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 내일이 주일인데 집으로 가지
않는다.
고속버스를 타고 2년 전부터 알고 지내는 시인이신 정남수
선생님을 만나러 몸을 실었다.
정 선생님은 1년 전 수덕사 근처로 낙향하여 사모님과 함께
조용히 글을 쓰시면서 대학교에 가끔씩 나가 강의도 하시면서 지내고 계신다.
안면도에서 선생님께
미리 전화도 안하고 가는 것이다.
선생님은 내가 대학
입학하고 詩
공부를 하기 위해
인사동 근처에 있는 계간 잡지사에서 시 창작 교실 과정을 개설했을 때 처음 뵈었던 분이고 나에게 시를 가르쳐 주신 은사이기도
하다.
선생님은 내가 시를
써 가면 혹독하면서도 부드럽게 평을 해주시곤 했다.
지금도 시를 쓰면
선생님께 메일로 평을 받곤 한다.
선생님 댁에 가는 길이 초겨울 길가라
고목들에 붙어있는 가지들이 속살을 창피한 줄도 모르고 시중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야말로 길 가는
나무들의 옷과 잎들이 알록달록 여기저기 널브러져 발을 딛는 곳마다 반갑다고 놀아보자고 아삭 스으 아삭 스으 소리를 내며 나를 반기며 혼의 노래에
조용히 초대를 한다.
잠간 나는 발에 밟히는 소리에 이끌리어 눈을
살며시 감아본다.
느낌이
온다.
소리 없이 가는
바람과 발에 푹 들어 밟히는 마른 낙엽들이 귓전을 간질거린다.
‘난 네가 좋은데 여기서 나와
놀자’며 가슴을 아주 부드럽게 쓰윽
민다.
그러더니 마음 깊이
다가와 나의 오감을 아주 정말 부드럽게 미는 것이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
시중은 선생님 댁을 20분 쯤 남겨두고 전화를
한다.
선생님 안녕하셔요.
저
시중입니다.
그래 시중 오랜만이야.
선생님의 반갑다는 목소리가 핸드폰을 타고 내
귓전에 구수하게 전해진다.
선생님 저 선생님 댁에 다
와갑니다.
한 이십여 분만 가면
도착합니다!
라고 하며
웃었다.
핸드폰 사이로 좀 당황한 목소리로 어 우리
집?
네 선생님 갑자기
찾아오죠?
선생은 말을 추스리며 아니야 언능
오기나해, 반갑다는 감응의 뉘앙스가 폰을 타고 나의 귓전에 전해진다.
네 선생님 금방 뵈요. 전화를
끊었다.
선생님 집은 전통한옥이라 마당이 넓고 마루가
크고 마당 한가운데 우물이 있어 거기서 두레박으로 우물을 퍼 올려 먹는 맛이 일품이다.
시중은 삐거덕 소리가 나는 큰 나무대문을
열면서 선생님하며 소리친다.
선생님은 햇볕이 넓은 마루를 가득 메운
자리에서 일어나 어!
시중 어서와,
나에게로 다가오시더니 손을 잡으며 덥석 안아주신다.
시중 여기 앉아.
방석을 주시며 그래
갑자기 연락도 없이 웬일이야?
네!
어제 저녁에 혼자
안면도 왔다가 집에 가려다 문득 선생님이 여기 계시다는 것이 생각나 그냥 버스타고 선생님이 보고 싶어 발길을 옮겼어요!
시중은
웃는다.
음~
잘
왔어.
그래 뭔가 복잡한
생각이 머리를 휘 집어 놀 땐 무작정 떠나는 게 최고지.
선생님은 나의 마음을 아시는 것처럼 내
마음을 다독여 주신다.
시중 여기 왔으니 우리 점심 먹고 수덕사
구경이나 가볼까?
시중은 반가운 듯 네 선생님 저야
좋지요.
선생님과 시중은 간단한 점심을 먹고 수덕사로
향한다.
선생님과 나는 길가에 지천으로 널브러져 있는
낙엽과 혼을 공유하며 수덕사 가는 길목 길목으로 발길을 내딛었다.
선생님은 가시는 내내 말씀이
없으셨다.
그냥 하얀 고무신에 닫는 사아악 사아악 낙엽
소리에 발걸음만 천천히 뒷짐을 지시고 평화로이 수덕사 입구로 향하고 계신다.
시중도 선생님의 침묵에 어울려 뒤뚱거리며
따라 갈 뿐이다.
시중은 태어나 수덕사를 처음 와
본다.
수덕사 입구에 도착해 입구를 좀 지나
걸어가는 옆에 수덕사의 유래를 알리는 아담한 나무 알림판에 까만 글씨로 자욱하게 쓰여 있었다.
