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외교 - 음식이 수놓은 세계사의 27가지 풍경
안문석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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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외교... 정말 개인적인 독서 취향을 120% 만족시키는 책이었습니다. 세계 근현대사의 역사적인 전환의 과정에 얽힌 비사를 나름 상세히 알 수 있었고, 외교라는 것이 내치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새삼 깨닫을 수 있었던 책입니다.

KBS 기자를 거쳐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그야말로 아낌 없이 자신의 지식을 이 책에 쏟아 부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사실 각 나라의 순방 외교, 국제 회의 참석 등의 외교 현장을 보도하는 뉴스에서 어떤 만찬 음식이 제공되었는가는 빠지지 않고 나오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맛난 음식을 차려내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지정학적 스토리를 갖춘 음식이 정상 간 만찬에 반드시 오르기 나름입니다.

일반인 들 사이에서도 일반적인 대화가 아니라 식사나 술자리가 함께 하는 대화를 통해 더욱 친밀감과 유대감을 느끼게 되는 것처럼 정상 들 사이에서도 역시나 마찬가지 효과가 적용됩니다.

무려 27가지 외교 현장 사례가 이 책에 자세히 서술되어 있습니다.


중국의 마오타이주를 활용한 만찬 외교... 죽의 장막을 깨고 나와 어느덧 세계 G2로 우뚝 서게 한 밑걸음이 되었죠..

조지 (아버지) 부시가 일본 총리와의 만찬 자리에서 졸도하는 바람에 건강 이상설이 대두 되면서 젊은 클린턴에게 밀리는 한 원인이 되었다는 사실 등등 우리가 미처 몰랐던 외교 비사 들이 즐비하게 제기 됩니다.

이란과 핵감축 협상이나 러시아와의 중장거리 핵미사일 폐지를 철저한 강경주의자였던 레이건 등 공화당이 이끌어 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당 트럼프에 의해 모조리 파기된 사례를 보면서 역사는 늘 발전하는 방향으로 갈 수만은 없다는 사실 또한 느끼게 됩니다.


세계 외교의 현장을 만찬장이나 오찬 등에서 제공되는 음식에 중점을 두고 풀어 쓴 '식탁 위의 외교'.... 외교 참사라 불리울 정도로 서툰 모습을 연거퍼 보여주는 정치권이나 외교 주무 부처 역시 참조하면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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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와 마고의 백 년
매리언 크로닌 지음, 조경실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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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와 마고의 백년..... 상당히 특이한 제목의 소설이었고 내용 또한 상당히 독창적이고 재미난 작품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길게 여운이 남는 소설이었다고 평해야 되겠네요.

메리언 크로닌은 이제 33세가 된 영국의 소설가입니다. 그녀의 첫번째 장편 소설이라고 하는데 첫번째 소설이 그 작가의 최고의 소설이 되는 경우가 워낙에 흔한 법이죠.. 물론 나이가 있는만큼 그 이후의 작품 역시 기대됩니다.

어찌 보면 어린 소녀와 노인의 진한 우정을 그린 소재면에서는 그리 특별할게 없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17세의 소녀는 불치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고 노파 역시 곧 죽음을 맞아야 할 83세의 나이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두 주인공의 우정은 특별함을 부여 받습니다.

작중 레니는 또래 친구들보다는 나이 지긋한 아서 신부, 80대 노인 마고 등과 지속적으로 우정을 나누는 관계를 맺게 되는데 앞으로 그녀가 결코 경험하지 못할 연령대의 삶을 살아간 이들에 대한 동경이 아니었나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들의 과거, 현재에 공감하면서 그들의 삶을 자기화 시켜내는 것이니까요.


죽음 앞에서 나이를 불문하고 모든 인간은 막연한 공포와 까닭 모를 분노를 느끼게 되는 법입니다. 인간 스스로가 워낙에 완성된 생명체이기에 단 한번의 삶만을 부여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불공평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살아온 생 역시 처음이듯 죽음조차도 인간에겐 그저 처음 겪어야 할 일 따름입니다.. 레니와 마고는 나이 차이는 잊은 채 서로에게 깊이 공감하고,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를 지켜보며 죽음에 대한 공포를 조금씩 극복해 나갑니다. 죽음을 기다리는 삶이 아니라 남은 삶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된 것이죠..


