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콜의 어반 스케치 여행 - 여행 노트를 채우는 30가지 아이디어 카콜의 어반 스케치
카콜 지음 / EJONG(이종문화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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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고 든 생각이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 어렵지 않아야 재미있고 좋아진다.


내 경우는, 어디를 가든 어디에 있든 항상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써야겠다는 의지를 넘어선). 그런데 잘 안된다. 그래서 그곳을 다녀오면, 일기 형식이라도 남김을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렇다. 그것도 잘 안된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일단, 귀찮다. 글을 쓰고 싶은 의지가 귀찮음을 이기지 못한다. 그렇게까지 글을 쓰고 싶어 하지 않나 보다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강하지 못할까를 생각해 본다. 아마 잘 못쓰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천재 작가가 아니니 글을 쓰는 것이 익숙지 못하고 문맥도 이상하고 스토리도 엉망일 테다. 그러니 쓰고 나서 읽어보면 낯이 뜨겁다. 아 정말 쓰기 싫다는 생각이 울컥 올라온다. 나름 책을 많이 읽어왔고, 더듬더듬 좋은 글들을 흉내 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글을 써보면 참 안타깝다. 내가 쓴 글이 내 마음에 들지 않으니, 순간 재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물론 스트레스로 이어질 때도 있다.


비단 글뿐이랴. 일도 그렇고, 게임도 그렇고, 그림도 마찬가지다. 내가 잘해야 재밌다. 재밌어야 빠져들고, 빠져들어야 더 잘한다. 그러면 또 더 재미있어지겠지.





여러분의 시선으로 세상을 꾸준히 스케치하다 보면, 책장 한편에는 스케치북이 차곡차곡 쌓일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카콜 작가님의 스케치 시리즈(이번 책은 스케치 여행)는 그림을 참 쉽게 시작하게 한다. 그리고, 시키는 대로 따라 그리다 보면, 얼추 대충 그럴듯한 그림이 되어 있다(어라?). 누구나 쉽게 그림을 시작하게 하게 하는 힘이 있는 책. 이 책이 그러한 것 같다. 그리고, 여기저기 여행지의 모습을 작가님의 그림으로 보는 것은 또 다른 힐링을 주는 덤이랄까.






필요한 것은 몸에 지닐 만큼의 화구뿐.

노트 한 권과 펜 한 자루면 충분하다.



'여행지 카페의 아무 냅킨에라도 그림을 끄적이고 싶어졌다'는 표지 문구처럼, 시간, 장소, 도구에 얽매이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그리고 인생을 즐기는 것.

모두 그냥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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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 있으랴 - 에리히 프롬편 세계철학전집 4
에리히 프롬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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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아라.

느껴라.

물어라.

천천히 가라.

비교하지 마라.

넘어서라.

기억하라.

돌아보라.

존재하라.

행복해라.

prologue


얼마 만에 에리히 프롬인가.

사랑 이야기 앞에 이제 내 조그만 아이가 함께 읽힌다.






episode 1. 소유의 방식으로 학습(과거)

대학 시절이 떠올랐다. 강의 시간 내내 내 볼펜은 쉼 없이 움직였다. 교수님의 말씀을 처음부터 끝까지 받아 적으려 했고, 매번 이것은 좋은 시험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수업 시간 내내 나는 그분의 입 밖으로 나온 것을 받아 적으며 시험 기간에 이것을 외웠으며, 끝난 뒤 내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만약, 그때의 내가 배움의 과정에서 손과 펜 대신 눈과 귀로 대화를 나누고 질문을 하는 능동적인 학습자였다면 아마도 좋은 성적표보다는 조금 좋지 못한 결과였을지라도 지금의 내 머릿속에는 그때의 분위기와 대화가 더 남았겠구나 싶다. 이제야 안다. 안타깝게도...



episode 2. 소유의 방식으로 독서(현재)

매일 책을 읽는다. 읽고 싶은 책이 많아 도서관에 가면 대출 가능 권수를 꽉 채워 빌려온다. 쌓아 놓고는 기한이 촉박해 채 못 읽고 반납하는 책들이 있다. 차라리 그게 낫다. 다시 읽을 수 있으니. 오히려 정해진 시간 내에 휘릭 훑고는 아~ 이 말이구나!! 생각하고 넘어가는 일이 더러 있다. 사실, 이렇게 읽은 책은 제목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비슷비슷한 책 중의 하나로만 남았고, 저자가 고심해서 쓴 그만의 철학은 결국 내 인생에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다. 무거운 책을 이고지고 나르느라 어깨와 팔뚝에 남긴 벌건 자국만 며칠 간다.






episode 3.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미래)

