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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민주주의를 경험한 나라 - 분열의 정치를 넘어 새로운 질서를 설계하는 시간 ㅣ 서가명강 시리즈 41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8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4년 12월3일은 완성된 민주주의 국가로 평가되던 대한민국의 역사를 먼 과거로 되돌린 날이었습니다. 저자의 표현에 의하자면 무능하고 시대착오적인 지도자의 일탈적 행위가 계엄령이란 형태로 구현된 것이지만 이런 상황이 오게 된 근본 원인을 밝히는 것 또한 중요한 것이기에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상당히 설득력 있게 저자는 자신의 논거를 피력해 나갑니다.
사실 87년 이전까지의 대한민국을 민주 국가로 보긴 어렵습니다. 이승만에 이어 박정희, 전두환까지 거의 일관되게 독재가 유지되었고 당연히 이들의 말로는 비참했습니다. 그렇지만 87년 6월 항쟁 이후 대한민국은 변화를 맞이하기 시작합니다.
권위주의 진영과 민주화 진영과의 화합과 협치가 시작된 것입니다. 저자는 군 출신이지만 새로운 변화를 주도했던 노태우 대통령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뒤를 이은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이구요. 이렇게 차근차근 진행되던 대한민국의 민주화는 이후로도 계속 발전해 나갔지만 나름의 문제점을 내포하게 됩니다.
정치 양극화, 포퓰리즘의 대두, 팬덤 정치 등에 의해 결국 승자독식 구조가 고착화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윤석열은 다수 의석을 차지했던 야당을 정치 파트너로 인정조차 하지 않았고, 야당인 민주당은 이에 맞서 예산삭감, 정무직 탄핵, 각종 특검법 발의라는 극단적 태도로 맞섰습니다. 물론 법에 규정된 형태로 맞선 것이지만 어쨌든 결과는 내란에 가까운 계엄령 선포로 나오게 되었죠..
사실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고 있다 저자는 단언합니다. 극우 세력에 의해 자행되는 포퓰리즘 정치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럽은 반이민, 인종주의, 극우의 아이콘격인 푸틴을 추종하는 친러시아 정책을 가진 정당들이 약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트럼프 시대를 맞이했죠. 한국 또한 그간 고개조차 내밀지 못하던 극우 세력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엔 적폐 청산 등을 외치며 다른 정치 세력을 극한까지 밀어 붙이던 문재인 정부의 과오 또한 깊다고 저자는 진단합니다.
87년 체제는 일견 극복되어야 할 체제이기도 하지만 그 상황이 낳았던 타협과 협치는 한편 계승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읽는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했던 책이었습니다.
한국 사회의 분열과 갈등,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