어느 현실인가엔 반드시 존재할 것처럼 느껴지는 레니와 마고의 우정과 사랑....

굉장히 매력적이고 한편 감동적이면서 또 한편 위트가 넘치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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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전쟁으로 읽는 지정학적 세계사 - 강대국들은 더 좋은 영토를 위해 어떻게 전쟁을 했는가?
다카하시 요이치 지음, 김정환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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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이들의 생명과 재산을 앗아가는 전쟁은 사실 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상당히 흥미로운 소재로 바뀝니다. 전쟁사나 무기 등을 연구하는 관련 학문이 있는가 하면 속칭 밀덕 들도 양산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침체된 세계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이 책의 저자인 다카하시 요이치는 일본인입니다. 사실 2차 대전 당시 전범국이었던 나라의 국민이며 더군다나 아베 내각 등에서 브레인 역할을 수행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어느 정도는 자국 중심의 입장에 서서 서술해 나갔을 것이란 예상이 들더군요..

저자는 세계 근현대 전쟁의 기조를 일단 유럽 각국, 러시아, 중국, 미국 등 4개의 축으로 나누어 서술합니다. 유럽과 미국, 제정 러시아 등이 일으켰던 전쟁은 사실 패권주의, 제국주의 전쟁의 성격이 강했다면 소련으로 변한 러시아나 중국 등은 주로 외세의 침입에 맞서는 형태(독소전쟁, 아편전쟁 등)로 이뤄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 소련,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의 첨병에 서있어 냉전을 주도할 당시 일으킨 전쟁은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중국-베트남 전쟁 등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2차 대전 이후 일어난 전쟁의 3/4은 미국이 주도했죠.. 러우 전쟁의 경우 러시아가 사회주의 노선을 포기하고 푸틴의 등장 이후 다시 극우화 되면서 벌인 전쟁이라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소련과 중국의 전쟁은 악의 전쟁이고, 미국의 전쟁은 선의 전쟁이었을까요? 통일을 외치던 베트남이나 대량살상무기가 없었음에도 당해야 했던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착한 전쟁이었다고 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그럼에도 1,2차 대전을 겪으며 대량 살상의 시대를 경험했던 인류는 조금씩 전쟁을 멀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작가는 주장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현재 가장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곳으로 중국이 야욕을 앞세우는 동아시아 지역을 꼽고 있습니다.

원래부터 하나의 나라였던 대만을 넘어 알류산 열도, 남중국해 등으로 중국이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죠.. 역시나 일본인의 입장이기에 미국과 강력한 연대 하에 베트남, 필리핀까지도 포함한 대중국 대항 전선을 살짝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 북한은 오히려 크게 대두되진 않고 있네요..


결론이 어쨌든 최근 3세기 내로 발생했던 주요 전쟁을 상세하게 정리해 잘 분석해 놓은 책이었습니다.

읽는 내내 흥미로웠고, 미,중,러,일.. 그리고 북한에 둘러싸인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를 다시금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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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타르튀프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4
몰리에르 지음, 김보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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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와 사람의 시카고 플랜 시리즈... 고전 희곡 등을 현대어로 풀어 읽기 편하게 만든 시리즈인데 1~3권이 세익스피어였다면 4번째는 드디어 프랑스의 극작가 몰리에르였습니다.

