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사람은 바보가 아니다 - 동네 의사 30년의 결론
나가오 가즈히로 지음, 박현아 옮김 / 지상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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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일본 책답게 제목을 잘 지었다. 
걷기를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근육에 부하가 가는 것도 아니고, 숨이 찰 정도로 유산소 운동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두 다리를 천천히 혹은 조금 빠르게 움직일 뿐인 동작이 어떻게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대부분의 사람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걷기야말로, 사람들에게, 특히 노령자들에게 최고의 운동이라고 말이다. 

가장 큰 장점은 저자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알기 쉽게 편한 언어로 서술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일상적인 소재로 써내려가는 쉬운 내용도 있지만, 의학적 지식에 기반을 둔 다소 생소한 내용도 함께 있다. 
그러나 그 경계가 전혀 체감되지 않는다. 
그만큼 모든 내용을 이해하기 용이하게, 친숙한 문체로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여러 화두를 간단명료한 소챕터들로 분해하여 리듬감 있게 구성한 것도 좋은 점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인용해도, 이 책의 본질은 건강 관련 교양서이다. 
즉 쉽게 지루해지기 마련이고, 이야기적 매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센스와 위트로 그런 단점들이 보완된다. 
그 한 예로 목차만 봐도, 바로 펼쳐보고 싶게 만드는 표제어가 가득하고, 본문을 읽어보면 술술 넘어가는 문장들이 어느새 중요한 정보들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다음으로 걷기와 관련한 종합적인 지식과 정보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단순히 의사로서 걷기 운동의 효용과 효과를 설명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왜 그렇게 되는지, 그것을 진정으로 즐기려면 어떤 방법이 있는지, 노령자와 걷기의 밀접한 상관관계는 무엇이 있는지, 걷기와 관련한 제반 사항은 무엇인지 등등까지 폭넓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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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그래픽 노블 : 예언의 시작 2 전사들 그래픽 노블
에린 헌터 지음, 서현정 옮김, 나탈리 리스.사라 괴터 각색 및 그림 / 가람어린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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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캐릭터와 풍성한 서사가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 대상 책임에도 불구하고, 등장 캐릭터와 서사 구조는 아주 정교하고 깊이가 있다. 
기본적으로는 집에 있던 애완 고양이가 밖으로 나가 모험을 하며 성장하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주인공이 집 밖으로 나서는 순간부터 캐릭터의 향연이 펼쳐진다. 
많은 종류의 종족들은 전체적인 구도를 긴장감 있고 흥미롭게 전개하는데 기반이 되고, 
그 종족들 내부의 다채로운 캐릭터들은 이야기의 재미와 몰입을 책임진다.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마치 어린이용 '캣츠'를 보는 듯하다. 
아울러 이야기의 흐름과 깊이 역시, 독자들의 기대에 충족한다. 
어리고 미숙한 주인공 고양이가 야생의 여러 고양이들을 만나며 위기와 선택의 순간들을 거치며 점점 성숙하고 성장한다. 
어린이 독자들이 감정을 이입하고 공감하며 애착을 가질 만한 서사적 흐름이 있고, 그 안에 내포된 주제와 의미도 잘 짜여져 포함되어 있다. 

다음으로 전체 컬러로 된 그래픽 노블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어린이 독자가 주된 타겟이지만, 수많은 캐릭터와 점진되는 스토리는 아이들이 쉽게 따라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컬러로 된 만화책 형식의 그림이 그런 도전적인 측면을 보완한다. 
부담 없이 그림책을 읽듯이,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린 독자들은 어느새 이야기와 고양이들에게로 빠져들게 된다. 
아직은 우후죽순 등장하는 캐릭터를 이미지화하기 어려워 하고, 이야기의 구조 파악이 다소 힘들 수 있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더없이 도움이 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아울러 고양이의 행동적 습성, 생태적 특성, 역동적인 동작, 재미 있는 대사들도 이 책의 퀄리티를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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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관내 여행자-되기 둘이서 3
백가경.황유지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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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좀 더 어른스러운 여행기가 읽고 싶었다. 
보다 깊이가 있는 에세이를 만나고 싶었다. 
차를 놓쳤다느니, 짐을 잃어버렸다느니, 하는 우스깡스러운 실수담으로 점철된 여행기가 아닌, 
개인적인 감정에 빠져 피상적인 느낌만 나열하고 감상에 빠지는 에세이가 아닌, 
뭔가 다른 여행기와 에세이가 있었으면 했다. 
그리고 끝내 그런 글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평범한 소재에서 비범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두 사람이 엮어낸 여행기이자 에세이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극히 개인적인 글인 여행기와 에세이의 형식을 취하면서 두 사람이 협업을 했다는 것이다 
왜 그들은 그런 협력의 포맷을 취했을까. 
그것은 그 둘이 인간이라는 존재를 통시적인 존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현재라는 제약된 시간과 여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항상 우리의 발 밑에는 축적된 시간이 있고, 우리의 양 옆에는 연결된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들은 그렇게 알게 모르게, 시공을 관통하고 있는 존재인 사람의 본질에 대해 서로 공감한다. 
그것이 이 책이 시작되는 지점이 된다. 
그들은 자신들이 거쳐왔던, 혹은 지나쳐왔던 시간과 공간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을 다시 글로 변환한다. 
즉 '둘이서' 해야만 그런 행동과 생각이 더욱 의미를 지니게 되고, 연결에 있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구멍과 간극을 메우는 해결책이라고 보는 것이다. 

