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거나하게 취해 자리를 일어나 술집에서 나와 바해의 집으로 갔다.

시중! 맥주 한잔 더 할래?

좋지. 역시 바해에게 오니까 마음이 편하다. 내가 어디론가 가고 싶었는데 바해 너가 떠오르더라고. 넌 내 마음을 다 아니까 말이야. 그래서 너한테 전화 왔을 때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

바해는 테이블에 맥주와 안주를 놓으며 웃음으로 말을 한다.

그랬어. 내가 떠올랐다니 영광이네?

시중과 바해는 테이블에 마주앉아 맥주잔을 들어 건배를 한다.

바해는 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며 시중의 얼굴을 보며 한마디 한다.

시중의 마음에 내가 있기는 있는 거야?

시중도 바해의 뜻밖의 말을 들으며 놀란 사람처럼 눈을 살짝 치켜들며 말을 한다.

그럼. 그걸 말이라고. 너하고 내가 지내 온 시간이 얼마인데. 넌 나에게 가장 소중하고 좋은 친구야!

.. 그렇구나. 나도 시중 마음에 있었구나! 바해는 남 얘기하듯 말을 한다.

바해! 그런데 넌 왜 결혼을 안 하는 거야?

맥주를 마시며 바해는 말을 한다.

글쎄! 왜 안 할까? 빙긋 웃으며 시중에게 반문을 한다.

그런 바해를 보며 시중은 입을 삐쭉이고 어깨를 들썩이며 말을 한다.

내가 알아. 바해의 마음을!

바해는 그런 시중을 보며 다시 말을 한다.

전에도 말 했지만 난 부모님이 그렇게 이혼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결혼에 별로 생각이 없어. 남자들이 다 우리 아빠처럼 보여서 말이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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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 바해에게 말을 한다.

너 여기 자주 안 와?

. 살다보니 술 먹는 일이 별로 없어. 학교 수업 준비해야지 또 아이들 챙기며 상담해야지 그러며 하루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가버려!

역시 바해는 열정적으로 사는구나!

. 시중도 그렇게 사는 거 아니야?

하긴 그렇지만. 근데 여기 오니까 옛날 생각난다. 시중은 말을 하며 주위를 한번 눈으로 훑는다.

그러게 나도 이 술집을 다니며 돈을 벌었는데 말이야.

말하는 사이에 종업원이 술을 갖다 놓고 간다.

시중 이 술 생각나?

그럼 생각나지. 못도 모르고 들이켰다가 목이 타는 줄 알았지.

둘은 말을 하며 웃는다.

어느 정도 둘 다 술기운이 돈다.

바해! 너도 날 볼 때 그렇게 형편없는 장애인으로 보이는 거야?

바해는 그렇게 말하는 시중을 바라보며 말을 한다.

무슨 말이야?

누가 시중을 그렇게 보는데! 내 눈에는 그저 한 멋진 남자로 보이는데. 너 아름이 아버지 때문에 그러는구나?

시중은 쓴 웃음을 짓는다.

아 글쎄. 나 보고 장애인이면 장애인하고 만나야지 왜 자기 딸을 만나냐는 거야. 이게 말이 되는 소리야?

나 이제까지 살면서 그런 이야기는 면전에서 처음 들어 본다.

그러게. 아름이 아버지가 너무 심한 말을 했어. 아무리 자기 딸이 귀하지만 그런 말은 안해야 하는데 말이야.

내가 그 말을 듣고 얼마나 기가 막히고 자존심이 상하는지 아무 말도 못 했다니까? 그래도 자기 딸하고 7년을 넘게 만났는데 말이야.

시중의 말은 좀 흥분 된 듯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홀 안은 음악으로 가득 차 목소리가 조금 커져도 괜찮다.

맞아. 아름이 아버지가 너무 한 거야. 그래서 시중은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시중은 고개를 흔들며 모르겠어

내가 아름이를 정말 사랑하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 그 순간에 내가 느낀 감정은 아름이고 뭐고 다 포기하고 떠나고 싶다! 이 생각밖에 안 들었어.

