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 간 의사 - 영화관에서 찾은 의학의 색다른 발견
유수연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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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이 책의 저자 유수연 씨는 현직 의사입니다. 신경과를 전공하고 파킨슨 병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21편의 영화가 소개되어 있지만 저자의 직업에 따라 영화에서 나오는 각종 질환, 질병이 각 편마다 꼼꼼히 결합되어 있습니다.

일단 굉장히 재미있게 잘 읽히는 책입니다. 처음 접하는 영화도 있었지만 대부분 이미 봤던 영화들이다 보니 저자가 정리한 영화 내용 들이 반가우면서도 새록새록 다가옵니다.


영화와 결부되어 소개되는 각종 질환 들은 익히 알고 있던 증상 들도 있지만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던 희귀병, 난치병 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읽으면서 모르던 상식도 쌓고 해당 질환을 앓고 있는 환우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게 되는 긍정적 측면이 강하더군요..

의사 정원수 확대에 대응한 전공의 파업 등으로 의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요즈음입니다. 어느 쪽의 입장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현재 국민들이 겪는 어려움이 분명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은 차치하고서라도 여러 질환을 타파하고 생명 연장을 위한 의학계의 노력만큼은 분명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다양한 직업군에 속한 이들이 저술한 영화관 시리즈가 믹스커피 출판사에 의해 여러권 나와 있네요. 이 책을 재미있게 읽어서인지 다른 분들의 저작에도 관심이 확 쏠립니다.

살아가면서 영화라는 매체를 외면하고 살기는 어렵습니다. 많은 분들의 취미가 영화 감상이 된지 오래이죠. 우리에게 이토록 친숙한 영화를 통해 철학, 심리학, 의학 등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다니 정말 좋은 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일단 이 책부터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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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정국의 풍경 - 인물로 돌아보는 대한민국 현대사
신복룡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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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정국의 풍경... 정치학계의 대가로 꼽히는 신복룡 교수의 역작이며 이번이 3판 째 출판입니다. 워낙 고령인 분이라 어찌 보면 이번 저서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인물로 돌아보는 대한민국 현대사'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해방 전후사를 주름 잡던 많은 위인 들이 등장합니다. 김구, 이승만 등의 대표적 우익 인사를 비롯 김일성, 박헌영 등 좌익 인사들까지 고루 다루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우파적 입장을 견지하는 저자이지만 좌우 인사 들의 과실과 성과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견지합니다.

사실 해방 정국에서 소위 우파를 자처하던 인물 들은 이승만, 김구 정도를 제외하곤 대부분 친일파로 전향된 상태였고, 여운형, 김규식 등은 중도파로 분류되기에 독립 운동에 큰 몫을 담당하고 민중에게 영향력이 컸던 좌파 세력을 필히 다룰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전의 책임은 차치하고라도 말입니다.

신교수의 입장에서도 이승만은 정말 영 아닌 인물로 평가 됩니다. 그의 권력욕, 왕족 의식 등은 제껴두더라도 그는 자신의 집권을 위해 친일파에 대한 단죄 자체를 포기했고, 좌우를 막론하고 정적에 대한 탄압을 일삼았던 인물입니다. 또한 한국 전쟁 중 대규모로 벌어진 민간인 학살에 대한 최종 책임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식민 지배의 피해자였음에도 오히려 국토가 양분되는 비극을 맞습니다. 완전한 독립과 통일 국가를 위한 우리의 희망은 반공 국가를 건설하려던 미국과 이에 맞서던 소련 앞에서 사그러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인물 들의 공과가 명멸합니다. 해방 이후 자행 되었던 암살이나 테러가 우익은 우익에게 좌익은 좌익에게 서로 더 많이 저질렀다는 점 등은 오히려 의미 심장하네요..

대구항쟁, 여수군인반란, 제주 4.3 항쟁 등에 대해서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역사는 평전이 아니기에 그 자체로 객관적으로 기록되어야 합니다. 이데올로기에 경도되어 있던 상태에서 우리는 해방 정국을 특정 정파의 시각으로만 보아 왔던 전과가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더욱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고 당시의 공과를 제대로 파악하는데서 우리가 새롭게 통일 한국을 이룩할 수 있는지 기본 토대가 이뤄질 수 있겠죠..

저자의 모든 시각에 동의할 순 없었지만 너무나 많은 문제 제기를 던져준 책이었습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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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대소동 - 묫자리 사수 궐기 대회
가키야 미우 지음, 김양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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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유품정리란 소설로 처음 접했던 일본 작가 가키야 미우, 가족 간의 어찌 보면 평범한 일상을 소재로 잡아냈지만 참신한 해석과 거침 없는 전개가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파묘 대소동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가족묘와 부부별성이란 두가지 사안이 주된 소재로 등장하는 소설입니다.

가족묘의 경우 한국과도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부부별성이 보편화된 한국과 달리 일본은 부부동성 원칙을 따르는 국가인지라 이를 갖고 갈등하는 일본 남녀 들의 모습은 굉장히 새롭게 다가오더군요.. 페미니즘 적인 요소도 함께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수십 년을 함께 살아왔던 부부 중 어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서 절대 남편 가족과 한 묘에 묻힐 수 없다는 유언을 남깁니다. 자신만 별도로 수목장을 해달라는 것이죠. 가부장적인 태도로 일관해 왔던 남편 및 그 가족들은 충격을 받습니다.

