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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구
김이환 지음 / 북다 / 2025년 5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김이환은 장르 문학 분야의 검증된 중견 작가입니다. 20년이 넘는 작품 활동 동안 14편의 장편 소설을 펴냈고 이중 일부는 해외에서도 출간되었습니다. 특히나 SF 장르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오고 있죠..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절망의 구... 2009년 나왔던 소설인데 이번에 재출간까지 이뤄졌네요.. 영국, 미국 번역 출간 기념이라니 어느덧 전설이 되어 가고 있는 소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대한민국 대도시에 사람을 흡수하는 검은 구가 나타납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은 스스로 재확산을 거듭하여 수백, 수천개로 늘어나 80여일 만에 결국 지구 전 인류를 멸종시킵니다..
최초로 이 구를 발견한 인물이자 인류 마지막 생존자가 된 평범한 회사원 정수... 살아남기 위한 그의 모험이 지속되고 그 와중에 수많은 이들이 구에 삼켜지거나 때론 같은 인간에게 살해 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마침내 마지막 하나 남았던 동반 생존자까지도 구에 삼켜진 상황에서 그는 죽음을 맞이하지만 이상하게 구들은 그를 흡수하지 않습니다. 그에겐 구에게 흡수되지 않는 무언가 특수한 것이 존재하는 것이죠.. 결국 구들은 모두 사라지고 그것에 삼켜졌던 이들 또한 모두 다시 돌아 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살해 당한 이들을 제외하구요..
그들이 되돌아 온 이후가 어찌 보면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이자 핵심 메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적 보복과 제재, 약탈이 이뤄지고 가장 먼저 내뺐던 정치인들은 그들을 대신할 희생양으로서 '정수'를 지목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구들의 습격에서 간신히 살아남았던 정수는 오히려 인간들에 의해 목숨을 위협 받는 처지로 전락하게 된 것이죠..
SF 디스토피아 세계가 절망적이면서도 굉장히 리얼하게 펼쳐집니다. 읽는 재미가 참으로 대단하다 평가할 수 있는 소설입니다. 얼마전 같은 작가의 '소심한 사람들만 남았다'라는 소설을 읽은 바 있는데 스릴 면에선 이 소설이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역시나 작가의 대표 소설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