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라는 착각 -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이정표
안호기 지음 / 들녘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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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2021년 문재인 정부 시기, 우리나라는 GDP 총액 세계 10위를 달성했고 공식적으로 선진국으로 인정 받았습니다. 그후 4년... 정부가 바뀌고 모든 면에서 순위가 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3% 미만의 저성장이 고착화되었고 무역수지 또한 적자를 기록하는 달이 더 많아졌습니다.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졌고 국가는 원하는 세수조차 제대로 걷지 못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 때 대부분의 경제지표가 악화된건 사실이지만 불과 3년 만에 계엄으로 자폭하고 물러난지라 성장 악화의 책임을 전부 윤정권에 묻기는 어렵습니다.

새로운 정부를 맞이했지만 일본이 겪었던 저성장의 늪에 이제 한국도 한발을 담그게 된 것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이대로 좌초하는 것일까요?

경향신문 기자이기도 한 저자 안호기는 우리가 처한 저성장 상황이 위기만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부인합니다.

19세기 이후 본격화된 자본주의는 절대적 성장만을 우선시하는 체재입니다. 한때 라이벌이었던 사회주의 체제가 등장하면서 다소 착해지긴(?) 했지만 자본의 본질은 끝없는 축적과 피지배층, 한정된 자원에 대한 착취가 기본입니다.

전 지구적 성장에 따라 세계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명목상 GDP 또한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렇지만 지구는 신음하고 있고 기후 위기가 현실화 되었습니다. 전 세계 1% 부유층이 차지하는 몫은 더욱 커졌지만 기아에 신음하는 인구는 결코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죠..

이에 저자는 적당한 차원에서의 탈성장이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는 길임을 강조합니다. 즉, 성장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할 때가 온 것이라 주장하고 있죠..


늘 성장과 부의 축적만을 강조해오던 보수적 가치에 정확히 반기를 드는 주장입니다. 노동시간 단축, 복지의 확대, 탄소중립 등 환경에 대한 중요성 강조, 대체 에너지원 개발.... 언제나 우리나라 보수를 자처하는 이들이 경끼를 일으키는 해결책이죠.. 극단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이건 뭐 사회주의로 가자는 것이냐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해결책 없이 지속적 성장 드라이브만을 강조하는 정책은 지금의 위기를 오히려 심화시킬 뿐이라 저자는 주장합니다.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제는 좌우를 떠나 저성장 자체를 인정하고 진지하게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들은 더 이상 삶을 유지할 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지게 되는 것만은 우리 모두가 지양하고 막아야 되지 않을까요... 이번 정부에 다시 한번 기대를 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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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구
김이환 지음 / 북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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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김이환은 장르 문학 분야의 검증된 중견 작가입니다. 20년이 넘는 작품 활동 동안 14편의 장편 소설을 펴냈고 이중 일부는 해외에서도 출간되었습니다. 특히나 SF 장르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오고 있죠..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절망의 구... 2009년 나왔던 소설인데 이번에 재출간까지 이뤄졌네요.. 영국, 미국 번역 출간 기념이라니 어느덧 전설이 되어 가고 있는 소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대한민국 대도시에 사람을 흡수하는 검은 구가 나타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은 스스로 재확산을 거듭하여 수백, 수천개로 늘어나 80여일 만에 결국 지구 전 인류를 멸종시킵니다..

최초로 이 구를 발견한 인물이자 인류 마지막 생존자가 된 평범한 회사원 정수... 살아남기 위한 그의 모험이 지속되고 그 와중에 수많은 이들이 구에 삼켜지거나 때론 같은 인간에게 살해 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마침내 마지막 하나 남았던 동반 생존자까지도 구에 삼켜진 상황에서 그는 죽음을 맞이하지만 이상하게 구들은 그를 흡수하지 않습니다. 그에겐 구에게 흡수되지 않는 무언가 특수한 것이 존재하는 것이죠.. 결국 구들은 모두 사라지고 그것에 삼켜졌던 이들 또한 모두 다시 돌아 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살해 당한 이들을 제외하구요..


