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 버스를 타고 가는데 옆 좌석에서 어느
아저씨가 아는 척을 한다.
배에서 나를 봤단다.
어디까지 가냐고
묻는다.
인상도 수더분해 보이고 어림잡아
60세는 넘은 것 같아
보인다.
북경으로 여행가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니 대뜸 나에게 방은 정했냐고
묻는다.
아니요.
북경 유스호스텔로
가볼까 한다고 말했다.
나에게 웃으며 아직 안정했으면 우리 집이
민박집이니까 가자고 한다.
시중은 중국이 처음이라 속으로 잘 됐다 싶어
아저씨에게 얼마냐고 물었다.
하루에 식사까지 100위안이라고 한다.
나는 민박집이 어디 근처냐고
물었다.
아저씨는 왕푸징 근처 아파트라고
말한다.
시중은 속으로 이게 웬일이라며
좋아한다.
중국 땅에 들어서자마자 잘 풀리네 라며
속으로 하나님 감사합니다를 외친다.
'아저씨 좋아요.
같이 가지요'
아저씨를 따라 왕푸징에 있는 아파트로 갔다.
가보니 아주머니와 내 또래 되어 보이는
아들이 반긴다.
우리말을 꾀 잘하는데
북한 사투리를 쓰는 것 같았다.
알고 보니
조선족이다.
시중은 그때서야
긴장을 푼다.
중국이 처음인데 또
장애인인데 안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어떡하지 라고 내심 걱정이 되었었다.
시중은 가자마자 건너편
12층으로 아들이 안내해주는 아파트로 가 짐을
푼다.
그리고 저녁을 차려줘서 맛나게
먹었다.
그런데 식단이 의외로
우리나라 아줌마 밥상 같아 좋다.
시중은 밥을 먹고
아저씨에게 내일부터 다닐 텐데 가이드 할 사람이 있냐고 묻는다.
아저씨는 아들이 가이드를 하는데 같이 다니면
될 거라고 한다.
시중은 아들과 통성명을 하며 이름을
물어본다.
아들은 이진성이라
말한다.
나는 악수 하는 손을 놓으며 잘 부탁한다고
했다.
시중은 짐을 푼 아파트로 가 내일 일정부터
가이드 책자에 체크해 온데를 보며 하나하나 체크해 본다.
그리고 한번 생각을
해본다.
중국에 처음 오는데
떠나면서부터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생각에 안도와 감사의 헛웃음을 짓게 한다.
시중은 샤워를 하고 창가로 보이는 넓은
중국의 저녁 풍경을 12층 창가에서 바라보며
느껴본다.
세상 어디를 가나 사람 사는 것은 다
비슷함을 말이다.
아파트 창가에 비취는
베이징 시는 회색빛으로 바래있는 풍경 같다.
저녁 7시쯤 됐을 쯤 아저씨가 건너
오셨다.
오늘 중국 처음인데 중국 맥주집이 좋은 곳이
있는데 갈 거냐고 묻는다.
나는 앞으로 만남을
생각해 '좋지요!
가요 아저씨' 옷을
갈아입고 따라나섰다.
밤거리는 조용하다.
마치 우리나라
80년대 거리처럼 좀 어둡고 탁한 풍경을 연상케
한다.
허나 거리의 사람들은 시골 사람들처럼 순박한
풍경을 자아내는 것처럼 느껴진다.
맥주 집은 넓었다.
밖에 사람들이 다
여기 모여 있는 것처럼 많았다.
그리고 안주만 시키면
맥주는 무한 리필이라고 아들이 말을 한다.
나는 눈이 둥그레
지며 '오!
좋아 좋아요' 아들에게 진성씨 여기서 즐겨먹는 것이 무어냐고 물었다.
여기는 세트메뉴만 시키면 마음껏 먹어도
된다고 한다.
그래서 봤더니 뷔페식으로 나오는데 고기
종류는 다양하게 오리고기부터 양고기까지 다양하게 있는 것 같다.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곳이다.
가격도
싸다.
1인당
만2천원 꼴이다.
와!
대박이다고 속으로
외쳤다.
우리는 그날 밤
그렇게 마음껏 먹고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어 갔다.
아저씨가 어떻게 중국까지 와서 정착하며
살아오는지를 말한다.
또 내가 어디에 살고 대학생이고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다양한 고기와 맥주를 마시며 즐겼다.
아저씨가 나를 보더니 그 몸으로 혼자 여행을
다닐 생각을 했냐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나에게 '대단해', 옆에 있는 진성도
고개를 끄덕인다.
제가 몸은 좀 불편해도 혼자 여행 다니 걸
좋아합니다.
껄껄 웃어
넘겼다.
나는 기념으로 사진을
찍자고 하여 셋이서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시중은 중국의 첫날밤을 아름답게
보내고 있다.
사람의 만남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허나 시중은 장애의 몸으로 사람들과의
어우러짐을 하려면 자신만의 재스추어가 필요하다.
먼저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을 볼 때 우습게
보이지 않도록 보이는 몸 하나하나를 단정하고 빈틈없이 만들어 놓아야 한다.
또 어눌한 말일지라도
정확하고 말의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
다음날 아침 일찍 밥을 먹고 아들인 진성과
함께 북경 구경을 본격적으로 나섰다.
모든 경비 일체는 내가
내야 한다.
먼저 우리는 집
근처에 있는 전철을 타고 북경 중앙에 있는 천안문 광장으로 갔다.
