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즈버트가 빗물통 속으로 풍덩 발도르프 그림책 18
다니엘라 드레셔 지음, 한미경 옮김 / 하늘퍼블리싱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쩌다 빗물통에 살게 된 물받이 정령 기즈버트의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이야기.

각 장마다 꽃과 잎, 동물들이 쉼 없이 등장한다. 독일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어떤 감성을 키워주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책의 가장 뒷면 발도르프 그림책에 대한 소개가 특히 인상 깊었다.


유아기의 아이들에게는 세상이 선하다는 것을, 학령기의 아이들에게는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청소년기의 아이들에게는 세상이 참되다는 것을 경험시켜 주라.




책 속에 비춘 아름다운 세상이 놀랍다. 온갖 꽃들에 깃든 정령들, 이 작고 울퉁불퉁한 이들은 너무도 아이들과 닮았다. 먹고 싶고 놀고 싶고 함께 하려 하고 좋은 건 보여주려 한다. 그래서인지 기즈버트가 이따금씩 벌이는 사고에 가까운 장난들은 아이들 행동의 이유가 되어준다. 가만 보면 우리를 지켜주는 것은 아이, 이들 고민 많고 눈물 많은 정령들이다. 우리가 지키는 것 같아도 사실이다. 조그마한 아이들이 커다란 우리를 살게 한다.


기즈버트의 물총 쏘는 장면은 샤워기 앞에서 물을 받아 입으로 쏘는 아이와 너무도 닮아 있다. 기즈버트가 모기를 잡으려 그물 든 모습은 화장실의 날파리를 퇴치하려 온갖 곳에 샤워기를 갖다 대는 아이 같다. 아이는 장난감 자동차로 집안을 순식간에 어지럽히지만 기즈버트는 나뭇잎을 죄 깔아 달팽이들의 경주를 시작한다.


지금도 아이는 내가 앉아있는 책상의자 밑에 기어들어가 있다. 더위도 먼지도 상관이 없을 테니, 저들은 정말 보통의 인간인 내가 경이롭게 볼 수밖에 없을듯하다.




이 책을 벌써 세 번이나 읽은 아이에게 재미있는 부분을 알려달라 했다.

<5. 달팽이 경주 대회> <10. 일대일 대결> 이 특히 재미있다고 한다. 왜냐 물으니 달팽이가 경주하니까, 호스가 살아움직이니까. 별거 아닌 그 부분을 또 보려고 다시 책의 앞장부터 읽는 뒤통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보고 또 봐도 경이롭다. 우리집에도 기즈버트가 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