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집 - 재일 이주 여성의 자리를 엮다
조경희 지음 / 사계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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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조경희 작가는 소위 말하는 '재일한국인'입니다. 21세기 들어 한국으로 리턴하여 나름 성공적 재정착을 이룬 인물이죠. 그녀는 이 책에서 재일, 이주, 여성이라는 틀에 대해 제대로 된 분석을 가하고 그들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에 대해 신랄한 비평을 가하고 있습니다.

세 카데고리만 봐도 사회적 약자이며, 소수자로 분류된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조경희 작가는 이주한 재일 교포 여성으로 여기에 모두 해당되는 상황이죠..


동경 대지진 때도 그러하였고 해방 이후 한참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일본에서 재일 한국인들의 위상은 그닥 좋지 않습니다. 한때는 좋은 대학을 나오더라도 집안 일을 돕거나 식당 정도를 운영하는데 만족해야 했고, 현재에도 참정권을 보장 받지 못하는 이방인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며 21세기 들어 급속히 우경화 된 일본 사회에 등장한 혐한론의 대표적 피해자들이 되고 있죠..

책을 읽다보면 일본 내에서의 차별은 우리나라 극우 세력이 외국인 이주자나 조선족 동포 들에게 행하는 차별과 거의 대동소이합니다. 극우끼리 통한다고 해야 할까요... 검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한동훈은 절대 재외동포 이주민들, 특히 중국 국적을 유지하는 이들에게 투표권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일본 극우들이 한국이나 조선 국적을 유지 중인 재일교포 들에게 절대 참정권을 허용할 수 없다는 주장과 전혀 다름이 없습니다..

차별이나 혐오에 반대하는 세력을 좌파니 빨갱이로 모는 행위 또한 한일이 똑같습니다. 결국 저자와 같은 재일 한국인들이 설 수 있는 곳은 일본뿐 아니라 그들의 모국이라 할 수 있는 한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읽으면서 내내 가슴이 답답하고 조금은 울화까지 쌓이더군요. 익히 알고 있고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그들이 겪는 고통의 극히 일부분만을 이해하고 있음이 느껴졌습니다.

언제까지 그들에게 우리나 일본이 '낯선 집'으로 남아 있어야 할까요... 우리가 밀어내는만큼 그들 또한 우리를 밀어내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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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우먼
크리스틴 해나 지음, 공경희 옮김 / 알파미디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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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러시아의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라는 책을 발간한 바 있습니다. 사실상 2차 대전의 80%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는 독소전쟁에 자원병으로 참여한 소련 여군들의 인터뷰로 구성된 르포물이고 정말 깊은 인상을 남겼던 책이죠.

크리스틴 헤나의 '더 우먼'은 이 책의 미국 버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배경만 독소전에서 베트남전쟁으로 바뀌었고 실제 전투에 직접 참가했던 소련 여군들과 달리 간호 인력으로 참가한 미국의 젊은 간호장교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부유하지만 꽤나 보수적인 집안의 평범했던 21세 여성 프랭키는 오빠의 베트남전 참전을 계기로 본인도 국가에 봉사하고 부모님의 자랑거리가 될 일을 찾아 베트남 전쟁에 육군 간호장교로 지원하게 됩니다. 그러나 오빠는 곧 전사하고, 그녀 또한 전쟁의 참상에 직면하게 됩니다.

왜 싸워야 하는지도 모를 명분 없는 전쟁에 참여한 젊은 병사들은 계속 목숨을 잃고, 자국군의 융단폭격은 죄없는 베트남 민간인들의 목숨마저 앗아갑니다. 이 모습을 프랭키는 치열한 의료 현장의 전면에서 지켜보게 되죠.

19세기 아편 전쟁에 이어 20세기 베트남 전쟁은 역사상 가장 추악한 전쟁으로 간주됩니다. 귀국한 프랭키는 자국민에게는 커녕 부모에게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 버렸음을 알게 되고 베트남에서 얻은 트라우마는 그녀를 PTSD에 깊게 빠지게 만들죠..


