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해가 그 독한 술을 여섯 일곱 잔 먹은 것 같은데 몸은 흐트러짐 없이 똑바로 걷는다. 아마 이 정신도 타국에서 자기를 지키기 위한 정신이라 생각이 든다. 나는 술을 먹든 안 먹든 뒤뚱거리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말이다.

바해는 내 손을 잡고 택시를 타고 자기 집 앞까지 가서 내렸다.

시중 여기가 내가 사는 곳이야. 들어가자. 내 손을 이끈다.

집은 자기 가게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는 우리나라의 연립식 아파트다. 바해는 열쇠로 아파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라고 나에게 말한다. 나는 등에 멘 배낭을 지고 바해의 집으로 들어갔다.

바해의 집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누가 여자가 사는 집 아니랄까봐 냄새도 좋고 나름 예쁘게 꾸며 놓았다.

나는 여기저기를 둘러 보며 '야 집 좋은데! 이게 몇 평이야?'

12.

방 두 개에다 혼자 살기에는 딱 인데?

그래 여긴 아직까진 집세가 싸서 살만해.

바해는 자기가 먼저 씻는다며 욕실로 들어간다.

나도 일단 짐을 작은 방으로 가져가 배낭에서 가러 입을 옷을 꺼내 챙겨 입었다.

집을 둘러보며 생각했다. 바해가 타국에서 얼마나 힘들게 살았을지.

바해는 다 씻고 나오더니 나 보고 씻으라고 한다.

나도 씻고 나오니 바해는 냉장고에서 맥주를 탁자에다 꺼내 놓고 있었다.

맥주를 따더니 한 잔 따르며 나부터 주며 시원하게 한 잔 마시란다.

그러며 자기도 한잔 따라 마신다.

우리는 그렇게 탁자를 가운데 두고 마주보고 맥주를 마신다.

샤워를 간단히 하고 시원한 맥주 한잔을 하니 아까 술집에서 먹은 독한 술이 맥주의 시원함에 사라지는 느낌으로 목구멍 저 끝까지 적셔 준다.

바해는 나를 보며 말을 한다.

시중 아까 내가 좀 주책이었지? 나도 모르게 내 감정에 그냥 눈물이 나오더라고. 이해해줘?

아니야. 그런 바해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친근하게 다가와 난 내심 넘 기뻤는걸! 본지 얼마 되지 않은 나를 그냥 믿은 거 아냐? 그 만큼 바해가 외로웠다고 느껴지니 내 마음이 좀 안 좋더라. 바해가 혼자 이 낯선 중국에 와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해 봤어.

나 같으면 도저히 혼자는 그렇게 못살 것 같아. 바해가 따라 준 맥주를 또 마시며 대단해 최고야.

듣고 있던 바해가 얼굴에 살짝 웃음을 머금으며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마워.

사실 시중이가 왠지 모르게 처음 볼 때부터 편하게 느껴지더라. 난 여자고 시중은 남자인데도 말야. 그래서 시중한테 전화 왔을 때 반가웠어. 나는 여태껏 남자 친구를 만나 본적이 없어.

그런데도 시중이가 편해 보이더라고. 나는 부모님이 그렇게 되고 두 분 다 보기 싫어서 어떡하든 그 상황을 벗어나려고 했어. 그래서 도망치듯 여기 온 거거든. 그리고 내 힘으로 일어나야겠다는 생각만 하며 살았어.

바해는 아까 얘기 할 때와는 다르게 눈이 맑다.

그런 표정을 보며 바해에게 진짜 대단해라고 엄지를 세웠다.

우리는 또 잔을 마주쳤다.

배에서도 말했지만 나도 대학 갈 거야. 지금처럼 계속 간다면 여기서 정착하며 살아가는데 지장 없지 않을까 생각해. 그래서 내년에 북경대학 중문과에 들어갈 생각이야. 내가 집 나와서 살아보니 삶이라는 게 참 단순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돈이 좀 있으면 편하고 없으면 불편하다는 단순한 생각 말이야. 하지만 이 정신적 외로움은 돈으론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내가 배 타고 다니면서 돈 버는 사람들을 많이 봤어. 그 사람들의 생활을 옆에서 지켜봤어.

하루 벌어 그 돈 가지고 그냥 먹고 사는 다람쥐처럼 반복되는 삶을 살더라. 내가 보기에 무의미하고 허무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 보이더라. 돈만 가지고는 인생이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는 것을 말이야. 물론 그 사람들도 다 나름대로 삶의 철학이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공허해 보였어. 또 나도 그 사람들 따라 다니며 돈을 벌었지만 나는 인생이 돈만 벌어 가지곤 참 의미가 없는 삶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 그래서 그 때부터 어느 정도 돈을 벌면 공부를 계속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

바해는 말을 하며 입을 비쭉이며 맥주를 마신다.

시중은 바해의 이야기에 또 감탄을 한다.

벌써 인생을 많이 살아 본 사람이 삶을 하나하나 통찰해 나가 듯 차분하게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바해가 멋있게 비춰진다.

사람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삶에 있어 많은 환경의 변화에 부딪치며 살아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기 나름의 인생의 통찰력을 깨닫게 된다는 단순한 진리를 한 번 더 느끼게 해준다.’

바해! 대단하다. 벌써부터 자기의 삶을 통찰하는 눈을 가지고 있다니.

내가 뭔지 모르게 부끄러워지는 이 야릇한 기분은 뭐지!

앞에 있는 바해가 피식대며 잔을 부딪친다. 그러자 글라스의 투명한 소리가 공간속에서 공기를 가르듯 맑게 퍼진다.

내가 많이는 아니더라도 여행 다니며 여러 사람을 만나 봤지만 이렇게 바해처럼 자기 삶에 대해 생각하며 진지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처음 보는 것 같아. 앞으로 내 사부로 모셔야 될 것 같아.

테이블에 있는 시중의 핸드폰이 울려댄다.

내 사랑이란 글자가 폰에 뜬다. 아름이다.

나는 웃으며 바해에게 손짓을 하며 작은 방으로 들어 가 전화를 받았다.

오빠! 아름이의 목소리가 폰 너머로 다정하게 들려온다.

오빠! 거기 간지가 언제인데. 전화 오기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전화도 안하고?

아름이의 투정이 걱정과 서운함의 감정으로 들려온다.

나는 뭔가를 들킨 것처럼 그냥 말을 좀 더듬으며 말을 한다.

아름아 잘 있지? 미안해. 그렇지 않아도 내가 전화 하려고 했는데 아름이가 먼저 했네. 여기 오니까 전부다 낯설어 정신이 없었어. 아름에게 전화한다는 것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숙소에 오면 또 이것저것 챙겨야하고 피곤해 그냥 곯아떨어지고 그랬어. 정말 미안해. 북경 여행은 대충 구경했고 내일부터 몽골로 넘어가려고. 본의 아니게 변명아닌 변명을 늘어 놓고 있다.

