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뽑은 흰머리 지금 아쉬워 - 노인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담다 실버 센류 모음집 2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지음, 이지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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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계적인 고령화 국가 일본.. 한국 또한 열심히(?) 그 길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거품 경제 때 한창이었던 일본 노인들의 경제력, 구매력은 젊은이들을 압도하고 있고, 한국 노인층은 특정 정당에 대해 70%가 넘는 지지율로 여전히 국가 위상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늙음이 벼슬이 될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그들의 영향력은 대단하다고 볼 수 있죠... 그렇다고 이들이 특정 사안에만 몰두하고 국가 경제에 짐이 되는 존재들은 결코 아닙니다.. 앞으로 우리가 겪어야할 미래라고 할 수 있죠..

실버세대만이 느끼게 되는 특유의 정서... 그리고 위트와 유머가 한껏 표현된 것이 이 책에 소개된 '실버센류'입니다.

일본의 '전국 유료 실버타운협회'에서는 매년 실버세대를 대상으로 한 센류 경연 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100세를 훌쩍 넘긴 노인부터 노인들을 바라보는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응모되고 있고 센류라는 장르의 특성상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작품들이 매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미 작년에 나왔던 1탄 격 '사랑인줄 알았는데 부정맥'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가끔 써먹는 농담으로도 활용하고 있기에 이번 2탄도 굉장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소위 '어르신'들이 겪는 고충과 이 과정에서 샘솟는 지혜가 한번에 함축된 글들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목이기도 한 '그때 뽑은 흰머리 지금은 아쉬워'는 얼마전부터 저에게도 해당하는 내용이기도 하기에 바로 공감이 갑니다.. 저 역시 눈에 띄게 두드러지기 시작한 흰머리를 뽑아야하나 마나 지금도 고민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늙습니다. 다시 젊어지는건 절대 불가하기에 노인들이 어느 정도 자신들 세대를 중심으로만 생각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윗트 있는 글을 남길 수 있는 여유를 갖고 늙어갈 수 있다면 세대간의 간격 또한 많이 좁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 또한 젊은 세대에게도 항상 먹힐 수 있는 공감과 언변을 가진 사람으로 늙어가고 싶으니까요....

내년에 나올 3탄 또한 기대해 보는 것은 너무 시기상조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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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혁신을 불러오는 힘, 질문
권영범.신일용 지음 / 샘터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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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조직 혁신을 이야기하는 책들은 무수히 많습니다. 보통 상당한 두께 및 촘촘한 글씨체를 자랑하죠.. 조직을 이끄는 CEO들뿐 아니라 그 조직원 등 정말 많은 이들에게 읽혀졌을 것이고 나름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은 책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훨씬 많은 저서들이 그저그런 임팩트만을 남기고 잊혀졌습니다. 그 누구를 잡고 '조직 혁신'에 쌈빡하게 기여한 책 제목 하나만 이야기해보라고 해도 제대로 답변하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질문'이라는 하나의 테제를 내세워 조직 혁신을 내세운 이 책, 더군다나 카툰으로 구성되어 읽기도 너무 쉬웠던 '조직의 혁신을 불러오는 힘, 질문'이라는 책은 꽤나 의미심장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책은 미국 에너지대기업이던 엔론의 파산, 90년대 발생했던 대한항공 괌추락 사고, 2차대전 중 일본 군부의 대표적 뻘짓이었던 임팔작전 등 세가지 사례를 소개하며 시작합니다.. 시대적, 내용적으로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 사례들의 공통점은 바로 '질문'의 부재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소통의 부재라고도 바꿔 말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크나큰 비극을 불러온 사례들입니다.

저자인 권영범, 신일용은 '질문'이 이단시되고, 소극적으로 펼쳐지는 조직은 곧 퇴보할 것이라 단언합니다.

한국기자 들에게 질문 우선권을 주었지만 어떤 질문도 받지 못했던 미국대통령 오바마의 기자회견 사례만 보더라도 우리 한국 사회는 질문과 소통이 도외시 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결국 그 어떤 질문과 반대도 허용 않고 1시간 중 59분을 혼자 떠들어댔다던 어느 지도자는 21세기에 계엄령 선포라는 코미디 같은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본인뿐 아니라 이로 인해 수많은 광신자, 피해자 들을 만들어내고 있구요..

책의 내용은 심플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던지는 교훈 자체는 전혀 심플하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사례가 소개되었기에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그 어떤 두꺼운 조직론 책들보다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온 책이라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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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모든 것을
시오타 타케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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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처음 접해 보는 작가 시오타 다케시... 알게 모르게 미스터리 분야에서 꾸준히 업적을 쌓아온 작가입니다. 이번에 그의 신작 '존재의 모든 것을'을 처음 받았을 때 600페이지에 가까운 두께에 잠시 기겁하기도 했지만 그 많은 내용을 담아내면서도 결코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에 결과적으론 감탄해야 했습니다.

심지어 서문조차 70페이지에 가깝습니다.


30년 전 발생한 이중 유괴 사건.. 한 아이는 생환했지만 범인은 결국 놓치게 되는데 다른 아이가 무려 3년이 지나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모친의 무관심으로 사실상 방임되었던 아이는 유괴 이후 오히려 반듯한 모습으로 자라나 촉망 받는 사실화 화가로 자리잡게 되죠. 그렇지만 유괴는 엄연한 범죄... 이를 쫓던 형사들에겐 회한이 남는 사건입니다.

30년이 지난 후 현장을 지휘했던 형사 한명이 폐암으로 유명을 달리합니다. 그리고 그와 친분을 나눴던 기자가 잃어버린 3년을 추적하면서 사건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죠.

