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이진송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나도 뒤늦게 운동의 중요성을 깨닫고
운동의 매력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공감도 많이 가고 재밌게 읽었다.

리뷰는 나의 운동 일기로 대신하겠다.

어릴 때 체육시간, 미술시간, 음악시간이 너무 싫었고
운동회 달리기는 늘 꼴찌인데다 스트레스도 심해 달리기 직전에 도망가려고 맘 먹기도 했었다.

운동과는 그냥 담 쌓고 살던 나였는데..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하지 못 해 잠시 부모님집에 내려갔던 어느 여름날, 엄마의 권유로 엄마와 오전수영강습을 다녔다. 3달만에 자유형, 배영, 평영을 배웠고 엄마도 있었고 (당시 엄마 나이가 지금 내 나이) 여름이라 수영하고 나왔을 때의 시원함이 너무 좋아서 재밌게 다닐 수 있었다.

그 이후 또 약 14년정도 운동에 담 쌓고 있다가
37살에 두 아이를 데리고 필리핀 바기오에 6개월 머무르게 되었다.
6개월 어학연수라는 명목으로 휴직을 한 상태지만 시간이 많이 남아돌았다. 그 당시 우리 집 근처에 테니스장이 있었고 마침 내 가수 성시경이 테니스 매니아라 아이들과 등록했다.
필리핀 물가가 한국보다 훨씬 저렴해서 저렴한 가격에 일대일 레슨을 받을 수 있었다.
우기라 비 안 오는 날만 레슨을 받았고
운동신경이 워낙 둔하고 영어로 받았기때문에
선생님이 가끔 표정이 나빠지기도 하고
진도는 굉장히 더디게 나갔다.
뭐 어쨌든 난 땀 흘리고 샤워한 후의 개운함을 알게 됐다는 것에 만족했다.

그러다 한국에 와서 조금 비싸지만 테니스가 너무 재밌어서 다시 등록을 하게 됐는데 허리가 말썽인거다. 그렇게 테니스는 포기하고 필라테스를 알아보게 된 것이다.
퇴근하고 운동하는 게 처음 2주는 너무 힘들었다.
일과 운동을 병행한 것이 38살 나이에 처음 있는 일이라 적응기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 기간도 지나고
잘 맞는 두번째 선생님을 만난 것이 운동을 5년동안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
.
.
책에는 운동을 꼭 다이어트와 연관짓는 오류(?)와
아들의 비만 비율이 훨씬 높은 데도
딸 키우는 부모가 아이의 비만에 대해 더 신경쓰는 현실,
운동복을 검색하는데 '운동복 19', '운동복 뒷태'같은 연관 검색어가 나오는 사실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나도 초반에 필라테스 한다는 얘기를 잘 하지 못 했다. 누구나 떠올리는 필라테스 강사들의 몸과는 거리가 머니까.
물론 이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그렇게 떠올리는 너희들이 뭘 모른다는 것을 안다.
나도 운동에 관심 가지며 이론도 나름 많이 공부(?)했고(예전보다는 그렇다고) 생각도 바꼈으니까.

이 책은 운동 센터 등록이 결국 기부로 이어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물론 저자는 기부천사라 하기엔 여러 운동과 다이어트를 실행에 옮긴 편이긴 하지만.

운동하러 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내 리뷰인지, 일기인지 모르겠는 이 글이 재밌게 읽혔다면,
나처럼 이 책이 재미있을 것이다. '운동하러 가야하는데' 를
'운동하고 왔는데'로 바꿔보자.
운동은 진짜 필수다 필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길을 잃어 여행 갑니다
김비.박조건형 지음 / 김영사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2일간의 유럽 여행을
남편은 그림으로, 아내는 글로 기록하여 만든 책.

프랑스, 룩셈부르크,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위스
총 10개국을 리스한 자동차로 다니며 한 여행.

첫 여행지인 프랑스에서는 그들의 설렘이,
네덜란드에서는 주차비가 비싸다는 것이,
독일에는 세계 제2차대전 당시 참혹한 현장을 그대로 보존했다는 것이,
체코에서는 유로를 쓸 수 없다는 점이,
그리고 마지막 스위스에서는 여행에 지친 그들의 힘듦이 기억에 남는다.

룩셈부르크 사람들은 둘이 모이면 커피를 마시고, 셋이 모이면 악단을 만들고, 혼자 있으면 정원을 가꾼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p 75)

여행한다는 것은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여행 속에 갇히는 일이었다. (p 206)

유럽이라면 유일하게 스페인만 다녀왔어서 책에도 스페인이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살짝 아쉬움도 남긴 했다.