아름아 보고 싶다. 시중은 아름의 목소리를 들으며 정말 아름이가 보고 싶다고 느낀다.

아름도 오빠, 오빠를 연거푸 부르며 언제 올 거냐고 앙앙거린다.

그렇게 시중은 바해와 내일 떠날 몽골에 대해서도 얘기를 하며 이야기가 많은 밤을 보내고 있었다. 또 이국땅에서 아름이 이후로 여자와 한 공간에서 삶의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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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 바해에게 핸드폰으로 전화를 한다.

바해가 전화를 받는다.

바해 나야 나?

핸드폰 너머로 바해의 목소리가 가냘프게 들린다.

바해는 키는 늘씬한데 목소리는 애기처럼 가늘다.

시중! 북경 여행 잘했어?  반갑게 전화를 받는다.

어! 나 몽골가려고 하는데 사간돼?

바해는 바쁜지, ~ 일단 여기로 올래? 자기가 일하는 대책란가란 곳으로 오라한다.

시중은 오래 사귄 친구를 찾아가는 것 같이 스스럼없이 바해가 일러준 주소를 가지고 배낭을 메고 택시로 바해가 일하는 가게로 찾아갔다.

바해는 가게 안에서 손님과 옷을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배낭을 메고 가게 밖에서 있는 것을 바해가 봤다. 바해는 눈을 조리며 웃음으로 손을 흔들어 댄다.

바해의 가게는 아담하고 예쁘다.

10평 남짓한 곳에 여기저기 쇼우 윈도우에 마네킹이 옷을 입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가게의 벽이며 지붕은 젊은이들의 호감을 자극하기에 딱 좋은 파란 슬래브 지붕에다 쇼우 윈도우를 비추는 유리를 제외하고는 연한 살색 톤의 벽으로 칠해 있다.

손님이 물건을 다 골랐는지 바해가 포장을 해 손님에게 건네며 돈을 받으며 인사를 한다.

바해는 손님을 밖까지 배웅하며 내 손을 잡으며 여기 잘 찾았냐며 가게 안으로 이끈다.

가게 안도 아기자기하게 옷과 액세서리가 진열되어 있다.

! 멋진데. ~ 내가 상상했던 이상이야.

바해는 웃으며 앉아 라며 의자를 가리킨다.

그래 여기 여행은 재미있었어? 바해가 묻는다.

! 재미있었어.

만리장성 올라갈 때 쫌 힘들었지만 뭐 나름 유익한 시간들이었어.

아참~ 시중은 풉 하고 웃으며 생각 난다는 듯 말을 한다.

내가 공원을 거닐고 있었는데 거리에 좌판을 펴고 앉아 사주를 보는 할아버지가 지나가는 나를 보고는 대뜸 뭐 마가 끼어 내가 이렇게 태어나지 않을 팔자인데 이렇게 태어났다나! 하는 거야. 그러면서 살아가는 데는 순탄할거라나 뭐라나!

바해? 난 그런 거 안 믿거든! 나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거든! 허허대며 웃었다.

바해도 같이 웃으며 시중! 여기 중국은 그런 사람들이 많아.’

그래서 기분 나빴어?

아니 그래도 어느 정도 공감 가는 부분이 있어서 노인네 거리에서 있는 게 측은해 보여 돈 쫌 드리고 왔지! 웃었다.

바해가 묻는다. 그래 몽골 갈 거야? 지금은 좀 추울 텐데.

, 그것 땜에 왔지. 추워도 가야지, 내가 또 언제 가보겠어?

몽골 갈 때 전화 하래며?

시중은 빙그레 웃으며 아주 친한 친구에게 말하듯 바해 눈을 보며 말을 한다.

참 그랬지! 웃는다. 그래 언제 갈 거야?

시중은 말을 받으며 바해 시간 돼? 난 여기 첨이잖아?

그러니까 바해가 몽골 가이드 해주면 난 금상첨화지! 물론 경비와 가이드 비는 내가 다 제공할거고!

듣고 있던 바해가 잠시 생각하더니 그래 그럼 오늘이 월요일이니까 내가 내일부터 목요일까지 시간 낼게. 요새 장사도 잘 안되고 또 여긴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가 바쁘거든! 그대신 가이드 비는 많이 줘야해!  웃는다.

시중은 바해의 말에 넘 좋아 무~ 물론이지! 기뻐한다.

실은 바해가 장사하는데 안 됀 다고 하면 어떡하지 걱정했거든?

그리고 난 중국이 첨이고 내가 몸이 이래서 은근히 쫄 앗는데 말이야. 정말 고마워 내가 가이드 비 충분히 줄게.

얼마나 줄 건데? 바해가 시중의 말을 받아 웃으며 시중한다.

순간 시중은 좀 당황하여 쭈뼛댄다.

바해는 그런 시중의 모습을 보며 미소 지으며 말을 한다.

친구한테 가이드 비 받으면 안 되지. 나도 몽골 가본지도 오래 되고 어쩐지 시중하고 가면 재미있을 거 같아? 가서 맛있는 거나 많이 사줘! 시중을 보며 웃는다.

바해의 말에 시중은 너무 좋아 엉 내가 몽골에서 최고로 맛난데 데리고 가면 쏘는 건 내가 쏠게! 웃는다.

그런 시중을 보고 바해가 근데!  또 묻는다. 시중 돈을 많이 갖고 온 거야?

시중은 바해의 말에 또 엉거주춤한다.

, ~ 쓸 만큼 가지고 온 거지!  머리를 극적이며 겸연쩍게 웃었다.

그런 시중의 모습을 보며 바해가 에이~ 뭐 돈도 그리 많지 않은 거 같은데 뭐! 어깨를 빙그레 웃으며 툭 친다.

암튼 우리 잼 나는 구경함 해보자! 바해가 웃음으로 시중의 얼굴을 보며 말을 한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석양이 가게로 들이칠 때 창가의 해를 보며 바해가 말을 한다.

오늘은 시중도 왔으니 일찍 문 닫아야겠다! 바해는 아직 여섯시가 조금 지난 초저녁인데 짐을 정리하려 한다.

시중은 바해에게 왜. 저녁 때 사람이 더 많은 거 아냐!'.

아니야 초겨울이라 좀 서늘해지니까 사람도 없어. 일찍 닫고 너랑 내가 즐겨가는 카페에 가서 맛있는 중국술이나 한잔 해야지. 그리고 낼 몽골 갈 준비도 하고!  바해는 문을 닫았다.

바해는 자기가 즐겨가는 중국 전통 술만 판다는 자그마한 우리나라 식으로 말하면 선술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 집 간판이 좀 특이해 보였다.

