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드펠 수사 시리즈 11~21 세트 - 전11권 캐드펠 수사 시리즈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손성경 외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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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름 미스터리 소설을 꽤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캐드펠 시리즈가 소설로 나와 있다는 것은 근래서야 알게 된 사실입니다. 예전 영국 드라마 시리즈로 몇 편을 재미있게 보면서 드라마 작가 머리 참 좋네...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 전부였는데 엘리스 피터스라는 원작 소설가가 있었네요... 움베트로 에코에게도 영향을 주었고 아가사 크리스티와도 비견되는 작가였다 할 수 있는 분입니다. 이름에서도 짐작되듯 아가사와 같은 여성 작가입니다.

캐드펠 시리즈는 단편까지 포함 무려 21권이 나와 있고 한국에서도 이미 나왔거나 다시 순차적으로 발간되고 있습니다. 왕권 다툼으로 영국이 혼란스러운 11세기 초반이 시대적 배경인데 특이하게도 중세 수도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캐드펠은 이 수도원에 머무는 노년의 수사, 즉 수도승입니다. 움베트로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란 소설이 연상되지만 캐드펠 시리즈가 먼저 세상에 나왔죠..

캐드펠은 십자군 원정에도 참여한 바 있고 수사의 신분이지만 종교적 원칙만을 고수하는 소위 꼰대는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당시의 기독교가 지닌 폐쇄적인 풍토에 다소 냉소적이고, 세속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는 인물이기에 수도원 뿐 아니라 외부의 여러 사건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죠..


이번 편은 어느날 전쟁을 피해 수도원을 찾아온 미스터리한 두 수사에게 얽힌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미스터리적인 면도 강하지만 한 편의 잘짜인 휴먼 드라마를 보는 느낌까지 듭니다. 역시나 사건의 멋진 해결 뒤에는 캐드펠 수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단지 한편만 읽었을 뿐인데도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임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매우 재미있습니다. 장미의 이름처럼 현학적이지도 않고, 현대 추리 소설처럼 잔혹하거나 하드코어스럽지도 않습니다.. 읽어감에 따라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은 그야말로 정석적인 미스터리물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빨리 다른 편을 찾아 읽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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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고 - 대항해 시대와 우연의 역사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4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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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 마리 앙투아네트 : 베르사유와 프랑스혁명이란 전기 소설로 처음 접하게 되었던 작가입니다. 역사 속의 유명 인물을 주로 다루는데 방대한 자료 수집 및 작가 개인의 통찰력을 발휘하여 우리가 몰랐거나 잘못 이해했던 사실을 명징하게 밝혀내는 인물이죠.. 사실상 역사인문학의 대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찌즘의 대두에 따라 고국에서 쫓겨나다시피 망명하고 불행하게 삶을 마감한 이이기도 합니다.

이번엔 '아메리고'라는 인물과 지리학적인 발견을 소재로 쓴 책이 한국어로 발간되었습니다.

서두에서부터 우리는 아메리카 대륙은 누구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는가? 라는 질문을 받게 됩니다. 조금이라도 역사지리학을 아는 이들이라면 당연히 아메리고 베스푸치라는 이름이 자동적으로 나올 것입니다. 그런데 왜 아메리카 대륙이 하필 그의 이름으로 명명되었는가? 라는 질문에는 모두가 주저하겠죠..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사실 아메리카 대륙에 처음 발자욱을 남긴 서구인은 누구나 잘 아는 콜럼버스였습니다.. 당연히 아메리카는 콜럼비아라고 불리워야 했죠.. 그렇지만 그로부터 꽤나 뒤늦게 브라질 해안가만을 다녀왔던 아메리고 베스푸치가 그 영광을 가져갔고 이는 현재까지도 많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저자는 역사의 우연성 및 어느 정도의 조작 가능성을 그 사유로 제시합니다.

신세계란 멋진 호칭을 베스푸치가 사용하게 되었고 이는 당시 서구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어 이 대륙을 포함한 지도가 나오면서 거기에 임의적으로 아메리카란 호칭을 단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사실상 착오에 의한 명명이었죠...


어쨌든 아메리고 베스푸치는 이런 우연과 착오 속에서 불멸의 이름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역사의 승자의 기록이다...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리고 현재 일어나는 일까지도 조작하고 자기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기록하고자 하는 세력이 있음을 분명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쿠데타로 명명된 5.16도 한때는 혁명이라 불리운 적이 있었죠...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역시나 대단한 작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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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니카의 아이들
미치 앨봄 지음, 장성주 옮김 / 윌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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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니카.. 테살로니키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아테네에 이어 그리스 제2의 도시입니다.. 이사벨 여왕이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고 스페인을 통일한 이후 기독교로 개종하지 않는 이교도들을 대거 추방했는데 이때 밀려난 유대인 들이 대거 이주한 도시가 바로 살로니카이죠.. 한때 5만 명이 넘는 서유럽 최대의 유대인 거주지였습니다.

2차 대전 이후 유대인 멸절을 노리던 나찌가 이를 가만히 지켜볼리 없었죠.. 그들의 마수가 살로니카의 유대인 들을 덮치게 되고 꿈에 가득 찼던 니코, 파니, 세바스티안 등의 세 아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죠..