난 선생님의 침묵을 깨고 싶어 선생님 하고
말을 걸었다.
저는 여기 처음인데 수덕사의 유래가 여기
적혀있네요, 선생님!
그래!
시중 난 몇 번 오며
읽어 봤는데 한번 읽어보지!
선생님과 난 그 푯말 앞에 서서 읽기
시작했다.
내용은 이러했다.
“홍주마을에
사는 수덕이란 도령이 있었다.
수덕고령은
훌륭한 가문의 도령이었는데,
어느 날
사냥을 나갔다가 사냥터의 먼발치에서 낭자를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집에
돌아와 곧 상사병에 걸린 도령은 수소문한 결과 그 낭자가 건너 마을에 혼자 사는 덕숭낭자라는 것을 알게 되어 청혼을 했으나 여러 번
거절당한다.
수덕도령의
끈질긴 청혼으로 마침내 덕숭낭자는 자기 집 근처에 절을 하나 지어 줄 것을 조건으로 청혼을 허락하였다.
수덕도령은
기쁜 마음으로 절을 짓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탐욕스런 마음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에 절을 완성하는 순간 불이 나서 소실되었다.
다시
목욕재개하고 예배 후 절을 지었으나 이따금 떠오르는 낭자의 생각 때문에 다시 불이 일어 완성하지 못했다.
세 번째는
오로지 부처님만을 생각하고 절을 다 지었다.
그 후
낭자는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했으나 수덕도령이 손을 대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이를 참지 못한 수덕도령이 덕숭낭자를 강제로 끌어안는 순간 뇌성벽력이 일면서 낭자는 어디론가 가 버리고 낭자의 한 쪽 버선만이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는 바위로 변하고 옆에는 버선모양의 하얀 꽃이 피어 있었다.
이 꽃을
버선꽃이라 한다.
낭자는
관음보살의 화신이었으며 이후 수덕사는 수덕도령의 이름을 따고 산은 덕숭낭자의 이름을 따서 덕숭산이라 하여 덕숭산 수덕사라 하였다는
전설이다.”
나는 다 읽고 선생님에게 웃으며 결국은
사랑이야기네요, 말을 했다.
옆에서 내 말을 받아 선생님도 훗흐
웃으시면서 그렇지, 얼굴에 정적이 없어지시며 부드러운 톤으로 말씀하신다.
시중은 수덕사 안쪽으로 걸어가는 길에 이곳이
이렇게 큰 절인지를 알 수 있었다.
하긴 천년이 넘는 고찰이라니 안 웅장할 수가
없겠지.
수덕사를 중심으로 빙
둘러있는 산속의 단풍들이 너무 웅장하고 멋스럽다.
와~
선생님 너무 좋아요! 감탄사를 연발 터트린다.
선생님께서 왜 여길 택하셔서 이사 오셨는지
알 것 같았다.
조용하고 웅장하고
아름답기까지 한 수덕사이다.
사시사철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해 줄 것 같은 이 수덕사의 말없는 아름다움을 선생님은 생각하셨을 것이다.
선생님은 수덕사 안에 있는 여관이란 푯말이
세워져 있는 쪽으로 발길을 옮기신다.
그러시더니 여관
툇마루에 앉으신다.
시중!
여기 경치가 정말
좋지?
내가 여기로 이사 온
것이 이 수덕사의 고요함과 고적함 때문인지도 몰라.
네.
선생님 저도 여길
들어오면서 선생님께서 여기로 오신 이유를 알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일어나 조금 걸으니 우물이
보였다.
선생님은 이내 옆에
있는 자그마한 쪽박을 집어 물을 담으셨다.
자 시중 여기 물이 얼마나 달고 시원한지
마셔 보게.
하시며 나에게
건네주신다.
네하며 주시는 물을 받아 마시니 진짜로 너무
물맛이 시원하고 달다.
와~
선생님 이런 물맛을
서울에서는 생각도 못할 거예요! 시중은 하하 웃는다.
그렇게 우리는 물을 마시며 조용한 산사
안으로 또 걸어 들어갔다.
선생님은 조금 더 걸으시더니 통나무 의자와
탁자가 보이는 곳에 머무르셨다.
자 시중 우리 여기 좀 앉자 하시며 초겨울
수덕사를 둘러싸고 있는 나뭇잎들이 얼마 남지 않은 수목들을 배경삼아 앉으신다.
시중도 나란히 선생님
옆에 앉았다.
그렇게 우리는 낙엽을 밟으며 맑은 하늘에
멍게 구름들이 뭉게뭉게 흩어져 흘러가는 하늘을 보며 약간의 침묵의 시간을 흘러 보낸다.
선생님이 말을 꺼내신다.
그래 시중은 요새 무슨 생각들을 하며
지내지?