밖에서 본 술집은 황토색 벽으로 칠을 했고 지붕은 우리나라 옛날 기와를 씌운 지붕으로 뾰족하게 생겼다. 간판은 노란 바탕에 까만 글씨인 중국말과 한국어로 몸으로 적시기라는 희한한 문구의 자그마한 입간판이 사람들을 반기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정말 아담한 빠 이다.

벽을 보고 있는 테이블이 서너 개 또 중간에 탁자 테이블이 서너 게, 바텐더를 마주한 의자가 대 여섯 개 보인다. 분위기는 어둠속의 희미한 등불들이 진짜 여기에 들어오면 몸으로만 적시게끔 유혹하는 불빛들이다.

우리는 홀 중간 옆에 있는 탁자를 마주보고 앉았다.

호리호리한 여자가 주문서를 가지고 오자 바해는 다정하게 인사를 하며 손을 잡는다.

나를 가리키며 바해가 내 친구라고 소개를 시킨다.

나는 멋쩍었지만 웃으며 목례를 했다.

그리고 바해는 언니 내가 늘 먹는 걸로 줘요! 둘이 너무 친하다는 듯 손을 놓으며 웃는다.

언니는 알았어! 메뉴판을 들고 우리 자리에서 멀어진다.

너 여기 단골이야?

, 내가 이곳에서 가게를 처음 오픈 했을 때부터 단골이지.

그때는 여기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시작하려니 막막했는데 저 언니가 우리 가게에 온 거야.

그러면서 여기 처음 가게를 차린 거 같다고 하면서 자기가 단골 할 테니 잘 지내보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너무 반갑고 좋아서 나보다 6살 위인데도 친구처럼 잘 지내. 저 언닌 이 바닥에선 성공한 케이스야. 조선족인데 얼마나 성실하고 착한지 몰라. 10년 전에 여기 와서 이 장사로 돈도 많이 모았데. 그런데 아직 싱글이야. 언니가 늘씬하고 예뻐 대시하는 남자들이 꾀 있는데 뭐 아직은 결혼 할 생각이 없다며 돈만 벌어. 아참 저 언니도 여행 좋아해.

나는 듣고 있다 와 여긴 너 말고도 대단한 여자들이 많네! 웃었다.

바해는 내말을 받아 그러고 보니 그러네! 자기도 웃는다.

이따 정식으로 소개시켜 줄게.

좀 있으니까 종업원이 술과 안주를 가지고 와 놓고 간다.

술은 옛날 알라딘 마법사의 요술램프 병처럼 호리병으로 마치 병을 만지면 이 어두운 분위기에 우렁찬 목소리를 내며 주인님 하며 당장이라도 마법사가 나타나 무슨 일이냐고 물어볼 것 같은 아주 예쁜 병이다.

시중! 이 술 먹어 봤어?

아니 중국술은 처음이야. 와 근데 병이 넘 이쁘다.

이 술은 중국 전통 술 중에 분주라고 해.

~ 옛날 중국 당나라 때 두목이라는 천재 시인이 좋아 했다던 술이야.

바해는 술에 대해 많이 안다는 것처럼 이야기를 한다.

이 시인의 시 가운데 이런 시가 있어.

제목은 淸明인데 내가 함 읊어 볼게.

바해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읊는다.

 

청명시절에 어지러이 비가 내리니

길을 가는 나그네 어쩔 줄을 모르네

묻노니 술집이 어디에 있는고

목동은 멀리 살구꽃 핀 마을을 가르키네.

 

어때 좋지! 그리고 이 술은 중국 10대 명주야. 색과 향과 맛이 뛰어나 3절이라고도 불리운데.

내가 읊은 시도 두목이란 시인이 당나라 때 어느 봄날 편양현이라는 곳을 지나며 당시 공신 곽자의라는 사람의 고택을 찾아 가던 중 술과 술집을 생각하며 노래한 시라고 해.

나는 여기 오면 이 시인을 떠올리며 이술을 마셔.

묻노니 술집이 어디에 있는고. 목동은 멀리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킨다?

이 구절이 참 좋아.

그냥 인생을 아무 생각 없이 자유로이 오가며 즐긴다는 것 아니겠어?

시중은 바해의 감성에 깜짝 놀라 멍하니 바해의 이야기를 다 듣고 있다.

! 바해 이제 보니 풍류를 아는 시인이네?

이런 풍류를 즐길 줄 알다니 또 시심이 있을 줄이야!

정말 몰랐어! 감탄 감탄이야.

시중! 나이래 봐도 고등학교 때부터 문학소녀이었어.

시중은 한 번 더 놀랬다.

바해가 문학을 좋아 할 줄이야. 나와 공통분모가 왜 이리 잘 맞지!

그랬구나! 나도 시 좀 쓰거든.

바해가 그래!’ 눈이 반짝인다.

와 그럼 우리 시를 좋아하는 사람끼리 만난거야! 바해가 호호.  좋아한다.

그럼 시중도 생각나는 시 한 수 읊어 볼래?

시중은 바해의 말에 잠간 생각한다.

신경림이란 시인의 낙타란 시가 있어.

함 해 볼게.

 

낙타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 본 체

손 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

별과 달과 해와

모래만 보고 살다가,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

길동무 되어서.

 

나는 눈을 지그시 감고 하나하나 되새김질 하듯 조용히 읊었다.

바해가 듣더니 시 너무 좋다.

낙타를 인생에 비유하여 관조적으로 표현 한 것이 참 멋있다. 낙타와 삶이 마치 하나인 것처럼 말이야. 그러면서도 인생을 초월하여 아무 욕심 없이 자연만 바라보며 살다 떠나고 싶다는 참 생각을 많이 하게하는 시인데!

바해 나름 감상평에 바해가 얼마나 감성이 넘치는 사람인지 느낄 수 있다.

나는 바해의 느낌에 내심 나와 생각하는 감성이 비슷함을 느껴 웃었다.

이윽고 바해가 조그마한 잔을 들어 건배 제의를 한다.

시중? 여기서는 건배를 간뻬라고 하니까 중국식으로 하자! 잔을 부딪치며 간뻬이를 외치며 우리는 한 잔을 목구멍까지 들이켰다.

그 순간 나는 본의 아니게 기침을 켁하며 목이 타는 줄 알았다.

바해가 옆에서 크크 웃는다.

시중 이 술이 몇도 인 줄 알고 한 번에 마신거야?

아니! 몇 도인데?

크 무려 60도라고!

나는 눈이 커지며 머! 60! 정신이 번쩍 났다.

아니 이렇게 독한 술일 줄 몰랐어!

근데 뒤끝이 좋아. 아침에 일어나도 머리가 안아 퍼! 뭐 많이 먹으면 아프겠지만.

시중! 시 쓰는 사람이라면 이정도 술은 마셔 줘야 시 쓴다고 하는 거 아냐?

