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와 경도 달달북다 9
함윤이 지음 / 북다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달달북다 시리즈 하이틴 로맨스 편인 위도와 경도.. 202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함윤이 작가의 작품입니다. 이 시리즈답게 역시나 70페이지 미만의 단편 소설입니다.

위도와 경도는 우리가 흔히 아는 지구의 위치 측정 단위가 아니라 우주정거장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고아 소년, 소녀의 코드네임입니다. 다른 이름이 있었겠지만 소설 속에선 그저 위도와 경도로 소개됩니다.

서로 데면데면하던 그들은 조금씩 친해지게 되는데 우주정거장 추락 사고를 겪으며 단 둘만이 간신히 살아남게 됩니다. 지구 귀환선에 갖혀 둘이 함께 보낸 시간 10일...


10대인 그들이 사랑에 빠지기 충분한 시간이었죠.. 그런데 우주에서의 시간 관념이 어떠했는지 그들은 둘이 무려 10년 간을 함께 보냈다고 주장합니다. 이 소설은 정거장 사고를 분석하고 생존자인 그들의 주장을 분석하려는 우미 등 지상연구원들과 위도, 경도가 정면으로 대립하는 상황으로 전개됩니다.

위도,경도의 주장은 차치하고서라도 아직 외부인의 시선에선 청소년에 불과한 그들의 입장이 제대로 받아들여질리 없습니다. 그들은 결국 분리 수용되어 하루 단 한시간만 만날 수 있는 처지가 되죠. 사랑에 빠진 10대에게 너무나 가혹한 처사일 것입니다.

이후 그들의 행적은 사실 소설에서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닙니다. 작가 후기에서 드러나듯 '사랑' 그 자체가 이 작품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10대의 사랑은 강렬하지만 다른 연령대 역시 강렬한 사랑을 경험하지 못하리란 법은 없습니다. 그저 사랑하는 두 연인의 서로를 향한 마음 자체를 읽으면 되는 소설입니다.

슬슬 끝을 보여가는 12권의 달달북다 시리즈.. 모든 작품들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몇권 쌓여있는 컬렉션 들이 흐뭇하게 느껴지네요.. 남은 세권의 작품 또한 기대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상한 퇴근길
ICBOOKS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태현 작가의 신작 '수상한 퇴근길'은 한마디로 생활 밀착형 소설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어느 날 다니던 직장에서 희망퇴직(이라 쓰고 정리해고라고 읽습니다)를 하게 된 고대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한때는 직장 생활이 가족, 친지, 친우보다 항상 우선 순위였던 고대리... 막상 회사를 그만두게 되니 그간 보이지 않던 것들이 그의 눈에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소설은 고대리가 퇴직 이후 겪게 되는 각종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모든 에피소드 제목이 '미안해'라고 끝납니다. 그만큼 주변을, 특히 가족을 챙기지 못했음을 깨닫게 되는 과정이 주를 이루죠.

이 와중에 재취업은 요원해지며 고대리는 일당 도배 알바까지 하는 신세가 됩니다. 종반부에 가서는 그토록 귀여워했던 딸까지 병원 신세를 지게 되구요.. 그러나 경제적 삶은 점차 어려워지지만 고대리는 많은 것을 깨우치고 한발 더 앞으로 나가는 성찰의 기회를 맞게 됩니다.

이 소설은 한마디로 회사형 인간 그 자체였던 고대리의 제2의 성장기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우리 역시 사회 생활을 하면서 흔히 느낄 수 있는 깨알 같은 체험들이 고대리의 생각과 경험을 통해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러하기에 이 소설은 생활 밀착형 소설 그 자체입니다. 그만큼 현실에 가까운 소설이란 이야기죠.

읽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재미있게, 집중도 있게 쓰여진 소설이었습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알게 된 고대리... 그의 남은 삶을 힘차게 응원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습니다... 지금도 험난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을 많은 분들이 꼬옥 읽어 봤으면 하는 소설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주에 구멍을 내는 것은 슬픔만이 아니다
줄리애나 배곳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각종 영상매체에서 선호하는 작가로 자리 잡은 줄리아나 배곳... 판타지에 가까운 SF 소설 작가로도 유명합니다. 그녀의 작품집, '우주에 구멍을 내는 것은 슬픔만이 아니다'를 가제본 도서로 받아 읽었습니다.

가제본 티저북이니만큼 본편의 모든 작품이 수록된 것은 아니고 '포탈', '당신과 함께 있고 싶지 않아요' 등 두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일단 읽어내려가는 재미가 확실한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을 곳곳에 나타난 구멍, 즉 포탈을 통해 그리운 사람을 만질 수 있거나 때론 누군가의 신체로 들어가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포탈'은 판타지 단편의 진수라고 할만 했습니다.

근미래, 파트너로서 결격 사유를 받아 아웃된 이들이 모여 서로를 지지해주는 클럽에서 만난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당신과 함께 있고 싶지 않아요'는 마지막 반전과 함께 점차 상실되어 가는 고전적인 남녀 만남의 아쉬움이 씁쓰레하게 남았던 작품입니다.

