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괜찮은 이야기
니시자와 야스오 지음, 황세정 옮김 / 씽크뱅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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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과 같이 이 책은 다양한 일화와 명언을 정리해 인생이 나아가야 할 바를 제시해 주는 일종의 자기개발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딱딱하거나 일방적 가르침을 주려는 책이 전혀 아니라 나름의 감동적 일화나 이야기 들을 묶어내었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니 솔직히 꽤나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책에 실린 하나하나의 이야기 자체의 완성도도 높았고, 독자의 취향을 잘아는지 재미난 이야기들을 골라 묶어 냈기 때문이죠..


역시나 작가는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퀴즈왕에 오를 정도로 박학다식함을 자랑하는 분이었네요.. 수십년간 쌓아온 작가의 방대한 상식과 지식이 이 책에 정말 유감 없이 구현되었습니다.

무려 33가지의 일화를 일과 대인관계, 그리고 삶의 방식 등 3가지 테마로 나누어 각각 11편씩을 수록하였는데 일화의 마무리에는 주제와 부합되는 유명인 들이 남긴 명언이나 예술 작품 속의 대사 등을 함께 남겼기에 내용을 확실히 숙지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사실 작가가 일본인이다 보니 상당수의 일화나 첨부된 명언은 주로 일본인 들의 이야기 들입니다.. 일본의 프로야구 선수로부터 영화감독, 코미디언 등의 감동적인 일화 들이 다양하게 소개되지만, 물론 전 세계의 다양한 위인 들의 일화나 명언도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춰 등장합니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내용은 한국인 독자에게 전혀 거부감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 들의 모음이기 때문입니다.


책 후면에 실린 여러 독자들의 감상은 솔직히 제가 느낀 감상과 거의 다름이 없었습니다.

책 한권을 읽고 자신의 가치관이 쉽게 바뀌거나 인생을 살아가는 신조가 달라질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변화의 시작은 사소한 공감으로부터 시작되듯이 이 책을 읽으면서 기존 살아왔던 내 자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는 분명히 있었습니다..

나는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인지..... 그저 잘 버텨내왔던 것만은 아닌지......

이 정도 생각을 하게 할 정도의 책이라면 괜찮은 책이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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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주의자 고희망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7
김지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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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 출판사는 꾸준하게 청소년문학집을 펴내고 있습니다. 이미 90편을 넘어 100편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청소년문학이란 타이틀을 붙이고 있다해서 성인 독자들이 배제되는 유아틱한 내용 들은 결코 아닙니다.

이번에 읽게 된 종말주의자 고희망이란 소설 역시 어린 동생의 사고사에 따른 트라우마, 성소수자 문제 등을 정면으로 다룬 책으로서 많은 생각할꺼리를 제공하는 소설입니다.


작가는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대를 10대로 규정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청소년 소설을 쓰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시기여야 할 10대지만 생각보다 이 시기를 힘들게 넘기는 이들이 주위에 많습니다..

10세란 어린 나이에 6세의 남동생을 교통사고로 잃은 15세 소녀 고희망, 이후 부모님과의 관계도 왠지 모르게 서먹해지고 교우 생활 또한 자신을 온전히 이해해주는 도하나 지수를 제외하곤 폭이 그다지 넓지 않습니다. 성적은 전교 1등을 달리지만 딱히 부모에게 밝혀 자랑하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그녀의 유일한 취미는 온라인에 자신의 창작 소설을 올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소설의 내용이 심상치 않습니다. 종말주의를 기본으로 하고 있고 소설이 매조지될 때마다 모든 등장인물은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녀의 현재 심리가 고스란히 표현되는 것이죠.

가족 중 유일하게 그녀와 친하고 그녀를 이해해 주는 이는 일류대를 나와 일류 직장을 다니는 소위 엄친아, 삼촌 고요한 뿐입니다.. 가족뿐 아니라 주변 모든 이들에게 사랑 받고 인정 받는 삼촌이 자신을 아껴 준다는 사실에서 고희망은 약간이나마 위안을 얻으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어느 날 삼촌이 남성을 좋아하는 성소수자임을 우연히 알게 됩니다. 이 사실로 인하여 삼촌은 사회생활 등에서 많은 불이익을 받게 되죠..

그러나 희망이는 그런 삼촌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열심히 응원하기로 결심합니다.


삼촌과 함께 참여한 퀴어 페스티벌에서 이젠 혐오의 종교로 변신한 개신교계의 격렬한 반대를 목격하게 되고 교회에 매달린 삶을 살아가는 할머니와의 관계 또한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동성애는 무조건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할머니.. 그리고 그 할머니가 여태껏 자랑스러워 했던 아들...

