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우먼
크리스틴 해나 지음, 공경희 옮김 / 알파미디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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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러시아의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라는 책을 발간한 바 있습니다. 사실상 2차 대전의 80%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는 독소전쟁에 자원병으로 참여한 소련 여군들의 인터뷰로 구성된 르포물이고 정말 깊은 인상을 남겼던 책이죠.

크리스틴 헤나의 '더 우먼'은 이 책의 미국 버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배경만 독소전에서 베트남전쟁으로 바뀌었고 실제 전투에 직접 참가했던 소련 여군들과 달리 간호 인력으로 참가한 미국의 젊은 간호장교가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부유하지만 꽤나 보수적인 집안의 평범했던 21세 여성 프랭키는 오빠의 베트남전 참전을 계기로 본인도 국가에 봉사하고 부모님의 자랑거리가 될 일을 찾아 베트남 전쟁에 육군 간호장교로 지원하게 됩니다. 그러나 오빠는 곧 전사하고, 그녀 또한 전쟁의 참상에 직면하게 됩니다.

왜 싸워야 하는지도 모를 명분 없는 전쟁에 참여한 젊은 병사들은 계속 목숨을 잃고, 자국군의 융단폭격은 죄없는 베트남 민간인들의 목숨마저 앗아갑니다. 이 모습을 프랭키는 치열한 의료 현장의 전면에서 지켜보게 되죠.

19세기 아편 전쟁에 이어 20세기 베트남 전쟁은 역사상 가장 추악한 전쟁으로 간주됩니다. 귀국한 프랭키는 자국민에게는 커녕 부모에게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 버렸음을 알게 되고 베트남에서 얻은 트라우마는 그녀를 PTSD에 깊게 빠지게 만들죠..


오빠의 친구이자 같은 참전 군인이라 믿었던 유부남에게 농락 당하고 약물 중독에 결국 자살까지 시도하게 되는 프랭키... 과연 그녀의 남은 삶은 어떻게 펼쳐질까요...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고 결국 승리했던 소련 여군들조차 전쟁이 끝나자 일종의 기피 대상이 되어 버립니다. 어린 여성들까지 직접 전투에 내보내야 했던 소련 지도부로서는 그들이 무능했음을 자인하고 싶지 않았고, 전 세계로부터 비난 받은 베트남 전쟁은 미국 역시 감추고 싶은 치부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 소설은 한 순수했던 처녀가 전쟁의 상흔을 제대로 맞이하게 되고 방황하지만 결국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전쟁에서 미군은 5만 명이 넘는 이들이 목숨을 잃어야했습니다. 베트남은 당시 인구 중 스무명 중 한명

꼴인 300만 명이 희생되었습니다. 결코 전쟁에서 죽지 않을 자들이 전쟁을 결정하는 세상... 소설 속 가상의 인물이지만 누구보다 큰 정신적 피해를 입어야 했던 프랭키의 행적을 읽어 보며 전쟁의 참혹함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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