이 두편의 이야기로만 해도 흠뻑 빠지게 만드는 필력을 가진 작가입니다. 과연 다른 작품들은 어떤게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하게 만들더군요.

어떻게든 본 편을 구해 읽어봐야겠단 각오가 생깁니다.. 매우 즐거운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 인사
함정임 지음 / 열림원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소설 밤인사.. 함정임 작가가 5년 만에 발표한 신작 소설입니다. 원래 단편이었던 '어떤 여름'이란 소설을 경장편으로 확대시킨 것이죠.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란 사실만으로도 더 이상 소개가 필요없는 분입니다.

170여 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도 한몫하겠지만 굉장히 스피디하게 전개되는 서사이기에 상당히 빠르게 읽힌 소설이었습니다. 당연히 읽는 재미가 있었기에 속독이 가능했겠죠..


로드 무비를 방불케 하는 소위 로드 소설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습니다. 한국인 여성인 미나, 프랑스인 남성인 장을 두 축으로 윤중이란 한국 남성이 끼어 드는 묘한 3각 관계가 등장하지만 로맨스 소설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물론 미나에 대한 애틋하면서도 간절한 마음을 간직한 장의 입장을 본다면 이를 사랑이라고 표현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나와 장 둘은 포르부라는 프랑스 남부 도시를 목적으로 열흘 간의 동행을 시작합니다. 그들은 이전에도 우연히 이런 식의 동행 경험이 있었죠.

포르부는 독일의 마르크스주의 철학자이자 유대인이었던 '발터 벤야민' 이 2차대전 초기 비극적으로 생을 마친 곳입니다. 나찌 독일의 유대인 박해에서 그도 예외일 순 없었고 포르투갈로 탈출하려던 계획이 그 곳에서 막히자 음독자살을 택했죠. 이 소설은 벤야민의 최후 행적을 따르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벤야민의 삶이 비극적으로 끝났듯 장과 마리 둘의 썸 또한 이어질 듯 하다 결코 이어지지 않고 비극적 결말을 맞이합니다.

밤 인사... 그들이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나누게 된 프랑스식 인사이기도 하지만 헤어진 이후 완전한 결별을 뜻하는 인사이기도 합니다.

벤야민 외에도 프루스트, 카뮈 등 많은 고전 작가들이 등장하며 나름 지적인 취향 또한 함께 채워주는 소설이었습니다. 책에 나온 여러 작가들의 주옥 같은 문장만 보더라도 소장 욕구가 솟구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란의 뿌리를 찾아서, 민주주의가 경제다
이병훈 지음 / 굿모닝미디어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4년 12월3일 21세기 대한민국에 있어서는 안될 사태가 펼쳐졌습니다. 총을 든 군인들이 국회, 선관위 등을 점거하고 국회의원 등의 체포를 시도한 비상계엄이 발동된 것이죠. 경제 후진국이나 군사독재 국가에서나 접할 수 있는 계엄령이 어찌 세계 10위 경제 규모의 선진국을 자처하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게 되었을까요..

혹자는 계몽령이니, 야당의 정치 폭거에 대응하기 위한 대통령의 어쩔 수 없는 자구책이었다는 하는 핑계를 대지만 국민의 권리를 제약하고 3권 분립을 부정하는 계엄이란 통치 방식은 한마디로 '내란' 그 자체였습니다. 당연히 이를 주도한 윤석열은 내란수괴로 지목되어 현직 대통령임에도 구속까지 되는 수모를 겪었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이후 내란죄 재판을 기다려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저자는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해야 했던 배경을 현 정부의 실정 및 김건희를 비롯한 대통령 일가의 부정부패 사례를 상세히 나열하며 위기에 몰릴 수 밖에 없었음을 피력합니다. 또한 그를 둘러싼 극우 세력의 실체를 밝히는데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죠. 뉴라이트로 대변되는 친일, 반공, 매국 세력이 그의 뒷배였음을 명확하게 선언합니다.

윤석열 개인의 책임이 가장 크지만 어쨌든 그를 내란 수괴로 등극하게 했던 주변 환경, 인물 또한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현 정부 집권 후 대한민국 경제의 성장동력이 상실되었다는 것입니다. IMF 때와 비견되는 저성장에 빠진 상황이 단순히 러우 전쟁 등 세계 정세에 돌릴게 아니라 현 정부 자체의 실정에서 비롯되었음을 각종 수치를 인용하여 비판하고 있죠. 실제 자료를 보더라도 대한민국 경제는 소위 '진보정권'이 들어섰을 때 비약적으로 성장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제 세습 왕조 체제가 되어버린 북한 김정은 독재를 강하게 반대하며, 공산주의 역시 철지난 이념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중국은 외교적, 경제적으로 활용해야 할 대상이며 그들의 패권주의 또한 계속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현 윤석열 정부 또한 강하게 비판하는 입장입니다.

물론 반대파 입장에선 현 정부에 반대하는 저 또한 공산 전체주의자이겠고, 계몽(?)의 대상이겠죠... 과연 이런 편가르기가 올바른 것일까요? 내란 세력에 대한 공정하고도 엄중한 심판이 이뤄져야 할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