나로서는 충격이었거든. 나는 그래도 말이 통할 줄 알았어. 그런데 이건 내 말은 아랑곳 않고 자기 말만 늘어놓고 자기 딸과 헤어지지 않으면 죽이기라도 할 것처럼 말을 하고 나가는데 말이 안 나오더라고.

시중! 힘들지만 어쩌겠어. 넌 아름이를 좋아하잖아? 그러니까 지나간 일이다 생각하고 술이나 먹자.

그럼 내가 한 여자를 사랑한 죄인가? 시중은 술잔을 부딪치며 헛웃음을 짓는다.

그치. 시중은 죄인이지. 한 여자를 사랑하고 자기 여자로 만든다는 게 쉬운 일인 줄 알아!  바해도 미소를 짓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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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우리 오랜만에 나가서 옛날에 갔던 그 언니 집에 가서 한잔 할까?

좋지. 거기 간판 이름이 특이 했는데! 아 맞다. ‘몸으로 적시기라고 맞지?

그래. 기억하네.

그럼 거기 언니도 섹시했잖아! 그 분 결혼했어?

아니. 아직! 그저 돈만 벌어.

시중과 바해는 집을 나와 그 카페로 갔다.

시중은 안으로 들어서며 테이블에 앉아 언니인 메이리가 오자 인사를 한다.

메이리는 시중을 보자 낯이 익는다는 듯 웃으며 옛날에 한번 왔었지요! 반긴다.

. 기억하시네요?

그럼요. 기억하지요. 그때 몽골 여행 간다고 했었잖아요.

메이리는 또 바해에게 말을 한다. 요새도 바쁘지?

. 언니 좀. 그래서 여기 올 시간이 없어요.

알아. 교수님이 바쁘지. 그래도 잊지 않고 찾아오니 난 고맙지.

안 그래요. 언니. 내가 자주 와야 되는데.

그래. 술은 어느 것으로 할까?

언니가 알아서 주세요. 요새는 술 마실 시간도 없어요. 바해는 말을 하며 언니의 손을 따스하게 잡는다.

언니가 주문을 받아 자리를 뜬다.

그럼. 바해가 자주 먹던 걸로 줄께?

. 고마워요. 언니.

언니는 주문을 받아 자리를 뜬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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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 오랜만에 북경 공항에 왔다.

바해가 나와 있다. 둘은 오랜만의 포옹을 하며 바해 집으로 향한다.

잘 지냈어?

. 난 잘 지내. 시중 얼굴이 피곤해 보여?

여기 올라고 사무실 정리 좀 하고 상담실도 어제까지 바쁘더라.

그랬구나. 상담소는 잘 되지?

뭐 그렇지. 나는 장애인 내담자가 많으니까 좀 그래.

바해야말로 바쁜 사람 아니야?

난 뭐 주로 아이들 상담이니까 그렇게 바쁘진 않아. 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치느라 준비하는 것 말고는.

그렇게 시중은 바해의 집에 도착해 들어선다.

바해! 옛날 집하고는 완전 다른데! 이게 몇 평이야?

~ 한국 평수로 하면 35평정도 될까?

이 샹드리에 좀 봐! 멋있다. 이 넓은 집에서 혼자 사는 거야?

. 그런데 주말에는 여기 아이들과 함께 지내. 오늘은 시중이 온다고 아이들을 다 내 보냈지만.

바해가 성공한 것이 실감이 나는데!

. 이정도 가지고. 나는 여기서 돈을 벌었었기 때문에 이렇게 살 수 있는 거야.

그래. 알지. 바해가 얼마나 악착같이 살았는지.

아름이가 전화 했었어. 시중! 너가 자기에게 말도 안하고 사라졌다고. 왜 그랬어. 그래도 어디 간다고는 말을 해주지.

그냥. 아름이 아버지의 말이 자꾸 떠올라 아름에게 말하는 것이 왠지 모르게 자꾸 꺼려지는 것 같아.

너 아름이 아버지에게 정말 심한 충격을 받긴 받았나 보다?

바해는 시중을 보며 미소로 말을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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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세상 사람들과 다름없는 것 아닌가요?

그렇죠. 제가 신학교 다닐 때도 원생들과 어울리다보면 저는 장애인이라 시키는 것이 없었어요. 그저 저는 모든 행사에 참여만 했었죠. 저는 참여 하면서도 제 마음에 제가 장애인이 아니었으면 좋을 걸, 생각하는 때가 많았어요.

