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 병이 망칠 수 없는 내 일상의 웃음에 대하여
신채윤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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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어릴 적부터 수영을 배웠다고 한다. 중학생이 되고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수영 수업을 들었는데 수업이 끝나고 주저앉기를 여러 번.
그렇게 발견하게 된 타카야수동맥염은 전신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고 20대 미만, 동양인,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데 우리 나라에서도 환자수가 한 손에 꼽힐 정도의 희귀병이라고 한다.

학교를 결석하는 날이 많아지고
일반병실과 중환자실을 오가고
약 부작용으로 인해 몸이 퉁퉁 붓는다.
활동을 많이 하면 안 되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참여하지 못 하는 행사가 종종 생기기도 한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린 남동생은 엄마가 누나와 병원에서 지내는 일이 많아지니 사실 누나 아픈 게 싫었다고 얘기한다.
어느 날 학교에서 희귀난치병 얘길 했더니 대뜸 "인생 망했네"라고 대꾸하는 친구에게 화도 낸다.

많이 다른 경우지만 나도 작년에 코로나걸렸을 때 주위 시선때문에 서운하고 화나고 짜증나고 분명 내가 잘못한게 아닌데 미안하고 그런데 미안하단 말은 안 어울리는 그런 여러 상황이 있었던 터라 저자의 맘이 너무 이해가 됐다.

저자는 대형 병원 두 곳을 정기적으로 다닌다. 그 중 하나는 서울대 희귀난치센터 어린이병원인데 그 곳의 채혈실은 다른 곳과 다르게 조용했다고 한다. 실제로 너무 큰 병을 앓기에 주삿바늘 정도는 아이도, 부모도 무덤덤해진 것이다. 그리고 환자복 보다는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아이들이 많다고 하는데
이 부분을 읽을 땐 너무 울컥했다...

분명 저자 소개를 먼저 읽었지만 책을 읽다보면 저자 소개 정도는 금새 까먹는다. 그렇게 읽다보니 자꾸 고등학교 얘기가 나와 다시 소개글을 보니 2004년생.
우리 딸보다 한 살 어린 아이가 이 책의 저자였다니...
아프고 힘들었을 것이 안쓰럽고
어린 아이가 이런 글을 썼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몸에 이상이 있지.어쩌면 심각한 일일지도 몰라. 하지만 그것 때문에 내가 반드시 우울함에 잠겨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니구나. 병은, 아픔은 내 즐거움을 막을 수 없었다. (P 54)

남의 인생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건, 아무리 긍정적 방향이라도 조심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P 89)

취미나 여가 생활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책 읽기'라고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어쩐지 책 읽는 사람은 갈수록 줄어서, 책 읽기를 취미 삼아 한다고 하면 나에게 뭔가 대단한 걸 기대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P 235)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수업시간에 배운 시를 해석한 노트(자습서인가)를 보고 마치 해부된 시체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표현한 부분이었다. (어느 페이지인지 못 찾았다)

무엇보다 아프지 않는 게 좋긴 하겠지...만 병이 망칠 수 없는 내 일상의 웃음은 있는 법이다.
나도 나이도 들어가고 지치고 그립고 그런 날들의 연속이지만 그럼에도 평범한 일상이 있고 즐거움도 있다는 거 이 책 읽고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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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학자 김경일의 찐 공부법 1등급 찢었다!
김경일 지음, 뜬금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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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청소년 일 땐
학원만 다니면 성적은 다 해결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학원을 거부하는 예상 밖의 모습을 본 이후로는
본인이 하려는 의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젠 작은 아이를 보면서
의지가 있어도 방법을 모르면 또 어렵다는 걸 느낀다.
어느 하나가 아니라 모든 게 골고루 갖추어져야 제일 이상적인가보다.

마침 공부법에 관한 책이 만화로 나왔다하니 이 정도면 요즘 책을 멀리하는 중3 작은 아이가 보지 않을까 기대했고 나도 궁금해서 읽어보게 된 책이다.

등장인물이 고등학생인만큼 비슷한 또래의 중고등학생들이 가볍게 읽기 좋다.
매일 4시간씩 공부하겠다는
학생에게 그냥 10분이라도 매일 하는 게 지키기 쉽다고 얘기해주고
자투리 시간에 휴식과 잠 중에 어떤 것이 효과적인지,
싫은 과목은 어떻게 공부하면 좋은지,
오답노트는 어떻게 작성하는 게 좋은지 등 실질적인 내용들도 나온다.

만화라 한두시간이면 뚝딱 읽을 수 있는데 내용도 생각보다 알차다.
인지심리학자가 쓴 책이라 신뢰도 가고 아이한테 더 권해주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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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자리
고민실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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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이 되지 못한
세상 모든 0에게 전하는 조용한 응원.