만약, 아이가 내 사랑이 지긋지긋해진다면 내 마음이 어떨까. 내 소유가 아닌 온전한 그를, 내가 해온 방식으로 사랑한다면 우리에게 무엇이 남을까. 아이가 좋아하는 방식이 아닌 싫어하는 말과 행동을 반복하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걸까. 아기 때는 열심히 져주다가 단 한 번도 져주지 않는 나를 보며 아이는 내가 변했다고 느낄 거고, 마음이 무너질 거다.


epilogue


에리히 프롬의 지혜를 함께 나누어보자는 의도로 그가 남긴 철학과 책을 다시 엮어 냈다. 아마 내가 20대에 읽은 책도 소유와 존재의 이야기였을 거고, 그 당시 꽤나 뇌리에 남아 지금도 책 속의 그 말들이 기억이 난다. 최소한 그 당시의 나는 이 책 앞에 존재론적인 독서를 했던 모양이다. 다시 20년은 한 번 더 그의 지혜를 나누어 얻은 기회로 삼아, 보다 과정을 만들어 가는 삶과 사랑의 시간이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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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숲속의 담 1~2 세트 - 전2권 동화로 읽는 웹툰
김영리 글, 다홍 원작 / 다산어린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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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떠난 사람들이 남기고 간 아이들의 이야기.


아이를 품고 드라마 '도깨비'를 보며 참 많이 행복했다. 그땐 사랑을 받는 존재에 무척이나 감정이입이 되었었다. 한 번 더 수많은 시간을 살아오는 담을 보면서, 이번에는 시작부터 사랑을 주는 자, 담의 사랑에 마음이 기운다.




애도 빨리 낳을 수 있게 인간을 성장시키는 거야.

그러면 우리 마을은 금세 북적북적해지겠지!


담은 가로막을 수도 있지만, 타고 넘어갈 수도 있다. 너머를 볼 수 없지만 그 너머를 궁금하게 만드는 존재이다. 레나, 율리, 플로리안, 니케, 미쉬, 코나 등의 이름과는 거리가 느껴지던 담의 이름. 다른 시대의 상징일 수도 있겠다 싶다. 나의 자녀의 자녀들의 이름은 아마도 저리 날아가는 듯 가벼워지겠네.


저 둘은 대체 소중한 사람을 얼마나 잃은 거지?

얼마나 더 잃어야 하는 거지?


자신의 사랑을 어떻게 표현하고 나누어야 하는지 모르던 숲의 신 담은, 아이들 덕분에 행복해진다. 자신이 키워낸 작은 존재의 성장을 응원하는 자리에서 그는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가 다니러 온 세상은 축복이었다.




모두가 미치도록 사랑스러워 보였어. 전부 너를 닮은 거 같아서.


푹 빠져 읽었다. 책이 아름답고 이들이 무해해서 마음이 참 뭉클했다. 남은 자, 버림받은 자, 저마다의 아픔을 간직한 자들의 이야기인데 책이 참 반짝거린다. 빨리 크고 싶은 아이들의 염원을 생각해 보면, 아이들에게 이 책은 희망이다.

앞서 막아줄 수 없는 세상으로 아이가 나설 때, 초록과 푸름이 뒤덮인 이 책을 넣어 주고 싶다. 원작 웹툰을 보지 못했기에 덕분에 참 아름다운 시나리오 한 편을 읽은 느낌이었다. 감정을 글로 쏟는 순간, 이 책을 읽을 누군가의 행복을 빼앗는 느낌이라 조심스럽다.


진심을 담아 추천한다. 전체 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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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아가
이해인 지음, 김진섭.유진 W. 자일펠더 옮김 / 열림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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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지난 기억을 다시 안아보는 따뜻한 사랑의 인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내게 이해인 수녀님은 꽃씨이고, 민들레 영토였다. 작은 씨앗을 받아 고운 글 적은 엽서를 써 봉투에 담아 지인들에게 나누는 행위는 살면서 겪어본 적 없는 무한의 작은 마음이었다. 달리 그 길을 따를 수 없다가 십 년쯤 뒤, 차를 마시기 시작하며 아무에게나 마음이 닿으면 나의 찻잎을 그람으로 달아 밀봉해 선물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쯤 나의 블로그 글은 시작이 되었고, 이후 나의 그 행위가 끝이 나며 블로그도 닫혔다.


다시 십 년이 흘렀다. 너무도 사랑해서, 이사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까지 들고 다니던 '꽃삽'은 이미 사라진 흔적도 없어졌지만, 다시 그녀의 이야기이다. 또다시 사랑이다. 그때의 사랑이 메일같이 가슴 저리는 사랑이었다면, 지금 그녀의 사랑은 아이를 향한 기대와 희망과 아픔과 고마움이다.


