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요, 문어 할아버지 책이 좋아 1단계
윤지혜 지음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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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들여다볼수록 기분 좋아지는 그림과 입가에 살포시 번지는 웃음으로 가득한 책으로

책장을 덮고 나서도 자꾸만 앞장을 다시 들추게 만드는 매력이 가득한 책을 소개합니다

《잠깐만요, 문어 할아버지》는 뜨거운 여름날 펼쳐지는 귀엽고 따뜻한 모자 찾기 대작전이에요. 땅 위의 여름이 뜨겁고 멋지다는 거북이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여행을 떠난 문어 할아버지. 하지만 기대와 달리 땅 위의 햇볕은 숨이 턱 막힐 만큼 뜨거웠고, 문어 할아버지는 더위에 지쳐 꼼짝도 하지 못하게 됩니다.

낯선 곳에서 힘들어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니 안쓰러우면서도, 과연 누가 도와줄지 궁금해졌어요

바로 그때 송이와 초코가 문어 할아버지를 발견합니다. 두 친구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먼저 다가가 “제가 도와드릴까요?”라고 인사를 건네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발견해도 낯설거나 부끄러워 쉽게 말을 걸지 못할 때가 많은데, 용기를 내어 다가가는 두 친구의 모습이 참 예뻤어요. 송이는 망설이지 않고 자신이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 문어 할아버지에게 씌워 줍니다. 작은 행동이지만 그 안에는 할아버지가 조금이라도 시원하고 편안해지길 바라는 진심이 담겨 있었어요.

그런데 문어 할아버지에게 꼭 맞는 모자를 찾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문어의 독특한 머리와 여러 개의 다리 때문인지 평범한 모자로는 부족해 보이지요. 송이와 초코는 주변의 사물들을 하나씩 살펴보며 특별한 모자를 상상하기 시작합니다. 옥수수수염은 근사한 모자가 되고, 애벌레와 비구름까지 엉뚱하고 신기한 모자로 변신해요. 다음에는 어떤 모자가 나타날지 기대하며 책장을 넘기는 재미가 가득합니다

아이들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물들이 전혀 새로운 물건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며 마음껏 상상할 수 있어요. “나라면 문어 할아버지에게 어떤 모자를 만들어 줄까?”라고 물어보면 아이만의 기발한 대답이 끝없이 나올 것 같아요. 나뭇잎 모자, 수박 껍질 모자, 얼음으로 만든 모자처럼 책에 나오지 않은 새로운 모자를 직접 그리고 만들어 보는 독후 활동으로도 이어질 수 있겠지요.

이 책에서 모자는 단순히 뜨거운 햇빛을 가리는 물건만은 아니에요. 낯선 여행지에서 지친 문어 할아버지를 걱정하고,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 주고 싶은 송이와 초코의 다정한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돕는 일은 거창한 능력이나 대단한 준비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먼저 다가가 말을 건네고 내가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누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보여 줘요.

《잠깐만요, 문어 할아버지》는 유쾌한 상상력과 따뜻한 배려가 조화롭게 담긴 그림책이에요. 재미있는 모자들이 등장할 때마다 웃음이 나고, 송이와 초코의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살피는 마음도 배울 수 있습니다. 책을 덮고 나면 아이와 함께 “오늘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를 이야기해 보고 싶어지는 책이에요.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도 다정한 마음과 반짝이는 상상력이 있다면 즐거운 추억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랑스러운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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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긴 소원떡 - 아이의 상상력을 빛나게 하는 질문 그림책 그림책그림 2
이가영 지음 / 거북이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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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달토끼가 빚어낸 소원과 욕심 그리고 행복 이야기로

아이의 상상력을 빛나게 하는 질문 그림책이랍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꼭 이루어졌으면 하는 소원 하나쯤은 품고 살아가잖아요. 아이에게 소원을 물으면 장난감이나 간식처럼 귀여운 대답이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가족의 행복을 바라는 따뜻한 마음이 나오기도 하지요. 《세상에서 가장 긴 소원떡》은 이렇게 누구에게나 있는 ‘소원’을 달토끼와 떡이라는 재미있는 소재로 풀어낸 상상력 가득한 그림책이에요.

