시, 서사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금의 문화적 요구도 반영한다.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익숙한 판소리 다섯 작품을 호기심을 유발하는 부제들과 함께 서두에 배치하였고, 
'잃어버린 조선의 아리아들'이라고 이름 붙여, 현재 완벽히 전해지지 않고 있는 판소리 네 작품도 다룬다. 
제목만큼은 이미 알고 있는 판소리들이지만, 예쁘고 아기자기한 수식어라는 포장지로 감싸서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또한 전통 판소리 외에 향가, 고전시가, 고전소설도 포함하여,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본문 구성에 다채로움을 더한다. 

다음으로, 서사 중심으로 내용을 서술한 것이 장점이다. 
판소리는 시각과 청각의 예술이다. 따라서 글로써 그 본질을 전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독자의 관심이 줄어들지 않도록 하면서 판소리의 매력을 전달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필자는 그것을 이야기, 즉 서사로 보았다. 
판소리에 대한 전문적이고, 상세한 설명은 과감히 생략하고, 그것이 담고 있고, 그것에 영향을 준 서사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현대의 인기 있는 드라마보다도 더 재미 있고, 깊이가 있으며, 오랜 세월 정제되어 온 이야기들은 그 자체만으로 아주 매력적이다. 
또한 그 퀄리티로 인해 그것을 내포하고 있던 판소리에 대해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한다. 


#방구석판소리 #리텍콘텐츠 #이서희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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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권력, 미식 경제학 - 음식이 바꾼 부와 권력의 결정적 순간들
쑤친 지음, 김가경 옮김 / 이든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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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음식과 문화에 대한 책은 아주 많다. 
문화의 대부분은 요리와 관련되고, 음식만큼 인간에게 영향을 주는 요소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음식을 넘어, 그것과 관련한 더욱 내밀하고 독특한 배경을 짚어낸다. 
그것은 바로 식욕이다. 
음식을 향한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역사 속에서 부와 권력의 지형을 변혁했는지를 살펴본다. 
음식이 그렇게 영향력을 지닐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을 향한 사람들의 강력한 욕구 때문이었다는 것을 흥미롭게 이야기한다. 
필자의 통찰이 빛을 발하는 지점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사학자, 요리연구가가 아닌 경제 분야 전문가가 들려주는 음식 관련 역사 이야기라는 점이다. 
따라서 역사에 관해서 너무 전문적으로 파고들어가 내용이 어려워지거나, 
음식이나 요리와 대해서 너무 디테일하게 다뤄 사족이 많아지는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전적으로 독자의 관점에서 그들이 관심을 가지고 시사점을 추출할 수 있는 핵심에 집중한다. 
각 챕터의 분량도 간단명료하여, 가독성이 좋고 독서에 속도가 붙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재밌어 하고, 의미를 찾기 쉬운 경제적 관점을 가미하여, 이 책만의 강점을 만든다. 
경제와 정치와는 전혀 관계가 없을 듯한 음식들이 어떻게 세계 역사의 움직임에 영향을 끼쳤는지, 
그렇게 초래된 변화들이 어떤 경제학적 시사점을 지니는지 알기 쉽게 설명한다. 

다음으로, 주요 경제학적 개념과 원리를 흥미롭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제에 있어, 통화의 작동원리와 영향력, 식량 확보와 인구의 밀접한 관계, 위험감수와 기회포착의 상관관계, 수요와 공급의 밀접한 공존 등에 대한 내용을
재미 있는 역사와 음식 얘기에 곁들여,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뛰어났던 역사적 인물, 우연이 만들어낸 역사적 아이러니, 식욕이 촉발한 인간 진화 및 행동양식 등을 재미 있게 읽고 나면, 
어느새 경제학 교과서에서 중요하게 다뤘던 개념과 원리를 복습하게 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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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병과 마법사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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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역사와 판타지.
정반대의 기반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다. 
전자는 엄격한 사실을 기초로 하려 하고, 후자는 느슨한 상상력에 기초를 둔다. 
그러나 이 둘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주 만난다. 
이미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는 많은 판타지 역사물들이 인기를 끌었고, 영화에서도 그런 공식은 자주 흥행을 보증한다.
왜 그럴까. 
그것은 그 상반된 속성의 결합에서 오는 독특한 분위기와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엄히 고정되어 있는 역사는 그 특성상 너무 지루하고 고지식해서 그것에 변형을 주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자유로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판타지는 종종 그 무제한으로 인해 개연성과 논리성을 상실한다. 
따라서 이 둘의 융합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한다. 

그리고 이런 접근을 소설에서 이룬 최근의 성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잘 짜여진 역사소설적 기반이다 
서두부터 필자는 정통 역사소설을 방불케할 정도로 디테일하고 구성이 잘 된 이야기 전개를 보여준다. 
용어부터 시작하여, 배경 설정은 물론, 인물들과 그들 사이의 대화, 일련의 사건들, 
모두 충실한 취재와 준비를 하고 써내려간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최근 현대소설의 문제점 중 가장 큰 것은 구체적이고 성실한 준비 없이, 머릿속의 생각으로만 소설을 쓴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실과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보다는 사고나 의식에서 일어나는 관념적 서술로 이야기를 구성한다. 
따라서 당연히 내용이 부실하고, 막연하며, 모호하다.  
그러나 이 소설은 다르다. 
필자도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이, 자신이 설정한 배경과 관련하여 여러 전문자료, 학술자료 등을 공부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소설 속 이야기에 녹여내어 알맞게 구현했다. 
덕분에 독자는 사념을 점철된 현대소설들 속에서 오랜만에 디테일이 살아 있고, 공력이 들어간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다음으로 역사와 판타지, 세계와 인간이라는 구조적 대응식이 흥미롭다. 
필자는 작동하는 세계 속의 인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작동하는'이라는 수식어가 독특한데, 세계란 그 자체의 매커니즘으로 움직이는, 외재적 변수임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그리고 그 세계라는 무대 위에서 인간이라는 내재적(독립적) 변수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다. 
아울러 세계는 인간이 컨트롤 할 수 없는 '역사, 현실'에 대응되고, 인간의 서사는 자신의 의지로 만들어가는 '판타지, 가능성'에 대응된다. 
필자는 역사와 현실에 기반을 두고 소설을 이끌어가지만, 등장인물에게 판타지와 가능성를 펼치는 역할을 맡김으로써,
역사와 판타지라는 상반된 영역을 조화롭게 결합한다.    


#기병과마법사 #북하우스 #배명훈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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