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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일까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6월
평점 :
사랑은 언제나 쉽지 않다. 알랭 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는 연애라는 긴 여정 속에서 우리가 부딪히는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의문과 불안을 찬찬히 풀어낸다.
사랑은 때로 너무 가까워서 보이지 않고, 너무 익숙해서 상처를 준다. 저자는 연인들의 시선으로, 그리고 철학자의 시선으로, 사랑을 해부하듯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우리 안의 기대, 실망, 불안, 질투, 그리고 소소한 기쁨까지… 그 모든 감정이 얼마나 인간적인지를 깨닫게 된다.
읽는 동안 나 자신이 사랑 앞에서 얼마나 서툴렀고, 또 얼마나 용감했는지를 자꾸만 돌아보게 됐다. 사랑을 ‘완벽한 상태’로 보는 대신, 끝없이 배우고 성장해야 하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특히 마음에 깊이 남는다. 그리고 이 과정이야말로 우리를 진짜 사랑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해준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이 책은 묻는다.
“우리가 하는 것이 진짜 사랑일까, 아니면 사랑이라고 믿고 싶은 무엇일까?”
사랑을 믿고 싶은, 그리고 두려운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솔직하고 담담한 이야기.
책을 덮고 나면, 조금 더 단단한 마음으로 사랑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언젠가 다가올 새로운 사랑에도, 혹은 곁에 있는 사랑에도 조금은 더 따뜻하고 진심 어린 시선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