한편 결혼을 앞두고 남편의 성을 따를 수 없다는 여자의 선언으로 예비 남편 집안 또한 난리가 납니다. 그 집안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가부장적인 아버지를 두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점차 갈등이 고조되고 한편 해결되는 과정이 많은 재미를 주는 소설입니다. 한국과 다소 다른 일본 문화를 느낄 수 있고 또한 우리와도 비슷한 부분이 많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핵가족이 보편화되고 아이를 갖지 않는 가정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결국 묫자리 문제는 우리에게도 결코 먼 일이 아닙니다. 무연고 묘는 더욱 늘어날 것이고 조상의 묘를 대하는 후손 들의 태도 또한 급속한 변화를 맞이하겠죠..


작가는 머뭇거리지 않고 상당히 통쾌한 해결 방안을 각 가족의 사례를 통해 제시합니다. 독자로선 대리만족을 느끼기 충분한 작품입니다. 읽는 재미뿐 아니라 생각할꺼리도 많이 던져주는 작품이 아닌가 싶네요.. 어쨌든 한번도 쉬지 않고 쭈욱 읽어나간 페이지 터너 소설이었습니다.. 가키야 미우... 앞으로도 계속 챙겨 봐야 할 작가 목록에 오른 듯 합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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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물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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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자와 호노부의 신작, 가연물.... 일본 미스터리 수상 관련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소설입니다. 한마디로 재미와 작품성을 모두 인정 받은 단편 소설 모음이죠.. 더욱 대단한건 이 작가가 소위 3관왕을 차지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데뷔 이후 무려 세번째입니다.. 미스터리물이 범람하다시피 쏟아져 나오는 일본 문학계에서 이 정도 성과를 거두는 작가는 꽤나 드뭅니다. 일본에서의 명성에 비해 오히려 한국에서는 저평가된 작가라고 할 수 있죠..

읽기 전부터 많은 기대를 가진 작품이었고 역시나 기대를 전혀 배신하지 않는 필력을 선보여줬습니다.


이 책에는 5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사건은 살인사건부터 방화, 교통사고 처리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지만 공통점은 군마현 수사1과 가쓰라 경부(한국으로 치면 경감 계급)의 활약으로 모두 말끔하게 해결된다는 점입니다.

추리물의 전형을 띄고 있는 작품들이지만 상투적이지 않고, 모든 내용이 정말 독창적입니다. 또한 어찌 보면 사소한 사건이라 할 수 있는 사안도 정확한 추리 끝에 시원스런 해결을 가져오기에 읽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네번째 에피소드인 가연물의 경우 쓰레기 봉투를 불태우는 정도의 일견 사소해 보이는 방화 사건이지만 이에 얽힌 사연과 추리가 굉장히 긴박감 있게 펼쳐집니다.

사실 목조 주택이 많은 일본에서의 방화 행위는 한국에 비해 상당히 중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도 막부 시대만 하더라도 방화범에겐 무조건 사형이, 그것도 가장 극단적인 화형이 내려졌고 이를 소재로 한 가부키 작품도 있을 정도니까요.. 그러하기에 별것 아닌 사안 같아도 이를 진지하게 풀어가는 가쓰라 경부의 활약이 더욱 돋보입니다..


다섯 편의 작품 모두가 꽤나 수작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명품 추리 소설이라고 칭할 수 있겠습니다. 3관왕이 거저 얻어지는 영예가 아닌 듯 합니다. 요네자와 호노부란 작가에 대해 저 역시 잘 알진 못했고 이 소설집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지금부터라도 반드시 이름을 기억하고 가야 할 작가가 된 듯 합니다.

이전 작품도 필히 구해 봐야겠습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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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비밀 강령회
사라 페너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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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라의 비밀 약방에 이어 본 소설로 다시 돌아온 사라 페너.. 이번이 두번째 소설이지만 처녀작에 이어 다시금 베스트셀러 작가에 오를 자격이 있음을 확실히 증명했습니다. 전작이 19세기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여성 연대를 바탕으로 악한 남성을 독약으로 처단하는 이야기를 그렸다면 이번에도 비슷한 시기를 배경으로 역시나 해결사는 여성들입니다. 어느 정도 페미니즘 요소를 가미한 작품 들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빅토리아 시대는 비록 여왕이 지배하는 시기였지만 여성 인권을 논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죠.

물론 모두 재미있게 읽힌다는 점은 공통점이네요..

이번에는 오컬트 적인 요소를 가미한 강령술이 주된 소재로 쓰입니다. 지금은 거의 사기로 판명되었지만 여전히 이를 믿는 이들이 많이 남아 있을 정도니 여전히 기독교적 미신이 지배했던 그 당시에야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했겠습니까.. 망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그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매력적인 유혹 요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야기는 주인공격인 레나(얼마전 여동생 에비를 살인으로 잃었습니다)와 그 대척점에 서있는 남성 몰리의 시각이 번갈아가며 진행됩니다. 레나편에선 3인칭, 몰리편에선 1인칭으로 서사가 전개되는 것이 특이하네요. 런던의 연쇄 살인범을 밝히기 위해 레나의 스승인 유명 심령술사 보델린이 여는 강령회가 열리게 되는 과정이 서사의 중심을 이룹니다. 이 과정에서 조금씩 범인의 실체는 밝혀지죠.. 그리고 열린 강령회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대립이 하이라이트입니다.


일찌감치 범인이 짐작됨에도 끝까지 긴장감이 흐릅니다. 범인의 반격이 예사롭지 않으며 비록 강령술이란 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이에 맞서야 하는 여성들의 애처로운 저항 또한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요소입니다.

판타지와 미스터리, 스릴러가 적당히 잘 혼재된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르의 특징상 한번 빠지게 되면 쉽게 책을 손에서 놓기 어렵습니다. 단 두 권의 소설만으로 자신의 재능을 입증한 사라 페너.. 그녀의 다음 소설은 무엇을 다루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큽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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