바해의 말에 난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웃었다.

시중은 그저 친구들과 막걸리만 마실 줄 알았지. 이런 독한 술은 처음 이었으니까 말이다.

시중 이 술은 천천히 음미하며 마셔 주는 거야. 아까 내가 읊은 시를 음미하며 말이야.

! 시중이 읊은 시도 오늘 술 맛 제대로 나게 하는 것 같아.

그 뭐야. 누군가 있어 세상에 나가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 이 구절이 참 좋다.

욕심 없이 살아가 보리다 이런 뜻 아니야. 참 좋아.

그리고 중국술은 원샷하는 술이 드물다고. 내가 함 놀릴려고 그랬지!  크크 댄다.

그 사이에 주인 언니가 다가와 바해 옆에 앉았다.

음 언니 이 친구 정식으로 소개 할게.

내가 우연히 배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 강시중이라고 해. 대학에서 상담을 전공하는 학생이야.

나는 구부정히 궁뎅이를 반쯤 들고 머리도 반쯤 숙이며 안녕하세요. 강시중입니다’. 인사를 했다.

언니는 좀 전에 내가 말해줬어!  바해가 언니에게 말을 한다.

아 언니 이름 말 안했다. 중국말로 메이리라해!

언니 맞지?

. 맞아. 뜻은 아름다움이라고 하지. 시중씨 반가워요. 메이리가 웃음을 띄며 시중을 본다.

근데 몸이 좀 불편해 보이는데 여행을 혼자 다녀요?

시중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네 저는 혼자 여행 다니는 것이 좋아요.

그랬더니 메이리가 대단해요!  말을 하며 자기 말을 덧붙인다.

난 혼자 여행 못 다니겠던데 외롭잖아요!

아 저는 좀 특이해요! 웃었다.

그리고 옆에 누가 있으면 신경 쓰여서 제대로 즐길 수가 없어요.

메이리는 알아차렸다는 듯 고개를 움직인다.

언니 시중은 멋진 인간이야! 바해가 옆에서 너스레를 떤다.

언니 우리 내일 몽골로 여행 떠나?

메이리는 놀란 눈으로 바해를 보며 가게는 어쩌고한다.

바해는 웃으며 목요일까지 휴업이지 뭐!’

, 바해 대단한데! 친구 왔다고 한 번도 문 닫은 적이 없는 동생이 문을 닫다니? 역시 친구가 좋은 거야?

아니. 그게 아니고 시중이가 여기도 처음이고 언어도 안 통하잖아! 몸도 조금 불편하고 해서 같이 가려고, 나도 가본지 오래됐고 해서. 언니가 그 동안 울 가게 좀 봐 줄 거지? 바해는 애교를 떨며 메이리 손을 비비며 웃는다.

알았어. 바해! 가게 걱정은 하지 말고 친구랑 잘 놀다 와?

고마워. 언니! 역시 언니 밖에 없다! 바해는 메이리의 어깨에 얼굴을 갔다댄다.

메이리가 나에게도 말을 한다.

시중씨 이번 여행 잘 갔다 와요. 근데 지금 가면 조금 추울 텐데!

언니! 괜찮아 거기에 있는 친구에게 아까 전화해서 차 빌렸어.

잘했다. 조심하고!

그렇게 말을 하고 있는데 문에서 손님이 들어오는 것을 보며 메이리는 자리를 뜬다.

시중이 메이리가 자리를 뜨자 바해에게 말을 한다.

차까지 빌렸어?

! 거기서 움직이려면 차가 필요하거든. 걸어서는 날씨도 춥고 시중이 힘들어.

시중은 바해의 배려에 너무 고맙고 좋아 그냥 바해만 바라본다.

그런데 저 언니 너를 무척 챙긴다?

바해는 시중의 말에 웃으며 대답한다.

나에게 여기서는 가족 같은 언니야. 나나 언니나 서로 의지하며 지내!

그렇구나. 메이리씨가 고맙네.

그럼! 나에겐 고맙고 여기선 없어선 안 돼는 언니야.

낼 여기서 여섯시에는 떠나야 한다고 바해가 말을 하며, 우리는 술잔을 부딪쳤다.

바해는 술이 좀 올라오는지 입가에 자연스러운 미소가 번지며 조용히 말을 한다.

시중은 좋겠다. 몸은 좀 그렇지만 내가 볼 때 너는 행복한 사람 같아. 이렇게 아무 거칠 것 없이 혼자 자유로이 여행도 다니고 말야.

시중은 바해의 말에 슬픔이 묻어남을 느낀다. 하지만 시중은 바해도 멋지게 살고 있잖아!  말한다.

아니 난 어쩔 수 없이 중국으로 왔거든! 부모님이 이혼해서 사는데 내가 마음 둘 때가 없더라고. 그래서 무작정 도망치고 싶었어. 고등학교 3학 때 우리나라에서 제일 가까운 곳이 어딘가 생각해 봤더니 중국하고 일본이더라. 그래서 일본은 섬나라라 왠지 마음이 안 끌려서 그러면 중국을 가자하고 3개월 열심히 학원을 다니며 중국어를 배웠어. 또 알바를 열심히 해서 6개월 준비해 졸업하자마자 무작정 배타고 여기를 온 거야.

여기 와서 한 한달 여기저기 배낭 메고 여행을 다니며 중국에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내 나름대로 조사하고 연구했어. 그랬더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당시 나이가 어려 제한 돼 있더라고. 그래서 한 일 년 반쯤 배타고 다니는 따이공들 쫓아다니며 장사하는 법을 배우며 돈을 모았어. 그랬더니 돈이 좀 모아지더라. 그래서 여기다 조그마하게 가게를 차릴 수 있게 된 거야. 그래도 내가 운이 좋은지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

바해 넘 힘들었겠다. 그것도 여자 몸으로.

우리는 잔을 부딪치며 목을 타고 그 독한 술이 잘도 넘어간다.

바해가 그런 사연이 있었구나.

바해가 왠지 모르게 안쓰러워 어두운 불빛 아래 바해의 눈에 비치는 어딘가 슬퍼 보이는 눈동자만 바라본다.

어느새 바해의 눈에 눈물이 글썽이고 있다.

그래도 바해는 성공한 것 같은데!

시중은 분위기를 전환하려 했지만 바해의 눈에서 잡히는 눈물이 너무 슬픈 사슴 같아 보여 더 이상 아무 말을 못하고 그냥 바해의 소리 없이 떨어지는 눈물만 바라보고 있다.

시중은 말없이 술잔을 한 번 더 꺾었다. 그러고 바해의 손을 살포시 잡아주며 천천히 말을 한다.

