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상속
허진희 지음 / 오리지널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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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의 상속.. 미스터리이자 로맨스, 판타지를 함께 담아낸 장르 문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제 시대 지어진 대저택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그야말로 '대소동'을 맛깔나게 담아낸 소설이죠..

읽어나가는 재미가 허걱했던 책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많은 내용이 담겨 있지만 제대로 된 해피엔딩 및 후반부 놀라운 반전 또한 꽤나 인상적입니다. 참고로 '영'은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하거니와 저택에 깃든 영혼을 의미하는 이중적 의미로 쓰이는 듯 합니다.


친족은 아니지만 죽은 엄마와 친했던 소설가 화랑의 딸처럼 커왔던 주인공 오 영... 화랑의 소유인 대저택의 상속을 제안 받습니다. 그런데 그 조건이 장난이 아닙니다. 파티에 초대된 5명의 남녀 모두의 마음을 뺏아야 한다는 것이죠.. 소위 모태 솔로로 29세의 인생을 살아왔던 영에겐 너무나 어려운 과제입니다. 그렇지만 그 저택은 영의 마음을 끄는 마력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자택의 최초 주인이었던 여류 화가 '부이'의 영혼이 깃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영은 까다로운 5명의 참석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요?

소설은 초반의 로맨스를 벗어나 별안간 화랑과 영의 목숨을 노리는 이가 등장하는 미스터리 물로 전환됩니다. 그 과정이 상당히 깔끔하게 이어집니다.

책 마지막 장에 생각치도 못했던 반전까지 등장하기에 끝까지 방심해선 안되는 소설입니다. 나름 독자를 쥐고 흔드는 작가의 내공이 느껴지더군요.

미스터리의 범주에도 충실하면서도 소설 속 인물 캐릭터 역시 꽤나 설득력 있게 창조되었기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찾아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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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13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감수 / 코너스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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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받아보고 초판본 디자인은 이렇게 생겼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태양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인데 어찌 보면 최근 수년간 우리를 괴롭혔던 코로나 바이러스 역시 비슷한 모양새였던 듯 합니다. 물론 페스트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균이기에 실제 확대 모양은 완전 다른 나선체 형태죠..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카뮈의 여러 저서 중 가장 재미난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방인 등이 많은 생각을 요구하는 반면 이 소설은 그냥 읽어나가는 재미가 분명한 작품입니다. 물론 생각할꺼리 역시 찾으면 엄청 많죠. 괜히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이 아닙니다.

페스트는 천연두와 더불어 인류 자체를 멸종의 위기까지 몰아넣었던 질병입니다. 3명이 있으면 두 명은 반드시 걸리고 그 중 한명은 죽습니다. 즉, 한번 터졌다 하면 최소한 인구 1/3은 절명하게 만드는 무서운 전염병이죠.


2차대전을 앞둔 시기 프랑스령 알제리의 해변 도시 오랑에선 페스트가 발생합니다. 쥐들의 떼죽음에 이어 인간들 역시 다가오는 죽음을 피하지 못하고 매일처럼 수십명 이상 죽어나갑니다.. 도시는 봉쇄되었고, 생존 그 자체가 목적인 삶이 시작됩니다..

제목은 페스트이지만 이 소설에서 그리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인간들' 그 자체입니다. 리외, 타루, 그랑, 랑베르 등 핵심 4인방을 비롯 살짝 빌런이라 불러도 무방한 파늘루 신부, 밀매업자 코타르 등이 각각의 개성을 입고 등장합니다.

코로나 펜데믹 때도 그랬듯이 역시나 종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염병을 확산시키지나 않으면 다행이죠. 이 와중에도 이익을 보는 이들은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이를 뛰어 넘는 인류애 또한 존재한다는 것이 이 소설이 내세우는 메시지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분명 명작의 범주에 드는 소설이지만 코비드19 사태를 맞이하여 더욱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소설에 묘사된 상황은 분명 우리가 지난 몇 년간 겪어왔던 시기와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한참 이전에 읽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감흥이 몰려와 계속 동감하며 읽었네요..

어찌 작가가 직접 겪어보지도 못한 펜데믹 상황을 그리도 유려하게 표현했는지 절로 존경심이 이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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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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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인 우치다테 마키코의 소설 '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는 78세의 노마님께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입니다. 보통 이런 어르신들이 나오는 소설이나 영상 매체는 크게 재미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살아온 날이 많으니 더욱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겠지만 대개 상투적인 내용으로 결말이 나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은 그런 클리셰를 과감히 깨는 내용입니다. 당연히 재미적인 측면이 가장 부각되는 소설이죠..


오시 하나 여사... 78세이지만 최소 10~15년은 젊어보이게끔 자신을 가꾸고 옷을 입는 소위 '어번 시니어'의 표상 같은 인물입니다. 한때 삶에 치여 살던 시기가 있었지만 아들에게 가업을 승계한 것이 계기가 되어 대변신을 하게 되었죠. 동창회에선 부러움과 시기를 동시에 받는 스타이기도 하고 실버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패션 잡지의 모델로도 나서기도 합니다.

그런 삶을 영위하던 중 급작스레 남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뒤이어 밝혀지는 남편의 비밀... 수십년 간 관계를 맺어온 다른 여자가 있었던 것도 모자라 장성한 30대 아들까지 두고 있습니다. 과연 하나 여사는 어떤 복수를 하게 될까요....