나도 최소 2주~1달 이내의 유럽여행을 꿈꾸고 있고(꿈만)
그래놓고 막상 떠나면 집에 돌아가고 싶어하는 마음이 크다.
그래서 책 초반에 들뜸,설렘
책 후반에 무기력, 집에 대한 그리움 모두 이해가 잘 되었고
워낙 여행 관련 책을 좋아해서 이 책 역시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어떻게 부부가 같이 긴 여행을 하게 되었는지의 사연도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출근길의 주문 - 일터의 여성들에게 필요한 말, 글, 네트워킹
이다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표지가 예뻤다.
난 뭔가 선명하고 선이 확실한 그림을 수채화 같은 그림보다 더 좋아하는 취향인 것 같다.
근데 부제에 '일터의 여성들'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거기에 또 많은 사람들이 이다혜 작가가 썼기 때문에 이 책은 무조건 읽어야 한다는 말을 한다.
이 모든 이유로 끌리지 않을 수 없었던 책 <출근길의 주문>
.
.
난 작가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 많이 듣지 않았던 빨간 책방에서 작가가 게스트로 나온적이 있었다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나와 나이가 거의 비슷하더라.
대학교 때 IMF를 겪은 40대이고
직장일을 시작한 게 난 1999년. 작가는 2000년 인데다 둘 다 여자다!
무슨 말이 필요해. 이 책 그냥 다 내 얘기였다.

나도 다 알고 있는 얘긴데 그걸 나처럼 바보같이 넘기지 않고 이렇게 멋지게 책으로 냈다는 점이 우리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나 할까.

여성이 분명하게 의사표현하는 법을 익혀야 하는 이유 중 하나를 나는, 억울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p 17)

타인이 인정하는 당신의 재능과 당신 자신이 확신하는 자신감 사이에 격차가 있어 고민이라면 이 책에서 꽤 큰 위안을 얻으리라. (p 210)

입사자 성비와 임원진 성비가 사회의 인구 성비와 비슷해지는 날이 오긴 할까? 그런 날이 오게 만들자고 생각하며, 이 글을 쓰고 있다.(p 229)

남성이 1달러를 벌 때 폴란드 여성은 91센트, 이스라엘 여성은 85센트, 한국 여성은 65센트를 번다고 한다.

맞벌이 부부가 회사 근무 시간이 동일해도 여성의 가사 노동 시간이 미국의 경우에는 주 9시간 더 많다고 한다.
남성이 많이 벌면 여성은 육아와 살림을 위해 퇴직을 고려해야하고
여성이 많이 벌면 남편 기죽지 않게 돈 얘기는 삼가해야 한다.

이 책은 또 남자들에게 어떻게 읽힐까.

난 작가님처럼 책을 쓰지는 못 하겠고 뭘 할 수 있을까.
우선 그냥 생각 안 하고 넘겼던 여러가지 부당한 일들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면서
회사에서 버틸 수 있을 때 까지 버텨보기 해볼까. .
.
.
책은 꼭 성별차별에 관한 얘기만은 아니다.
돈을 벌고 있는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성별을 떠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인데
여성의 부당함에 조금 비중이 있기도 하고
내가 조금 더 꽂히기도 했다.

직장인이라면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제 얘기를 책으로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만 아는 농담 -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지음 / 놀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남태평양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 속한 섬 중 가장 큰 섬 두 개가 타히티와 보라보라라고 한다.
그 중 보라보라섬에 프랑스인 남편과 같이 살고있는 저자가 그 곳에서의 생활을 바탕으로 만든 책이다.
.
.
.
시나리오를 쓰고 싶지만 못 하는 이유를 재능이 없어서 라고 얘기하는 저자에게 남편은 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라 노력을 안 해서이니 다시 학교에 가는 건 어떠냐고 한다. "이 나이에? 바로 들어가도 졸업하면 서른일곱이야."
라고 말하는 저자에게
"학교 안 가면 뭐 서른일곱이 안 돼?"라고 반문한다.
(p 123)
.
.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그런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 일 (p 169)
.
.
툭하면 정전이 되는 곳, 신선식품이 항상 있지 않은 마트가 있는 곳, 더운데 아이스 커피가 흔하지 않은 곳, 남들은 꿈의 섬이라 부르는 그 곳에서 외국인과 결혼해 살아가는 이야기를 읽자니
조금 긴 여행을 하는 여행자의 얘기를 듣는 것 같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
문명과 동떨어진 생활에 대해 생각해 볼 수도 있고,
멀리 있을 때 더 애틋해지는 사랑하는 가족들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이야기들이 너무 좋았다.

친한 친구와의 너무너무 재미있었던 일이 추억이 되고 결국 '우리만 아는 농담'이 되었다.
소중한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우리만 아는 농담'.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그것을 난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고 싶어진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할매가 돌아왔다
김범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저자는 '한국의 오쿠다 히데오' 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재미면에서 최고라 불린다는 이 책은
코믹한 제목과 표지에
오쿠다 히데오를 좋아하지 않는 내 취향이 더 해져
큰 기대를 하지 못 한 채 읽게 되었다.
어려운 책에 이어 머리를 식히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돈이 전부인 세상에서 가족이란, 인생이란, 나이듦이란, 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뜬금없이 나타난 이상한(?) 할머니가 하는 말은 모두 옳았고 그 이상한 할머니에게 조금씩 마음이 열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과연 할머니의 60억은 사실일까 아닐까 너무너무 궁금했는데...그건 여기에 밝히면 안 될 것 같고.. 동석 남매의 우애는 흐뭇했지만
여자를 때리기만 하는 여러 남자들의 등장과
무슨 일이 있어도 집안일은 여자몫이라는 사고방식은 오늘 볼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떠오르며 씁쓸했다.

가볍고 우스울 것만 같았던 책이
따뜻하게 안아주고픈 마음을 갖게 해주는 책이었다.
근데 솔직히 나한테 60억 있으면 너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