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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의 신 택리지 : 전라도 - 두 발로 쓴 대한민국 국토 교과서 ㅣ 신정일의 신 택리지 2
신정일 지음 / 타임북스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조선시대 택리지의 재탄생... 두 발로 쓴 대한민국 국토교과서...
이 책은 학창시절에 배웠던 조선시대 이중환의 택리지를 교본 삼아 문화사학자인 신정일님이 30년간 답사 끝에 다시 쓴 문화역사지리서 입니다. 사실 저에게 신정일 이라는 이름은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데 그도 그럴것이 평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부분의 책들을 많이 쓰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총 10권으로 된 신 택리지는 살고 싶은 곳, 경상도, 전라도를 시작으로 지금은 자유롭게 갈 수 없는 북한까지 계속해서 출판된다고 합니다.
전라도는 제가 태어나 자란 곳이기도 하고 아직 부모님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기도 하기에 저에게는 특별한 지역입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지금의 민주주의가 실현되기까지 상상할 수 없는 핍박을 받으면서도 가장 중심에 있었던 지역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있습니다. 앞부분에 전라도의 12대 길지라고 하여 표시가 되어 있는데 제가 태어난 곳이 빠져 있어 잠깐의 아쉬움이 스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책속에는 잠깐 소개되어 있어 더욱 반갑더군요. ^^* 책속에는 무주, 전주, 익산, 군산, 정읍, 영광, 나주, 광주 그리고 남원, 운봉, 구례, 곡성, 화순, 목포, 장흥, 보성, 순천 고흥 등이 설명되어 있는데 이 지역의 지리적 특성으로부터 역사적사건까지 세세하게 담고 있어 각 지역의 특징에 대해서 많이 알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예술적인 사진들은 책을 읽는 맛을 한껏 살려주었습니다.
사실 태어나 자란 곳인 전라도 이지만 남쪽의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기에 근처의 도시들을 제외하고는 가본 곳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저에게는 거의 모든 이야기가 새롭고 즐거웠습니다. 지금은 대도시에서 살고 있기에 가끔씩 고향이 그리워지고는 하는데 특히 정이 느껴지는 구수한 사투리와 인심 가득한 사람들은 모습이 가장 그리운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항상 저의 마음속에 이러한 것들이 간직되어 온것이 아닌가는 생각이 드는군요. 두 발로 쓴 대한민국 국토교과서... 이 부제가 정말 감동적으로 다가오는데 이 책이 탄생하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30여년간의 오랜시간에 걸쳐 완성된 책이니만큼 전라도의 구석구석을 아주 자세하게 보여주면서 역사와 함께 인문학적인 글들이 설명되어 있어 평소 해보지 못했던 생각들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동안 문득 ’백두대간 민속기행’이라는 책이 계속해서 떠올랐는데 세부적인 내용은 다르지만 전체적인 느낌이 비슷해서 그런가 봅니다.
경상도를 영남, 전라도를 호남지방이라 부르는 이유가 평소 궁금했는데 호남은 호강(지금의 금강) 남쪽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영남은 조령과 죽령의 남쪽에 있다고 해서 영남이라고 불리었다고 하는군요. 빼어난 맛과 멋이 함께 어울리며 예술의 고장이라고 지칭되어 왔던 전라도... 전라도라는 이름은 전주와 나주의 머리글자를 함하여 만든 이름으로 고려 현종 때 전라주도에서 비롯하였다고 합니다. 저는 전라도 하면 맛깔스런 음식과 함께 조정래 작가의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으로 (작품속 시대순) 이어지는 삼부작이 떠오르는데 작품의 배경이 전라도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시간이 나거나 휴가 때에는 국내에 가보지 못한 곳들을 찾아가 보는데 지금까지 잘 알려진 곳만 겉핥기 식으로 찾아다닌 것에서 조금 더 발전하여 이 책에 소개된 우리의 국토와 문화유산에 관심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