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병과 마법사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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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배명훈 작가.. 한국 장르 문학에서 이미 일가견을 이루고 있는 소설가입니다. 특히나 판타지 장르에서 손에 꼽히는 분이죠. 그의 신간 '기병과 마법사' 역시 판타지 장르입니다. 한줄로 요약하자면 한국판 '왕좌의 게임'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기병을 활용한 치열한 전투가 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결말부에 가선 주인공 윤해의 마법이 빛을 발합니다.

이 과정에서 정신적 성장을 이루며 끝내 사랑까지도 얻게 되는 해피엔딩이 이어지죠.

윤해는 왕족이지만 폭군이 된 숙부의 견제를 받아 언제 날아갈지 모르는 목숨줄을 간신히 움켜쥐고 사는 퇴락한 왕녀입니다. 자신의 목숨을 노리던 포악한 약혼자를 자신도 모르던 마법의 힘으로 물리친 그녀는 변방 유목민의 침입을 받아 위태로워진 북방 국경의 허수아비 영주로 임명 받아 부임합니다.

북방 기마 민족의 위협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1021년마다 깨어나는 거대한 마물의 존재입니다. 그 마물이 무사히 풀려날 경우 온 나라가 멸망할 상황에 처해지죠.. 그녀는 북방의 침입을 격퇴하는 한편 반란을 준비합니다. 그녀를 호시탐탐 노리는 폭군을 우선 제거해야 마물을 오롯이 상대할 수 있기 때문이죠.


가상의 국가나 민족, 지명이 등장하지만 작가는 우리의 지금 현재에서 소설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밝힙니다. 배경은 대략 여진족과 치열한 영토전을 벌이던 조선 초기 어느 시기가 오버랩 되긴 합니다만...

일단 굉장히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입니다. 전투씬이 기대 이상으로 잘 묘사되었고, 고난을 이겨내고 차차 진정한 지도자로 각성하게 되는 윤해의 변화 또한 인상적이죠.. 마무리 또한 판타지 장르의 재미를 잘 살려냈습니다. 역시나 많은 독자를 보유한 장르 문학의 대가다운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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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
이담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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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담 작가의 장편 소설 렌즈는 대략 10여년 뒤의 근미래, 북극권에 위치한 터텀국이란 가상 국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SF 미스터리 또는 스릴러 작품입니다. 터텀국은 인구 3만명 정도의 작은 국가이지만 거의 한민족이 이주해서 살고 있는 곳으로 설정되어 있구요.

이곳에선 AI 및 렌즈 삽입술을 통해 가상 공간에서 타인의 경험을 대리 체험하는 기술이 인기입니다. 이를 상품화한 빅테크 기업이 이미 등장했고 정부는 법을 개정해 전 국민에게 렌즈 이식을 의무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사생활을 박탈되겠지만 전 국민 감시 체계가 작동함에 따라 기승하는 범죄는 거의 사라지겠죠..

이런 상황에서 세계 UFC 챔피언이던 '정우주'가 안구가 적출된 시체로 발견됩니다.

사건은 피살된 정우주 뿐 아니라 이를 수사하든 알비노 형사 이노아, 쌍둥이 동생 이수키의 과거 아픈 가족사와 연계되어 더욱 복잡하게 전개됩니다. 서사 중간 범인이 남긴 일기가 교차로 등장하기에 과거 행적 및 범행 동기 등을 어렴풋이 짐작할 순 있지만 역시나 거듭되는 반전 및 서사의 뒤틀림이 묘미인 작품입니다.

범인을 찾았다 싶더니만 또 하나의 과제가 노아에게 주어집니다. 이 소설이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도록 만드는 작가의 교묘한 설계가 엿보입니다.

뛰어난 경찰인 이노아, 엄청난 실력의 IT기술자이자 해커인 이수키... 알비노 증세를 가진 돌연변이로 태어난 그들이지만 꽤나 매력적인 캐릭터 들입니다. 둘의 성격도 다르고 활동하는 분야 또하 다릅니다. 공통적으로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기에 서로를 대하는 태도 또한 데면데면하구요. 그러나 서로를 극진히 아끼는 것만은 틀림 없습니다.

그러하기에 오히려 합이 잘맞는 수사 파트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주인공이 다시 등장하고 같은 세계관이 적용되는 이후의 속편들 또한 기대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작가의 필력이라면 곧 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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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보다 시코쿠
김환.김자람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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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코쿠... 4국이란 뜻을 가진 일본을 이루는 4개 섬 중 가장 작은 곳이죠.. 경상북도 정도 크기라고 해야겠고 에히메, 고치, 카가와, 도쿠시마 등 4개의 현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일본에 47개의 도도부현이 있으니 대략 10%에 채 못미치는 비중의 행정 구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중 다카마쓰, 마츠야마, 도쿠시마에는 한국 저가 항공이 취항 중에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곳 4개 현 모두 개인적인 방문 경험이 있습니다.

공동 저자인 김환, 김자람은 연예만 무려 11년 째 하고 있는 40세의 동갑내기 커플입니다. 요즈음에 들어 결혼을 고민하다 시코쿠 지역 2주 여행을 그들 나름의 답으로 찾았습니다.


