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 있으랴 - 에리히 프롬편 세계철학전집 4
에리히 프롬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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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아라.

느껴라.

물어라.

천천히 가라.

비교하지 마라.

넘어서라.

기억하라.

돌아보라.

존재하라.

행복해라.

prologue


얼마 만에 에리히 프롬인가.

사랑 이야기 앞에 이제 내 조그만 아이가 함께 읽힌다.






episode 1. 소유의 방식으로 학습(과거)

대학 시절이 떠올랐다. 강의 시간 내내 내 볼펜은 쉼 없이 움직였다. 교수님의 말씀을 처음부터 끝까지 받아 적으려 했고, 매번 이것은 좋은 시험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수업 시간 내내 나는 그분의 입 밖으로 나온 것을 받아 적으며 시험 기간에 이것을 외웠으며, 끝난 뒤 내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만약, 그때의 내가 배움의 과정에서 손과 펜 대신 눈과 귀로 대화를 나누고 질문을 하는 능동적인 학습자였다면 아마도 좋은 성적표보다는 조금 좋지 못한 결과였을지라도 지금의 내 머릿속에는 그때의 분위기와 대화가 더 남았겠구나 싶다. 이제야 안다. 안타깝게도...



episode 2. 소유의 방식으로 독서(현재)

매일 책을 읽는다. 읽고 싶은 책이 많아 도서관에 가면 대출 가능 권수를 꽉 채워 빌려온다. 쌓아 놓고는 기한이 촉박해 채 못 읽고 반납하는 책들이 있다. 차라리 그게 낫다. 다시 읽을 수 있으니. 오히려 정해진 시간 내에 휘릭 훑고는 아~ 이 말이구나!! 생각하고 넘어가는 일이 더러 있다. 사실, 이렇게 읽은 책은 제목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비슷비슷한 책 중의 하나로만 남았고, 저자가 고심해서 쓴 그만의 철학은 결국 내 인생에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다. 무거운 책을 이고지고 나르느라 어깨와 팔뚝에 남긴 벌건 자국만 며칠 간다.






episode 3.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미래)

만약, 아이가 내 사랑이 지긋지긋해진다면 내 마음이 어떨까. 내 소유가 아닌 온전한 그를, 내가 해온 방식으로 사랑한다면 우리에게 무엇이 남을까. 아이가 좋아하는 방식이 아닌 싫어하는 말과 행동을 반복하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걸까. 아기 때는 열심히 져주다가 단 한 번도 져주지 않는 나를 보며 아이는 내가 변했다고 느낄 거고, 마음이 무너질 거다.


epilogue


에리히 프롬의 지혜를 함께 나누어보자는 의도로 그가 남긴 철학과 책을 다시 엮어 냈다. 아마 내가 20대에 읽은 책도 소유와 존재의 이야기였을 거고, 그 당시 꽤나 뇌리에 남아 지금도 책 속의 그 말들이 기억이 난다. 최소한 그 당시의 나는 이 책 앞에 존재론적인 독서를 했던 모양이다. 다시 20년은 한 번 더 그의 지혜를 나누어 얻은 기회로 삼아, 보다 과정을 만들어 가는 삶과 사랑의 시간이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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