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역에서 널 기다리고 있어
이누준 지음, 이은혜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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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본 케이타이 문학상 수상작가 이누 준의 소설 '무인역에서 널 기다리고 있어'는 책 소개에 나온 그대로 휴먼 판타지를 표방하는 소설입니다. 연결될 듯 연결되지 않는 6편의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들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죠. 같은 작가의 '종착역에서 기다리는 너에게'라는 소설과 어찌 보면 자매품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번에 거의 동시에 한국에 출간되었습니다.

소설은 산 자와 죽은 이를 잇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맑은 날 노을지는 저녁에 '슨자'라는 무인역에서 간절히 누군가를 만나길 소원하면 열차를 타고 그가 나타난다는 전개입니다. 평생 단 한번만 이뤄지는 소원이죠.

물론 나타나는 이들은 이미 세상을 뜬 누군가입니다. 때론 친구이기도 하고 가족이기도 하고 연인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죽음이란 소재가 한데 얽혀 있다 보니 소설은 감동적이면서도 또한 슬픕니다. 망자와 조우한다는 소재는 숱하게 판타지물에 등장하지만 이누 준의 소설은 무언가 특별한게 존재합니다. 단순히 사랑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휴머니즘 그 자체를 그려냅니다.


아끼는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엄청난 '상실'을 의미합니다. 이를 채워나가는 것은 흘러가는 세월이기도 하지만 한편 또 다른 누군가를 통해서일 것입니다. 슬퍼하는 이의 주변엔 항상 그를 위로하고 아끼는 그 누군가가 등장함으로써 그 상실을 메워준다는게 이 소설에서 일관적으로 흐르는 서사입니다.

그러하기에 더욱 감동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죠. 상실을 100프로 극복하진 못하지만 살아낼 힘을 다시 얻는다는 것... 이 책을 보는 독자 또한 힘을 얻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재미까지 끝내주는 소설이니 책을 덮는게 아쉬울 지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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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열전 - 권력을 지킨 칼, 국민을 겨눈 칼날 국가폭력의 설계자들
배기성 지음 / 비아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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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대장동 사건에 대한 검찰 항소가 없었다는 이유로 일부 검사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현 정부에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느낀 점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생각입니다. 여러 증거에 의해 무혐의가 밝혀진 사안에까지 거침 없이 재심을 요구하며 항소를 남발하던 검찰은 이번에도 역시나이군요...

검사열전.. 역사독립군을 자처하는 배기성 씨의 저서입니다. 해방 이후 현재까지 별다른 변화 없이 내려오는 일부 검사 세력의 악행을 시대별로 구분해 정리한 책입니다. 한때 검사는 정의를 구현하는 칼로 연상되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저 구태, 악습을 자행하는 무리들이며 한국 사회의 가장 큰 적폐 세력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도 검사들이 특정 정치 세력, 특히나 기득권 세력의 앞잡이로 등장하여 반대 세력을 용공 세력으로 조작하거나 심지어 목숨까지 빼앗은 사례들이 빼곡하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대표적 사례만 정리한게 이 정도이니 그저 묻힌 사례들은 부지기수겠죠..

일단 그들은 없는 죄는 만들고 있는 죄는 덮을 수 있는 절대 권한을 가진 이들입니다. 이들이 정권에 부역하고 출세를 지향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공안검사로서 없는 간첩, 빨갱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습니다.

정치인 조봉암, 민족일보 조용수, 평범한 지식인 들이 인혁당이란 간첩 누명을 쓰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사후 전부 무죄가 확정되었지만요.. 모두가 이승만, 박정희 정부에 대항하던 이들이었죠.. 대통령까지 역임한 김대중씨 역시 전두환 정권에서 사형수가 되었던 경험이 있죠..