부정적인 말로 남을 판단하기보다는 긍정적인 말로 남을 이해하려 애쓰게 됩니다.

매일 새기고 다짐한다. 그럴 수도 있다는 이해를 내 한편에 새겨야 한다. 누군가를 위로하거나 그에게 감동을 주려 함이 아니라, 실은 내 영혼이 편하고 싶어 그러한다. 수녀님이 가만가만 꽃삽을 떠 씨앗을 심어 그 마음을 담을 때 지켜만 보던 나라서, 스스로 그, 그들에 대한 무한한 마음이 솟아나지는 않는 게 사실이다.


때로는 네가 이해되지 않는다.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안 된다. 그러한 마음이니 난 자꾸만 너를 판단하려 했다. 세상에서 내 목숨보다 사랑하는 너를, 이제는 이미 나인지 당신인지 구분도 되지 않는 나 같은 당신을, 그 힘든 시절을 어찌 버티며 우리를 키워 왔는지 매일 같이 눈물겨운 당신을, 그때도 지금도 가슴 아프고 내 끝에 가장 미안할 당신을.




죽어서라도 꼭 당신을 만나야 하지요.

오늘 사찰에 들러, 하야니 파란 머리를 빛내는 스님들의 기도를 잠시 엿보았다. 기도 후 줄지어 공양간에 가시기에 따라가 함께 쌀밥을 얻어먹었다. 얼굴에 미소를 띤 채 묵언하며 발우공양하는 비구니들의 눈동자에는 그녀들의 어린 시절이 남아 있었다.


자라면서 종교의 벽이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러한 신념은 때론 가장 중요한 가치도 무너뜨리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이 전에, 이미 이해인 수녀님은 미소로 많은 것과 함께 하려는 마음을 이미 많이 보여줬다. 그렇게 이번에 그녀는 종교를 넘어 언어를 넘어 상처받은 우리에게 글의 씨앗을 보내온다.


제 작은 시들이 언어의 벽을 넘어 더 많은 이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귀한 다리가 되어주리라 믿고 싶습니다.

그녀의 시는 온 누리의 평화다. Claudia Lee ha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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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즈버트가 빗물통 속으로 풍덩 발도르프 그림책 18
다니엘라 드레셔 지음, 한미경 옮김 / 하늘퍼블리싱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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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빗물통에 살게 된 물받이 정령 기즈버트의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이야기.

각 장마다 꽃과 잎, 동물들이 쉼 없이 등장한다. 독일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어떤 감성을 키워주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책의 가장 뒷면 발도르프 그림책에 대한 소개가 특히 인상 깊었다.


유아기의 아이들에게는 세상이 선하다는 것을, 학령기의 아이들에게는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는 세상이 참되다는 것을 경험시켜 주라.




책 속에 비춘 아름다운 세상이 놀랍다. 온갖 꽃들에 깃든 정령들, 이 작고 울퉁불퉁한 이들은 너무도 아이들과 닮았다. 먹고 싶고 놀고 싶고 함께 하려 하고 좋은 건 보여주려 한다. 그래서인지 기즈버트가 이따금씩 벌이는 사고에 가까운 장난들은 아이들 행동의 이유가 되어준다. 가만 보면 우리를 지켜주는 것은 아이, 이들 고민 많고 눈물 많은 정령들이다. 우리가 지키는 것 같아도 사실이다. 조그마한 아이들이 커다란 우리를 살게 한다.


기즈버트의 물총 쏘는 장면은 샤워기 앞에서 물을 받아 입으로 쏘는 아이와 너무도 닮아 있다. 기즈버트가 모기를 잡으려 그물 든 모습은 화장실의 날파리를 퇴치하려 온갖 곳에 샤워기를 갖다 대는 아이 같다. 아이는 장난감 자동차로 집안을 순식간에 어지럽히지만 기즈버트는 나뭇잎을 죄 깔아 달팽이들의 경주를 시작한다.


지금도 아이는 내가 앉아있는 책상의자 밑에 기어들어가 있다. 더위도 먼지도 상관이 없을 테니, 저들은 정말 보통의 인간인 내가 경이롭게 볼 수밖에 없을듯하다.




이 책을 벌써 세 번이나 읽은 아이에게 재미있는 부분을 알려달라 했다.

<5. 달팽이 경주 대회> <10. 일대일 대결> 이 특히 재미있다고 한다. 왜냐 물으니 달팽이가 경주하니까, 호스가 살아움직이니까. 별거 아닌 그 부분을 또 보려고 다시 책의 앞장부터 읽는 뒤통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보고 또 봐도 경이롭다. 우리집에도 기즈버트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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