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 - '아무 몸'으로 살아갈 권리
김소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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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몸으로 살아갈 권리.

아무 몸이라니..
첨엔 외모 얘기인 줄 알았다.
책에서도 초반부에는 날씬한 몸을 선호하는 사회와
여성이라는 이유로 받아야 하는 편견에 대해 나온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날씬하지 않은 몸, 여성의 몸, 장애가 있는 몸, 아픈 몸, 나이 든 몸, 가난한 몸은 배척당하거나 조롱당할 권리가 없다.

몸의 개별성을 존중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내 몸은 평생 함께 갈 단 하나뿐인 친구죠. (p 210)

타 집단에 대한 편견이 큰 사람일수록 세상을 두려운 곳으로 인식한다. 억압과 처벌이 지배하는 권위적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신뢰가 아니라 힘이 인간관계의 핵심이라고 배우고, 이는 편견을 키우는 토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p 266)

이런 편견을 갖고 있는 이들은 자신이 몸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고 있는 것일까. 왜 취약해지는 것이 자기 관리를 실패한 결과물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일까.

책을 읽다보면 생각나는 책이 두 권 생긴다.
몇 년 전 읽은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과 아직 읽지 못 했지만 제목이 낯이 익은 <아픈 몸을 살다>가 그것이다.

하루에 채소와 과일을 실컷 먹으면 사망 위험도는 26퍼센트밖에 줄어들지 않지만 주위에 든든한 가족,친구,이웃의 지원망이 있으면 사망 위험도는 45퍼센트 줄어든다고 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타인의 체온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살아가도록 만들어진 것 같다.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의 몸을 판단할 권리나 편견을 가질 이유는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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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장난 줄 알았는데 인생은 계속됐다 - 암을 지나며 배운 삶과 사랑의 방식
양선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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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라는 직업이 있고 두 자녀가 있는 40대 여성인 저자는 어느 날 몸이 힘들어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가 그 곳에서 멍울이 만져진다는 얘기를 듣고 병원을 찾아간다.
그리고 받은 진단. 유방암 3기.

암 환자라는 걸 알게 된 후 당연하게도 너무 많은 것들이 바뀐다.
19년 12월 암 진단을 받고 명확한 치료 계획을 잡기 까지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고 한다.
공포, 고립, 분노, 우울, 고통 등 단어로는 설명되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그러다 20년 12월부터 기자답게 '양선아의 앎&암'을 연재하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암 환우들의 사연도 듣게 되고 힘을 주기도 하고 공감이 되기도 했다.

저자는 아픈 자신을 관찰하며 삶과 사랑에 대해 배우게 되고
난 그런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암 치료과정과 가족들의 고충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고
채소먹기, 운동하기, 가족과 시간 보내기 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느끼게 됐다.

어차피 인생에서 고통은 피할 수 없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고...(중략)...어차피 항암 주사는 맞아야 하지만, 아픔.고통.두려움.외로움 등을 덜 느낄 수 있는 방법을 나는 찾아야 했다. (p 97)

항암-수술-방사선치료라는 3대 표준치료를 마친 나는 암을 진단받기 전보다 즐겁고 행복한 감정을 더 자주 느낀다. 먹고 싸고 자는 그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기적과 같은 것인지 알아버렸기에 (p 7)

2021년에는 반드시 지킬 목표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두 가지만 세웠다. '몸을 많이 움직이고 일주일에 다섯 번 이상 운동하기'와 '일주일에 한 권 이상 책 읽기(건강서 포함)' (p 255)

아무래도 식습관과 운동습관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 두 가지 중에서도 식습관이 더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건강서를 읽어봐야 하나.
그동안 요리는 나와 맞지 않는다고.
그리고 내 휴식도 중요하다고.
아이들이 크면서 친구들과 밖에서 밥먹는 걸 더 좋아한다고
아이들에게 배달음식을 많이 시켜주고 있었는데 갑자기 너무 미안해졌다.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미리 몸을 망칠 필요는 더 없겠지.
무엇보다 소중한 가족들 생각해서라도 신경 좀 써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오늘은 저자의 블로그에 방문해 더 많은 글을 보려고 한다.

나도 아프면 친정엄마가 제일 많이 도와주실 것 같고 두 아이들 걱정이 제일 많이 될 것이라 책에 더 몰입해 읽은 것 같다.

To. 양선아 님
" 힘든 건 다 끝난 거 였으면 좋겠어요.
많이 웃고 많이 사랑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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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찾아드립니다 - 루틴을 벗어나, 나만의 속도로 사는 법
애슐리 윌런스 지음, 안진이 옮김 / 세계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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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하루에 30분이 더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또는

시간과 돈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무얼 선택할건가요?

대분분이 '돈'이라고 대답할 것 같은데
그렇다면 다음 본문 속 글을 읽어보자.

"괜찮아. 내가 지금 이렇게 사는 건 나중에 행복하게 지낼 시간을 벌기 위해서야. 그때 가서 사람들에게 더 잘하면 되겠지" 이 논리는 타당해 보이긴 한다. 내일이 실제로 온다면 말이다.
.
.
.