그들이 되돌아 온 이후가 어찌 보면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이자 핵심 메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적 보복과 제재, 약탈이 이뤄지고 가장 먼저 내뺐던 정치인들은 그들을 대신할 희생양으로서 '정수'를 지목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구들의 습격에서 간신히 살아남았던 정수는 오히려 인간들에 의해 목숨을 위협 받는 처지로 전락하게 된 것이죠..

SF 디스토피아 세계가 절망적이면서도 굉장히 리얼하게 펼쳐집니다. 읽는 재미가 참으로 대단하다 평가할 수 있는 소설입니다. 얼마전 같은 작가의 '소심한 사람들만 남았다'라는 소설을 읽은 바 있는데 스릴 면에선 이 소설이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역시나 작가의 대표 소설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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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소녀들의 수직사회 스토리콜렉터 122
우제주 지음, 황선영 옮김 / 북로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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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의사이면서 작가인 저자들의 소설을 연속으로 읽게 되네요. 우제주.. 대만 사람입니다. 이 소설은 작가의 첫번째 장편 소설이라고 하는데 기후 변화에 따라 전 세계 대부분이 물에 잠긴 미래 디스토피아 사회가 배경입니다. 아무래도 대만이 섬나라다 보니 이런 문제에 나름 심각할 수 밖에 없겠죠..

주변 섬들이 계속 잠기면서 기후 난민들이 발생합니다. 이들은 다른 섬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는데 각자의 능력 및 가능성에 따라 초록, 노란, 빨간색 팔찌를 부여받게 되는데 이는 곧 그들의 생사를 가르는 구분이나 다름 없습니다.

빨간색은 곧 침수가 이뤄질 지역입니다. 주로 노인이나 사회 부적응자 등이 배정되죠, 노란색은 그나마 당분간은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지역입니다. 그리고 초록색.... 이곳은 상류층 및 성적 우수 학생들이 배정됩니다..


소설은 기후 난민이자 오랜 친구 사이였던 장리팅과 린위안이란 두 소녀의 시점으로 주로 전개됩니다. 살던 곳에선 우수한 학생들이었지만 이 곳에선 그저 평범하거나 아님 열등생으로 분류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배정 받은 기숙사 301호... 워낙 예쁘고 집안도 부자라 여신이라 불리우는 진유롼, 항상 1등을 놓치지 않아 여왕이라 칭해지는 마커웨이가 그들의 룸메이트 들입니다..

기득권 중에서도 가장 상층인 이들에게 장리팅, 린위안은 그저 호기심의 대상이자 갖고 놀 수 있는 장난감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린위안이 장리팅보다는 조금 더 잘 적응하고 있는 상황인데 태풍이 불던 어느날 적색 구역에 들어갔던 장리팅이 실종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가장 순수해야 할 소녀들의 사회, 학교조차도 계급이 나뉘어지고 상대방을 끝없이 배척하고자 하는 시도는 낯설지만 또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으로 느껴집니다. 더 이상 평등이 최고 가치가 아니라 생존이 우선인 사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밀어내야 만 생존이 가능하고 여왕, 아니 더 나아가서 여신으로 군림해야만 그들의 기득권 부모에게 자랑스런 딸로 계속 남을 수 있는 세상이 이 소설 속에서 구현되어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기후 위기를 아직은 실감할 수 없는 현재에도 이런 수직 사회는 곳곳에서 현실화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하기에 더욱 공감하며 읽은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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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코워커
프리다 맥파든 지음, 최주원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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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프리다 맥파든...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 후 의사로 봉직하면서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을 써내고 있는 다재다능한 작가입니다. 이미 의사로 버는 수입을 훨씬 뛰어 넘을 정도로 작가로서도 성공적인 여성이죠.. 남편분은 참 행복할 듯 합니다.. ^^

그녀의 신간 더 코워커.. 통상 사무실 등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를 칭합니다.

