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주부 명랑제주 유배기
김보리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십에 제주가 제철이라지.

나이 50의 주부가 제주 한달 살이 하는 내용의 책.

50에는 직장을 꼭 그만 둬야지.
직장 그만 두면 바로 어디든 (특히 제주) 한 달이라도 꼭 살고 와야지.
라는 목표로 하루하루 살고 있는 내 나이도 어느덧 46.

내 희망을 먼저 실행한 사람이 쓴 책이라 너무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재미 뒤에 저자의 슬픔이 왜 자꾸 느껴지던지.
왜 울지.
술을 참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남편과 뭔가 좀 틀어져있는 것 같네.
그냥 막연히 이런 생각들도 자꾸 들었는데.

마지막까지 다 읽고나니 모든 의문이 다 풀렸다. 의문을 가진 적도 없는데 의문이 풀리는 엄청난 반전이랄까.

지난 달에는 독후감이 밀려 책을 대충 빨리 읽었다. 힘들어서 독후감 숙제를 줄였더니 이 책 부터는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가 이 책 읽는 내내 참 좋았다. 느리게 읽으며 저자와 함께 제주를 걸었다. 세 달 전 갔던 제주의 오름들을 떠올렸다.

완독한 책의 갯수가 뭐라고..
1년 100권이라는 갯수가 그리 채우고 싶으면 차라리 만화책을 몇 권 끼워놓고 나머지 책들은 이렇게 찬찬히 음미하며 읽는 게 훨씬 낫겠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언젠가 꼭 제주에 다시 가리라.
언젠가는 꼭 혼자 여행해보리라.

<책 속 문장들>
-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마음이 맑아요

-누가 못 생긴 남편 보고 오징어 같다 했지. 가지런히 마른 오징어가 남편보다 예쁘다.

-생각지도 못한 좋은 길을 걸었다. 공짜로 갖다 쓰는 자연이 감사하다.

-오름 오르듯 살면 좋았을걸. 낮은 오름 하나 오르듯, 그리 살면 되는 것을.
세상 모든 일이 다 한라산이고 백두산이라도 되는 것처럼 위축돼서 살았다.

-아버지는 책으로 사랑을 주셨다. 하굣길 버스 내리는 길목 '양지서림'에 돈을 맡겨 놓으시곤 보고 싶은 책을 언제든지 들고 오라고 하신 일화를 언니들에게서 들었다. 저녁마다 먹을 것 대신 책을 한 권씩 사들고 들어오시던 아버지는, 이제 생각하면 좋은 아버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크게 그린 사람 - 세상에 지지 않고 크게 살아가는 18인의 이야기
은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에 지지 않고 크게 살아가는 18인의 이야기.

은유 작가가 직접 18인을 만나 인터뷰한 인터뷰 모음집이다.

인권기록활동가, 죽은 청년노동자의 가족, 지구인컴퍼니 대표,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 국회의원 보좌관, 소설가 가수 시인 만화가 등을 인터뷰했다.
작가는 이들이 모두 아름다운 삶이 무엇인지 사유를 자극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들은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인터뷰집이 낯설었는지 아니면 나랑 무관하다는 생각을 했는지 책의 초반부는 살짝 흥미가 떨어졌다.
그런데 한 사람 한 사람의 얘기를 천천히 읽어가다보니 어느 새 내가 책을 다 읽어버렸더라.

이들은 모두 조용히 빛나는 사람들이다.

난 이렇게 소리를 내본 적이 없다.
무언가에 이렇게 열정적으로 소신을 갖고 오랜 기간 주장해본 적도 없다.
누군가는 들을텐데..

이들의 이야기는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18편의 소설을 읽은 것만 같다.

그리고 은유 작가 글이 맘에 쏙 들어
작가의 책을 찾아 읽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탈서울 지망생입니다 - ‘나만의 온탕’ 같은 안락한 소도시를 선택한 새내기 지방러 14명의 조언
김미향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년을 전북의 어느 도시에서 지내고 15년을 서울에서 지내고 있는 저자는
집값 비싸고 삭막한 서울을 벗어나고 싶어했다.
일주일에 5일을 근무하고 작은 방에서 지내다가 2일은 본가로 내려가 넓은 거실에서 지내며 역시 서울은 살 곳이 못 된다고 다시 한번 깨닫기도 했다.

책을 내기 위해서인지 탈서울에 성공한 사람들의 탈서울 성공수기를 인터뷰하기도 했는데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내용들을 보니 탈서울 후의 변화가 조금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 중 강원도 양양으로 가 임신을 하게 된 한 사람은 양양과 양양에서 가까운 속초에 분만병원이 없는 것에 적잖이 당황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 다른 한 사람은 제주로 가서 살다가 3년만에 다시 서울로 올라오게 됐다고 한다.