오빠의 친구이자 같은 참전 군인이라 믿었던 유부남에게 농락 당하고 약물 중독에 결국 자살까지 시도하게 되는 프랭키... 과연 그녀의 남은 삶은 어떻게 펼쳐질까요...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고 결국 승리했던 소련 여군들조차 전쟁이 끝나자 일종의 기피 대상이 되어 버립니다. 어린 여성들까지 직접 전투에 내보내야 했던 소련 지도부로서는 그들이 무능했음을 자인하고 싶지 않았고, 전 세계로부터 비난 받은 베트남 전쟁은 미국 역시 감추고 싶은 치부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 소설은 한 순수했던 처녀가 전쟁의 상흔을 제대로 맞이하게 되고 방황하지만 결국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전쟁에서 미군은 5만 명이 넘는 이들이 목숨을 잃어야했습니다. 베트남은 당시 인구 중 스무명 중 한명

꼴인 300만 명이 희생되었습니다. 결코 전쟁에서 죽지 않을 자들이 전쟁을 결정하는 세상... 소설 속 가상의 인물이지만 누구보다 큰 정신적 피해를 입어야 했던 프랭키의 행적을 읽어 보며 전쟁의 참혹함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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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읽으면 세계가 보인다 - 누가 왜 국경을 그은 걸까
마스다 유리야 지음, 한호정 옮김, 한승동 감수, 이케가미 아키라 해설 / 날(도서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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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명 저널리스트 마스다 유리야의 저서, 국경을 읽으면 세계가 보인다.. 라는 책은 굉장히 읽기 쉽게 쓰여진 역사서이며 현재 세계 지도에 확정된 '국경'에 얽힌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역사뿐 아니라 제목 그대로 세계 자체가 보이는 책입니다.

나라간 경계를 이루는 국경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에 대해서부터 국경을 둘러싼 분쟁들을 과거와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목 요연하게 정리하고 있으며, 이 와중에서 발생한 (독자 입장에선) 재미난 에피소드 들을 한껏 던져주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세계의 화약고라는 중동의 상황이 이해되고, 러우 전쟁이 발생한 근본 원인이 읽혀지고, 아프리카나 중남미 국가에서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영토 분쟁의 사유를 알 수 있습니다. 양안 문제로 알려진 대만과 중국과의 관계가 단지 그 두 나라만의 문제만은 아님도 느끼게 됩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란 이데올로기에 의해 많은 댓가를 치루고 확정된 현재의 국경선 들이나 내전과 학살로 점철된 국경 확보 전쟁 등도 꽤나 상세히 소개됩니다.

한때 극악한 제국주의 국가였던 서구 유럽이나 주로 침략으로 영토를 넓혀간 미국 등이 세계사에 끼친 해악과 인과응보 식으로 떠맡게 된 이스라엘이나 난민 문제 등도 솔직하게 분석됩니다.

단순히 상식을 넓히는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남북이 분단되어 사실상 섬나라 위치로 전락하게 된 우리 나라의 상황 또한 절절히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 또한 우리의 의사가 아닌 제국주의 국가간 전쟁의 결과로 수십년 넘게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국가이기 때문이죠.

하여간 읽는 재미 속에서도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는 세계 곳곳에 대한 현황 또한 함께 파악할 수 있어 좋은 독서 체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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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 단편선 소담 클래식 8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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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그가 단편소설까지 썼다는 것을 이제까지 몰랐었음을 인정해야겠습니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죄와벌 등을 읽었지만 이번에 읽게된 단편선에 수록된 작품들은 처음 읽게 된 소설들이었습니다.

올해가 도스토옙스키가 탄생한지 205주년이라고 합니다. 그의 작품들이 발표된지 어언 150년이 넘어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고 할 수 있죠.. 그렇지만 여기 단편들을 읽는 재미는 그 어떤 현대 소설에 못지 않았습니다.


