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비평가의 자전거 타고 여행하며 섬세한 세상 읽기... 자전거... 저에게는 특별히 친근하게 다가오는 단어인데 시골에서 태어난 이유로 학교가 멀어 어려서 부터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를 했기 때문입니다. 어려서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했는데 어릴적 영향인지 지금도 자전거를 갖고 있고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있습니다. 저의 첫 자전거는 초등학교 3학년 정도에 아빠를 조르고 졸라 갖게 되었는데 이상하게 다른 사람들에 의해(고의가 아닌 실수로...) 조금씩 망가져 갔고 고치고 고쳐 계속 탔지만 어느순간 첫 자전거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새것은 아니지만 자전거와의 인연은 계속되더군요... 자전거를 타는 동안 나는 속세로부터 멀어져간다. 속된 사람들이 사는 세상 ’속세’. 아 역시 그 세상에 속해 있는 속인이다. 그러니까 속세로부터 멀어져간다 함은 나로부터 멀어져간다는 말과도 같다. 내가 나로부터 멀어져 점차 타자가 되고 주변이 되고 만물이 된다는 것, 그것이 존재의 궁극 아닐까? - 84 page. 이 책은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여행하면서 각 지역에서 보냈던 시간들과 느낌 그리고 여행의 여정에 따른 자연의 모습을 서정적인 글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10월 12일에 서울에서 시작된 그의 여정은 서해와 남해 그리고 동해를 두루 거쳐 11월 8일 청평을 끝으로 마무리 됩니다. 여행의 여정을 보면 정말 입이 떡 벌어지는데 지역 이름으로만으로도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더군요. 왜 자동차나 기차가 아닌 자전거 여행이었을까요? 라는 궁금함이 생겨나기도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궁금함에 대한 대답을 알 수 있더군요. 이 여행은 세 가지 풍경을 거느리고 있다. 길의 풍경, 자전거의 풍경, 의식의 풍경이 그것이다. 길, 자전거, 의식은 그것들 나름대로 독자적이지만 서로 겹치는 풍경이다. 겹치는 정도를 넘어 끌어안거나 밀어내기도 하는, 그리하여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는 풍경, 혹은 함몰하는 풍경이기도 하다. - 4 page. 온몸으로 몰기 때문에 자동차와는 다른 정직성이 가능하다고 하는 자전거... 온몸과 마음까지 동원해 균형을 잡아야 하는 자전거 타기... 저자처럼 아주 긴 자전거 여행을 해본적은 없지만 가끔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내키는 대로 돌아다닌 적은 있기에 저자의 이야기가 조금 더 쉽게 와 닿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차를 타고 빠르게 스쳐가는 풍경도 멋이 있지만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자연을 바라보면 또다른 묘미가 있다는 것을 알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엔 둘이 함께 출발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결국 혼자 여행을 계속하게 된 그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여유와 자유 그리고 편안함과 넉넉함이 느껴졌습니다. 노란 해바라기를 자전거 뒤에 매달고 다니다가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과 사진을 찍을 때는 해바라기를 안긴다는 저자... 자전거를 타고 한달 정도를 여행하면서 힘든점도 많았겠지만 이렇게 힘든 여정속에서 배우고 느낀 많은 것들이 있기에 결코 힘든줄 몰랐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 책 마침내 그리움을 읽으면서 여행이라는 단어의 또다른 의미를 알 수 있었고 진정한 여행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그리고 저자가 바라본 세상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저 역시 공감하며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