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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밤하늘을 탈탈탈 털었더니 ㅣ 사계절 그림책
현민경 지음 / 사계절 / 2025년 11월
평점 :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과감하면서도 섬세한 감각적인 그림체로, 최근 그림책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현민경 작가의 신작으로. 특히, 루자빗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돋보이는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루자빗은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밤하늘까지 깨끗이 청소합니다.
상쾌하게 아침을 연 ‘루자빗’은 이름에 걸맞게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쓸다 반짝이는 누군가를 발견합니다

정체는 바로, 간밤의 화려한 청소로 하늘에서 떨어져 버린 별. 루자빗은 자신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진 별 가족을 함께 찾아 나섭니다. 이 사고 같은 만남은 청소밖에 모르던 루자빗의 하루를 조금씩 바꾸어 갑니다

『어느 날 밤하늘을 탈탈탈 털었더니』에는 통통 튀는 상상력뿐만 아니라, 관계에 대한 따스한 팁도 담겨 있습니다. 함께 문제를 해결하며 쌓은 루자빗과 별 가족의 우정에는, 서로의 마음을 살피는 세심함이 녹아 있습니다.

루자빗은 자신이 밤하늘을 털어 버린 바람에 땅으로 떨어진 별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사과를, 별 가족은 시간을 내어 자신들을 도운 루자빗에게 고맙다는 표현을 잊지 않습니다.

혼자만의 시간이 익숙했던 루자빗은 별 가족과 같이 보내는 시간 속에서 비로소 알게 됩니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도 청소를 끝냈을 때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이라는 것을요.

관계를 가꾸는 법을 은은하게 보여 주는 그림책 『어느 날 밤하늘을 탈탈탈 털었더니』를 읽다 보면, 어느새 한 뼘 성장해 있는 루자빗, 별 가족, 그리고 우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과감하면서도 섬세한 감각적인 그림체로, 최근 그림책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현민경 작가의 신작입니다. 특히, 루자빗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돋보이는 이번 작품은, 재료로 사용된 마카와 물감의 질감을 잘 살린 그림과 동세가 느껴지는 장면 연출이 눈에 띕니다.

큰 움직임과 대비되는 깨알 같은 포인트들도 빼놓을 수 없는 묘미입니다. 그림 곳곳에 숨어 있는 별들을 찾고, 별마다 다른 특징을 유심히 살펴보며, 그들의 조그맣고 귀여운 목소리를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방심한 사이 툭 치고 들어오는 은근한 유머와 위트는 작품을 보는 내내 미소를 잃지 않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