30대 초반 여성인 내털리와 돈... 각각 영업과 회계로 맡은 업무는 다르지만 서로 옆자리에 앉은 동료입니다. 지점 내 최고 실적을 매번 갱신하는 외향적이면서 매력 넘치는 내털리와 달리 내성적이며 다소 특이한 스타일인 돈은 주변에 친한 이들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둘은 서로를 꽤나 신경 써 주는 사이로 발전합니다. 그러던 중 늘 톱니 바퀴처럼 틀을 벗어나지 않던 돈이 출근을 하지 않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하루쯤 출근 안한거야 뭔 문제인가 싶지만 돈을 잘 아는 내털리로서는 의구심을 견딜 수 없기에 돈의 집으로 찾아가고 다량의 피가 뿌려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돈이 실종됩니다. 그리고 내털리는 돈의 살해 혐의로 체포됩니다.. 과연 내털리가 범인일까요...

소설은 내털리의 시점과 돈이 미아라는 친구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이 교차되면서 진행되는데 중반부를 지나면서 둘이 가졌던 괴리감, 그리고 내털리가 돈을 살해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드러납니다. 여기까지 읽는다면 당연히 내털리가 범인으로 체포되는데서 소설은 마무리 되어야 하겠지만 그런 뻔한 틀을 베스트셀러 작가가 가져올리 없겠죠..

이야기는 반전을 거듭하고, 그 반전에 대한 반전이 또 다시 존재합니다. 한마디로 결론을 종잡을 수 없는 소설입니다..


예상을 거듭 깨부수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내털리와 돈 뿐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인물 들에게도 반전적 요소가 가득 합니다.. 돈의 친구 미아, 내털리의 남친 케일럽, 상사이자 정부인 세스 등 모두가 처음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들이죠..

책을 덮게 되면서 작가가 코워커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트릭을 창출할 수 있는 작가가 뇌손상 전문의라는 점에서 묘한 동감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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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 아래 버스는 서고…
210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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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210, 이열로 읽어야 하는 작가는 시인으로 활동하다 종이책으로 첫 출간한 소설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본격적으로 '감각주의' 소설을 표방했죠.. 굳이 설명이 필요한 '주의'란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이를 내세운 수없이 많은 작품들을 이미 접해봤기 때문이죠.

'끌림'에 대한 이야기를 어느 부부의 불륜 행각을 통해 조명한 소설입니다. 어찌 보면 현실에도 만연해 있는 소재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서와 세영은 두 아이를 둔 중년에 접어든 부부입니다. 서로에 대한 애정도 깊고 가정을 지켜야겠다는 의지도 강한 편이지만 아서는 출장 중 만난 중개소 여사장과 밤을 보내고 세영 또한 친구의 손에 끌려 불륜 모임에 참여하게 됩니다.

사실 여기에서 이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습니다. 본격적으로 이들의 불륜은 심화됩니다. 아서는 한참 연하인 예나와 사랑에 빠지고 세영 또한 예전 아파트에서 알던 여성의 남동생과 결국 선을 넘게 됩니다.

감각주의를 표방한 소설답게 성애 장면이 상당히 노골적으로 묘사되고, 단순히 욕정이 아닌 이를 통해 자신의 빈구석을 채우고자 하는 이들 부부의 열망이 느껴지는 소설입니다.


시인으로서의 작가의 특성 상 이러한 불륜과 성애 묘사가 크게 거슬리게 그려지진 않습니다. 어찌 되었든 이런 일도 일어나기 마련이니까요...

학교 시험에서 아이의 부정 행위를 계기로 이들은 지방으로 이사를 결심하고 불륜 또한 마무리 됩니다. 소설 속 표현대로 그들은 정거장에 선 버스를 탔을 뿐이고 버스가 종점에 도착하자 내렸을 뿐입니다. 그들의 삶과 가정은 아마도 지속되겠죠...

그들뿐 아니라 그들 주변의 이야기 또한 꽤나 현실적으로 그려집니다. 그래서인지 소설이 아닌 실화를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좀체 찾을 수 없었던 성향의 소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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