바해 나 같은 사람도 있는데 뭐. 나는 장애인이라 세상 사는데 제약이 참 많아. 그래도 바해는 건강해 힘들어도 여기까지 잘 걸어 온 거 아니겠어? 내가 보기에 어느 정도 성공도 한 것 같아 보이는데. 나도 이 몸으로 살아 보니 느끼는 것이 많더라고.

나는 내가 장애인이라 나만 불행하고 불쌍해 보였는데 대학을 들어가 상담을 배우며 많은 친구들과 사람들을 만나 보니 내가 장애인라고해서 불쌍한 것이 아니더라고, 내가 느낀 것은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 조화롭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가가 문제인 것 같아.

바해가 어느새 눈물이 그쳤는지 내가 잡고 있던 한 손을 꼭 잡고 내 말을 듣고 있다.

바해의 손은 털장갑을 낀 것 같이 참 따뜻하게 시중의 가슴으로 들어왔다. 서로의 아픔을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듯 서로를 보듬고 있는 것이다.

바해 좀 괜찮아! 술 많이 먹은 거지?

시중 내가 취한 거 같아! 아직 안 취했어. 참 오랜만에 마음 놓고 술 마셔보는 거야. 중국 땅에서 나 혼자 살려면 술도 많이 먹어선 안 돼는 거 알아? 아참 모르겠지. 오늘은 내 동포이자 친구인 시중 믿고 편히 술 먹는 거야.

바해는 내 손을 더 지그시 잡으며 말한다.

그런 바해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얼마나 어린 여자가 살아보겠다고 노력했겠는가. 얼마나 외로움을 많이 느끼며 살았겠는가. ! 같은 나이이지만 대견하고 안쓰러워 보인다.

바해의 눈을 봤다.

바해가 이제 가자라고 말을 한다.

그래 하며 일어나 나가며 메이리 언니에게 인사를 했다.

메이리는 나에게 낼부터 구경 잘하고 와요 웃으며 인사를 한다.

바해가 계산을 하며 술집을 나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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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 버스를 타고 가는데 옆 좌석에서 어느 아저씨가 아는 척을 한다.

배에서 나를 봤단다. 어디까지 가냐고 묻는다.

인상도 수더분해 보이고 어림잡아 60세는 넘은 것 같아 보인다.

북경으로 여행가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니 대뜸 나에게 방은 정했냐고 묻는다.

아니요. 북경 유스호스텔로 가볼까 한다고 말했다.

나에게 웃으며 아직 안정했으면 우리 집이 민박집이니까 가자고 한다.

시중은 중국이 처음이라 속으로 잘 됐다 싶어 아저씨에게 얼마냐고 물었다.

하루에 식사까지 100위안이라고 한다.

나는 민박집이 어디 근처냐고 물었다.

아저씨는 왕푸징 근처 아파트라고 말한다.

시중은 속으로 이게 웬일이라며 좋아한다.

중국 땅에 들어서자마자 잘 풀리네 라며 속으로 하나님 감사합니다를 외친다.

'아저씨 좋아요. 같이 가지요' 아저씨를 따라 왕푸징에 있는 아파트로 갔다.

가보니 아주머니와 내 또래 되어 보이는 아들이 반긴다. 우리말을 꾀 잘하는데 북한 사투리를 쓰는 것 같았다. 알고 보니 조선족이다. 시중은 그때서야 긴장을 푼다. 중국이 처음인데 또 장애인인데 안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어떡하지 라고 내심 걱정이 되었었다.

시중은 가자마자 건너편 12층으로 아들이 안내해주는 아파트로 가 짐을 푼다.

그리고 저녁을 차려줘서 맛나게 먹었다. 그런데 식단이 의외로 우리나라 아줌마 밥상 같아 좋다. 시중은 밥을 먹고 아저씨에게 내일부터 다닐 텐데 가이드 할 사람이 있냐고 묻는다.

아저씨는 아들이 가이드를 하는데 같이 다니면 될 거라고 한다.

시중은 아들과 통성명을 하며 이름을 물어본다.

아들은 이진성이라 말한다.

나는 악수 하는 손을 놓으며 잘 부탁한다고 했다.

시중은 짐을 푼 아파트로 가 내일 일정부터 가이드 책자에 체크해 온데를 보며 하나하나 체크해 본다. 그리고 한번 생각을 해본다. 중국에 처음 오는데 떠나면서부터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생각에 안도와 감사의 헛웃음을 짓게 한다.

시중은 샤워를 하고 창가로 보이는 넓은 중국의 저녁 풍경을 12층 창가에서 바라보며 느껴본다.

세상 어디를 가나 사람 사는 것은 다 비슷함을 말이다. 아파트 창가에 비취는 베이징 시는 회색빛으로 바래있는 풍경 같다.

저녁 7시쯤 됐을 쯤 아저씨가 건너 오셨다.

오늘 중국 처음인데 중국 맥주집이 좋은 곳이 있는데 갈 거냐고 묻는다. 나는 앞으로 만남을 생각해 '좋지요! 가요 아저씨' 옷을 갈아입고 따라나섰다.

밤거리는 조용하다. 마치 우리나라 80년대 거리처럼 좀 어둡고 탁한 풍경을 연상케 한다.

허나 거리의 사람들은 시골 사람들처럼 순박한 풍경을 자아내는 것처럼 느껴진다.

맥주 집은 넓었다. 밖에 사람들이 다 여기 모여 있는 것처럼 많았다. 그리고 안주만 시키면 맥주는 무한 리필이라고 아들이 말을 한다. 나는 눈이 둥그레 지며 '오! 좋아 좋아요' 아들에게 진성씨 여기서 즐겨먹는 것이 무어냐고 물었다.

여기는 세트메뉴만 시키면 마음껏 먹어도 된다고 한다.

그래서 봤더니 뷔페식으로 나오는데 고기 종류는 다양하게 오리고기부터 양고기까지 다양하게 있는 것 같다.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곳이다. 가격도 싸다. 1인당 만2천원 꼴이다.

! 대박이다고 속으로 외쳤다. 우리는 그날 밤 그렇게 마음껏 먹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어 갔다.

아저씨가 어떻게 중국까지 와서 정착하며 살아오는지를 말한다.

또 내가 어디에 살고 대학생이고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다양한 고기와 맥주를 마시며 즐겼다.

아저씨가 나를 보더니 그 몸으로 혼자 여행을 다닐 생각을 했냐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나에게 '대단해', 옆에 있는 진성도 고개를 끄덕인다.

제가 몸은 좀 불편해도 혼자 여행 다니 걸 좋아합니다. 껄껄 웃어 넘겼다. 나는 기념으로 사진을 찍자고 하여 셋이서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시중은 중국의 첫날밤을 아름답게 보내고 있다.

사람의 만남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허나 시중은 장애의 몸으로 사람들과의 어우러짐을 하려면 자신만의 재스추어가 필요하다.

