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 청춘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0년 7월
평점 :
어느 덧 겁쟁이로 변해버린 청춘에게 보내는 설렘, 두근거림, 위안의 이야기...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가끔씩 저 자신을 보고 생각했던 것이 책의 제목이라 웃음이 나오기도 했는데 책을 살펴 보던 중 여러번의 실망과 상처 그리고 실패로 인해 어느덧 겁쟁이로 변해버린 청춘에게 보내는 위안의 이야기 라는 문구에 끌려 읽기 시작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어느 순간 겁쟁이가 되어버린 저를 발견할 때가 있고 특별할 것 없는 생활의 연속이지만 최근 왠지 모르게 마음이 복잡하고 의욕이 떨어지는 일종의 슬럼프를 겪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테이의 뮤직 아일랜드, 이적의 텐텐클럽, 스윗소로우의 텐텐클럽에서 저자가 쓴 라디오 에세이를 엮은 에세이 집입니다.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방송작가가 직업이 되어버린 저자 강세형... 가끔씩 라디오를 듣고는 있지만 모두 잘 알지 못하는 프로그램들이라 더 새롭게 다가오더군요. 나이를 보면 분명히 어른인데 마음과 행동은 어른이 되기를 두려워 하고 언제나 청춘에 머물기를 원하는 것은 어쩌면 어른이 되는 것이 두려워 미루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끔씩 해 봅니다.
언젠가 한번쯤 스쳐지나갔던 일상일 수도 있고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또 다른 날의 일상의 풍경일수도 있을 것 같은 이야기들. 소설과 에세이 그 사이 어딘가 쯤에 놓인 글... 형식이 너무나 자유롭게 쓰여져 있기에 얼핏 보면 사소한 이야기 같지만 한편 한편 짧막한 글을 읽다보면 평소 가끔씩 생각했던 것들이 많아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습니다. 혼자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보기도 하고 감수성도 풍부한 편이기에 더욱 공감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세형이라는 저자의 이름을 보고 남성일 거라는 생각이 머리속에 자리를 잡아 버렸는데 읽다보니 글의 전체적인 느낌과 문체들이 여성스러워 조금은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여성작가가 쓴 글이더군요. 역시 선입견은 무서운 것 같습니다. "아아, 이제 내 청춘도 끝나가는구나." 지금도, 10년이 지난 후에도, 20년 후에도... 언제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입에 달고 사는 말이기에 이 생각이 너무 공감되었습니다. 청춘이라는 단어가 어느선 까지를 의미하는지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점점 청춘과는 멀어져 가는 것을 느끼기에 어쩌면 책속의 글들이 더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왜 꼭 그렇게 될까? 받은 사랑보단 받은 상처를 더 오래 간직하고 내가 이미 가진 무언가보단 내가 아직 가지지 못한 무언가를 더 중요하다, 혹은 더 갖고 싶다, 한없이 내가 아닌 타인만을 부러워하는 우리. 우린 도대체 왜 그런 걸까 ? -책속에서...
거의 대부분이 공감가는 이야기 이지만 가장 먼저 만나서인지 이 글이 머리속을 맴맴 도는 것 같습니다. 일상과 사랑, 우정, 그리고 꿈을 이야기 하는 글들은 힘들고 지친 청춘에게 희망과 조금 더 힘내야지 라는 용기를 선물해 주는 것 같습니다. 첫 느낌은 보통의 다른 책들과는 다를게 없었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니 느낌이 너무 좋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