혹시 어디든 살 곳을 정하면 일단은 몇 주든 몇 달이든 그 곳에 먼저 살아보는 것이 좋다는데 정말 그럴 것 같다.

나도 저자처럼 18년을 지방 아주 작은 도시에서 살았다. 내가 살 때 그 도시는 우리나라 시 중 제일 작다고 했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그런 곳에서 바다보고 싶으면 보고
산보고 싶으면 보고 살다가
서울에 왔는데 20대초반 더운 여름날 아스팔트와 높은 빌딩들 사이에서 숨이 막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기억이 아직도 난다.

그래도 난 아직은 탈서울까지는 희망하지 않는다. 단지 퇴사 후 제주 한달 살기 같은 단기 탈서울은 꼭 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어린 시절 가졌던 소중한 그 시골살이를 우리 아이들이 못 했다는 것이 참 안쓰럽게 느껴진다.

그래서 탈서울을 희망하던 저자는 어떻게 됐을까.
궁금하면 책 보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학원 대신 시애틀, 과외 대신 프라하 - 사교육비 모아 떠난 10년간의 가족 여행기
이지영 지음 / 서사원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 학원을 안 보냄으로써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저자는
두 딸이 초1, 6세 일 때부터
네 가족 해외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8주,
태국에서 6박 7일,
중국 4박5일,
파리 6박 7일,
체코 5박 6일,
홍콩 3박 4일의 여행을 하며
세월은 흐르고
지금은 큰 아이가 대학생이 될 만큼 컸다고 한다.

제목에는 사교육비라는 단어가 나오지만 이 책은 그냥 가족 여행기라고 해도 무관하다.

여행 얘기는 언제나 즐겁다.
저자의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함께한 여행얘기라
나도 내 아이들과 함께 했던 여러 여행들이 떠올라 책을 읽으며 추억에 빠지기도 했다.

초2 때 발리 (큰 아이만)
초4,7세 때 필리핀 바기오 6개월
초4, 7세 때 싱가폴 2박 3일
중1, 초3 때 일본 오키나와 4~5일
중2, 초4 때 홍콩 3박 4일
중3 때 스페인 6박 7일 (큰 아이만)
고1, 초6 때 베트남 푸꾸옥 4박 5일

오키나와가 제일 재미없었고
푸꾸옥이 제일 재미있었다는 아이들과의 여행이 아직도 떠오르는 거보면 여행은 확실히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일인것 같다.

아이들과 다니면 내 취향은 늘 뒷전이고 아이들에게 모든 게 맞춰진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이 여행중에 날 가장 기쁘게 했었다. 저자 역시 엄마라 나와 다르지 않았다.

책을 읽다보니 나도 프랑스랑 프라하가 너무 가보고 싶어지는데 그 곳은 아이들이 이끄는 대로 다닐 수 있는 여행지가 될까?

여행책은 여행을 못 가서 여행이 고픈 요즘도, 여행을 자주 다닐 수 있던 때도, 언제 읽어도 너무 재밌다.
하루만에 뚝딱 읽어버린 책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 - '아무 몸'으로 살아갈 권리
김소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 몸으로 살아갈 권리.

아무 몸이라니..
첨엔 외모 얘기인 줄 알았다.
책에서도 초반부에는 날씬한 몸을 선호하는 사회와
여성이라는 이유로 받아야 하는 편견에 대해 나온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날씬하지 않은 몸, 여성의 몸, 장애가 있는 몸, 아픈 몸, 나이 든 몸, 가난한 몸은 배척당하거나 조롱당할 권리가 없다.

몸의 개별성을 존중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내 몸은 평생 함께 갈 단 하나뿐인 친구죠. (p 210)

타 집단에 대한 편견이 큰 사람일수록 세상을 두려운 곳으로 인식한다. 억압과 처벌이 지배하는 권위적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신뢰가 아니라 힘이 인간관계의 핵심이라고 배우고, 이는 편견을 키우는 토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p 266)

이런 편견을 갖고 있는 이들은 자신이 몸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고 있는 것일까. 왜 취약해지는 것이 자기 관리를 실패한 결과물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일까.

책을 읽다보면 생각나는 책이 두 권 생긴다.
몇 년 전 읽은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과 아직 읽지 못 했지만 제목이 낯이 익은 <아픈 몸을 살다>가 그것이다.

하루에 채소와 과일을 실컷 먹으면 사망 위험도는 26퍼센트밖에 줄어들지 않지만 주위에 든든한 가족,친구,이웃의 지원망이 있으면 사망 위험도는 45퍼센트 줄어든다고 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타인의 체온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살아가도록 만들어진 것 같다.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의 몸을 판단할 권리나 편견을 가질 이유는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