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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볼루션 - 어둠 속의 포식자
맥스 브룩스 지음, 조은아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 데볼루션.. 부제로 붙은 어둠 속의 포식자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이 책은 공포 스릴러 소설이고 한물 간 쟝르로 치부되었던 괴수물이기도 합니다.
블록버스터 영화로도 제작된 월드워 Z의 원작 소설 작가인 맥스 부룩스에 의해 쓰여졌습니다. 월드워 Z 원작 소설도 읽어 본 적이 있는데 영화보다 훨씬 다양한 배경과 인물 들이 등장하기에 영화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고급 친환경 공동체로 워싱턴주의 레이니어 산 중턱에 개발된 거주 단지인 그린루프 마을,, 시애틀 등 대도시와는 의도적으로 단절되게 구성된 6채의 거주 공간에는 아이 한명 포함 모두 11명의 거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드론으로 모든 것이 연결되고 공급이 가능해진 상황이기에 가능한 거주 양식이었죠..
평안한 삶을 영위하던 이들에게 어느날 레이니어 산의 화산이 폭발하는 사태가 닥쳐오게 되고 마을은 순식간에 외부로부터 고립되어 버립니다. 대도시인 시애틀의 기능이 마비될 정도였기에 이 마을의 안위에 대해 관심 가지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었죠..
그리곤...
대학살이 일어납니다.... 마을의 모든 주민이 증발합니다.. 그리고 한참 후에나 발견된 제일 늦게 마을에 합류한 거주자였던 케이트의 일기....
그녀는 소설이 발간되는 시점에서도 생사가 불분명한 상태입니다. 그녀의 일기에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사실 들이 가득 채워져 서술되어 있습니다... 이 소설은 그녀의 일기를 거의 그대로 소개하는 형태로 이뤄져 있습니다.
마을 주민 들을 습격한 것은 다른 인간 들도,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곰이나 퓨마 같은 맹수도 아닌 빅풋, 내지는 사스콰치, 설인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우는 같은 영장류 괴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느새 다른 포유류의 학살자로 군림하게 된 인간 들의 눈을 피해 조용히 살아가던 그들이 화산 폭발로 먹을 것이 떨어지게 되자 손쉬운 사냥감 신세로 전락하게 된 고립된 마을 주민 들을 노리게 된 것이죠..
작가는 케이트의 일기 외에도 산림감시원 등 다양한 이들의 인터뷰를 가져와 소설의 리얼리즘을 더해 갑니다.. 전작인 월드워 Z에서도 구사했던 기술 방식이죠..
정말 실감나면서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스릴러입니다.. 조금씩 조여드는 괴수 들의 공포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섬세하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더욱 재미있게 느껴지는 부분은 이러한 괴수의 위협만이 아닙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조차 끝없이 터져나오는 인간 들의 한없는 이기심, 자기 합리화 등의 모습은 아이러니하게도 소설적 재미를 더욱 극대화 시켜주더군요..
상당히 두터운 책이었지만 보는 내내 긴장감을 잃지 않고 볼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소재 자체가 신선했고 이를 풀어가는 작가의 능력 또한 대단했다고 봐야 하겠네요.. 항상 자연을 먹잇감으로 생각해왔던 인간이 거꾸로 사냥 당하는 존재가 될 경우 과연 어떠한 사고와 행동을 할 수 있을런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