한국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일본은 우리보다 이십여 년을 앞서 '노인 문제'가 전면데 대두된 사회입니다.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죠.. 그렇지만 현재 70대 이상의 일본 노인들은 거품 경제를 겪으며 상대적으로 많은 재산 축적을 이뤄낸 세대이기도 합니다. 쓰고 꾸미고자 한다면 한층 돋보이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이들이기도 하죠..

여전히 많은 노인들은 노인답게, 늙은이답게 사는 삶을 자의반타의반으로 요구 받고 있습니다. 튀는 것이 잘 용납되지 않죠... 그러할 때 비록 소설 속 주인공이지만 자신을 주체적으로 가꾸고 아끼며, 주변에까지 선한 영향력을 전파시키는 오시 하나 여사의 삶은 여러모로 주목할게 많습니다..

노인들의 삶이 이리 멋지게 살아질 수 있다면 당연 아래 세대로부터도 환영받고 '노인 혐오'란 프레임 또한 사라지겠죠... 재미 이상으로 느낀 점이 많았던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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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12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해설 / 코너스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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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의 대표작이자 무시무시한 걸작이라고 칭할 수 있는 '이방인'.... 개인적으로 여러 차례 읽어 보았지만 읽을 때마다 다른 느낌, 다른 시각을 부여하는 작품입니다. 작품을 연구하는 비평가들의 관점 또한 각양각색이죠..

사실 그닥 두꺼운 내용의 책은 아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란 결론입니다.

카뮈는 사실 속칭 피에 누아르라 불리우는 프랑스계 알제리 인입니다. 그의 작품엔 이런 그의 태생적 배경이 많이 묻어나 있습니다.


흔히들 태양 때문에 아랍인을 쏴죽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지나친 비약이고 주인공 뫼르소가 재판 과정에서 행한 자포자기적 변론에 불과합니다. 분명 그는 칼을 든 아랍인으로부터 위협을 받았고 나름 정당방위였지만 쓰러진 아랍인에게 추가로 총을 네 방이나 더 쏜 것이 문제였습니다.

어머니 장례식에서 슬퍼하는 기색이 없었던 것, 신을 믿지 않은 것 등이 더해져 뫼르소는 지은 죄 뿐 아니라 사회적 통념에 반하게 살아온 자신의 인생 그 자체를 재판 받게 됩니다.. 결말이야 다들 아는대로 단두대 행 선고죠..


예전엔 한 인간의 실존적 사유에 대한 문제 제기로 느꼈던 소설이지만 이번엔 자신들이 정해놓은 사회 규범과 질서를 따르지 않는 존재를 기필코 '이방인'으로 몰아 처리해 버리고마는 사회 기득권 세력의 견고함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자신들에 대한 반대를 무조건 '빨갱이'로 몰아 처단하던 '레드 헌트' 사례가 연상되었습니다.

사실 해석은 읽는 각자의 영역입니다. 존재론, 인종, 당시 식민지 알제리 문제 등등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작품이지만 이렇게 개인적으로도 여러 느낌과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정말 대단하다고 평할 수 밖에 없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에는 사실 이 작품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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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민주주의를 경험한 나라 - 분열의 정치를 넘어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는 시간 서가명강 시리즈 41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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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4년 12월3일은 완성된 민주주의 국가로 평가되던 대한민국의 역사를 먼 과거로 되돌린 날이었습니다. 저자의 표현에 의하자면 무능하고 시대착오적인 지도자의 일탈적 행위가 계엄령이란 형태로 구현된 것이지만 이런 상황이 오게 된 근본 원인을 밝히는 것 또한 중요한 것이기에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상당히 설득력 있게 저자는 자신의 논거를 피력해 나갑니다.

사실 87년 이전까지의 대한민국을 민주 국가로 보긴 어렵습니다. 이승만에 이어 박정희, 전두환까지 거의 일관되게 독재가 유지되었고 당연히 이들의 말로는 비참했습니다. 그렇지만 87년 6월 항쟁 이후 대한민국은 변화를 맞이하기 시작합니다.


권위주의 진영과 민주화 진영과의 화합과 협치가 시작된 것입니다. 저자는 군 출신이지만 새로운 변화를 주도했던 노태우 대통령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뒤를 이은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이구요. 이렇게 차근차근 진행되던 대한민국의 민주화는 이후로도 계속 발전해 나갔지만 나름의 문제점을 내포하게 됩니다.

정치 양극화, 포퓰리즘의 대두, 팬덤 정치 등에 의해 결국 승자독식 구조가 고착화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윤석열은 다수 의석을 차지했던 야당을 정치 파트너로 인정조차 하지 않았고, 야당인 민주당은 이에 맞서 예산삭감, 정무직 탄핵, 각종 특검법 발의라는 극단적 태도로 맞섰습니다. 물론 법에 규정된 형태로 맞선 것이지만 어쨌든 결과는 내란에 가까운 계엄령 선포로 나오게 되었죠..

사실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고 있다 저자는 단언합니다. 극우 세력에 의해 자행되는 포퓰리즘 정치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럽은 반이민, 인종주의, 극우의 아이콘격인 푸틴을 추종하는 친러시아 정책을 가진 정당들이 약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트럼프 시대를 맞이했죠. 한국 또한 그간 고개조차 내밀지 못하던 극우 세력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엔 적폐 청산 등을 외치며 다른 정치 세력을 극한까지 밀어 붙이던 문재인 정부의 과오 또한 깊다고 저자는 진단합니다.

87년 체제는 일견 극복되어야 할 체제이기도 하지만 그 상황이 낳았던 타협과 협치는 한편 계승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읽는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했던 책이었습니다.

한국 사회의 분열과 갈등,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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