소설은 절멸 수용소인 아우슈비츠로 끌려간 세바스티안... 이 와중에 탈출해 여러 지역을 떠돌게 된 파니, 그리고 가족을 구하기 위해 자신만은 생존 방법을 터득한 니코.... 그리고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이라 할 수 있는 나찌 친위대 장교 우도 등 네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잔인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홀로코스트 과정도 비교적 자세히 기술되고 소년, 소녀 들이 겪게 되는 고난의 과정 또한 당시의 현실과 작가 특유의 상상력을 발휘해 생동감 있게 전개됩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성장하고 사랑을 나누게 되고 또한 그들만의 복수를 다짐하게 됩니다.. 자신의 잘못을 끝까지 사과하지 않고 당시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우도 역시 소설 말미까지 긴장감을 주는 존재입니다.

미치 앨봄은 여러 소설 및 논픽션인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등을 통해 이미 필력을 검증 받은 작가입니다. 그가 창조한 네 인물 들은 어느새 강한 생명력으로 독자에게 다가 옵니다.. 한편의 작혹 동화를 읽는 느낌까지 받습니다..

물론 당시 피해자였던 유대인 들이 이스라엘이란 국가를 통해 홀로코스트의 가해자로 뒤바뀐지 오래인지라 작가가 의도했던 공감을 100프로 느끼긴 어려웠습니다.. 현재의 그릇된 행위가 과거의 억울했던 피해에까지 영향을 미치네요..

그럼에도 읽는 동안만큼은 세 아이들의 고행을 안타까워하고 극우 나찌 세력의 만행에 꽤나 분노하게 만든 독서 체험이었습니다...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없기를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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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과 전쟁사 - 클래식 음악과 함께하는 재미난 전쟁사 이야기
서천규 지음 / 북코리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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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과 전쟁사.. 특이하게 우리가 흔히 클래식 음악으로 알고 있는 고전 음악과 주로 15세기 이후 벌어진 전쟁사를 연결하여 집필된 책입니다. 저자인 서천규 씨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군사학 박사학위까지 받은 인물입니다. 일단 전쟁사 측면에서 자격증(?)을 부여 받은 분이나 다름 없죠. 그런데 클래식까지 포괄하다니....

한껏 기대를 품고 펴보게 된 책입니다. 역시 우리가 생각하던 군바리(?) 이미지와는 전혀 거리가 먼 분이고 책을 낼 자격이 충분하다고 느꼈습니다.

기독교 세계관이 지배적이던 중세 암흑시기엔 제대로 된 음악은 성가 정도에 불과했지만 르네상스의 태동 등과 함께 바로크 음악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클래식 음악의 시대가 열립니다. 지금까지도 우리의 귀와 심장을 울리기 시작한 작품 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죠..

그렇지만 인류사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전쟁 또한 쉼 없이 지속되었습니다. 문화는 현실을 반영할 수 밖에 없는데 전쟁과 관련된 음악이 나오지 않을 수 없죠..

볼레로로 잘 알려진 모리스 라벨이 전쟁에서 오른 손을 잃은 피아니스트를 위해 작곡한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 같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곡들도 있지만 승리를 거둔 장군이나 황제를 위해 헌정하는 행진곡, 교향악 등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악성이라 불리우는 베토벤이나 모짜르트도 이런 시류에서 예외는 아니었죠.. 아이러니하지만 많은 이들이 죽어간 큰 규모의 전쟁일수록 정말 수많은 명곡들을 탄생시켰습니다.


클래식 음악이 작곡된 시대적 배경과 주요 전투와 관련한 서술에선 군인이었던 저자의 특장점이 유감 없이 발휘됩니다.

책을 읽는 독자들이 직접 음악을 들어볼 수 있도록 곳곳에 큐알 코드를 삽입해 접근성을 용이하게 한 것 또한 이 책의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보면서 듣게 되는 책이죠..

전쟁은 역사를 구성하는 주요 한부분이 되지만 클래식 음악은 역사의 결과이자 표현입니다. 재미있게 읽힐 수 밖에 없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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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과 꿀
폴 윤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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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윤,,, 한국계 미국인 작가입니다. 이미 한국전쟁 및 제3세계를 택한 인민군 석방 포로 이야기를 다룬 장편 '스노우 헌터스'로 데뷔하였고, 디아스포라 문학 작품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 분입니다.

이번 소설집 '벌집과 꿀'은 같은 제목의 단편을 포함 모두 7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기 다른 시대 러시아, 한국, 일본, 미국, 영국 등이 배경으로 등장하지만 소위 고려인, 조선인, 한국인으로 불리우는 인물 들이 반드시 등장하는 역시나 디아스포라 작품들입니다.


이 소설의 주요 등장 인물 들은 모두 자기가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원래 있던 곳을 떠나 객지로 흘러든 이들입니다. 이방인 취급은 당연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확신을 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살아가고 살아지고 어느새 그런 상태에서 죽음을 맞기까지 합니다.. 어찌 보면 한국인의 모습을 하고서 먼 이국 땅에서 '폴 윤'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 투영된 캐릭터 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직설적인 표현도 나오지만 작품 들의 상당 부분은 마치 시 같은 언어로 채워지고 결말 또한 많은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 됩니다. 그 이후의 뒷 이야기마저도 궁금해지는 단편 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크게 아쉽지만은 않습니다. 어차피 소설 속 인물 들은 그들 그 자체로 살아갈 것이고 그것이 그들에게 주어진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처음 읽기 전에는 아무래도 실질적으론 '외국인'인 작가이기에 다소 이질감이 들지 않을까도 생각했는데 러시아 지역 이주 고려인, 임진왜란 시 피납된 조선인 등에 대해 풍부한 사전 자료 조사가 있었더군요. 어찌 보면 우리가 미처 생각치도 못했던 영역이기도 합니다.

고로 상당히 편안하게 읽어 내려갔던 소설집이고, 한편한편의 완성도도 탄복할 정도였네요... 인정 받는 작가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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