심지어 그들 공안 검사 들의 행적은 대물림되고 있습니다. 정치인 주진우의 부친은 주대경.. 용공조작의 대가였죠. 조폐청 파업 유도를 일개 검사의 신분으로 감히 자행했던 진형구는 역시나 정치인 한동훈의 장인입니다. 그들의 못된 행적을 자식들이 감히 부정할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덮으려 들겠죠..

이렇듯 검찰공화국으로서의 오명은 현재 진행형에 있습니다. 이를 막고자 하는 이들에겐 여론의 뭇매가 가해집니다. 그만큼 여론 조작의 대가들이 바로 검사란 족속들이었죠..

많은 것을 느끼게 한 책입니다. 현 정부의 검찰 개혁이 반드시 성공하기를 아울러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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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의 열매 톨스토이 클래식 1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경준 옮김 / 뿌쉬낀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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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쉬낀하우스에서 발간한 '계몽의 열매'는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몇 안되는 희곡 작품 중 하나입니다. 제목에서 연상되듯 사실 이 책은 무언가를 '노리고' 발간된 느낌이 강합니다. 계엄령을 계몽령이라 칭하고 나는 계몽되었다 등을 운운하던 몇몇에 대한 풍자와 조소가 느껴지는 희곡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책에선 부자이지만 쇠락해거던 귀족 가문의 일원 및 상류층들이 심령술이란 얼토당토 않은 사기술에 기만 당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법사 들의 조언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던 모 부부가 떠오르는 부분이죠.

심령주의를 추종하던 몇몇 상류층을 하녀 신분에 불과한 타냐가 자신의 약혼자 시묜을 이용하여 멋드러지게 속아 넘기는 것이 이 희곡의 내용입니다. 하층민을 병균 취급하듯 무시하던 이들이 제대로 당하는 모습은 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함과 동시에 이들의 맹목적인 무지몽매함이 향후 러시아 사회의 거대한 변혁을 불렀음을 예고합니다.

우리 사회 역시 지난 1년 여간 엄청난 변화를 맞이했고 대통령이 채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사태가 다시 발생했죠.. 역시나 역사는 반복되고 맹목적인 무지몽매함 또한 끈질기게 그 생명을 유지한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또한 사뭇 진지한 톨스토이의 여타 작품들과는 다르게 이 희곡은 굉장히 코믹스럽고 쉽게 읽힙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진 톨스토이가 이런 작품을 썼다는 사실 자체도 몰랐었습니다. 그렇지만 책을 덮다 보니 역시나 대문호답다는 느낌이 절로 들더군요.

시종 코믹한 가운데서도 사회를 꿰뚫는 냉철한 비판 의식 또한 함께 읽히니까요. 마무리 또한 통쾌하면서도 찐한 여운까지 남깁니다. 결국 이후의 러시아 역사를 바꿔간 이들은 귀족이나 상류층이 아니라 타냐나 세묜 같은 이들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이런 보편적인 재미와 감흥이 우리가 고전 작품을 찾는 이유가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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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 시즌1 신들의 행성
남근우 지음 / 하움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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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시즌1 신들의 행성... 3부작으로 기획된 남근우 작가의 스페이스 오페라 중 첫 권입니다. 화성이 지구 문명의 기원이 되었다는 오래된 소재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성경 및 이집트, 마야 문명 등과 결합된 색다른 해석을 제공하는 소설이죠.

결론적으로 예수는 화성인의 아들이었다... 등이 이 1부의 주된 마무리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자신의 후손이자 창조물이라 할 수 있는 마리아와 사랑에 빠져 아들을 낳게 되는 고드.... 이름만 봐도 GOD..., 즉, 하느님, 신을 의미합니다..

기타 등장하는 여러 화성인, 고드의 후손인 지구인들의 이름에 신화적, 종교적 색채가 가득 입혀지죠..