이 책 읽고 돈과 시간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
싫어하는 일에 돈을 쓰면서 시간을 벌었을 때 만족감에 대해 알게 됐고

버려지는 시간을 찾을 수 있는 방법과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시간을 현명하게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알게 됐다.

우리는 NO라고 말 할 줄 알아야 하고
스마트 기기에 반응을 덜 해야 하며
기름값이 조금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아 몇 km을 더 운전하는 엉뚱한 짓도 그만하고
쇼핑할 때 최저가 찾느라 많은 시간 보내는 행동도 적당히 해야한다.

25분동안 조금이라도 움직인 그룹과 가만히 쉰 그룹 중에는 움직인 쪽이 만족감이 더 높다는 신기한 실험결과들로 신뢰감을 주는 책.

항상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슬슬 리뷰 좀 줄이고
내 시간을 찾아야겠다고 다시한번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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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 싸인 : 별똥별이 떨어질 때
이선희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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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배경은 병원이고
얼마 전 각막 이식 수술을 받은 박하가 주인공이다.
이 병원 안에는 언가를 볼 줄 아는 사람들이 있고
가끔 타는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이 병원 안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드라마 <스위트 홈>과 <킹덤>에서 영감을 받아 쓴 소설이라는데
정말 5백페이지 넘는 책이 영화 보듯 술술 읽힌다.
책 읽는 내내 '생각'보다는 장면을 상상하게 되는데 이거 영화로 만들어도 될 것 같은데
근데 막상 눈으로 보면 좀 징그러울 것 같기도 하다.

빠른 전개, 영화같은 책,
뒷얘기가 궁금해지는 종류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재밌게 읽을 것 같다.
참고로 5백 페이지가 넘어가면 중간에 질질 끄는 느낌이 살짝 드는 건 어쩌면 공식인 것 같으니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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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 병이 망칠 수 없는 내 일상의 웃음에 대하여
신채윤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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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어릴 적부터 수영을 배웠다고 한다. 중학생이 되고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수영 수업을 들었는데 수업이 끝나고 주저앉기를 여러 번.
그렇게 발견하게 된 타카야수동맥염은 전신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고 20대 미만, 동양인,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데 우리 나라에서도 환자수가 한 손에 꼽힐 정도의 희귀병이라고 한다.

학교를 결석하는 날이 많아지고
일반병실과 중환자실을 오가고
약 부작용으로 인해 몸이 퉁퉁 붓는다.
활동을 많이 하면 안 되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참여하지 못 하는 행사가 종종 생기기도 한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린 남동생은 엄마가 누나와 병원에서 지내는 일이 많아지니 사실 누나 아픈 게 싫었다고 얘기한다.
어느 날 학교에서 희귀난치병 얘길 했더니 대뜸 "인생 망했네"라고 대꾸하는 친구에게 화도 낸다.

많이 다른 경우지만 나도 작년에 코로나걸렸을 때 주위 시선때문에 서운하고 화나고 짜증나고 분명 내가 잘못한게 아닌데 미안하고 그런데 미안하단 말은 안 어울리는 그런 여러 상황이 있었던 터라 저자의 맘이 너무 이해가 됐다.

저자는 대형 병원 두 곳을 정기적으로 다닌다. 그 중 하나는 서울대 희귀난치센터 어린이병원인데 그 곳의 채혈실은 다른 곳과 다르게 조용했다고 한다. 실제로 너무 큰 병을 앓기에 주삿바늘 정도는 아이도, 부모도 무덤덤해진 것이다. 그리고 환자복 보다는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아이들이 많다고 하는데
이 부분을 읽을 땐 너무 울컥했다...

분명 저자 소개를 먼저 읽었지만 책을 읽다보면 저자 소개 정도는 금새 까먹는다. 그렇게 읽다보니 자꾸 고등학교 얘기가 나와 다시 소개글을 보니 2004년생.
우리 딸보다 한 살 어린 아이가 이 책의 저자였다니...
아프고 힘들었을 것이 안쓰럽고
어린 아이가 이런 글을 썼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몸에 이상이 있지.어쩌면 심각한 일일지도 몰라. 하지만 그것 때문에 내가 반드시 우울함에 잠겨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니구나. 병은, 아픔은 내 즐거움을 막을 수 없었다. (P 54)

남의 인생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건, 아무리 긍정적 방향이라도 조심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P 89)

취미나 여가 생활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책 읽기'라고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어쩐지 책 읽는 사람은 갈수록 줄어서, 책 읽기를 취미 삼아 한다고 하면 나에게 뭔가 대단한 걸 기대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P 235)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수업시간에 배운 시를 해석한 노트(자습서인가)를 보고 마치 해부된 시체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표현한 부분이었다. (어느 페이지인지 못 찾았다)

무엇보다 아프지 않는 게 좋긴 하겠지...만 병이 망칠 수 없는 내 일상의 웃음은 있는 법이다.
나도 나이도 들어가고 지치고 그립고 그런 날들의 연속이지만 그럼에도 평범한 일상이 있고 즐거움도 있다는 거 이 책 읽고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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