먼저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을 볼 때 우습게 보이지 않도록 보이는 몸 하나하나를 단정하고 빈틈없이 만들어 놓아야 한다. 또 어눌한 말일지라도 정확하고 말의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

 

다음날 아침 일찍 밥을 먹고 아들인 진성과 함께 북경 구경을 본격적으로 나섰다. 모든 경비 일체는 내가 내야 한다. 먼저 우리는 집 근처에 있는 전철을 타고 북경 중앙에 있는 천안문 광장으로 갔다. 처음으로 보는 천안문 광장은 너무 크고 웅장함의 자태로 다가왔다.

천안문 광장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자금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천안문과 동쪽으로는 중국 국가박물관과 서쪽으로는 인민 영웅 기념비가 보이고 남쪽으로는 모택동 기념 당이 보인다.

또 광장 중심에는 중국 인민영웅기념비가 보인다. 정말로 중국 땅이 커서 그런지 이렇게 큰 광장은 처음 본다.

시중은 먼저 마지막 중국황제의 배경인 자금성부터 둘러보기로 했다.

처음 보는 자금성은 정말 규모가 너무 웅장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크고 아름다웠다. 자금성은 동서로 760m로 담장 높이는 11m이고 둘레 길이는 4km에 달하는 곳으로 800채의 건물과 8707칸의 방이 있는 세계 최대의 궁궐이라고 한다. 또 자금성이라는 이름은 천제인 옥황상제가 살았던 곳으로 중국인을 비롯하여 동양인들은 하늘의 별자리에도 으뜸가는 별자리가 있는 곳이라 하여 그곳을 紫宮(자궁)이라 했으며 궁궐에는 아무나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여 황제만이 살았던 곳이라 하여 자금성이라고 한다.

나는 자금성의 태화문을 넘어 태화전과 중화전 보화전을 만날 수 있었다. 눈에 보이는 곳마다 화려함의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옛날 황제는 정말로 좋았을 것 같았다. 평생 이 아름다운 곳에서 아리따운 궁녀들과 함께 지냈을 생각을 해보니 말이다. 어느 시대나 사람 사는 것은 다 거기서 거기인데 황제는 그 옛날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본다.

또 그 옛날 명나라가 이렇게 거대한 궁궐을 짓게 된 것은 중국 사람들이 자기 민족을 세계의 중심이 되는 가장 발전된 민족이라 생각하였다는 것이다. 또 중화라 부르는 것은 자기 민족의 우월성을 말하는 뜻의 사상이라 하여 중화사상이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 민족이나 자기 민족을 최고라 생각하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나는 한나절 걸으며 자금성을 구경했더니 배가 고파옴을 느껴 가이드인 진성에게 점심 먹으러 가자고 얘기를 했다.

진성은 중국 라면 어떠냐고 묻는다.

좋지! 웃음으로 받으며 나는 진성에게 우리 나이도 동갑인데 친구하자고 제안을 했다.

진성은 머뭇거리더니 좋아라고 대답을 한다. 진성은 좀 소심한 성격인 것 같다.

우리 둘은 친구가 되어 말을 놓기로 하고 편하게 지내기로 했다.

진성이 데리고 간 라면집은 종류는 많았다. 근데 여기는 라면을 시키면 라면만 나온단다.

반찬은 따로 시켜야 나온단다. 난 순간 적응이 안 돼 잠시 멍했으나 바로 반찬으로 단무지를 같이 시켰다. 그렇게 나는 중국 라면을 처음 먹는데 라면 역시 느끼한 맛이 난다.

진성과 다시 구경을 나섰다.

그렇게 우리는 북경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했다. 날이 어두워진다.

돌아다니다 공원이 있어 걸어 들어가는데 거리에 좌판을 벌여 놓고 어느 할아버지가 책을 몇 개 옆에 놓고 사주를 보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옆을 흘끗 보며 걸어가는데 할아버지와 내가 눈이 마주쳤다.

나는 미간을 방끗하며 지나가려하는데 할아버지가 갑자기 나를 보며 한마디 하는 것 같다. ' 너 참 딱하다 딱해' .

옆에서 같이 걸어가는 진성이가 흐 웃는다.

왜 웃어? 진성에게 물었다.

시중보고 딱하다 하는데?

나는 눈을 끄게 뜨며 뭐 내가 딱하다고?

나는 궁금증이 발동하여 가는 길을 멈추고 그 할아버지를 내려다보며 왜 딱하다는 건지 진성에게 물어보라며 우리는 쭈그리고 앉았다.

할아버지는 내 얼굴을 유심히 뜯어보더니 '참 잘생긴 상인데' 입을 쯧쯧 쳐댄다. 그러더니 중국말로 자네는 본래 이렇게 살 팔자가 아닌데 마가 끼어 귀신이 장난질을 쳐 태어날 때 그렇게 태어난 거야.

나는 듣는 순간 멍했다. 이 할아버지가 날 어떻게 안다고 이런 말을 하지?

기가 막혀 할아버지에게 어떻게 아냐고 진성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게 너의 사주팔자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기독교인으로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 사주팔자를 믿지도 않을뿐더러 태어나 사주도 본적이 없다.

할아버지가 말을 한다.

그렇지만 자네는 살아가는데 는 괜찮을 거야. 인복도 많고 자네를 지켜주는 신이 있으니까.

나는 그 말이 듣기 좋아 미간을 지그시 누르며 웃었다.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아 일어나며 할아버지에게 돈을 조금 주었다.

난생처음 사주라는 걸 본거다. 하지만 난 사주를 믿지 않는다.

인생의 사주팔자는 하나님 안에서 자기가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귀신도 생명을 죽이지만 못하지 오만잡것을 다 알고 행하니까는 귀신도 이런 것쯤이야 영적으로 보기를 원하면 얼마든지 알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렇게 시중은 4일 동안을 진성과 같이 북경 여기저기를 다니며 많은 것들을 구경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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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천진가는 배가 화요일에 있어 아침 일찍 시중은 배낭에다 짐을 넣으며 여행에 필요한 것들을 꼼꼼히 챙긴다. 겨울 방학을 맞아 나 홀로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방학만을 기다렸다.

시중은 아름에게 미리 여행 간다고 이야기를 했다. 아름은 자기하고 안 간다고 투정을 심하게 부렸다. 아름은 대학 모집과 면접 때문에 같이 못가는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헌데 시중은 혼자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배낭을 메고 2시에 출항하는 인천국제여객터미널에 와 천진 가는 티켓을 끊고 시간 맞추어 배에 몸을 실었다. 시중의 목표는 북경을 거쳐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까지 둘러보는 것이다.

처음 타보는 배는 2만 톤급이 넘는 웅장한 배다. 배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짐꾼이라 불리우는 따이공이라는 사람들이 많았고 각국의 여행객들도 있다. 여기서 따이공이라는 사람들은 한국과 중국을 배로 오가며 작은 물건부터 큰 물건들을 나르며 그 수고비를 받으며 장사하는 사람들을 말 한다.