이야기 속 달토끼는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쉬지 않고 소원떡을 만들어요. 소원을 비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떡도 점점 길어지고, 달토끼는 더욱 바쁘게 움직입니다. 과연 소원은 많을수록 좋은 것인지, 모든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 정말 행복한 일인지 궁금해져 자연스럽게 다음 장을 넘기게 돼요.

특히 욕심쟁이 영감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로워집니다. 영감의 욕심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달토끼는 왜 그의 소원까지 들어주는지 생각하다 보면 단순한 옛이야기처럼 보였던 장면 속에서 여러 질문을 발견하게 되지요.

이 책의 좋은 점은 소원을 빌면 안 된다거나 욕심을 부리면 벌을 받는다는 식으로 정답을 바로 알려 주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달토끼의 선택과 욕심쟁이 영감의 모습을 바라보며 독자가 스스로 생각하도록 기다려 줍니다. “내가 달토끼라면 모든 소원을 들어줄까?”, “원하는 것을 다 가지면 정말 행복할까?” 같은 질문을 떠올리게 하며 소원과 욕심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해요.

아이와 함께 읽을 때는 빠르게 결말만 확인하기보다 장면마다 잠시 멈추어 이야기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너라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어?”, “그 소원이 이루어지려면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하고 물어보면 아이의 솔직한 마음도 들을 수 있겠지요. 단순히 소원을 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무엇보다 이 책의 특별한 매력은 책장을 덮은 뒤에도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어요. 열린 결말 덕분에 아이들은 욕심쟁이 영감과 달토끼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글로 뒷이야기를 써 보거나 그림으로 마지막 장면을 완성해 본다면, 책을 읽는 독자에서 직접 이야기를 만드는 작은 작가가 되는 즐거움도 경험할 수 있어요. 아이마다 전혀 다른 결말을 떠올릴 수 있다는 점도 참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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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문해력
이수연 지음 / 하나의책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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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아이의 독서 성향과 독자 유형을 바탕으로 ‘읽기 전략’을 제시하는 책으로

13개의 실제 사례로 검증된 독서 전략이 담겨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분명 글자는 읽는데 왜 책은 안 읽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잖아요. 짧고 재미있는 영상에는 금세 빠져들면서 책을 읽으라고 하면 짜증부터 내고, 글이 조금만 많아도 어렵다며 덮어 버리는 모습을 보면 부모 마음은 답답해지기 마련이에요. 저 역시 아이가 책을 가까이했으면 하는 마음에 잔소리도 해 보고, 보상도 제안해 보지만 그럴수록 독서가 숙제처럼 느껴지는 건 아닐까 걱정될 때가 있었어요. 『아들의 문해력』은 이런 부모의 현실적인 고민을 정확히 짚어 주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남자아이의 독서 문제를 단순히 의지나 습관의 부족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남자아이는 발달 과정과 관심 분야,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에 맞는 독서 방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모든 아이에게 무조건 같은 책을 읽히고 같은 분량을 요구하기보다, 먼저 우리 아이가 어떤 독자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책에는 아이의 독서 성향을 알아볼 수 있는 질문과 독자 유형 테스트가 담겨 있어요. 아이가 책 자체를 싫어하는 것인지, 읽을 책을 고르는 일이 어려운 것인지, 긴 글에 부담을 느끼는 것인지, 관심 있는 분야만 반복해서 읽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지요. 막연하게 “우리 아이는 책을 싫어해”라고 단정했던 마음에서 벗어나, 아이가 어느 지점에서 어려움을 느끼는지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독자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읽기 전략을 제시한다는 것도 이 책의 큰 장점이에요. 책을 끝까지 읽는 것만 목표로 삼지 않고,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시작하거나 짧은 글부터 성공 경험을 쌓는 등 일상에서 바로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줍니다. 부모가 아이를 억지로 끌고 가는 방식이 아니라, 아이의 속도와 흥미를 인정하면서 책과 가까워지도록 돕는 방법이라 부담이 적게 느껴졌어요.

