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 - 탐서주의자 표정훈, 그림 속 책을 탐하다
표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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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첫 인상 '제목이 너무 맘에 든다'
혼자 있는 밤에 책이 곁에 있다니.
매일 그 시간이, 그 상황이 오기만을 나는 얼마나 기다리고 있던가.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설레는 책을 받아든 순간
책 모서리를 둥글게 마감한 세심함과
다른 책들과 다른 표지의 재질에 또 마음을 빼앗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책장을 펼치면 책이 나와있는 그림들에 또 푹 빠져들게 된다.
그림 하나하나 내 폰 카메라에 담아 카톡 프로필 사진을 하거나 폰 배경화면에 담고 싶어진다.
그래서 책을 빌려읽지 않고 소장하게 되어 다행이라 여기게 된다.

책에는 수십 개의 그림이 실려있다.
그 그림들의 공통 소재는 '책'이며
저자는 그림을 보며 그 책이 과연 어떤 책인지,
그림 속의 사람들은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그리고 어떤 상황인지 구체적으로 상상한다.
그 상상을 글로 표현해 책으로 만든 것인데, '책을 탐하다'라는 말이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얼마나 적절한 표현인지 알게 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빠져들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집에 읽을 책이 산더미인데도 이번에 책을 또 잔뜩 샀다. 읽을 책이 늘면 늘수록 책을 사기 전에는 늘 구입여부와 과연 언제 읽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갈등하게 된다.
그런데 내 고민을 쉽게 끝내게 해 준 책이 이 책이다.
책속 맘에 쏙 드는 부분을 남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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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지도 않는 책을 왜 그리 많이 사고 또 사느냐?" "책 맛은 꼭 읽어야만 맛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제목만 읽어도 책 절반은 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책을 사는 순간, 책을 보는 순간, 반은 읽고, 아니 맛보고 들어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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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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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레든 동물이든 괜찮으니까 다시 태어나도 엄마의 딸이었으면 좋겠어

이 책은 2003년생 스즈키 루리카가 14살에 출간하여 출간 직후 10만 부 이상 판매된 소설이다.

주인공 하나는 12세 초등학생 소녀이고
아빠 없이 엄마와 단둘이 살아간다.
공사현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엄마는 늘어난 옷을 입고 마감 직전 할인 식품만으로 끼니를 떼우는 검소한 생활을 하지만 엄마들이 대부분 그렇듯 딸 하나가 하고 싶어하는 것은 왠만하면 해주려 한다.
그리고 그런 엄마에게는 엄마를 많이 사랑하고 밝고 어른스러운 딸이 있다.

두 모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느낀 것을 몇 가지의 문장으로 나타내본다면,

14살의 풋풋함.
일본 소설 특유의 소소함.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
14살 아이 치고는 너무 잘 써내려간 소설.

정도 일 듯 하다.

방문을 늘 꼭 닫고 있는 17살 딸아이를 두어서 그런지 특별한 것 없는 주인공 모녀 사이가 부러웠다.
우리 딸에게도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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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 애플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조용한 천재
린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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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창피하게도
'팀쿡' 이라는 제목을 처음 접한 순간
사람이름일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팀웍'같은 류의 단어일거라고 생각했다😳
굳이 창피한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그 정도로 무지한 상태에서 읽은 책인데도 흥미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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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조용한 천재
어찌보면 책 제목은 '팀 쿡' 보다는 '애플의 팀쿡' '애플안의 팀쿡' '애플과 팀쿡' 이 더 잘 어울릴 수도 있겠다.

책의 초반부에서는 극히 적은 분량으로 팀쿡의 어린시절과 애플을 만나기 전에 다녔던 회사 관련 내용이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은 쿡이 애플을 만난 후의 이야기이다.
그가 애플에 합류한 후 일어난 일들, 잡스의 죽음, 애플의 변화가 상세히 나와있다.

책을 쓴 저자 본인이 한 일이 아닌데도 이토록 상세하게 쓸 수 있다는 건 엄청난 노력이 뒷받침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건 잡스와 쿡의 차이다. 잡스는 참견, 욕설을 서슴치 않은 반면 쿡은 언성을 높이는 일 없이 리더의 역할을 해나간다.

잡스는 환경 문제에 대해 신경쓰지 않은 반면 쿡은 그 반대이다.

사과할 일에 대해 공개사과를 하는 것 또한 잡스와 다른 점이다.



쿡에 대한 에피소드 중 또 인상 깊었던 것이 2가지 있다.