다음으로, '관'이라는 단어의 의미로부터 파생하는 두 저자의 단상과 문장이 흥미롭다는 것도 장점이다. 
서두에서 밝히고 있듯이, 관이라는 말은 인간의 종말을 담는 상자이기도 하고, 미술관과 같은 아름다움을 모아둔 장소이기도 하다. 
아울러 우리의 발 아래에 수없이 지나가는 수도관 등과 같은 문명적 맥락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삼각 구도적 다의성으로부터 이 관이라는 말의 매력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 다의적 풍성함에서는 '관통'이라는 중심 제재가 떠오르고 그것은 다시 사적이고 공적인 고통과 연결된다. 
그 관내를 여행하는 두 사람의 문학적이고 사색적인 여행기가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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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컬렉터스 - 한국의 수집가 17인
이은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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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있어, 작품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진 사람은 누구일까.
대부분은 그 작품을 만든 예술가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작품을 찾아내고 구입하여 소장하는 수집가라고 생각한다. 
그 작품에 운명적인 사랑을 느끼는 것도, 그 작품을 갖기 위해 가장 큰 노력을 하는 것도, 그 작품과 제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도 바로 수집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수집자들을 조명한 예술 교양서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시각적 즐거움, 서사적 재미가 함께 존재한다는 것이다 
페이지마다 수집가들이 선별하여 모은 예술품 사진들이 독자를 반기고, 각 챕터마다 사람과 예술 사이의 끈끈한 유대가 기반이 된 흥미로운 이야기가 실려 있다 
독자들이 이상적으로 희망하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예술품들을 보며 심미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고, 예술을 향한 애틋하고 향수적인 이야기들을 읽으며 서사적 풍성함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책 전체가 컬러로 되어 있어 이런 강점들을 배가시킨다. 
예술을 소재로 한 책 중에 이처럼 사적이고, 특수하며, 개성 있는 저작은 더 이상 찾기 어려울 것이다 
수집가라는 독보적인 주체를 중심에 두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교과서에 실린 역사적 작품, 언론에 자주 소개되는 대중적 작품, 유명한 예술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 등만 익히 보아오던 사람들에게 그런 주류에서 벗어난 숨은 작품들, 수집가들이 자신들의 취향을 반영하여 발굴한 작품들을 안내하는 것도 큰 장점이다 
  
다음으로, 기자의 시선으로 살펴보고 정리한 본문의 글도 이 책의 퀄리티를 높인다. 
수집가들의 이야기를 가능한 가감 없이 채집하고, 독자들이 읽기 좋게 가공한 문장들은 독서의 가독성과 집중도를 높인다.  
또한 문화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저자의 경력도 책 곳곳에서 드러난다. 
피상적인 설명이 아니라, 예술품과 이야기들 속에서 핵심과 의미를 추출하여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더불어, 이 책을 구성하며 다양성과 균형성을 고려하여 수집자들을 선별한 흔적도 보인다. 

#아트컬렉터스 #이은주 #중앙플러스 #문화충전 #서평이벤트

<이 글은 문화충전 200%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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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그리고 고발 - 대한민국의 사법현실을 모두 고발하다!
안천식 지음 / 옹두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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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사법 정의.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단언컨대, 이 단어에 이의와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뭐든지 고착되면 부패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최근 우리 사회는 그런 부패의 흔적을 사법제도에서 수없이 목격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사법제도의 부조리를 고백하며 고발하는 이야기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이 책의 복합적인 성격이다. 
도입부를 읽자마자 드는 느낌은 마치 소설을 읽고 있는 듯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점점 분명해지는 주제와 소재를 보고 있자면, 마치 르포 형식의 저널리즘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상세한 증거를 제시하고 논리적인 추론을 진행하는 것을 보면, 흡사 추리물을 읽고 있는 인상까지 받는다. 
이렇게 다양한 인상을 주며, 다채로운 형식으로 서술하는 덕분에 독자는 생소하고 특수한 이 책의 내용을 차근차근 따라갈 수 있다. 
아울러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진실, 역설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해서 다각도로 접근하여 이성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판결문, 사건의 진행, 각 관련자들의 의견 등을 자세히 싣고 있어, 교양적이고 교육적인 효과까지 내포하고 있다. 

다음으로 사법 정의는 과연 잘 작동하고 있는가라는 아주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는 것이 장점이다. 
본문에서는 명확한 증거와 정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유사한 사건의 다른 결과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실들에 반하여 불합리한 결정을 내리는 사법부가 등장한다. 
그러나 저자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그것에 항거할 적합한 방법이나 수단이 없다. 
더불어 점점 기득권화, 권위주의화, 권력화, 형식주의화되는 사법부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씌여 있다. 
이런 사회의 부조리를 대외적으로 소리 높여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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