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스러운 집단 A의 꿈과 욕망, 그리고 추락... 이 책을 통하여 처음 알게 된 오대양 사건... 1980년대 후반에 일어난 사건이기에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이 사건의 전말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야기는 1987년에 일어났던 오대양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쓰여졌고 이모들과 엄마가 죽어가는 것을 느끼며 공포에 떨기는 했지만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머니에 의해 살아남게 된 여자 아이가 이 책의 화자가 됩니다. 후반부에는 다른인물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작은 마을에 어떤 여인이 나타나 시멘트 회사 신신양회를 만들게 되고 이 회사로 인해 마을은 차츰 발전하게 되면서 마을과 회사는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됩니다. 신신양회는 보통의 회사와는 다른 특징이 있었는데 바로 여사장을 어머니라 불렀으며 식당에서 일하는 이모들과 아버지를 알수 없는 아이들과 삼촌이 함께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암묵적으로 약속이나 한 것처럼 모두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궁금해 하지도 않고 찾지도 않습니다. 회사가 커지자 어머니라 불리는 여인은 탐욕과 권력에 눈이 멀어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게 되고 산업폐기물이 첨가된 일명 쓰레게 시멘트를 만들어 유통하게 됩니다. 이로인해 인근의 토양과 농작물은 물론 아이들의 피부에도 큰 위험을 초래하게 되어 신신양회는 한순간에 무너지게 됩니다. 이후 발견되는 24구의 시신들... 스물 네명의 사람들이 좁고 낮은 다락방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삼촌이라고 불리우는 사나이에게 교살된 사교 집단이라는 내용으로 언론에 보도된 신신양회... 과연 그들의 죽음 뒤에 감추어진 진실은 무엇일까요? 3년의 시간이 흐른 후 죽은자들의 아이들이 다시 모여 시멘트 공장을 되살리기 위해 A라고 쓰인 편지를 보내기 시작하며 자신들의 어머니와 같은 삶을 이어가려고 하는데...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과 그들의 사연은 모두 작가에 의해 탄생한 허구이지만 치밀한 구성과 섬세한 묘사로 인해 모두 사실처럼 느껴지기도 해 섬뜻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소설이기에 확실한 사건의 결말을 예상하기도 했는데 실제 사건처럼 두리뭉실 애매모호한 결말로 끝나 아쉬움과 함께 사건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기도 했습니다. 진실은 그들만이 알고 있을 것 같습니다. 천사(Angel)인가, 아마조네스(Amazones)인가, 간통(Adultery)한 자들인가... 마지막 책장을 덮은 후에도 결코 쉽게 정리가 되지 않은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제목 A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책을 처음 본 순간부터 마지막 책장을 넘기기까지 궁금했는데 작가가 의도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습니다. 위의 세가지 모두를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구성도 그렇지만 내용 역시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 많은 내용의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