하나는, 회의 중에 쿡이 '이 문제를 알아보러 중국에 가봐야겠다'라는 발언을 하고 약 30분정도 회의를 이어나가다가
어떤 임원을 쳐다보고 "왜 아직 여기 있냐"고 묻는 부분이다. 그 길로 그 임원은 짐도 싸지 못 한 채 공항으로 갔다.

다른 하나는, 트럼프 선거운동 관련 페이스북 프라이버시 유출 사건에 대해 누군가 쿡에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냐'고 물은 질문에 "저라면 이런 상황에 처하지도 않았겠지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FBI의 아이폰 비밀번호를 풀라는 요구에도 끝까지 소신을 내세운 쿡.
게이임을 밝히고 인간의 평등함과 다양성을 인정한 쿡.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후, 쿡이 CEO가 되었을 때 부정적인 반응이 훨씬 많았었는데도 애플을 더 큰 기업으로 성장시킨 쿡.

그가 애플과 함께해온 이야기들을 읽자니 그의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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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박스 - 남자다움에 갇힌 남자들
토니 포터 지음, 김영진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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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열등하다는 믿음 + 소유물이라는 인식 + 성적 대상화 = 여성을 향한 폭력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느껴지시죠
그런데 왜 세계 어디에서나 이 등식은 성립한다고 저자는 얘기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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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다움에 갇힌 남자들

운동 좀 한 덩치 큰 근육질 남자들이나
가부장적 사고가 뿌리깊게 박혀있는 남자들에 국한된 이야기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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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교에서 성폭행 사건이 일어났어요. 여학생들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귀갓길에 버스를 배치했어요.
이 차에 당연히 여학생이 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여학생들은 잘못이 없는데 왜 교정을 걸을 자유를 빼앗겨야하나요, 나쁜 짓을 저지른 건 남학생이니 남학생들이 불편을 감수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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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나도 맨박스에 갇혀 살았었구나 했어요.
아들의 눈물을 곱게만 보지 못 했고 (어린 아이인데도)
나중에 크면 누나는 엄마랑 친구될거고
아들이 엄마를 돌봐주는 거라고 얘기한 적도 있어요.

아들이 한참 더 어릴 적에 자주 가는 소아과 의사 선생님께 '남자 아이인데 이러이러해서 어떻하죠'라고 걱정하며 질문한 적이 있어요. 답변은 '어머님 남자 이기 이전에 아직 어린 아이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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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선하니까, 난 여자니까,
나와는 상관없는 것 같다 느껴지신다면,
특히 더 이 책 읽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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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은 보호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남성이 폭력을 쓰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p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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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읽기를 바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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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사랑을 말하지 않았다
방현희 지음 / 파람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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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로는 사랑을 다룬, 정확히 사랑의 아픔을 다룬 에세이 일 거라 생각했다. 정말 그런 거였다면 읽지 않았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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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볼 수밖에 없는 아픔들에 대한 간호사 소설가 방현희의 위안과 안부

간호사이면서 소설가인 저자가 직접 보고 겪고 느낀 일들에 대한 기록에 추가로 본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죽음을 앞두고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를 돌보는 것,
아끼던 환자를 영안실로 보내고 빈 침대시트를 바라보는 것,
세상에 둘만 있어도 좋을 것 같을 정도로 사랑하는 친구의 대장암 말기로 작아진 몸에 맞는 옷을 만들어 찾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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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오지 말아달라는 간절한 눈빛 앞에서 내 슬픔은 하찮을 뿐이다.
함부로 사랑을 말할 수도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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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제 아무리 별이 빛나는 밤일지라도 별을 가리키며 호들갑을 떨지는 않는다. 대신 별을 가리키는 손가락과 또 별을 가리키지 못해 슬픈 사람에 대해 글을 쓴다. 그런 글을 쓰는 나는 일상에서의 사소한 불편과 불평을 입 밖에 내는 것이 죄스럽다. (p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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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을 앞둔 친구가 말했다. "통증의 세계는 전혀 새로운 세계야. 통증을 겪기 전에는 몰라. Unother World야." (p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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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은 숨이 막히니 가장 공포스러울 것만 같고
대장암은 배변을 못 하니 관장을 해야 하는데 하고 나면 통증이 찾아오고 그렇다고 안 먹으면 죽는다고 하니 먹어야 하고 먹으면 또 관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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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병과 병원 그리고 나와 내 소중한 이들을 계속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별을 보며 가리킬 손가락이 있음을 감사해야할까,
같이 별 보는 이가 없음에 슬퍼해야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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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것은 참, 애처로울 만큼 힘이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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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침대맡에 두고 되풀이 해서 읽는다는 책
바람의 넋 (오정희), 슬픈 카페의 노래 (열림원)에 관심이 간다.

함부로 사랑을 말할 수 없기 전에
함부로 사랑을 말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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