반영구적 삶을 살게 된 화성인들은 종교와 정치적 갈등을 없애자 오랜 평화의 시기를 맞이합니다. 그렇지만 새로운 생명이 싹을 띄운 지구와 달리 유성 등 외부로부터의 재해에 취약한 상황을 맞게 되죠. 이들은 지구보다 한참 앞선 문명을 기반으로 지구 이주를 결정하게 됩니다. 주인공 고드는 어린 시절 지구의 유인원에게 납치되어 지구인로서의 삶을 살았던 인물로 등장합니다.

드디어 지구에도 문명화된 인류가 등장하게 되는데 이들은 모두 고드의 유전자를 이어 받은 이들이죠.. 현재의 지구인과 화성인과의 연결고리가 된 셈입니다.


화성엔 인류 외에도 개나 새가 진화한 고등 생물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각각 이집트와 마야 문명의 기원이 됩니다. 그렇지만 인류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모두 제거되고 신화속 존재로 남게 되죠...

어쨌든 작가가 발휘할 수 있는 온갖 상상력이 더해져 지구와 현생 인류의 기원을 풀어나가기에 지루할 틈이 전혀 없이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2,3부에선 지구에 이주한 화성인의 문명이 아틀란티스라는 곳을 배경으로 펼쳐질 것이 쉽게 예상되더군요...


사실 현생 인류의 진화 및 문명 발달은 지구상 다른 생명체에 비교해 너무나 경이롭고 그 속도가 설명 불가할 정도로 빠르게 이뤄져 왔습니다. 소설에서 풀어간 것처럼 외계 문명의 이식이 존재했다면 바로 이해될 만한 일이죠..

어차피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종교들 역시 작가가 풀어가는 소설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전설이 되고 신화가 되고 종교가 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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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모링가 1 - 뱅커스 뱅크와 사라진 마지막 층
제이롬 지음 / 제이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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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모링가... 올해부터 2027년까지 3년에 걸쳐 출판될 계획으로 이제 1부가 나왔습니다. 완결을 보려면 3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니 어찌 보면 상당히 독특한 컨셉입니다. 작가 또한 그간 익히 알려진 분이 아니고 출판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만 시놉만 보고도 꼭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습니다. 눈동자 색깔에 따라 계급과 거주지가 나뉘고, 받는 대우와 급여 또한 전혀 다릅니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비할 바 아닐 정도죠...

소설은 가장 최하계급인 모링가에 속한 젊은 여성 에밀레의 여정을 따라 흘러 갑니다.


1부는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지는데 다소 불순한 목적 하에 가족이 된 의붓오빠 뤼오와 에밀레와의 관계가 중반까지 그려집니다. 이후 이식 수술로 눈동자 색깔을 바꾼 에밀레가 누구나 선호하는 직장인 '뱅커스 뱅크'에 취업한 이후 벌어지는 상황이 펼쳐지죠.

그녀가 이 곳에 취업하게 된 경위가 다소 복잡한데 선임 모링가 출신 모노센더 뱅커들이 무려 6명이나 행방불명 되는 상황에서 대체 인력으로 가게 된 것입니다. 이때부터 소설은 본격적으로 미스터리의 색채를 띄게 됩니다.


1부는 사실 2,3부에서 펼쳐질 에밀레의 본격적인 활약을 예고하는 밑밥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이 소설의 세계관이 본격적으로 소개되기에 꽤나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을 덮으면서 3부 완결까지 2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니 조금 야속하단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하기에 이 소설은 소장 가치가 있는 듯 합니다. 2,3부를 읽기 전에 다시금 복습해야 할 필요가 있을테니까요. 일단 여러 계급에 속한 다양한 인물 들이 1부에 등장하기에 이후엔 어떤 모습으로 화하게 될지 궁금증이 이네요.

상당히 방대한 세계관이 펼쳐지는데다가 본격적인 모험담이 펼쳐질 2,3부가 더욱 기대됩니다. 부디 1부에서 뿌려 놓은 떡밥이 제대로 회수되길 바랍니다. 까짓 2년 열심히 기다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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