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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사랑을 말하지 않았다
방현희 지음 / 파람북 / 2019년 4월
평점 :
제목과 표지로는 사랑을 다룬, 정확히 사랑의 아픔을 다룬 에세이 일 거라 생각했다. 정말 그런 거였다면 읽지 않았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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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볼 수밖에 없는 아픔들에 대한 간호사 소설가 방현희의 위안과 안부
간호사이면서 소설가인 저자가 직접 보고 겪고 느낀 일들에 대한 기록에 추가로 본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죽음을 앞두고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를 돌보는 것,
아끼던 환자를 영안실로 보내고 빈 침대시트를 바라보는 것,
세상에 둘만 있어도 좋을 것 같을 정도로 사랑하는 친구의 대장암 말기로 작아진 몸에 맞는 옷을 만들어 찾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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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오지 말아달라는 간절한 눈빛 앞에서 내 슬픔은 하찮을 뿐이다.
함부로 사랑을 말할 수도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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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제 아무리 별이 빛나는 밤일지라도 별을 가리키며 호들갑을 떨지는 않는다. 대신 별을 가리키는 손가락과 또 별을 가리키지 못해 슬픈 사람에 대해 글을 쓴다. 그런 글을 쓰는 나는 일상에서의 사소한 불편과 불평을 입 밖에 내는 것이 죄스럽다. (p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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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을 앞둔 친구가 말했다. "통증의 세계는 전혀 새로운 세계야. 통증을 겪기 전에는 몰라. Unother World야." (p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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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은 숨이 막히니 가장 공포스러울 것만 같고
대장암은 배변을 못 하니 관장을 해야 하는데 하고 나면 통증이 찾아오고 그렇다고 안 먹으면 죽는다고 하니 먹어야 하고 먹으면 또 관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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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병과 병원 그리고 나와 내 소중한 이들을 계속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별을 보며 가리킬 손가락이 있음을 감사해야할까,
같이 별 보는 이가 없음에 슬퍼해야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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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것은 참, 애처로울 만큼 힘이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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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침대맡에 두고 되풀이 해서 읽는다는 책
바람의 넋 (오정희), 슬픈 카페의 노래 (열림원)에 관심이 간다.
함부로 사랑을 말할 수 없기 전에
함부로 사랑을 말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