과연 이들의 꼬인 관계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동생을 잃었다는 트라우마에 사로 잡혀 서로에게 무심했던 희망이 가족은 화해를 이뤄 낼 수 있을런지요...


종말이 있을 것이라 믿는 세상에선 오히려 희망도 강해지는 법입니다. 먼저 간 동생 소망이를 빨리 보기 위해서라도 종말이 있기를 바라는 희망이지만 그럼에도 현재 남은 삶을 보다 가치 있게 쓰기로 결심합니다...

그러하기에 이 소설은 주인공의 이름과 같이 희망을 주는 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감동도 함께 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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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다카시마
진현석 지음 / 반석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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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도 일본 정부는 일제 강점기 시절 징용공과 위안부에 대한 개별적 보상을 일체 실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60년대 초 박정희 정부에게 지불한 배상금으로 개별적 보상 또한 완료되었다고 보는 것이죠.

이는 한일합방이 국가간 조약에 따라 이뤄진 명목 상이나마 합법적인 결과물이었다는 일본의 현대사 인식과 궤를 같이 합니다. 한일합방 자체가 일 제국주의 침탈에 따른 불법이었다고 보는 한국인들의 정서와는 괴리된 시각이죠.. 북한은 아예 일본의 배상 자체를 거부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이 문제는 한국 내 정치세력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이젠 잊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아질수록 배상 문제는 실제로 잊혀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인이지만 일본에 거주하던 작가는 어느날 불현듯 찾게된 다카시마 섬에서 운명과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역사적 사실을 소설로서나마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소설은 그 결과물입니다.

다카시마는 유네스코 유산으로도 선정되었고 영화로도 제작되어 우리에게도 익숙한 군함도 바로 옆에 위치한 섬입니다. 원폭이 투하되기도 했던 나카사키 현에 소속된 섬입니다. 군함도 못지 않게 많은 징용공 들이 제대로 된 임금도 받지 못하고 수탈 당한 장소이죠..


일제 강점기 시대를 살아갔던 한 인물의 역사, 한 가족의 역사, 일제 수탈의 역사가 이 소설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군국주의화된 일본이 일으킨 거대한 전쟁 앞에 일본의 국민들뿐 아니라 식민지 조선의 국민들의 인권은 그야말로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주인공 기영과 히로시는 이러한 거대한 폭풍 속에 던져진 힘없는 민초에 불과했죠..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했고, 어떻게든 이런 부조리한 과정을 벗어나고자 했던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을 찾고자 했던 이들이었습니다.


자신의 의지에 반하여 억지로 동원된 조선인들은 참혹한 노동환경과 감시 속에서 차례로 목숨을 잃어갑니다. 일본의 재정이 피폐해진 관계로 약속된 임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그야말로 노예와 같은 삶을 살아갑니다..

소설을 읽다 보면 이런 상황을 직접 겪었던 생존자 들이 일본 정부와 당시 채용을 빙자해 이들을 강제 노동에 동원했던 기업들에게 밀린 임금의 지급 등 개별적 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권리란 생각이 듭니다.

보다 발전하는 양국과의 관계를 위해 더 이상 비극적 과거에 매몰되지 말아야 하고 개별 보상금 지급 요청 또한 접어둬야 한다....라는 의견 또한 어느 정도 일리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시대를 살아보지 못한, 그 시대에 직접적 침탈을 경험해 보지 못한 우리가 그 시대를 억지로나마 살아야했던 징용공 들이나 위안부 들에게 무조건적인 화해를 종용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무거운 소재였지만 결코 잊지 말아야한다는 결론을 안겨줬던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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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 - 생의 마지막 순간, 영혼에 새겨진 가장 찬란한 사랑 이야기
하세가와 카오리 지음, 김진환 옮김 / 서사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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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제목과 달리 이 소설은 죽음의 사자, 즉 사신의 이야기를 그려낸 책입니다. 갓을 쓴 저승사자나 큰 낫을 든 해골 스타일의 올드한 사신이 아니라 젊고 상당한 미남으로 사신이 묘사됩니다. 디지털 기기를 적극 활용해 임종을 지켜야 할 영혼을 통보 받거나 찾아내고, 때론 사신만의 어플을 이용해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도 하죠..

일본에선 흔하게 발간되는 판타지 소설이지만 일본 제 8회 인터넷 소설 대상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재미와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는 이야기겠죠.

작가인 하세가와 카오리 역시 생소한 인물이지만 한국에서도 그렇듯 인터넷 소설이 재미면에서 오히려 뛰어난 평을 받고 베스트셀러로 등장하는 것이 일본에서도 낯선 풍경은 아닌 듯 합니다..