시코쿠 여행이 메인 소재인지라 일반적인 여행기가 주로 나오지만 그들 두 사람이 살아왔던 다른 환경, 그리고 이들이 조금씩 서로에게 맞춰 나갔던 과정 등이 양념처럼 곁들여집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관계'에 대한 정의 또한 어느 정도는 명확하게 내려지죠..

사실 11년 간 이들은 꽤나 많은 여행 경험을 쌓았습니다만 여행업이나 여행기로 밥 먹고 살아가는 작가들은 아닙니다. 각자 메인으로 삼는 직업이 확실히 있는 분들이죠. 일상을 지내다 가게 되는 여행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법이죠. 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책은 두 사람 여행기가 교차적으로 등장합니다. 같은 지역, 같은 볼거리, 먹을거리를 경험하더라도 둘이 바라보는 관점은 같은 듯 다릅니다.

익히 알던 부분에선 당연히 공감하게 되고 과감한 도전엔 감탄하다 보니 어느새 페이지의 마지막에 이르게 되더군요..

여전히 이들의 관계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이들의 여정 또한 현재 진행형이구요.. '관계'라는 측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또 다시 다른 여행을 꿈꾸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결혼'이란 제도, 또는 제약이 이들을 얽어맬 이유는 전혀 없어 보입니다.

여전히 이들은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고, 맞춰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여행은 절친, 연인과 함께 가더라도 대판 싸우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체험입니다.. 여행은 '이들처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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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인간
염유창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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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유창 작가, 상금 1억원이 걸린 리노블 전에서 미스터리-스릴러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던 작가입니다. 이 분야에서 나름 일가견을 갖춘 작가란 뜻이죠. 그의 신작 '마이너스 인간' 또한 스릴러를 결합한 미스터리 장르 소설입니다.

재난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모인 8명의 생존자에 걸쳐 있는 치명적 비밀을 조금씩 밝혀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산사태로 인한 지하주차장 수몰 사고에서 간신히 살아 남은 생존자 8명.. 그렇지만 그들과 함께 있었던 한 명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탈주를 돕다 영웅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죠..


그런데 재난 발생 1년 후 이들을 한데 모아 트라우마 극복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작가 시윤은 이들의 진술에서 무언가 의문과 위화감을 발견하게 됩니다. 점차 밝혀지는 진실... 사망자는 영웅으로서 죽은 것이 아니라 생존자들에게 떠밀리거나 아님 살인까지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본격적인 범인 찾기 내지는 그의 죽음을 밝히는 과정이 진행되며 소설은 절정을 향해 갑니다.. 그런데 이 연구를 작가에게 의뢰한 인물 역시 크나큰 비밀을 간직한 인물입니다. 작가 또한 비슷한 트라우마를 가졌구요.. 양쪽에서 복잡하게 얽힌 비밀과 서사가 이 소설을 한결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소설 거의 끝부분에 가서야 거대한 진실을 드러내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이 꽤나 인상적입니다. 상담이 진행될 때 마다 바뀌는 사건 정황은 서술자에 따라 진실 자체가 아예 바뀌어 버리는 영화 '라쇼몽'을 연상케 합니다. 슬쩍 결말 부분을 먼저 읽을까 하는 유혹마저 느끼게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이 정도 미스터리 퀄리티를 가져오는 작품이라면 굳이 외국 추리 소설을 찾을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만큼 재미있게 읽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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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노동자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6
클레르 갈루아 지음, 오명숙 옮김 / 열림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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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간 한 남자, 빅토르만을 사랑해온 여자 크리스틴... 그렇지만 그 남자는 성소수자, 소위 게이입니다. 여성에게도 사랑을 주지만 육체적 끌림은 거부하는 남자였죠.. 그녀는 나름 대안으로서, 또는 그의 질투를 유발하기 위해 10년 간 무려 27명의 애인을 사귑니다... 현재에도 27세의 크리스틴은 아쉴이라는 부유한 중년 남자의 청혼까지 받는 상황입니다.

참으로 이색적인 설정이죠.. 프랑스라는 개인적 자유가 최대한 보장된 사회이기에 더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소설인 듯 합니다.

사실 소설의 설정 자체는 많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얼마전 봤던 연극 프라이드만 해도 여성과 결혼함으로써 자신을 위장해야 했던 게이 남성의 삶을 그리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연극의 여주인공 또한 크리스틴과 마찬가지로 상대 남성을 깊이 사랑합니다. 그의 성정체성에 관계 없이....

제목이 '육체노동자' 입니다만 블루칼라의 일상을 그리거나 그 직종과 연관된 등장 인물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철저하게 은유 그 자체인 제목이죠. '사랑은 예외 없이 육체에 새겨진다. 이름과 계절처럼. 몸의 깊은 곳에.' 라는 소설 속 내용이 설명을 대신합니다.

많은 이들이 부정하겠지만 빅토르에 대한 크리스틴의 마음은 '사랑' 그 자체입니다. 결코 동경이나 동정, 연민으로 치환될 수 있는 감정이 아닙니다. 마비 장애로 고통 받다 사망한 빅토르의 장례에 동행하는 단 하루의 여정을 그려낸 소설이지만 그 하루에 10년 간 크리스틴이 느껴왔던 갈구와 사랑이 모두 담겨져 있습니다.

서사를 풀어가는 능력이나 뭔가 되새김 할 수 있는 문구 창출이 워낙 능한 작가이기에 지루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소설이었습니다. 무언가 프랑스다움이 한껏 느껴지는 소설이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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