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사람 열린책들 한국 문학 소설선
고수경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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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옆사람... 고수경 작가의 단편 소설을 모은 책입니다. 2020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이니 오래 된 경력의 작가라곤 볼 수 없겠네요.. 하지만 문학적 성취는 성별, 나이 등으로 판단할 수 없는 법입니다. 오히려 젊은 작가의 새로운 감각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소설집에는 제목으로 붙은 '옆사람'을 포함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리얼리즘을 살린 내용이지만 '탈' 같은 SF적 요소가 들어간 작품도 있습니다.


모호한 스타일의 단편은 장편보다 오히려 읽는 속도가 느릴 때도 있지만 고수경 작가의 글은 아주 빠르게 읽혔습니다. 다소 건조하지만 세련된 문체가 돋보였고, 서사를 풀어가는 방식 및 결말 역시 깔끔하게 이뤄지는 소설 들이었습니다.

인물간 갈등 구조 또한 억지로 과장되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보고 겪게 되는 것들입니다. 어찌 보면 평범한 일상적인 소재에서 이런 작품을 뽑아내는 것이 더욱 어렵다는 것이 제 개인적 지론입니다.

어쨌든 작가는 평범한 소재지만 꽤나 다양한 인간 관계를 다룹니다. 스승과 제자, 모자, 부부, 친구, 그리고 이웃과의 관계까지 매 소설이 다루는 영역은 비슷한 듯 다릅니다...

조경란 소설가의 평처럼 첫 작품집으로 보기엔 상당히 노련하게 느껴지는 작가의 필력이 인상적입니다. 이미 준비되어 있는 작가란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물론 8편 모두 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읽는 독자를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는 소설의 기능에 충실한 작품들이었으니까요..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 또한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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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넘 숲
엘리너 캐턴 지음, 권진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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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버넘숲, 세익스피어 원작 희곡인 맥베스에 나오는 숲 이름입니다. 이 숲이 움직일 때 맥베스의 운명이 달라지죠.. 이 소설 속에서도 여럿의 삶과 운명이 교차점을 맞게 됩니다.

작가인 엘리너 캐턴은 20대 때 노벨문학상 다음 가는 권위로 인정되는 부커상을 수상한 작가입니다. 한강 작가도 이 상을 먼저 받은 후 노벨상 수상자가 되었죠.. 이후 무려 10년 만에 이 소설을 발표했습니다. 다른 일에 신경 쓰느라 그랬을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많은 준비를 한 소설이란 의미도 있겠죠. 당연히 발표되자마자 스티븐킹, 버락 오바마 등 유명 작가, 인사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소설입니다.


게릴라 가드닝,,, 일종의 환경보호단체이자 히피, 또는 일종의 원시적 공동체를 이뤄 살아가는 모임입니다. 당연히 사회 기득권 층이나 심지어 부모, 가족들까지 외면하는 이들입니다. 이곳의 리더격인 미라, 그의 충실한 조력자 셸리, 이들의 과거와 현재에 얽힌 남자 토니 등은 이 단체와 연관된 인물입니다. 버넘 숲이 이들이 활동하는 배경이자 소설의 제목입니다.

어느날 이들은 억만장자 르모인과 엮이게 됩니다. 당연하게도 그는 이 단체와는 전혀 다른 목적에서 버넘 숲에 접근하게 된 인물입니다. 그는 자본의 힘으로 이들의 회유에 나서게 되고 여기에 미라는 현혹됩니다.. 이후 과정은 미스터리의 정석을, 아니 그 이상을 보여주며 그야말로 숨막히게 전개됩니다.

사실 소설 초반부는 다소 지루했습니다. 주인공 격인 인물들의 소개와 단체의 과거 이력을 소개하는 차원이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중반부 이후 '제대로 된' 사건이 펼쳐지며 이 소설은 그야말로 예측 불가의 차원으로 전개됩니다. 그냥 정신 없이 페이지를 튕겨 가며 읽게 되는 소설입니다. 부커상 수상 작가의 내공이 그대로 드러나는 소설이라 할 수 있겠네요...

어찌 되었든 '자본'의 힘은 정말 무섭습니다.. 한때는 이를 경멸하며 멀리하고자 했던 이들까지도 자본에 쉽게 경도되는 일은 우리 주위에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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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교육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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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은 작가의 신간 소설, 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운좋게도 가제본 책자로 우선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일명 K-역사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실제 있었던 역사에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한 픽션이 입혀진 형태이죠. 작가는 청소년기를 해외에서 보낸 인물입니다. 이 소설 또한 디아스포라 소설이라 볼 수 있기에 오랜 기간 한국을 떠나 있던 작가가 얼마나 우리 역사에 대해 알아 봤는지 처음엔 다소 걱정까지 들더군요.

읽다 보니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조선 후기 박해 받던 천주교, 극악하게 유지되던 신분제, 남인과 서인의 당파 싸움 등 왠만한 토종 한국인이 아는 역사가 전혀 왜곡 없이 잘 서술되어 있더군요.

미스터리 소설답게 연이어 발생하는 살인에다 양반가 규수의 살해까지 더해지고 이를 좇는 관원들의 액션신도 재미를 더합니다.