역시나 판타지 소설이 가질 수 있는 온갖 재미를 다 갖춘 소설이었습니다.

과거를 알 수 없는 사신.... 이후 조금씩 밝혀지는 그의 과거를 보게 되는 재미가 꽤 있습니다. 그 이름이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전혀 사신과 연관되었으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던 인물이더군요..

그리고 그의 조력자인 고양이 찰스.. 그 또한 과거가 있습니다.

악마와 천사가 나오고, 일본 작가의 소설이기에 일본이 주배경이지만 시대를 뛰어넘어 영국 런던이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하죠..

여기에서 등장하는 사신은 단지 영혼을 거두고 인도하는 것뿐 아니라, 숨을 거두는 순간 인간이 가지는 회한을 들어주고 어느 정도 해결책을 제시하는 특이한 존재로 등장합니다. 대신 인간 혼의 한 조각을 댓가로 받아 그 혼을 물감으로 삼아 그림을 그리는 인물이죠...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신과는 상당히 다른 존재이기에 이 소설이 더욱 재미있게 읽혔나 봅니다.

또한 사신 역시 과거에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사랑을 추구했다든지, 생각치 못했던 끔찍한 일을 저지른 존재였음을 알게 된 순간 왠지 모를 동질감조차 느껴지는 존재로 변하게 됩니다.

죽음을 앞두고 미련이 남지 않는 사람은 전무할 것입니다.. 한번 밖에는 살지 못하는 인간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이 할 때 무수한 회한과 후회가 남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할 때 이런 사신을 만날 수 있다면 어찌 보면 행운이라 할 수 있겠죠..

자신이 삶에 남긴 과제를 나름대로 해결해주고자 하는 사신.... 비록 소설 속에서나 존재하는 인물이겠지만, 우리가 내내 바라오던 죽음에 가깝게 묘사되는 존재이기에 이 소설이 더욱 재미나게 읽혀졌나 싶습니다..


생의 마지막 순간.. 나의 삶에는 과연 어떠한 사랑과 회한이 새겨져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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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 가이드, 하얀 고양이 특서 청소년문학 28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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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많이들 바로 드는 생각이 2차 대전 막바지 원자폭탄이 떨어진 일본의 도시였다는 것일 겁니다. 두 군데 모두 현재는 원자 폭탄이 떨어진 그 장소 그대로에 기념공원, 기념관을 조성하여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모두 들려본 곳인데 사진 자료 등을 통해 당시의 비극을 여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 일본인들만이 피해를 입은건 아니었습니다. 여러 이유로 일본에 들어와 있던 수많은 조선인들 역시 원폭 피해를 고스란히 입어야 했습니다. 조선 왕실의 왕자였던 이우 공 또한 피폭으로 인해 사망했을 정도니까요.


이상권 작가.. 어딘가 익숙한 이름이다 싶었는데 얼마전 읽었던 '위험한 호랑이책'의 저자더군요.. 다소 비극적인 소재를 어렵지 않은 문체로 쉽게 공감될 수 있게 다루는 작가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 소설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방사능 피폭의 문제는 본인뿐 아니라 후대에까지 그 후유증이 지속해서 유전된다는 것입니다. 기형아를 낳을 확율이 높아지고 설령 겉모습은 멀쩡하게 태어나더라도 온갖 병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소설의 주인공 박선은 17세가 되도록 생리가 시작되지 않아 고민인 소녀입니다. 어느 날 미국에서 귀국한 고모와 사촌인 신해와 잠시 동거하게 되는 상황이 되고, 시간여행 가이드를 자처하는 하얀 고양이 '고선생'을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가족 들의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되면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할아버지, 아빠, 고모의 비극적인 과거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예상했던대로 할아버지가 당했던 피폭 후유증은 예외 없이 아빠와 고모, 그리고 박선과 신해에게까지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족을 포함한 마을 사람들에게까지 배척 받아야 했던 할아버지와는 달리 이러한 상황을 알게 된 가족은 더욱 끈끈하게 서로를 아끼고 이해하는 단계로 나아가게 되죠..

박선을 시간 여행으로 초대한 이는 과연 누구인지 알아 가는 과정 또한 소설이 가진 재미입니다..


7만 명이나 되는 조선인 들이 원폭 투하의 희생양이 되었고 이들의 비극은 알게 모르게 여전히 후손에게 남아 현재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강제 징용을 실시했던 일본이나, 민간인 거주지에 서슴 없이 원자폭탄을 투하 했던 미국을 비난한다고 사태가 해결되진 않습니다. 피폭자 및 그 후손들에 대한 보다 따뜻한 국민적 관심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할 것이고 우리 개개인부터 이 비극적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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