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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 가이드, 하얀 고양이 ㅣ 특서 청소년문학 28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8월
평점 :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많이들 바로 드는 생각이 2차 대전 막바지 원자폭탄이 떨어진 일본의 도시였다는 것일 겁니다. 두 군데 모두 현재는 원자 폭탄이 떨어진 그 장소 그대로에 기념공원, 기념관을 조성하여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모두 들려본 곳인데 사진 자료 등을 통해 당시의 비극을 여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 일본인들만이 피해를 입은건 아니었습니다. 여러 이유로 일본에 들어와 있던 수많은 조선인들 역시 원폭 피해를 고스란히 입어야 했습니다. 조선 왕실의 왕자였던 이우 공 또한 피폭으로 인해 사망했을 정도니까요.
이상권 작가.. 어딘가 익숙한 이름이다 싶었는데 얼마전 읽었던 '위험한 호랑이책'의 저자더군요.. 다소 비극적인 소재를 어렵지 않은 문체로 쉽게 공감될 수 있게 다루는 작가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 소설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방사능 피폭의 문제는 본인뿐 아니라 후대에까지 그 후유증이 지속해서 유전된다는 것입니다. 기형아를 낳을 확율이 높아지고 설령 겉모습은 멀쩡하게 태어나더라도 온갖 병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소설의 주인공 박선은 17세가 되도록 생리가 시작되지 않아 고민인 소녀입니다. 어느 날 미국에서 귀국한 고모와 사촌인 신해와 잠시 동거하게 되는 상황이 되고, 시간여행 가이드를 자처하는 하얀 고양이 '고선생'을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가족 들의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게 되면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할아버지, 아빠, 고모의 비극적인 과거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예상했던대로 할아버지가 당했던 피폭 후유증은 예외 없이 아빠와 고모, 그리고 박선과 신해에게까지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족을 포함한 마을 사람들에게까지 배척 받아야 했던 할아버지와는 달리 이러한 상황을 알게 된 가족은 더욱 끈끈하게 서로를 아끼고 이해하는 단계로 나아가게 되죠..
박선을 시간 여행으로 초대한 이는 과연 누구인지 알아 가는 과정 또한 소설이 가진 재미입니다..
7만 명이나 되는 조선인 들이 원폭 투하의 희생양이 되었고 이들의 비극은 알게 모르게 여전히 후손에게 남아 현재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강제 징용을 실시했던 일본이나, 민간인 거주지에 서슴 없이 원자폭탄을 투하 했던 미국을 비난한다고 사태가 해결되진 않습니다. 피폭자 및 그 후손들에 대한 보다 따뜻한 국민적 관심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할 것이고 우리 개개인부터 이 비극적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