시중은 표에 있는 다다미방을 찾아 짐을 풀었다.

끝없을 것 같은 시퍼런 바다가 보이는 로비로 나와 광활한 바다를 가슴 벅참으로 바라보고 있다. 잔잔한 파도 소리와 어우러져 바람과 소통을 하려 자신도 모르게 손을 쫙 벌리며 콧노래에 흥얼거리고 있었다.

시중이 있는 곳에서 열 발자국이나 떨어졌나!

낫 모른 자기보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아가씨가 보고 빙그레 웃고 있다. 그러더니 시중의 눈과 마주치자 웃으며 목례를 하며 걸어오더니 말을 건넨다. 보기에 내 또래 되 보인다.

여행가세요?

시중은 혼자 와서 심심하던 차에 속으로 잘됐다고 생각했다.

! 혼자 배낭여행 가요

아가씨가 어디로 여행지를 정해서 가냐며 다정하게 또 묻는다. 그렇게 우리는 길동무가 돼 꼬박 하루를 가는 배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가씨는 북경 대학가 근처에서 액세서리와 옷을 판매하는 자그마한 매장을 열어 운영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제야 통성명을 했다.

난 강시중이고 대학생이야.

내 이름은 이바해.

우리는 동갑이라 편하게 말을 놓기로 시중이 제안 했다.

바해! 멋지고 대단한데! 어떻게 그 나이에 사업을 할 생각을 했어?

시중은 바해가 정말 멋있게 보인다. 키는 크지만 몸이 호리호리 해보여 바람 불면 날아갈 것 같은 바해다. 바해는 내 말을 듣더니 호호하며 가늘게 웃으며 말한다.

그래도 그 시장에서는 초단기에 자리를 잡았다고! 바해가 말을 하며 한마디 더 한다. 나도 중국에서 장사를 하지만 내년 쯤 대학에 들어가 공부도 해 볼 생각이야. 지금 중국어도 많이 늘었고 주위사람들이 좋아서 잘 챙겨주고 있거든..

시중은 바해의 거침없는 말에 감탄만 하며 정말 멋있어바해의 말하는 모습만 보고 있다. 바해는 인상도 좋다. 웃으면 보조개가 쏙 들어가 키에 어울리지 않게 귀엽고 예쁘다.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잔잔하게 일렁이는 바다와 바람 사이에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어둑어둑 밤이 찾아오자 바해가 저녁을 먹자며 식당으로 인도한다. 바해는 자기가 저녁을 사겠다며 식권을 샀다. 저녁을 먹으면서도 우리는 쉴 새 없이 이야기꽃을 피워갔다. 식사를 하며 바해가 나에 대해 궁금했는지 시중은 전공이 뭐냐며 묻는다.

상담심리학을 전공하고 있어.

오 상담! 좋은 공부하고 있네? 상담사 되려고?

바해의 직문에 난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응' 바로 말이 나갔다. 또 중국 어디 어디로 여행지를 정했느냐고 물어 본다. 난 북경을 거쳐 몽골 울란바토르까지 갈 계획인데 무작정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해는 내 이야기를 듣더니 자기 말을 한다.

내가 중국에서 장사하며 북경 여기저기 돌아 다녔다며 북경 여행의 핵심만을 이야기해 준한다.

일단 북경의 최고의 코스로 둘러보려면 꼬박 4일을 잡아야 할 거야.

첫째 날은 천안문 광장을 구경하며 걸어서 고궁을 거처 경산 공원과 북해 공원을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왕푸징 쇼핑가에 가 구경하는 걸로 하루를 보내면 되는데 하루 종일 걸어 다녀야 하니 아침 일찍 다녀야 될 거야. 시중의 걸음으로 다 둘러보려면 하루 꼬박 예상하면 될 거야.

그리고 고궁이 너무 크고 넓어 부지런히 다녀야 될 거야.

또 둘째 날은 천단이란 공원 구경을 시작으로 옹화궁-국자감-공묘-후퉁투어-쑹칭링고거를 끝으로 둘러보면 끝나! 그리고 셋째 날은 원명원과 이화원을 구경하는데 원명원에서 구경하고 버스를 타고 약30분 더 가면 중국 최대의 별궁이자 황제의 정원을 구경할 수 있는데 하루 종일 둘러봐야 될 걸!

그리고 마지막 넷째 날은 만리장성을 둘러보면 그걸로 베이징의 굵직한 여행은 끝난다고 봐도 될 거야!

바해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벌써 베이징 한 바퀴를 다 돌아본 기분이 든다.

느낄 수 있게 친절한 상상 여행을 맛보게 한 바해가 생각났다는 듯 묻는다.

근데 가이드는 생각하고 있어?

난 바해의 말에 아니 그저 가이드 책자와 인터넷 검색으로 가는 거야!

그럼 숙소는 정하고?’ 묻는다.

! 북경 원동 유스호스텔이 있다는데 거기에서 숙박하려고!

바해가 듣더니 맞아 거기가면 한인들이 좀 있을 거야! 잘하면 길동무도 만날 수 있을 걸!

난 베이징 근처의 대책란가란 대학가 근처에 있는 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어. 내가 시간이 되면 가이드를 해주면 좋을 텐데 미안!

바해의 얼굴이 정말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웃는다.

아니야 바해! 원래 나 혼자 다니려구 가는 건데 뭐. 난 오늘 뜻밖에 좋은 친구를 만나 얼마나 좋은지 몰라!

바해 눈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자기도 그렇다며 바해가 같이 웃는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캔 커피를 시중은 매점에서 사 들고 다시 갑판 로비로 가 둘은 앉는다.

