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하기 전날 전날 시리즈
김수현 지음, 김정진 그림 / 상상아이(상상아카데미)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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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사과의 순간을 단순한 말 한마디가 아니라 마음을 전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게 하며, 아이들이 관계 속에서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따뜻하고 실질적인 길을 안내하는 그림책입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친구한테 미안하다고 해야지”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되는데요. 막상 아이에게 왜 미안한지, 어떤 마음으로 사과해야 하는지를 설명해 주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억지로 “미안해”라고 말하게 하면 아이는 사과를 벌처럼 느끼기도 하고, 사과를 받은 친구 역시 진심이 느껴지지 않아 마음이 풀리지 않을 때가 있고요. 《사과하기 전날》은 이렇게 아이들에게 어렵고 막연한 ‘사과’를 구체적이고 따뜻하게 알려 주는 그림책이에요.

이 책은 사과가 단순히 “미안해”라는 말을 꺼내는 것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먼저 자신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무엇을 잘못했는지 생각하고, 상대가 어떤 기분이었을지 헤아려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알려 주지요. 그리고 핑계로 잘못을 가리기보다는 솔직하게 인정하고, 진심이 상대에게 닿을 수 있도록 끝까지 말하는 용기도 보여 줍니다. 아이들이 사과를 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면서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릴 때, 실제로 따라 해 볼 수 있는 길을 차근차근 안내해 주는 느낌이었어요.

특히 초등학교 교사가 실제 교실에서 겪은 일을 바탕으로 만든 이야기라서인지 아이들의 감정이 정말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용기를 내서 사과했는데 친구가 바로 받아 주지 않아 속상한 마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지만 자존심 때문에 입이 떨어지지 않는 마음, 자신은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며 억울해하는 모습까지 학교생활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장면들이 담겨 있어요. 아이들도 책을 읽으며 “나도 이런 적 있어” 하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경험을 떠올릴 것 같아요.

사과를 받는 사람의 마음까지 함께 보여 준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해서 상대의 상처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때로는 마음이 풀릴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하잖아요. 사과하는 사람에게는 솔직하게 말할 용기가 필요하고, 사과받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천천히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따뜻하게 보여 줍니다. 관계는 한마디로 바로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 속에서 조금씩 다시 이어진다는 메시지가 인상적이었어요.

아이들의 흔들리는 마음을 섬세하게 다루면서도 이야기가 무겁지만은 않아요. 익살스러운 그림과 재치 있는 상상이 더해져 아이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곁에서 조용히 기다려 주고 도와주는 어른들의 모습도 다정하게 그려집니다. 아이의 갈등을 어른이 대신 해결해 주기보다, 아이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찾아 진심을 전하도록 지켜봐 주는 태도도 배울 수 있었어요.

《사과하기 전날》은 사과를 잘하는 아이로 만들기 위한 책이라기보다, 자신의 잘못과 감정을 솔직하게 바라보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도록 돕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읽고 나서 아이와 “미안하다는 말에 어떤 마음을 담아야 할까?”, “친구가 바로 사과를 받아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같은 대화를 나눠 보기도 좋을 것 같아요. 서툴더라도 진심을 담아 건네는 한마디가 관계를 다시 이어 주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는, 따뜻하고 현실적인 그림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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