문해력은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다고 저절로 생기는 능력이 아니라, 내용을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과 연결하며 표현하는 힘이라고 하지요. 그래서 몇 권을 읽었는지 확인하는 것보다 아이가 무엇을 재미있어했고, 어떤 장면이 기억에 남았는지 편안하게 대화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후감을 쓰게 하거나 내용을 시험하듯 묻기보다, 아이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 주는 것이 독서의 즐거움을 지키는 방법일 수 있겠더라고요.

『아들의 문해력』은 책을 읽지 않는 아이를 바꾸기 전에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시선부터 바꿔 주는 책이에요. 아이마다 독서 속도와 취향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출발점을 찾도록 도와줍니다. 아이의 독서 문제로 고민하거나 문해력을 어떻게 키워 줘야 할지 막막한 부모에게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든든한 안내서가 될 것 같아요. 잔소리 대신 관찰과 이해로 아들의 책 읽기를 돕고 싶은 부모에게 꼭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은 실용적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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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바꿔 주는 산신령 뽀글 책 읽는 교실 저학년 3
한유진 지음, 이수현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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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줄넘기부터 자전거까지 마음에 안 드는 물건투성이인 주인공 건우가, 무엇이든 원하는 물건으로 바꿔 주는 산신령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유쾌하고 따듯한 동화입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친구들은 새것을 쓰는데 왜 나는 물려받은 걸 써야 해?”라는 말을 한 번쯤 듣게 되잖아요. 멀쩡한 물건인데도 색깔이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신경 쓰여 괜히 창피해하는 아이의 마음을 달래 주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무엇이든 바꿔 주는 산신령 뽀글》은 그런 아이들의 솔직한 마음에서 시작되는 유쾌하고 따뜻한 동화예요.

주인공 건우는 누나에게 물려받은 분홍 줄넘기가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아요. 친구들이 놀릴 것 같고, 남자아이가 분홍색 줄넘기를 사용하는 게 창피하다고 생각하지요. 결국 줄넘기를 버리기로 마음먹지만, 쓰레기통에 넣으려던 줄넘기가 그만 연못 속으로 풍덩 빠지고 맙니다. 바로 그 순간 까만 선글라스를 쓰고 화려한 액세서리를 주렁주렁 단 산신령 ‘뽀글’이 나타나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근엄한 산신령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 등장부터 웃음이 나더라고요.

뽀글은 연못에 물건을 넣으면 원하는 물건으로 바꿔 주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기회는 단 세 번뿐이에요. 무엇이든 원하는 것으로 바꿀 수 있다니 아이들에게는 정말 꿈같은 일이겠지요. 건우가 어떤 물건을 선택할지, 새 물건을 얻으면 정말 만족할 수 있을지 궁금해져 자연스럽게 다음 장을 넘기게 됩니다. 원하는 것을 얻어도 또 다른 것이 부러워지고, 처음에는 멋져 보였던 물건도 시간이 지나면 마음에 들지 않는 건우의 모습이 꽤 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이 책은 무조건 새것을 갖고 싶어 하는 아이의 마음을 혼내거나 잘못이라고 단정하지 않아요. 대신 건우가 직접 선택하고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새것이라고 해서 언제나 더 좋은 것은 아니고, 오래 사용한 물건에는 함께한 시간과 추억이 담겨 있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보여 주지요. 물건의 가격이나 겉모습보다 그 안에 담긴 의미가 더 소중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따뜻하게 전해졌어요.

특히 분홍색은 여자아이의 색이고, 남자아이는 사용하면 안 된다는 식의 편견을 돌아보게 한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볼지를 걱정하느라 자신이 좋아하는 마음까지 감출 필요는 없잖아요. 건우가 타인의 시선에서 조금씩 벗어나 자신의 기준으로 물건을 바라보는 모습은 아이들에게도 당당한 용기를 줄 것 같아요.

그림책에서 글이 많은 읽기책으로 넘어가는 저학년 아이들이 부담 없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에요.