선생님의 말씀은 나를 말없이 건드리시는 것
같다.
예리한 통찰력으로
사람을 보기만 해도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감지하시는 것 아닌가!
그것은 세상을 많이
살았다 고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리라.
그 만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예리하다는 것일 것이다.
평생 시를 쓰시며
많은 사람들을 접하신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선생님만의 시각일 것이다.
네!
선생님 요새 제가
생각이 좀 복잡해요.
이번 겨울이 지나면
3학년인데 뚜렷이 한 것도 없는 것
같아요.
요샌 그래서 잡생각이
많아 글도 잘 안 써지고 그래요.
제 삶의 전반적인 부분을 생각하게 되고 너무
복잡해요 선생님!
시중은 엄마에게 응석을 부리듯 말을
한다.
선생님은 허허 웃으신다.
시중 너무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닌가?
하시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걸으신다.
시중은 겸연쩍듯 뒷머리를 손으로 쓰윽 내리
밀면서 선생님과 말없이 걸으며 수덕사 여기저기를 구경한다.
선생님과 걷다보니 꽤
많이 수덕사를 끼고 등산 코스가 있는 곳까지 걸은 것 같다.
선생님은 자 이제 우리 집에 가서 한 잔
하며 얘기 좀 할까?
선생님의 말씀이
반가웠다.
선생님도 나와 같이 막걸리를 좋아
하신다.
우리는 수덕사를
내려와 집으로 향했다.
대문을 들어서니 사모님이 밖에서 들어오셨는지
나를 반갑게 반기신다.
어이구!
시중 학생 언제
왔어라 며 내 손을 잡으신다.
사모님도 나를
자식같이 챙기신다.
내가 서울 사실 때 집에 가면 나 먼저
챙겨주셨던 엄마 같은 분이시다.
선생님께서 사모님에게 말을
건네신다.
이봐요!
저번에 막걸리 담아
논거 있지요?
오늘 시중과 한잔 할 건데 좀 챙겨
주세요.
맛난 부치미도 좀
부쳐주시고. 허허 웃으신다.
사모님은 선생님의 말씀이 떨어지자마자
‘여부가 있겠어요.
좀만 기둘
리세요’
얼굴에 웃음을
머금으시며 부엌으로 들어가신다.
선생님은 마루에서 방석을 두 장 짚으시더니
자 여기 안자라며 방석 한 장을 주신다.
우리는 해가 저물녘 마루 아래로 사라지는
볕을 깔고 앉으며 선생님이 말을 꺼내신다.
그래 시중 내일 갈
거지?
여기 오늘 나와
얘기하려고 왔으니 맘 놓고 술 먹으며 놀아보자!
시중은 너무 좋았고
기뻤다.
선생님의
호탕하시면서도 자상하신 성격에 시중은 시 배울 때부터 끌렸다.
‘네 선생님 저야 너무
영광이지요!
웃었다.
그랬더니 선생님이 ‘난 자네 웃는 모습이 너무 맘에
들어’
허허하신다.
‘다들 그렇게 말해요
선생님’
나도 따라
웃었다.
시중의 꾸밈없고 솔직한 성격이
들어난다.
‘그래 아까 잡생각이 많다고 했는데 무슨
잡생각인지 이야길 한번 풀어보지’ 나를 바라보시며
지긋이 눈가에 주름이 접히신다.
그 사이에 사모님이 양은 주전자에다 막걸리와
노란 양은 막걸리 잔을 갖다 놓으시며 부엌으로 돌아가신다.
나는 선생님에게 막걸리 한잔을 받아 선생님의
건배 제의에 간단한 목례로 건배를 하며 한잔을 목구멍 깊숙이 시원하게 쭉 밀어 넣었다.
오~
선생님 막걸리 맛이
정말 환상 죽입니다요.
그렇지?
아내가 담근 지 6개월이 넘은 건데 맛이
좋아.
그럼 이 막걸리를 사모님께서 직접 담그셨다는
거네요?
선생님은 허허하시며 ‘그래 사먹는 것보다
맛나지’라며 말씀하신다.
나도 웃으며 네 선생님.
나중에 저도 이런데서 살
거예요.
선생님은 허허 웃으시면서 그래 시중도
이다음에 이런 시골에 와서 살어.
내가 살아보니 조용하고 공기 좋고 아주
좋아.
선생님의 말씀이 떨어지자 시중은 아버지에게
응석을 부리 듯 말을 풀어놓는다.
선생님 저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술이 좀 목 넘김을 할 때 바람에 부딪치듯
시중은 자기 속엣 것을 밖으로 들어 내놓는다.
‘자꾸 생각이 많아져요’ 시중은 막걸리를
연거푸 두 잔을 들이켰다.