그러셨군요. 많이 마음이 불편 하셨겠네요?

많이 속상했죠. 내가 왜 이렇게 태어났을까 하는 자괴감도 많이 들었고요.

그러셨겠네요.

하지만 지금 제가 목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 제일 두려워요.

그럼 직접 교회를 차려 보시면 어떨까요? 저도 장애인이라 센타에 들어가지 않고 직적 이렇게 차렸거든요.

그러고도 싶어요. 하지만 제가 교회를 차릴 경제적인 여건이 지금 안 돼요.

부모님과 식구들 있잖아요?

어머님과 동생이 있는데 지금 생활하는 것도 빠듯하게 살고 있거든요. 그렇다고 어머님과 동생이 신앙이 아주 좋은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자꾸 나이는 들어가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이 안나 와요. 그래서 두려운 생각만 들고 이대로 내 인생이 끝나버릴 것만 같은 조바심이 많이 들어요.

그러시군요. 참 어려운 문제네요. 여기 보니 아직 미혼인 것 같은데요?

아직 결혼 안했어요.

그럼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해 나가야 하는 어려움이 많겠네요?

누구하나 저를 도와 줄 사람이 없어요. 어떨 땐 공허함이 몰려와 그냥 이대로 눈 감아 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러겠어요. 아무도 도움을 받을 때가 없이 그것도 장애의 몸으로 그런 생각이 들만도 하겠네요. 하지만 우리가 죽을 수는 없잖아요. 목사님이시니까 더 잘 아시겠지만요. 일단 두려움님이 마음속에 있는 그 부정적인 생각이 안 들도록 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아요.

지금 두려움님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조바심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자신이 어느 정도 나이도 있고 결혼도 안했고 주위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목사인데 목사로서 일자리도 없고 해서 이런 것들로 하여금 밀려오는 불안과 조바심이 드는 것 같아요.

맞아요.

두려움님은 여자와 교제해본 적이 있나요?

아니요. 여자는 그저 교회에서 아는 동생들과 친구 정도로 차 마시는 정도죠.

그럼. 여자와 데이트 해본 적이 없는 건가요?

제가 장애인이라 여자들에게 그런 데이트 같은 것을 제의 받은 적도 없고 또 제가 누구를 그렇게 좋아 해본적도 없어요.

믿음은 두려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안타깝고 안쓰러워한다.

믿음은 생각한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의 신체적 장애를 생각하기 때문에 남녀 간의 교제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혹시나 자기가 장애인인데 상대방인 비장애인이 자기의 마음을 받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또 상대방에게 다가가면 혹시나 장애인 주제에 하는 생각의 걱정부터하기 때문에 쉽사리 비장애인에게 다가지 못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장애인이기 때문에 장애인하고만 연애하고 결혼해야만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 말이다.

두려움님은 먼저 자기 자신에게 대한 믿음과 자존감부터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또 목사님이시니까 믿음으로 기도하시면서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예를 들면 나는 장애인이지만 남들보다 많이 배웠어. 또 나는 몸이 조금 장애가 있지만 뭐든지 할 수 있어. 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목사잖아! 이렇게 자신에게 힘을 불어 넣어 주는 그런 것이 지금 필요할 것 같아요. 그러면 자신도 모르게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향산 될 것 같아요. 또 목사님이니까 하나님을 누구보다 더 믿고 의지 할 것 아닌가요?

두려움님이나 저나 장애인으로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데 이것을 극복 못하면 인생 살아가는데 있어서 너무 힘들 것 같아요. 그러니까 먼저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것을 자신의 내면에서 오롯이 인정을 하고 그것을 우리가 살아가는 현 생활 속에서 아름답게 표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자신이 장애인인데 장애인이 아닌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면 그것으로 속단하고 좌절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어요. 그냥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름답게 부딪치며 살아갈 수 있다 라는 자신만의 자존감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앞으로 목회를 하시게 되면 사모님이 필요하니까 자신을 가지시고 주위에 아름다운 사람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시중은 두려움에게 싸이코 드라마를 진행하며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스스로 알아차리게 이끌며 상담을 마무리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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