본 책에는 백야, 남의 아내와 침대 밑 사나이, 첫사랑 등 세 편의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근래에 번역되었음에도 살짝 고어체 느낌이 살아 있는 문체들과 달리 내용만큼은 어느 시대에나 먹힐 수 있는 재미난 서사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그리고 은근히 유머러스한 부분과 반전 또한 많이 존재합니다.

모태 솔로 남자의 며칠 간의 짧은 사랑을 그려낸 백야, 소년의 순수한 첫사랑을 제대로 표현해준 첫사랑 등의 작품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역시나 백미는 침대 밑 사나이였습니다.

아내의 불륜을 잡으려다 엉뚱한 여성의 집에 들어가게 되고 그 집 남편의 등장으로 침대 밑에 숨어야 했던 남자는 그 침대 밑에 자신 말고 또다른 남성, 그 여성의 진짜 정부가 숨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얼마나 코믹하면서도 황당한 설정인가요. 150년 전의 소재이지만 현대 코미디에 쓰여도 전혀 어색함이 없을 설정입니다..


결론적으로 장편과 마찬가지로 이 소설 들은 짧은 단편 들이지만 인간이 가진 본연의 심리와 감정에 충실한 소설들이었습니다. 그가 지금까지도 이름을 떨치는 대문호로 남아있게 된 이유를 역시나 이 작품들 속에서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작가를 가리지 않고 장편 소설에 극악스럽게도 많이들 등장하는 헷갈리는 이름의 러시안들이 단편에선 정말 몇명씩만 등장합니다. 다시 페이지를 앞으로 돌려 이름을 확인할 필요가 없어 더욱 재밌고 빠르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러시아 단편 만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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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인디아 코드 - 14억이 만드는 혼돈 속의 로직, 지금 인도의 흐름에 올라타라
김재훈 지음 / 미래의창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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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오면서 인디아라는 나라를 네 번 방문해 봤습니다. 남들 다 간다는 타지마할도 가봤고 델리나 콜카타의 그야말로 빈민굴이라 할 수 있는 곳 또한 스치듯 다녀간 적이 있습니다. 흔히 우리에겐 치안이 부재하고 도덕성이 떨어지고 범죄율, 특히 성범죄가 만연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는 인디아..

그럼에도 분명 매력 있는 구석이 분명히 존재하는 나라라는 느낌만은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김재훈 작가의 넥스트 인디아 코드는 인도라는 나라를 뿌리부터 분석하고, 우리가 가졌던 편견과 신화를 동시에 사그러지게 만드는 책입니다.


전 세계에 인구 10억이 넘는 국가는 딱 두 곳이 있습니다. 중국과 인디아죠. 21세기 들어 중국은 G2라 칭해지는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고, 인디아는 중국을 넘어서 15억에 육박하는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중국이 G2의 위치에 자리할지 20세기에 살았던 이들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것입니다. 과연 인디아는 어떻게 바뀌어질까요.

평소 90점 맞던 이가 10점을 더 높여 100점 맞기보다 30점 맞던 이가 50점을 높여 80점 맞는게 더 쉬운게 세상 이치입니다. 인도는 바로 후자의 단계를 지나고 있다고 저자는 단언합니다.

정말 짧은 순간 거의 전체 인구가 스마트폰을 가지게 되었고 대부분의 결제는 QR코드를 통해 이뤄집니다. 자동차나 각종 소비재가 판매되는 수량 또한 중국과 1,2위를 다툽니다. 더 무서운건 노령화가 심해진 중국과 달리 여전히 인디아는 젊은이가 인구 구조의 상당 퍼센트를 차지하는 젊은 국가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그간 개무시하던 국가에서 벗어나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가 바로 인디아입니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 때를 모른다고 우리는 흔히 우리보다 못살던 국가들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몫을 담당하는 중국에게 그러했고 인디아 시장 또한 제대로 효율적 공략을 하고 있다곤 볼 수 없습니다.

그러하기에 인디아를 제대로 알리고 분발을 요하는 이런 책은 상당히 효용성 있고 유익합니다.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단순히 인도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는 것 뿐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통해 인도라는 거대 시장을 공략해야할지 생각케하는 계기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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