선생님 저 여자 친구 생겼어요, 양
눈썹이 올라감을 느끼며 웃는다.
선생님은 그래!
축하할 일이군 하시며
선생님도 막걸리를 들이키신다.
그런데 제가 몸이 이래서 그 애를 만나는
것이 조심스럽고 좋으면서도 생각이 많아져요.
사모님은 부치미를 먹기 좋게 잘라 큰 접시에
담아 도토리묵과 함께 상에 밀어 넣으시며 부엌으로 다시 들어가신다.
시중 자네가 몸이 불편해서 자신이 없다는
것인가?
선생님은 직설법으로
물으신다.
네 그런 것도 있고요.
내년에 그 애가 우리
학교에 들어와 저와 같은 과로 입학하여 같이 다니자고 하는데 저는 너무 좋으면서 제가 장애인이라는 게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해요.
또,
선생님?
선생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상담을 전공하고 있는데 제가 장애인이라 저는 지금부터 상담 실습을 해야 하는데 저를 실습하라고 받아주는데도 없는 것 같고 해서
속상해요.
친구들은 다 여기저기 찾아 실습을 하고
있는데 저만 이렇게 있어요.
어느새 주전자에 막걸리가 바닥을
드러낸다.
사모님께서 주전자를 확인하며 다시 갖다 놓고
가신다.
선생님은 말없이 막걸리를 마시고 계시더니
나에게 말을 건네신다.
생각이 진짜
복잡하겠구나!
그래서 시중 결론이
있나?
아니요 선생님!
제가 결론이 있으면
이렇게 방황하겠어요?
선생님은 막걸리 한잔을 또 들이키시더니
말씀을 하신다.
시중 세상살이란 자네가 얘기한데로 결론이
없는 거야.
많은 이들이 자기 인생의 결론을 보려 찾아
헤매지만 결국엔 결론을 내리지 못하며 죽는 게 인생이지.
자네가 지금 자네의
불편한 몸을 어떻게 조금이라도 온전하게 만들어 보려는 것.
게다가 여자 친구가 생겨서 그 여자에게 잘
보이려 하는 마음.
그리고 자네의 진로를
걱정하고 있는 거 같은데 자네가 생각하고 걱정하는 것들은 이 시간이 지나가면 과거가 된다는 것 아나?
자네에겐 지금
이시간이 소중하고 귀하다는 거야.
난 자네를 참 의지가 강하고 인간으로서
참으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왜냐하면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매사에
열정이 있어 보이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잖아.
나에게 시를 배우러
왔을 때 난 자네의 적극적인 열정을 봤지.
수강생들 중에
장애인이라고는 자네 혼자였으면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임하는 것을 보고 난 조금 의아 했었어.
몸에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그 열정이 순수했고 기특했단 말이야.
또 요새 젊은
친구들에게서 보지 못하는 아름다운 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을 느꼈지.
선생님은 시중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으신다.
시중은 막걸리 기운이 몸을 좀 감싸는 기분에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렇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을 하며 고개를
꾸뻑인다.
그러는 시중을 보며 선생님은 한 마디 더
말씀하신다.
시중아 내가 다시 말하지만 자넨 너무
훌륭하게 살고 있는 것만 생각하면 돼.
또 자넨 신앙의 힘도 있다고 늘
말하잖아!
자네 자신을 자네가
스스로 사랑하며 살아가면 되는 거야?
채근담에 이런 말이
있어.
‘마음에 물욕이 없으면 이는 곧 가을 하늘이나
잔잔한 바다요.
옆에 거문고와 책이 있으면 이는 곧 신선이
사는 곳이로다.’
이 말은 마음에 욕심이 없으면 근심과
괴로움이 자기 안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말이야.
그것이 곧 자기
자신이 살아가는 곳이 극락이라는 것이야.
이 말처럼 너무 자네의 신체에 집착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며 살아가면 그것이 극락이고 행복이라는 것이야.
또 자네에게는 그만한
힘이 있다고 난 생각해.
네 선생님 알겠습니다.
시중은 조금 도는 술기운에 웃으며 선생님을
바라보며 대답을 한다.
네 선생님 명심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제가 오늘 집으로
가지 않고 선생님을 만나러 온 것이 잘한 일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시중은 취기가 거나해 앞에 계신 선생님을
바라보며 목례를 한다.
그날 그렇게 시중은 자기 인생에 있어
존경하는 분 중의 한분의 멘토 이신 정남수선생님과 평상에 앉아 초겨울의 저녁노을이 저물어 가고 있음을 즐기고 있었다.
그 다음날 시중은 선생님과 사모님의 따스한
아침 밥상을 받으며 인사를 드리고 서울 행 버스에 몸을 싫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