두꺼운 책인만큼 기자의 추적과 한때 유괴된 소년과 썸을 탔던 미술관 큐레이터의 회상을 통해 조금씩 진실을 향하는 빌드업이 이뤄집니다. 그 와중에 일본 미술계의 악습, 경찰, 기자 조직의 지휘 체계 등 다양한 일본의 이면을 알게 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 포인트입니다.


미스터리로 시작한 소설이지만 결론은 휴머니즘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벅찬 감격까지는 아니었지만 은은한 감동을 주는 결말로 소설은 마무리 됩니다. 한 소년의 삶에 있어서 전환을 이뤄낸 유괴 사건.. 범죄 행위로 낙인 찍기에 이 소설에서 구현되는 유괴는 홍보 문구 그대로 존재의 의미를 다시 묻게 되는 행위로 자리잡습니다.

던져진 떡밥을 모두 회수하는 치밀한 구성, 소설의 주요 소재로 쓰이는 '사실화'라는 그림처럼 세밀하게 묘사되는 배경 등등... 꽤나 수작이라고 평할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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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 일본 문화의 양상 현대지성 클래식 60
루스 베네딕트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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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와 칼.. 루스 베네딕트 여사의 역작입니다. 80년 전에 출간된 이미 고전 그 자체로 불리우는 책이지만 여전히 일본과 일본인, 일본 문화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로 현재까지도 주목 받는 저서이죠.

사실 거진 30여 년 전 이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솔직히 진도도 잘 안나가고 꽤 어렵다고 생각하며 읽었고, 내용 자체도 천황에 대해 일방적 충성심을 바치고, 각자의 서열과 위치에 맞게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정도 밖엔 기억 나는게 없었습니다.

이번에 다시 읽으니 생각보다 훨씬 내용이 쉽게 다가옵니다. 읽는게 재미있기까지 합니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인문학적 지식이 쌓인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일본을 수십 차례 이상 방문했던 경험이 더 큰 듯 합니다.


저자인 루스 베네딕트 여사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 책입니다. 태평양전쟁 중 미국 정부의 의뢰를 받아 쓰여진 것이 이 책입니다.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모토 하에 기획된 책이죠.. 저자는 일생 동안 단 한번도 일본을 방문한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일본계 미국인들과의 인터뷰, 문헌학적 연구를 통해 이런 대작을 탄생시켰습니다.

지금에 와선 조금은 편협되었고 조금은 이해 자체가 부족하다고 비판 받기는 하지만 한참 전쟁 중인 당시로선 최선의 결과를 낳아온 연구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전후 미국은 이 저서에 기반해 천황을 전범으로 기소해 처형대에 올리지 않습니다. 대신 신으로 추앙받던 천황을 일개 인간으로 격하시키는 작업은 철저하게 진행합니다. 악랄하게 저항하던 일본인을 순순히 굴종시키기에 더할 나위 없는 방법임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지금까지도 큰 의의를 갖고 있습니다. 항상 친절하고 선진국에 걸맞는 매너를 가진 일본인들... 그러나 한편으로 혐한이 판치고 군사력 재무장을 외치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위안부나 식민지 시절 착취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 한번 없었구요...

과연 일본이란 나라가 거악 그 자체라서 그럴까요? 이 책을 읽어 보면 어느 정도 그 해답에 접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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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틈새
마치다 소노코 지음, 이은혜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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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일본이지만 성평등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결코 선진국 평균을 달성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가부장적 질서가 온존하며, 여성의 역할에 대해 여전한 편견이 존재하고 있고 '미투' 등의 사안은 남의 나라 이야기입니다.

마치다 소노코..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이란 소설을 읽으면서 친숙해졌던 작가입니다. 3권까지 나왔지만 아직 2권까지 밖에 읽지 못했네요. 일상에 분명 존재할만한 인물들을 내세워 쉽게 공감을 얻어내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는 작가로 기억합니다. 내용 또한 너무 재미있었구요..

게시미안이라는 장례지도업체에 근무하는 '마나'라는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연작으로 이어지는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마나만 해도 자신의 직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연인과 갈등을 겪는 캐릭터인데 장례식으로 얽힌 치와코, 료코, 스다 등 다른 등장인물 들 또한 과거의 트라우마를 가진 이들이죠.

일방적으로 이혼을 통보했던 전 남편 애인의 장례식을 도와야 하는 치와코..

학창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급우 부친의 장례식을 담담해야 하는 스다..

전 애인의 장례식에 참여한 료코 등등.. 각각의 사연은 다르지만 이들은 고인을 보내는 의식을 통해 각자의 상처를 치유받고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얻습니다.

이 와중에 여전히 만연한 성차별, 직업에 대한 편견, 학폭, 성소수자 문제까지 작가는 꼼꼼하면서도 확실한 문제 의식을 던져줍니다.

새벽의 틈새라는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소설의 말미에 가서 저절로 깨닫게 됩니다. 깊은 어둠이 지나면 필히 새벽은 오고 찬란한 아침이 밝아오는 법이죠. 그러나 이 틈새에 갖혀 아침을 맞을 준비가 되지 않는 이들은 우리 주위에도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그들의 노력 여하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그릇되고 오도된 시각은 쉽게 그들을 놓아주질 않습니다. 그럼에도 분명한건 아침은 반드시 온다는 것입니다.

아이러니하지만 '죽음'이라는 의식을 치루는 장례업체의 활약(?)을 통해 오히려 삶의 의미를 더욱 깊게 생각해 보게 만드는 소설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삶과 죽음은 평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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