처음으로 보는 천안문
광장은 너무 크고 웅장함의 자태로 다가왔다.
천안문 광장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자금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천안문과 동쪽으로는 중국 국가박물관과 서쪽으로는 인민 영웅 기념비가 보이고 남쪽으로는 모택동 기념 당이
보인다.
또 광장 중심에는 중국 인민영웅기념비가
보인다.
정말로 중국 땅이
커서 그런지 이렇게 큰 광장은 처음 본다.
시중은 먼저 마지막 중국황제의 배경인
자금성부터 둘러보기로 했다.
처음 보는 자금성은 정말 규모가 너무
웅장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크고 아름다웠다.
자금성은 동서로
760m로 담장 높이는 11m이고 둘레 길이는 4km에 달하는 곳으로 800채의 건물과 8707칸의 방이 있는 세계 최대의 궁궐이라고
한다.
또 자금성이라는
이름은 천제인 옥황상제가 살았던 곳으로 중국인을 비롯하여 동양인들은 하늘의 별자리에도 으뜸가는 별자리가 있는 곳이라 하여 그곳을
紫宮(자궁)이라 했으며 궁궐에는 아무나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여 황제만이 살았던 곳이라 하여 자금성이라고 한다.
나는 자금성의 태화문을 넘어 태화전과 중화전
보화전을 만날 수 있었다.
눈에 보이는 곳마다
화려함의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옛날 황제는 정말로
좋았을 것 같았다.
평생 이 아름다운
곳에서 아리따운 궁녀들과 함께 지냈을 생각을 해보니 말이다.
어느 시대나 사람
사는 것은 다 거기서 거기인데 황제는 그 옛날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본다.
또 그 옛날 명나라가 이렇게 거대한 궁궐을
짓게 된 것은 중국 사람들이 자기 민족을 세계의 중심이 되는 가장 발전된 민족이라 생각하였다는 것이다.
또 중화라 부르는
것은 자기 민족의 우월성을 말하는 뜻의 사상이라 하여 중화사상이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 민족이나
자기 민족을 최고라 생각하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나는 한나절 걸으며 자금성을 구경했더니 배가
고파옴을 느껴 가이드인 진성에게 점심 먹으러 가자고 얘기를 했다.
진성은 중국 라면 어떠냐고
묻는다.
좋지!
웃음으로 받으며 나는
진성에게 우리 나이도 동갑인데 친구하자고 제안을 했다.
진성은 머뭇거리더니 좋아라고 대답을
한다.
진성은 좀 소심한
성격인 것 같다.
우리 둘은 친구가 되어 말을 놓기로 하고
편하게 지내기로 했다.
진성이 데리고 간 라면집은 종류는
많았다.
근데 여기는 라면을
시키면 라면만 나온단다.
반찬은 따로 시켜야
나온단다.
난 순간 적응이 안
돼 잠시 멍했으나 바로 반찬으로 단무지를 같이 시켰다.
그렇게 나는 중국
라면을 처음 먹는데 라면 역시 느끼한 맛이 난다.
진성과 다시 구경을
나섰다.
그렇게 우리는 북경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했다.
날이
어두워진다.
돌아다니다 공원이 있어 걸어 들어가는데
거리에 좌판을 벌여 놓고 어느 할아버지가 책을 몇 개 옆에 놓고 사주를 보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옆을 흘끗 보며 걸어가는데
할아버지와 내가 눈이 마주쳤다.
나는 미간을 방끗하며 지나가려하는데
할아버지가 갑자기 나를 보며 한마디 하는 것 같다. '
너 참 딱하다 딱해'
.
옆에서 같이 걸어가는 진성이가 흐
웃는다.
왜 웃어?
진성에게
물었다.
시중보고 딱하다 하는데?
나는 눈을 끄게 뜨며 뭐 내가
딱하다고?
나는 궁금증이 발동하여 가는 길을 멈추고 그
할아버지를 내려다보며 왜 딱하다는 건지 진성에게 물어보라며 우리는 쭈그리고 앉았다.
할아버지는 내 얼굴을 유심히 뜯어보더니 '참
잘생긴 상인데' 입을 쯧쯧 쳐댄다.
그러더니 중국말로
자네는 본래 이렇게 살 팔자가 아닌데 마가 끼어 귀신이 장난질을 쳐 태어날 때 그렇게 태어난 거야.
나는 듣는 순간 멍했다.
이 할아버지가 날
어떻게 안다고 이런 말을 하지?
기가 막혀 할아버지에게 어떻게 아냐고
진성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게 너의 사주팔자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기독교인으로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
사주팔자를 믿지도 않을뿐더러 태어나 사주도 본적이 없다.
할아버지가 말을 한다.
그렇지만 자네는 살아가는데 는 괜찮을
거야.
인복도 많고 자네를
지켜주는 신이 있으니까.
나는 그 말이 듣기 좋아 미간을 지그시
누르며 웃었다.
기분이 그리 나쁘지 않아 일어나며
할아버지에게 돈을 조금 주었다.
난생처음 사주라는 걸
본거다.
하지만 난 사주를
믿지 않는다.
인생의 사주팔자는 하나님 안에서 자기가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귀신도 생명을 죽이지만 못하지
오만잡것을 다 알고 행하니까는 귀신도 이런 것쯤이야 영적으로 보기를 원하면 얼마든지 알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렇게 시중은 4일 동안을 진성과 같이 북경 여기저기를
다니며 많은 것들을 구경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