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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8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본 작가인 우치다테 마키코의 소설 '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는 78세의 노마님께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입니다. 보통 이런 어르신들이 나오는 소설이나 영상 매체는 크게 재미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살아온 날이 많으니 더욱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겠지만 대개 상투적인 내용으로 결말이 나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은 그런 클리셰를 과감히 깨는 내용입니다. 당연히 재미적인 측면이 가장 부각되는 소설이죠..
오시 하나 여사... 78세이지만 최소 10~15년은 젊어보이게끔 자신을 가꾸고 옷을 입는 소위 '어번 시니어'의 표상 같은 인물입니다. 한때 삶에 치여 살던 시기가 있었지만 아들에게 가업을 승계한 것이 계기가 되어 대변신을 하게 되었죠. 동창회에선 부러움과 시기를 동시에 받는 스타이기도 하고 실버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패션 잡지의 모델로도 나서기도 합니다.
그런 삶을 영위하던 중 급작스레 남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뒤이어 밝혀지는 남편의 비밀... 수십년 간 관계를 맺어온 다른 여자가 있었던 것도 모자라 장성한 30대 아들까지 두고 있습니다. 과연 하나 여사는 어떤 복수를 하게 될까요....
한국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일본은 우리보다 이십여 년을 앞서 '노인 문제'가 전면데 대두된 사회입니다.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죠.. 그렇지만 현재 70대 이상의 일본 노인들은 거품 경제를 겪으며 상대적으로 많은 재산 축적을 이뤄낸 세대이기도 합니다. 쓰고 꾸미고자 한다면 한층 돋보이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이들이기도 하죠..
여전히 많은 노인들은 노인답게, 늙은이답게 사는 삶을 자의반타의반으로 요구 받고 있습니다. 튀는 것이 잘 용납되지 않죠... 그러할 때 비록 소설 속 주인공이지만 자신을 주체적으로 가꾸고 아끼며, 주변에까지 선한 영향력을 전파시키는 오시 하나 여사의 삶은 여러모로 주목할게 많습니다..
노인들의 삶이 이리 멋지게 살아질 수 있다면 당연 아래 세대로부터도 환영받고 '노인 혐오'란 프레임 또한 사라지겠죠... 재미 이상으로 느낀 점이 많았던 소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