여기에 주인공격인 다모 설이의 가족에 대한 미스터리까지 얽혀져 이 소설은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 못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해외평론가들로부터도 극찬을 받은 작품이니만큼 꼭 한번씩 읽어 보길 권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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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2가지 물질 - 물질은 어떻게 문명을 확장하고 역사를 만들어 왔을까?
사이토 가쓰히로 지음, 김정환 옮김 / 북라이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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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계사를 바꾼 12가지 물질... 일본 나고야 공대 명예교수로 재직 중인 사이토 가쓰히로 저작입니다. 50년간 화학 한길만 걸어온 분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이공 계열의 달인이신 분이죠..

굳이 12가지 물질을 선정한 이유는 아시아권에 굳게 자리잡은 12지신 풍조에 따른 것이 아닌가 미뤄 짐작해 봅니다.

그가 분류한 12가지 물질은 각각 전분, 약, 금속, 세라믹, 독, 셀룰로스, 화석연료, 암모니아, 백신, 플라스틱, 원자핵, 자석 등입니다. 플라스틱이나 원자핵 등 예상되는 물질도 있었지만 자석, 암모니아 등이 포함된건 상당히 의외로 느껴졌지만 읽다 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결론이더군요.


사실 여기 예로 든 것들은 세계사를 바꾼 물질이라기 보다는 인류 역사를 유지하게한 핵심 발견, 발명이었다고 봐야 옳을 듯 합니다. 현재의 이 세상에서 이 물질들이 없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일테니까요.,.

물론 이 물질들이 인류에게 100% 도움만 주는 것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화석연료, 원자핵, 암모니아, 플라스틱 등은 인류 삶의 질을 비약적으로 상승시킨 것이 맞지만 한편으론 심각한 자연 파괴, 기후 위기 또한 초래하고 있는 물질 들입니다. 백신 또한 그 부작용 사례가 만만치 않게 보고되고 있고 이 자체의 접종을 거부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철이나 암모니아, 원자핵 등은 대량살상이 가능한 무기로도 쉽게 전환이 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이 물질 들에게 원죄를 추궁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이 물질들이 어떻게 사용되고, 바르게 사용되는가는 이를 활용 중인 우리 인류에게 달린 과제이니까요..

계획적이고, 제대로 된 사용은 인류 문화의 번영을 가져옵니다. 그렇지만 무질서하고, 파괴적인 사용은 인류를 공멸의 길로 인도할 수 있습니다. 지구는 우리에게 정말 많은 것을 부여하고 있으며 우리는 지구를 잘 보존하는 것을 통해 더욱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정말 왠만한 소설 이상으로 재미있게 쏙쏙 읽히는 책이었습니다.. 무언가 머리를 채운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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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꿈
김민정 지음 / 팩토리나인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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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꿈.. 김민정 작가의 장편 소설입니다. 근미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 SF물이면서도 기후위기, 의료 독점화 등 현재 문제가 되는 이슈 들이 등장하니 사회 소설로도 볼 수 있습니다. 원래는 판타지물에 강점이 있는 작가였네요..

생체 플라스틱이 주요 소재로 등장합니다. 식품학과 바이오 과학이 결합되어 생산되는 플라스틱인데 인간의 신체 대용으로도 활용 가능하니 만일 현실에도 존재한다면 정말 많은 수요가 있는 제품이겠죠.. 그렇지만 소설 속 이를 생산하는 업체인 '고치바'의 생산 능력은 수요를 따르지 못합니다. 환자들은 최소 5년 가까이를 기다려야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죠..

그러하기에 불량품에 대한 수요까지 상당하고 이를 폐기하기 위한 쓰레기장에까지 많은 이들이 찾아온다는 설정입니다.

세 명의 젊은이가 이 쓰레기장을 매개로 만남을 갖게 되고 우정을 쌓아갑니다. 수중 무용가인 치아루, 언어학을 전공했지만 고치바에 취업하게 된 지빈, 그리고 수몰된 지역에서 이주하여 한국에 자리 잡게 된 폐기장 관리인 가람...

누군가는 지켜야 하고 누군가는 훔쳐야 하며 누군가는 이를 도와야 합니다. 누군가는 폐기장을 통해 꿈을 찾으려 하고, 누군가는 꿈을 버리려 하고, 그 누군가는 꿈 자체가 없는 상태입니다.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한 이들의 관계는 조금씩 결말로 나아가죠.

소설은 이들의 현재, 그리고 과거를 교차하여 서술합니다. 그들의 과거 사연 또한 이 소설을 이루는 중요 요소이며, 소설의 주제를 파악하는데 필수불가결한 부분입니다.

기후 위기가 현실화 될 경우 약 10억 명이 현재 살고 있는 거주지를 잃는다고 합니다. 그들의 유입은 기존에 살아가던 이들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겠죠. 기술의 독점 역시 큰 문제입니다. 거의 영생을 이룰 수 있는 의학 발전이 이뤄졌음에도 이 혜택이 권력자나 부자들에게만 주어진다면 과연 살기 좋은 미래라 할 수 있을까요?

다소 철학적인 부분까지 다루는 소설입니다. 세 젊은 친구의 여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왠지 모를 씁쓸함까지 함께 남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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