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노테 다이빙 - 2023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노은지 지음 / 마시멜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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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들에게 꿈의 휴양지, 최고의 허니문 여행지로 꼽히는 멕시코 유카탄 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칸쿤... 아름다운 카리브해의 해변을 접할 수 있고, 마야 문명의 유적지 치첸이사를 볼 수 있으며, 종유동굴 호수인 세노테가 곳곳에 산재해 있는 그야말로 지상 낙원 같은 곳입니다.


2023 한경 신춘문예 당선작인 노은지 작가의 '세노테 다이빙'은 바로 이 칸쿤이 서사의 주요 소재지로 쓰입니다. 주요 관광지뿐 아니라 실제 존재하고 많은 허니무너들이 선택하는 리조트 들이 실명으로 등장합니다.


주로 커플이 찾는 리조트를 혼자 찾아온 젊은 여성 현조... 이유를 궁금해하는 리조트 직원에게 그녀는 직설적인 답변을 남깁니다.


'그는 죽었어, 결혼식 1주일 전에'.....


리조트 내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된 현조... 그녀의 약혼녀인 도훈이 죽은 이유는 여러 가지로 변형되어 그녀의 고백으로 등장합니다.. 과연 어떤 사연이 그녀에게 존재하는 것일까요.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던 현지 가이드 하비에르와 짧은 일탈도 경험하곤 하지만 그녀에게 남는 것은 계속되는 공허 뿐입니다..


그러던 가운데 리조트 투어 프로그램의 하나인 세노테 호수 체험을 신청하게 된 현조...


죽었다는 도훈과 현조에겐 그야말로 엄청난 비밀이 있었습니다. 현조를 여전히 사랑하지만 다른 여성도 사랑하게 되었다는 도훈... 현조와 결혼까지 결심했지만 도훈의 가슴엔 늘 다른 여자가 함께 존재합니다. 이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했던 현조의 몸과 마음은 점점 황폐해지고, 결국 혼자만의 신혼여행을 떠나 오게 된 것이었죠..


우연히 자신이 새로 발견한 세노테에서 스노쿨링을 시도하는 현조는 자기를 옭아매던 도훈과의 악연을 드디어 청산할 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과연 어떻게!!


상당히 잘 짜여진 내용으로 몰입도가 꽤나 높았던 소설이었습니다. 전통적인 의미의 추리 소설이 아님에도 현조의 삶을, 그리고 도훈과의 인연을 마치 추적하는 느낌으로 읽어 내려갔던 소설입니다.


작가가 직접 다녀온 칸쿤 신혼여행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기에 아름다운 칸쿤을 간접적이나마 느껴 보았던 것도 무척 좋았습니다. 꼭 한번 다녀오고 싶고 책 안의 현조처럼 세노테 스노쿨링 또한 반드시 경험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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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걸 배드 걸 스토리콜렉터 106
마이클 로보텀 지음, 최필원 옮김 / 북로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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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로보텀의 소설 굿걸, 배드걸은 범죄 추리 소설의 정석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570페이지가 넘는 상당히 두꺼운 책인데도 일단 흐름을 타니 쭉쭉 읽혀지는 소설이더군요.

호주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 영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추리 소설 작가로 데뷔한 저자는 사이러스 헤이븐이란 심리학자를 주인공으로 한 연작 소설을 잇따라 히트 시키며 명성을 구가 중입니다.

친구의 부탁으로 들리게 된 소년원에서 역시나 그 못지 않은 아픈 과거를 가진 신원미상의 소녀 이비를 만나게 되고 예측하지 못하는 성격을 가진 그녀를 보호인 자격으로 입양하게 됩니다. 이비는 통제 불가 판정을 받은 문제아로 찍혀 있지만 다른 이들의 거짓말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소녀이죠.


그러던 중 이 마을에서 영국 피겨 스케이팅을 이끌어갈 유망주로 지목되던 '조디'라는 소녀의 변사체가 발견됩니다. 강간 살해된 것이 유력해 보이는 소녀는 부검 결과 임신까지 했던 것이 밝혀지게 됩니다.

바로 범인은 검거되지만 어째 그가 진범이 아니란 느낌이 강하게 대두 됩니다. 이비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진실에 접근하게 된 사이러스는 조디 가족에게 얽힌 엄청난 비밀에 접하게 됩니다..

사이러스와 이비, 두 주인공의 시점이 번갈아 가면서 줄거리가 진행되는데 정말 잘 짜여진 플롯이 인상적입니다. 소설 끝까지 조디를 죽인 진범은 과연 누구인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전개가 거듭 됩니다. 어느 정도 범인의 윤곽이 잡혔다 하면 바로 다른 용의자가 등장하면서 긴장감을 풀지 못하게 만드는 추리 소설의 전형을 띄고 있습니다.