바다 길 따라 총총히 떠 있는 별들이 너무 아름답다.

~~~’ 가슴으로부터 미지를 동경하는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바해! 너무 아름답지? 나는 하늘의 별들을 가리키며 바해에게 말했다.

그런 나를 보고 바해는 빙그레 웃는다.

아마 바해는 여러 번 배를 타고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저 아름다운 광경들을 수없이 보았겠지? 시중은 바해에게 물었다.

바해는 또 한 번 빙그레 웃으며 말한다.

, 난 배를 타고 다니며 항상 나 혼자 왔다 갔다 하면서 저 별과 달과 친구가 되곤 해. 바다는 참 좋은 친구인 것 같아. 사람을 고독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깊은 생각에 빠질 수 있도록 해주거든! 그래서 난 늘 배를 탈 때는 잠자는 것이 아까워 여기 이렇게 갑판에 나와 바다와 저 어두운 미지에 떠 있는 별들과 잔잔히 흘러가는 물결과 친구가 되곤 해.

시중은 밤하늘 별빛아래서 이야기하는 바해의 생머리 날리는 모습이 마치 바다의 여신이 갑판 위로 올라앉아 있는 모습 같아 넋이 나간 듯 바해를 넋을 놓고 보고 있다. 아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의 바해이다.

이런 느낌이 왜 생기는 걸까?

그렇다. 시중은 여자를 많이 사귀어보지도 않았고 여자라고는 아름이가 처음이었다. 시중의 마음은 본능대로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또 바해는 시중의 불편한 몸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언제나 아름다운 청춘들이 만나면 어느 한쪽은 야릇한 이성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러나 시중은 그 느낌을 드러내지 않는다. 둘은 그렇게 하룻밤 배안에서의 아름다운 인연을 쌓아갔다.

바해가 천진에서 베이징 가는 버스를 안내 해주며 자기는 어디 들렸다 가야한다며 몽골 갈 때 전화하라며 배낭을 메고 손을 흔들며 멀어져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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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 아이들과 종로에서 헤어지고 삼일동안 전화를 못한 아름에게 핸드폰 번호를 꾹 누른다.

신호가 두 번 울리자 아름이가 반갑다는 어조로 오빠! 불러 젖힌다.

시중도 그동안 보고 싶었다는 어투로 엉 잘 지냈어! 맞장구를 친다.

아름아 나 종각인데 나올래?

, 오빠 나갈게.

나 준비하고 가려면 한 30분은 더 기다려야 할 거야!

우리는 그렇게 빌딩 사이로 저녁노을이 너무 붉게 떠오르며 사라지는 종로 보신각 거리에서 만났다.

저녁을 먹고 이제는 제법 서늘한 종로 거리를 아름은 습관처럼 시중의 팔짱을 낀 채로 걸어가다 인사동 입구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노점상이 즐비하게 십 촉짜리 불을 리어카에 밝히며 인사동 입구를 점령하고 있었다.

시중은 입구에 형용색색으로 장식한 리어카에 있는 여자 장신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름아 예쁜 걸로 하나 골라볼래?

오빠 정말!

아름은 좋아하며 이리저리 갔다 대보며 거울을 보더니 이걸로 할게!

머리 장식을 골라 머리에 꽂는다.

시중은 값을 지불하고 아름을 바라보며 예쁘네.

웃으며 인사동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좀 걸어 들어가며 시중은 간판을 본다.

눈에 들어오는 간판이 보인다.

좋은날 사랑하세요라는 좀 식상한 문체이다.

흘림체로 주홍 글씨에 백색 바탕의 아담한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전통 찻집이다.

시중은 아름에게 '우리 저기 들어갈까?'

아름은 간판을 보더니 아! 간판 이름이 좋다.  환하게 웃으며 시중의 손을 흔든다.

들어가 분위기를 둘러보니 밖에서 느꼈던 느낌보다 한층 더 상상의 나래를 업그레이드 해주는 분위기가 아름과 시중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윤기가 바란 나무 탁자와 단아하게 생긴 넓적한 통나무 의자에 마주 앉았다.

아름에게 막걸리와 파전하며 시중은 아름이 눈을 본다.

대뜸 오빠!’ 나 막걸리 안 먹잖아 한다.

시중은 장난기 섞긴 어투로 웃으며 너 내년에 우리 과에 들어오려면 막걸리는 기본으로 먹어야하는데 어떡하니?’ 빙그레 웃으며 놀려댄다.

아름은 참, 참.  시중을 찡그림의 웃음으로 뭐 난 오빠만 믿고 가니까 몰라!

아름은 시중의 바로 턱밑으로 톡 쏟다.

시중은 후후  그럼 맥주 먹을래?’

그럼 오빠는 막걸리 시키고 난 맥주 한 병만 시켜한다.

아름이의 말대로 파전과 더불어 마른 오징어도 시켰다.

아름과 시중은 한참동안 손을 마주잡고 말없이 마주보며 눈으로 서로의 감정 속에 젖어든다.

난 아름이가 좋아!

시중은 아름을 보며 처음으로 자기의 감정을 드러낸다.

아름은 당연하다는 듯 응! 나도 좋아!

아름의 명쾌하면서도 애교스러운 말은 시중의 마음을 더 꼼짝 못하도록 감싼다.

아름인 나하고 다니는 것이 아무러치도 않아? 아름 앞에선 늘 확인하고픈 시중의 마음이다.

오빠가 어때서? 세상에 오빠만 몸이 불편한가? 난 오빠가 좋아!

웃으며 한마디 더 한다.

이것도 병인가! 크크 댄다.

그사이 점원이 막걸리와 맥주병과 잔을 놓고 간다.

시중은 맥주병을 따 아름에게 한잔 따라준다.

그래 입시준비는 잘하고 있어?

! 학원 다니며 나름 열심히 하고 있지!

아참 집단상담 재미있었어?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 물어본다.

, 너무 좋았어!

아름도 학교 들어오면 꼭 참여해봐!

오빠?

집단상담이란 것을 인터넷에서 찾아 봤는데 한 사람의 상담자와 십여 명 이상의 내담자로 구성하여 하는 상담이라고 나와 있던데? 너무 흥미로울 것 같아!

아름이 많이 생각했는데!

그러엄! 나도 이제 상담학과에 들어갈 예비 대학생인데... 피식 웃는다.

또 오빠가 좋아하는 상담인데 기본으로 생각하고 있어야 징! 애교스런 찡그림으로 쳐다본다.

시중은 그렇게 말하는 아름이가 너무 예뻐 아름의 손을 잡으며 지긋이 웃는다. 시중은 3일간의 집단상담의 피로가 밀려오는지 막걸리 세 잔째 취기가 돈다. 그래도 아름과 시중은 밤 10시까지 보기만 해도 좋다는 눈빛으로 서로를 보듭는다.

카페를 나와 길을 조금 걷다 시중은 아름의 손을 꽉 잡았다.

오빠 아파! 애교 섞인 말로 시중의 손을 찰싹 친다.

시중은 어두운 길 목에서 아름이 앞에 서서 조금은 취기가 올라오는 어투로 조용히 부드럽게 안으며 말을 한다.

오늘 너하고 같이 있고 싶다.

아름은 벌써 준비가 돼있다는 듯 시중의 품에 안긴다. 그리고 둘은 난생 처음 가보는 여관으로 걸어 들어갔다.

아름의 속살은 백옥 같이 희다. 시중의 몸을 아름답게 안아주는 아름의 젓 가슴으로 숨 가쁘게 들어간다. 그리고 시중과 아름은 그날 밤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맛보는 뜨거운 사랑의 기운만이 둘 만의 파라다이스로 떠나고 있었다. 그렇게 시중과 아름은 지칠 줄 모르는 청춘의 시간을 초월하여 오아시스만이 있는 시간으로 달리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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