영.
책 읽기 전에는 주인공 이름이 '영'일거라 생각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내 예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고
작가는 아직은 불완전한 존재인 사람을 숫자 '영' 뿐 아니라 '유령'이라고도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인이었던 주인공은 본인이 원해 독립해서 살다가 퇴직 통보를 받고 다시 급하게 이직한 회사는 폐업하면서 기본생활 유지에 위기를 맞는다.
그러다 약국에 면접을 보러가는데
그 자리에서 약국 경력이 없다고 하자
'유령' 취급을 당한다.
주인공은 자신이 왜 유령인지 이해하지 못 하고 책을 읽는 나 역시 그랬다.
그 후에도 종종 약사는 주인공을 종종 유령 이라고 부르는데 계속 보다가 '이 책 혹시 진짜 유령이야기인가?' 라고 잠시 의심(?)하기도 했다. (물론 아니다)

이 책은
무료하고 한심해지고(?) 있는 주인공이 임시방편으로 약국에서 일하며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나열이다.

책의 문장은 길지 않고 섬세한 편이다.
한겨레 문학상 마지막 후보까지 오른 작품이라는데, 그건 초보 작가가 잘 쓴 책이라는 뜻이다.

배경에 대한 얘기보다는 주인공에게 보이는 상황들, 주인공이 한 행동들, 주인공의 생각들에 대한 묘사들이 기복없이 쭉 이어지는 기분이다.
내가 원래 좀 잔잔한 내용을 좋아하는 편이라 읽기 편안했고
전혀 알지 못 했던 약국 얘기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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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역류하여 강이 되다
궈징밍 지음, 김남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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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그리고 제목 위에 모르는 한자를 보고,
뭔가 인문학스럽거나 어려워서
나와 맞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학교 폭력을 다룬 소설이라는 소개를 보고 읽기로 결심했다.

똑똑하고 인기많은 남학생 치밍.
그 옆집에 몸파는 엄마와 함께 사는 여학생 이야오.
둘은 같은 반 친구다.
치밍은 엄마가 매일 챙겨주는 우유를 이야오에게 주고
이야오와 같이 학교에 가고 급식을 먹고 집에 오곤 한다.
어느 날, 이야오는 치밍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한다. 임신테스터기를 사다달라고..

여학생들에게서 인기많은 치밍이 별볼일 없는 이야오를 자꾸 챙겨주니 아니꼽게 보는 시선이 점점 생겨나고 선을 넘는 상황도 펼쳐진다.

꼭 학교 폭력 얘기만은 아닌데,
이혼 가정에서 자라는 이야오의 상처, 딸을 사랑하지만 거칠게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이해되지 않는 이야오의 엄마의 행동,
뭔가 급(?)이 다르다는 이유로 더이상 가까워질 수 없고 더 챙겨주지 못 하게 하는 치밍의 엄마,
공부를 못 한다는 이유로 선입견을 갖고 보는 선생님들의 시선,
학생이 임신했을 때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가 전혀 없는 사회.
등 여러 문제를 다루고 있다.

책을 읽으며 제목을 다시 보니 너무 슬펐다.
이야오가 안쓰러워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너무 아팠다.
요즘 유명한 드라마에도 고등학생이 임신한 장면이 화제가 됐는지 인스타에 짤이 많이 돌고 있다.
게다가 고등엄빠라는 프로그램까지 생겨나고...

성범죄는 날로 진화하고
여성을 성노리개로 보는 남자들은 줄어들지를 않는데
이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에 대한 대책 마련은 제자리 걸음이다.
성범죄 발전하는 절반만이라도 대책마련을 적극적으로 해준다면 지금보다는 나을텐데...
피임이라도 좀 적극적으로 알려주든가.

난 왕따,학교폭력 보다는 청소년 임신에 포커스를 맞춰서 읽게 되었고 읽으면서 가슴이 진짜 답답했다.

몇 년 전 읽은 '팡쓰치의 첫 사랑 낙원'이 떠올라 화나고 슬프고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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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엄마
김하인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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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독자를 울린 베스트셀러 <국화꽃 향기>의 김하인 작가가 엄마를 그리며 쓴 책.

엄마의 기일 10주년에 모인 형제들은 엄마가 생전 사시던 집을 처분하기로 합의한다.
다섯 형제 중 막내인 저자가
엄마의 손길이 묻어 있는 유품을 정리하기로 했는데 그 유품 하나하나에는 엄마와의 추억이 담겨있고 보고싶은 엄마 생각에 마음이 아려온다.

저자의 외할머니는 딸이
정신대에 끌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급히 결혼식을 올리게 한다.
그렇게 만난 남편은 힘은 장사에 낮에는 신사지만 밤에 술이 들어갔다하면 돌변하는 것이 두 얼굴의 사나이같다.
그런 아버지가 엄마를 고생만 시켰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마지막 돌아가실때 아버지를 찾으시는 걸 보니 그리우셨나보다.

60년대생인 저자의 어린 시절 추억을 참 자세히 적어놨는데 그 내용들이 참으로 구수하다.
시골이 고향인 나도 책 읽는 내내 어릴 적 그 곳에서의 추억이 하나둘 떠올랐다.

저자는 아직도 돌아가시던 그날 밤을 생각하면 가슴 속이 에인다고 한다,

저자가 아끼던 소. 장군이가 팔려가던 날, 엄마가 돌아가시던 날...등등 책을 읽다보면 다섯 자녀를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기위한 엄마의 강하고 따스함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평소 늘 우선순위에서 밀리던 엄마의 취향들을 이제는 좀 챙겨드려야 겠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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