뜻밖의 인물이 범인이었음이 끝내 밝혀지지만 피해자로만 여겨졌던 조디 역시 스스로 사건의 원인이자 결과였습니다.. 꽤나 충격적인 결말이 독자를 기다립니다..

굿걸, 배드걸이라는 제목이 어느 순간 확실하게 그 의미를 차지하게 된 소설이었습니다.


사이러스와 이비의 과거가 떡밥으로 자주 등장하며, 이미 그들의 사연을 담아낸 2부가 출간된 상태라고 하니 한국 출간을 고대해야겠습니다. 이 소설 정도만큼의 재미라면 반드시 구해서 봐야 할 책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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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미인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1
호시 신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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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SF, 판타지 소설의 한 획을 그은 호시 신이치의 짧게는 3페이지에서 길게는 10여 페이지 정도의 작품이 무려 50편이나 300여 페이지에 모두 실려 있습니다. 호시 신이치는 쇼트-쇼트 소설만 1천 편이 넘게 집필한 작가이고 그의 작품 시리즈가 후속작으로 계속 출간될 예정이죠.. 기묘한 이야기라는 일본 드라마에 영감을 준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어느 한 장르에만 집중된 것이 아니라 SF, 우화, 동화, 미스터리가 골고루 섞여 있어 한치의 지루함도 허용치 않는 소설집이었습니다. 이렇게 짧은 소설도 충분한 재미를 줄 수 있네요.

초단편 소설이지만 천 편이 넘는 작품을 혀를 치게 하는 반전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선 작가의 무한 상상력이 요구됩니다. 평생 단 한편의 소설도 남길 일이 없는 일반인 독자 들의 입장에선 정말 경이로운 작가이며 작품 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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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교양
지식스쿨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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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펴낸 지식스쿨은 유튜브 채널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곳입니다.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7시에 정치, 경제, 사회 등 다양한 이슈의 지식을 제공하는 채널을 업로드 중인데 이를 기반으로 펴낸 교양 상식 책이 바로 '벌거벗은 교양'입니다.

흥미를 유발하는 각 이슈를 Top 10 형식으로 묶어 제공하는 것이 꽤나 독특했는데 어느 정도 서로를 비교해 가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역사, 문화, 사회, 과학, 정치, 경제까지 정말 다양한 이슈 들이 이 책에선 다뤄집니다.


올림픽 성화 봉송이 나치 독일이 주최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으로부터 시작되어 모든 개최국이 따라 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던 내용입니다.

폭군으로만 알려졌던 이디 아민이 대영제국 덕후였다던지, 얼마전 읽은 소설 코미디언스에서 악랄하게 반대파를 처단하던 극우 독재자 프랑수아 뒤발리에가 미신에 빠져 검정 개를 모두 사살하라는 명을 내렸다는 등등의 이야기 또한 상당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여태 전혀 몰랐던 상식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상당히 재미있는 체험입니다. 인류의 역사, 문화가 엄청 다양하게 발전하면서 플라톤이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인류 발전 과정의 대부분을 파악했던 인물은 다시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죠. 어차피 우리는 우리가 관심 있는 분야만을 알고자 하고 그 분야에 국한된 지식을 얻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가끔 이런 교양 서적을 읽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플라톤이나 다빈치에 조금은 다가간 느낌이 든다면 이 또한 즐거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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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거시제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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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흠뻑 빠진 채 책의 마지막을 덮게 되었습니다.

판소리 스타일로 완성된 단편이 있질 않나 차카타파의 멸망 속으로란 에피소드는 아예 문장 자체에 ㅊㅋㅌㅍ 이 거의 들어 있지 않게 소설을 완성합니다. 그야말로 한국적 SF 작품 들을 몸소 창조해내고 있는 작가라고 평할 수 있겠네요.

그 이유는... 바로.....

대한민국 수능 영어 듣기 시간과 겹쳐서였죠... 너무나 진지하게 나아가던 스토리가 이렇게 빵 터지는 결말로 끝나게 되는 참으로 유쾌한 에피소드였습니다..

이제 더 이상 마이너 장르라고 하긴 어려울 정도로 SF, 판타지 소설의 영역이 한국에서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배명훈 작가 같은 이들의 더욱 적극적인 창작 활동을 기대해 봅니다. 이들이 지금 한국 SF 장르의 현재와 미래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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