흥미로운 사건과 개성 넘치는 산신령이 등장해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고, 다음에는 어떤 물건이 바뀔지 기대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책을 읽은 뒤에는 “무엇이든 바꿀 수 있다면 어떤 물건을 바꾸고 싶어?”, “오래 사용해서 더 소중해진 물건이 있어?” 같은 질문으로 아이와 대화를 나눠 봐도 좋을 것 같아요.

《무엇이든 바꿔 주는 산신령 뽀글》은 새 물건을 갖는 즐거움보다 지금 가진 것의 가치를 발견하는 기쁨이 더 오래간다는 사실을 유쾌하게 알려 주는 동화예요. 건우가 세 번의 기회를 통해 진정한 만족을 찾아가는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도 주변의 물건들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됩니다. 재미와 교훈을 모두 담으면서도 잔소리처럼 느껴지지 않아 아이와 함께 즐겁게 읽기 좋은 따뜻한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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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기 전날 전날 시리즈
김수현 지음, 김정진 그림 / 상상아이(상상아카데미)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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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사과의 순간을 단순한 말 한마디가 아니라 마음을 전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게 하며, 아이들이 관계 속에서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따뜻하고 실질적인 길을 안내하는 그림책입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친구한테 미안하다고 해야지”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되는데요. 막상 아이에게 왜 미안한지, 어떤 마음으로 사과해야 하는지를 설명해 주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억지로 “미안해”라고 말하게 하면 아이는 사과를 벌처럼 느끼기도 하고, 사과를 받은 친구 역시 진심이 느껴지지 않아 마음이 풀리지 않을 때가 있고요. 《사과하기 전날》은 이렇게 아이들에게 어렵고 막연한 ‘사과’를 구체적이고 따뜻하게 알려 주는 그림책이에요.

이 책은 사과가 단순히 “미안해”라는 말을 꺼내는 것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먼저 자신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무엇을 잘못했는지 생각하고, 상대가 어떤 기분이었을지 헤아려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알려 주지요. 그리고 핑계로 잘못을 가리기보다는 솔직하게 인정하고, 진심이 상대에게 닿을 수 있도록 끝까지 말하는 용기도 보여 줍니다. 아이들이 사과를 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면서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릴 때, 실제로 따라 해 볼 수 있는 길을 차근차근 안내해 주는 느낌이었어요.

특히 초등학교 교사가 실제 교실에서 겪은 일을 바탕으로 만든 이야기라서인지 아이들의 감정이 정말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용기를 내서 사과했는데 친구가 바로 받아 주지 않아 속상한 마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지만 자존심 때문에 입이 떨어지지 않는 마음, 자신은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며 억울해하는 모습까지 학교생활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장면들이 담겨 있어요. 아이들도 책을 읽으며 “나도 이런 적 있어” 하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경험을 떠올릴 것 같아요.

사과를 받는 사람의 마음까지 함께 보여 준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해서 상대의 상처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때로는 마음이 풀릴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하잖아요. 사과하는 사람에게는 솔직하게 말할 용기가 필요하고, 사과받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천천히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따뜻하게 보여 줍니다. 관계는 한마디로 바로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서 조금씩 다시 이어진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어요.

아이들의 흔들리는 마음을 섬세하게 다루면서도 이야기가 무겁지만은 않아요. 익살스러운 그림과 재치 있는 상상이 더해져 아이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곁에서 조용히 기다려 주고 도와주는 어른들의 모습도 다정하게 그려집니다. 아이의 갈등을 어른이 대신 해결해 주기보다, 아이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찾아 진심을 전하도록 지켜봐 주는 태도도 배울 수 있었어요.

《사과하기 전날》은 사과를 잘하는 아이로 만들기 위한 책이라기보다, 자신의 잘못과 감정을 솔직하게 바라보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도록 돕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읽고 나서 아이와 “미안하다는 말에 어떤 마음을 담아야 할까?”, “친구가 바로 사과를 받아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같은 대화를 나눠 보기도 좋을 것 같아요. 서툴더라도 진심을 담아 건네는 한마디가 관계를 다시 이어 주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따뜻하고 현실적인 그림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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