몰리에르.. 워낙 유명한 극작가이기에 몇몇 작품을 연극으로 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원 희곡을 문자로 읽어 볼 줄은 몰랐네요.. 영국에 세익스피어가 있다면 전통적 라이벌 국가인 프랑스엔 몰리에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그의 대표 희곡이기도 한 타르튀프... 소위 신을 믿는다는 성직자와 그런 성직자에 맹목적으로 눈이 먼 이들의 위선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작품입니다. 몰리에르의 작품이 주로 희극이기에 이 작품 또한 나름의 통쾌한 권선징악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부유하고 명망 있는 귀족 집안에 기생(?)하게 된 타르튀프.. 집안의 최고 연장자와 가장의 마음을 사로 잡은 후 온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스라이팅을 행해 갑니다. 집안 가장인 오르공은 자신의 전 재산을 타르튀프에게 바친 것도 모자라 정혼자가 있던 딸까지 그에게 시집 보내려고 합니다.. 그러나 타르튀프는 오르공의 부인에게까지 마수를 펼치려고 합니다..

신만 아는 신실한 사람이라 타르튀프를 신성화하고 그에게 맹목적으로 빠져있던 오르공이 부인의 기지로 타르튀프의 실체를 자각하지만 또다른 추종자인 그의 어머니에게 다시 배척 받는 장면은 인간의 어리석음이 어디까지 뻗을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대사와 약간의 지문으로만 구성된 희곡이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히더군요.. 몰리에르의 천재적 언어 구사력 외에도 인간의 본성과 위선, 어리석음을 정말 제대로 파악해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몇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이와 같은 행태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무능하고 거짓된 지도자가 등장하는가 하면, 목사 등 성직자 들의 가증스런 위선, 위악이 거듭됨에도 여전히 그 추종 세력을 불리고 있는 상황이죠.. 이 작품이 정말 재미있게 읽혔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몇 백년 전에 쓰여진 작품이지만 그러하기에 이 작품의 유효 기간은 아직도 한참 남았다고 할 수 있고,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 의미있는 작품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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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구
윤재호 지음 / 페퍼민트오리지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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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독 겸 소설가인 윤재호의 장편 소설 제3지구는 미래 시대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으로 이주한 인간 들의 삶과 투쟁을 그려낸 전형적인 SF 소설입니다. 환경 오염 등으로 지구가 종말을 맞아 인류가 다른 행성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는 SF 영화, 소설의 흔한 클리세이기도 하죠..

인류가 세번째로 정착하였기에 제3지구로 불리우게 된 행성.. 이곳에서 기존 괴생물체와 인류 사이에 끼어든 우월한 다른 행성인들과의 투쟁을 그려낸 모험 소설이기도 합니다. 괴물 들에 맞서며 각성해 점점 강해져 가는 주인공 들의 모습을 보면 우주판 무협지가 연상되기도 하구여..

본업인 영화 감독으로서의 상상력이 더해져서인지 500 페이지를 훌쩍 넘는 장편 소설임에도 읽는 시간이 그닥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만큼 빠른 전개와 재미를 두루 갖춘 소설이었습니다.

워낙 우월한 전투력을 가진 존재들과 대립하다 보니 많은 등장 인물 들이 목숨을 잃거나 이미 세상에서 사라진 존재로 회상되곤 합니다. 외계 종족 내에서도 인류와 함께 하고자 하는 이들이 존재하고 이들을 대표하는 세 가문(아리아, 가디언, 쉐도우)이 각각의 방식으로 인류를 도와 인류를 먹이화 하려는 페르다 왕국의 군부 세력과 맞서 싸우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게 그려집니다.

괴물과의 개별적인 전투 과정도 상세하게 묘사되구요..

사실 이 소설은 어느 정도 여운을 남긴 미완성의 상태로 끝나게 됩니다. 제3지구의 지도자의 가면을 쓰고 있지만 인류 먹이화에 앞장서고 있는 케이가 본국 황제의 자리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게 되는 상황에서 마무리 됩니다. 당연히 후속 작품이 준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주인공 격인 해성(페르다와 인류의 혼혈), 아리아(페르다인), 헤나(순수 인류) 등도 제대로 된 각성과 전투력 보강을 통해 케이의 음모에 전격적으로 맞설 힘을 형성하게 되구요....

이렇게 읽고 나니 참으로 후속작이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었습니다.

SF 쟝르에선 후발국에 속하는 한국의 SF 작품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한 소설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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