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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바꿔 주는 산신령 뽀글 ㅣ 책 읽는 교실 저학년 3
한유진 지음, 이수현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6년 5월
평점 :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줄넘기부터 자전거까지 마음에 안 드는 물건투성이인 주인공 건우가, 무엇이든 원하는 물건으로 바꿔 주는 산신령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유쾌하고 따듯한 동화입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친구들은 새것을 쓰는데 왜 나는 물려받은 걸 써야 해?”라는 말을 한 번쯤 듣게 되잖아요. 멀쩡한 물건인데도 색깔이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신경 쓰여 괜히 창피해하는 아이의 마음을 달래 주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무엇이든 바꿔 주는 산신령 뽀글》은 그런 아이들의 솔직한 마음에서 시작되는 유쾌하고 따뜻한 동화예요.

주인공 건우는 누나에게 물려받은 분홍 줄넘기가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아요. 친구들이 놀릴 것 같고, 남자아이가 분홍색 줄넘기를 사용하는 게 창피하다고 생각하지요. 결국 줄넘기를 버리기로 마음먹지만, 쓰레기통에 넣으려던 줄넘기가 그만 연못 속으로 풍덩 빠지고 맙니다. 바로 그 순간 까만 선글라스를 쓰고 화려한 액세서리를 주렁주렁 단 산신령 ‘뽀글’이 나타나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근엄한 산신령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 등장부터 웃음이 나더라고요.

뽀글은 연못에 물건을 넣으면 원하는 물건으로 바꿔 주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기회는 단 세 번뿐이에요. 무엇이든 원하는 것으로 바꿀 수 있다니 아이들에게는 정말 꿈같은 일이겠지요. 건우가 어떤 물건을 선택할지, 새 물건을 얻으면 정말 만족할 수 있을지 궁금해져 자연스럽게 다음 장을 넘기게 됩니다. 원하는 것을 얻어도 또 다른 것이 부러워지고, 처음에는 멋져 보였던 물건도 시간이 지나면 마음에 들지 않는 건우의 모습이 꽤 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이 책은 무조건 새것을 갖고 싶어 하는 아이의 마음을 혼내거나 잘못이라고 단정하지 않아요. 대신 건우가 직접 선택하고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새것이라고 해서 언제나 더 좋은 것은 아니고, 오래 사용한 물건에는 함께한 시간과 추억이 담겨 있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보여 주지요. 물건의 가격이나 겉모습보다 그 안에 담긴 의미가 더 소중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따뜻하게 전해졌어요.

특히 분홍색은 여자아이의 색이고, 남자아이는 사용하면 안 된다는 식의 편견을 돌아보게 한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볼지를 걱정하느라 자신이 좋아하는 마음까지 감출 필요는 없잖아요. 건우가 타인의 시선에서 조금씩 벗어나 자신의 기준으로 물건을 바라보는 모습은 아이들에게도 당당한 용기를 줄 것 같아요.
그림책에서 글이 많은 읽기책으로 넘어가는 저학년 아이들이 부담 없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에요.

흥미로운 사건과 개성 넘치는 산신령이 등장해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고, 다음에는 어떤 물건이 바뀔지 기대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책을 읽은 뒤에는 “무엇이든 바꿀 수 있다면 어떤 물건을 바꾸고 싶어?”, “오래 사용해서 더 소중해진 물건이 있어?” 같은 질문으로 아이와 대화를 나눠 봐도 좋을 것 같아요.

《무엇이든 바꿔 주는 산신령 뽀글》은 새 물건을 갖는 즐거움보다 지금 가진 것의 가치를 발견하는 기쁨이 더 오래간다는 사실을 유쾌하게 알려 주는 동화예요. 건우가 세 번의 기회를 통해 진정한 만족을 찾아가는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도 주변의 물건들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됩니다. 재미와 교훈을 모두 담으면서도 잔소리처럼 느껴지지 않아 아이와 함께 즐겁게 읽기 좋은 따뜻한 이야기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